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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의 "힘이 없다"는 국무회의 발언,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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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로스께
댓글 0건 조회 2,187회 작성일 17-07-14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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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베를린에서 <한반도 평화 통일 구상>을 발표했다. 매우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제안들이 발표돼서 전임자들인 이명박근혜와 큰 대조를 이룬다. 문 대통령이 내놓은 구상 중에 가장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우선 남북 정상회담 제안과 군사적 대치상태를 해소하자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참으로 시이적절한 제안이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평화 환경 조성에 우리가 주도적 역할을 한다는 데 합의를 본 바가 있어 이제 남은 것은 우리의 행동 뿐이다. 

그렇다면 먼저 북에 대화 제의를 해야 하는 게 정상이 아닌가. 북의 수락 여부는 물론 미지수다. 대화 제의를 하려면 대화를 위한 분위기를 먼저 조성하는 게 순서다. 워싱턴 보다 평양을 먼저 가겠다고 한 대통령이 워싱턴을 먼저 갔다. 많은 실망을 안겼다. 열강들에게 특사를 보내면서도 평양은 제외됐다. 이것은 신뢰를 쌓는 게 아니라 실알같은 남은 신뢰를 먼저 깨는 일이라 여겨진다.

문 대통령은 이번 해외 나들이에서 듣기 좋은 소리를 해도 모자랄 판에 북에서 가장 듣기 싫어하는 소리만 외치고 다녔다. 북에 더 제재와 압박을 가해달라고 애걸복걸하는 것도 모자라 인권 까지 들멱였다. 독일로 떠나기 직전, 트럼프에게 최전방에서 무력시위를 하자고 제의했다. 구암에서 폭격기가 날라와 실전폭탄 투하 연습을 벌렸다. 시도 때도 없이 벌리는 한미합동군사훈련도 중단해야 할 처지에 새로운 한미합동무력시위를 세계 최대 열점지역에서 벌리다니...제정신이라고 보기 어렵다. 북의 목줄을 최대한 조여달라고 구걸하면서 남북대화를 하자는 소리는 대화를 않겠다는 걸로 보지 않을 도리가 없다.

독일 G20 정상회의에서 돌아온 문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주제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한반도 문제가 가장 절박한데도 현실적으로 우리가 해결할 힘이 없다고 했다. 있는 그대로 과감없이 솔직하게 고백한 그의 양심과 용기에 찬사를 아끼지 않고 보낸다. 이런 솔직한 고백을 노무현 대통령도 했다. 미국이 인정하는 범위내에서 남북관계를 풀어야 하는 한계점을 이해하여야 한다고 호소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유엔제재와 무관한 개성공단 재개도 미국의 눈치를 보느라 입도 벙긋하지 못하고 있다. 문정인 특보가 중국의 주장인 "쌍중단" 소리를 했다가 한미 정상회담에 누를 끼칠까 두려워 그의 입을 청와대가 막아버리는 소동은 단적으로 남쪽의 가련한 처지를 말해주는 것이라 하겠다.

청와대에서는 대북특사 파견을 심도있게 논의를 했다고 한다. 그러나 트럼프의 마음을 상하게 할까 두려워 마지막 순간에 취소됐다는 소문이 들린다. 아니 사실에 아주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인권 사각지대 중 하나인 남쪽이 북의 인권 소리를 한다는 것은 전혀 앞뒤가 맞질 않는다. 이명박근혜가 감옥에 쳐넣은 양심수가 아직 한 사람도 철창을 나서지 못하는 현실이 아닌가. 멀쩡한 북의 여종업원 12명을 집단 납치한 지가 벌써 1년이 넘었다. 사기를 당해 탈북자가 된 김련희 여성의 가련한 사정을 눈이 있고 귀가 있다면 어이 모르겠는가. 집단 납치된 꽃다운 여성들을 당장 북의 고향 부모들에게 돌려보내지 않는 것은 인권 불모지라는 것을 여실히 증명하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 

6.15로 복귀하기 위한 대화를 당장 열자고 못할 이유는 뭔가? 당장 정상회담을 제안하지 않는 이유는 뭣인가? 남쪽이 감당할 수 없는 북핵이요, 평화협정이요 할깨 아니라 우리가 할 수 있는 실질적 제안을 해야 대화가 가능하다. 북핵은 북미 간 문제이고 평화협정에 관한 한 남측은 서명 당사자도 아니고 대화 할 자격도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문제의 관건은 <자주>를 가지려는 노력을 하느냐 마느냐다. 힘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알았다면 <자주>를 가지면 힘이 절로 생긴다. 온 백성들이 문 대통령을 뒤에서 떠밀고 있다는 것을 잊어선 안된다. 그게 힘이다. 그게 <자주>의 길로 인도하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우리가 당면한 문제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다는 게 우리로 하여금 희망과 믿음을 가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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