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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판문점 선언> 실천이 답보상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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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흥노 작성일 18-08-06 21:53 조회 2,59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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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디로 말하면 문재인 대통령이 운전대를 아직 잡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게 정답이다. 그럼 왜 운전대를 여태 못잡았는가라는 질문이 나온다. 여기에 대한 대답은 간단하게 말해서 자주성의 결여라고 할 수 있다. 역사적 남북 정상회담에서 4개항의 합의가 도출된지도 벌써 4개월이 흘렀다. 그러나 말만 번지르르했지, 실제로 실천된 것은 없다. 겨우 한다는 게 운동 교류나 하고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고작이다. <판문점 선언>에 따라 '개성 남북 연락사무소' 조차도 미국의 훼방으로 공사조차 못하는 실정이다. 

일전에는 폼페이어 국무가 조명균 통일부장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서 남북 관계에 '속도조절'을 하라는 어명이 내렸다. 미국이 대북제재압박을 강화하는 조치를 취하는 데에 서울 정부가 보조를 맟춰야 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북미 관계 발전 진도에 맟춰 남북 관계도 조절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남북 관계가 별개의 것이 아니기 때문에 독자적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는 논리다. 북미 관계가 개선되지 않으면 남북 관계도 개선될 수 없다는 말이 된다. '속도조절' 요구는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서도 미국은 수도 없이 요구했던 것이다. 

두 전임 대통령은 미국의 끈질길 '속도조절' 요구를 선별적으로 묵살하면서 남북 관계를 개선하고 평화 번영의 길로 들어섰던 것이다. 그래서 김, 노 두  대통령은 미국으로 부터 미운털이 박힌 것도 사실이다. 이들은 미국에 아첨하거나 굽신거린 일이 없다. 이명박첨럼 부시의 골프차를 얻어타고 개선장군이 된 것처럼 희희닥거리며 아부를 떤 일은 한 번도 없다. 다시 말해, 자주와 존엄을 굳건하게 지켜낸 지도자다. 노 대통령은 '작통권'을 되찾는 위대한 업적을 남겼으나 친미사대우익의 모범생인 이명박근혜가 끝내 미국의 손에 쥐어주고 말았다. 

문 대통령은 문제의 핵심을 잘 알고 이해하고 있다는 건 분명하다. 그러나 미국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남북 관계 발전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게 탈이다. 개성공단 재개나 북여성종업원 12명의 북송 까지 미국의 눈치를 보느라 손도 못대고 있지 않는가. 미국의 동의 없이 독자적 행동이 어렵다면, 북미 관계를 개선하는 데에 일정한 역할을 해야 마땅하지 않겠나 말이다. 북측이 그동안 보인 진정성과 비핵화 의지를 여러 형태로 보여준 데 대해 미국은 대응 조치는 않고 다만 일방적으로 비해화 시간표만 요구하자 '싱가폴 선언' 이행이 답보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적어도 제재 일부를 해제한다던가 '종전선언' 준비라도 하자고 해야 신뢰가 쌓이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는 건 상식이다. 문 정권이 이 결정적 시점에서 침묵을 지키고 있다는 건 말이 안된다. 

문 대통령은 김, 노 전직 대통령의 뱃짱과 수완을 배워야 하고 따라야 한다. 지금 트럼프는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할 절박한 시점에서 '싱가폴 선언'에 서명했다는 것쯤은 알아야 한다. 이런 절호의 기회에 우리 민족의 이익을 챙겨야 한다. 남북이 목소리를 합하면 세상 누구도 그 소리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문 대통령 자신이 '운전대'라는 용어를 만들었던 그 신념에 따라 남북 관계를 조금씩이라도 발전시켜야 한다. 트럼프는 '싱가폴 선언' 이행에 자신의 정치적 운명을 걸고 있다는 건 상식이다. 그러기에 트럼프를 우리의 이익에 맞게 설득 이해시키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북미 관계 개선 없이는 트럼프의 미래는 없다고 봐야 한다. 문 정권의 미래도 남북 관계 복원 없이는 지탱하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온다. 남북이 하나가 돼야 제대로된 운전대를 잡을 수 있다는 걸 몰라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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