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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이 인민군 대장이 된 배경에서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한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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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나그네
댓글 0건 조회 3,180회 작성일 10-09-29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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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새파란 약관의 젊은이에게 일약 대장의 계급을 안겨준

북한의 체제를 놓고 말들이 많네요.

 

  뭐, 제가 봐도 이건 관작의 남용이 너무 심하다라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만,

지금 이걸 보도하는 우리 언론들은 적어도 한가지 맥락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몇가지만 부언하고자 합니다.

 

 먼저, 김정은이 대장칭호를 받고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되더라도 그가 실전을

지휘하는
야전군인이 되는 것은 전혀 아니라는 것을 우리 언론은 보도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국 언론은 지금 김정은의 대장임명으로 그가 당장 대장의 계급장을 달고
실제 군대경험이
전무한데도 지휘권을 받은 것인양 떠들어대고 있지만 이건
명백히 인민군의 구조와 지휘시스템에
대한 무지와 몰이해에서 비롯된 어처구니
없는 코미디에 가깝습니다.

 

 우선 북한 인민군은 조선인민의 군대이자 조선로동당의 군대임을 천명하고
있는 전형적인 공산사회주의
체제의 군사조직이고 이러한 군대조직에는 전통적
으로 공산당의 강령과 이념을 통솔하는 정치장교와 실전을
지휘하는 야전장교가
공존하는 이원화가 일반화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당이 군대를 통솔한다는 원칙에 입각해
군에서 정치장교의 위상은
실전야전지휘관보다 언제나 우위에 있습니다. 물론 그런만큼 정치장교의 의무와
책임은 그 권리만큼이나 더 높은 수준으로 요구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스탈린의 뒤를 이었던 후르시초프 역시 유명한 스탈린그라드전투에서 정치장교로
실전을 지휘했던
주코프 장군의 도왔고 여기서 수완을 보여 이후 중앙정치무대에서
인정을 받고 소련공산당 서기장에까지
올랐고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한국전쟁중
50년 가을 전황이 불리해지자 외상이자 부수상이었던 박헌영
에게 인민군 중장의 칭호와 함께 정치장교의 임무를 부여한 적도 있었습니다. 지리멸렬 일패도지하던 인민군의 기강을 당의 입장에서 재건하라는 명령이었던 셈인데, 여기서 박헌영은 결정적으로 실책을 남발했고 이것이 후일 실각과 처형이라는 몰락의 단초가 되기도 합니다. 후르시초프와는 정반대의 결과를 낳은 셈이죠

(물론 이 조처 역시 김일성의 정치적 노림수이자 남로당계를 함정에 빠트리려는 꼼수였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습니다만)

 

  과거 김정일의 군원수칭호 역시 야전지휘관이 아닌 전형적인 공산당군대식 정치장교계급의 부여였지요.

현재 우리 군과는 달리 인민군의 장성들이 우리보다 월등히 많은 이유 역시도 병력수 못지 않게 그들 특유의 정치장교 제도 때문이라는 점도 한몫합니다.

 

 우리와 북한은 이렇게 군의 체제에서조차 다릅니다. 저들이 군경력이 거의 없는 김정은이나 김경희 그리고 장성택에게 대장의 칭호를 부여한 것은 명백히 군의 정치장교의 역할을 의미하지 실전을 지휘하는 야전사령관이나 총참모장과 같은 군정권자의 위치가 아닙니다. 그런데 우리 언론은 지금 군대의 군짜도 모르는 생짜초보에게 대장의 직위를 줬다고 폄하하고 비꼬고 망조들었다라는 식의 보도를 남발한다면 그것이야 말로 상대에 대해서 너무도 무지를 드러내는 언행이겠지요. 게다가 인민군의 장령계급체계상(우리네 장성계급체계와 같음) 대장의 자리는 고작 7단계(대원수-원수-차수-대장-상장-중장-소장)에서 고작 중간위치에 불과한 실무적인 자리입니다.

우리 군의 대장은 전시가 아닌 상황에서 장교가 올라갈수 있는 최고의 직위지만, 인민군의 대장은 고작해야 우리 군의 중장과 소장 중간수준정도로 봐야 합니다. 

 

 아울러 군의 정치장교직위는 정치적으로 혹은 당성에 따라 임명이 되는 자리이지, 일반적인 야전군인의 계급처럼 운영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그 자리는 권한 못지 않게 의무와 책임이 요구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군의 정치장교들 특히 인민군의 정치장교들은 과거 실전에서 누구보다 높은 전사상율을 기록했었고 제 역할을 못한다는 당의 평가를 받게 되면 혹독한 질책과 견책은 물론 전시에는 다반사로 총살형에 처해지는 위태로운 자리였습니다.

한마디로 칼날위에 선거나 마찬가지지요.

 

 김정은이 지금 대장칭호를 받고 중앙군사위의 부위원장이라는 요직에 등용되기는 했으나,이것은 분명 후계체제의 시험단계라고 봐야 합니다. 만약 여기서 과거 김정일처럼 수완을 발휘하고 능력을 인정받지 못한다면 김정은 역시 소리소문 없이 자리에서 밀려날 수도 있습니다.

 

 요컨대, 북한의 생소한 군체제에 대해서 심층적인 이해와 인식 없이 그저 생짜 초보를 군의 최고위직에 앉혔으니 조만간 북한 와르르르 할 것이다 라는 식의 얼빠진 보도로는 남북관계의 진전은 바랄 수 없는 것이겠지요.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손자병법의 절대 원칙을 나몰라라 하고서 또다시 김정은 씹기와 폄하로 일관하는 한국 주류언론들의 삽질과 의도된 우민화가 계속되는 한 남북관계의 개선이나 민족의 화해와 재통일은 고사하고 지금도 계속적인 불필요한 긴장과 대립만이 가속화된다는 점에서 김정은의 인민군 대장 칭호 부여와 군사위 요직의 등용을 좀 더 북한적 시각과 북한의 내부사정에 입각한 냉철하고 세심한 분석이 그 어느때보다 절실합니다.

 

지금 북한지도층은 김정은에게 기회를 준것에 불과합니다. 이제 시작이지요.

잘하면 아버지의 자리에 오를수 있지만, 그게 아니라면 미래는 알 수 없습니다.

아마 그 내부에서 치열한 파워게임은 이미 시작되었는지도 모릅니다.

 

사자새끼가 그 난관을 뚫고 벼량위에서 살아나올지는 두고 봐야 하는데,

그 속도 모르고 철모르는 소리나 떠들어대면서 자국민 바보만드는 언론의 수준은

당최 이승만 박정희시절이후 나아진게 없으니, 안타까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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