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사회는 북 김정은의 세습을 비난할 자격이 과연 있는가? > 조선방문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조선방문기

남한사회는 북 김정은의 세습을 비난할 자격이 과연 있는가?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나그네
댓글 1건 조회 4,917회 작성일 10-09-30 19:48

본문

권종상님의 예리한 지적대로 지금 김정은을 제대로 우상화 스타로 띄워주는 쪽은 남한이다.

양측 강경파간의 모종의 암묵적 적대적 공존의 비선라인이 재가동되고 있음을
의심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사실 사회주의 주체사상을 신봉한다는 나라가 결국
후계자로 3번째 김씨 일가의 세습을 결정했다면 이건 좀 아니다 싶은 게 인지상정이고
더구나 김정은의 나이 이제 겨우 27세의 새파란 애송이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물론 20살에 정복전쟁을 시작해 27세무렵엔 대제국을 건설했던 알렉산더처럼
사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긴 하지만)

 

 하지만 김정은의 3대세습을 연일 조롱하고 비하하고 비웃는 한국사회와
언론은 스스로의 자기 모습은 얼마나 들여다보고 있는지 적지 않은 회의가 든다.
대표적인 예로 중앙일보의 모회사 삼성그룹은 이미 김정은이 뜨기도 전인
10여년전부터 3대째 세습을 공고히 해오고 있다.

 이병철-이건희-이재용으로 이어지는 기업세습에 대해서 중앙은
과연 북의 김일성 일가에게 들이댄 동일한 잣대를 들이대본적이나 있었는가?
삼성그룹의 차원에서 이재용의 3대째 세습을 정당화할 논리야 많겠지만,
3대 이재용씨가 그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보여왔다는 수완정도의 성과를 보여준 적은
냉정히 말해서 한번도 없었다. 그러나 이재용씨가 인터넷 관련 사업으로 적지 않은 돈을
말아먹었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고. 하긴 그 아버지 이건희도 자동차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다 실패해  그룹과 국민경제에 끼친 악영향을 생각하면 선진국 기준으론 이미 애저녁에 경영에서 손을 떼어야 마땅했고.

 남한의 알만한 대기업그룹 중 이미 3대 세습이 안이뤄지고 있는 곳이 하나라도 있던가?

삼성뿐 아니라 거의 모든 대기업이 창업주 할아버지에서 아버지 세대를 지나 이미 손자그룹이 경영에 참여하고 소유를 분점하고 있다는 현실을 생각하면 과연 우리 사회가 김정은 3대세습했다고 조롱하고 비웃을 수 있는지 정말 모르겠다.

 국가와 기업은 다른 거라고? 웃기지 마라,
이미 명문대 입학생의 70%가 이른바 강남서초 송파 출신이고
고시합격생들도 50%가 넘는 숫자로 집에서 지원할만한 여건이 되는
강남서초출신들이 약진하고 있으며 이미 한국사회 역시도 부모의 배경과 능력이
자식들의 진로와 미래를 결정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기 어렵다. 이 역시도 명백히 사회가 안정되어 가면서 나타나는 일종의 세습현상 아닌가?

 

 북한의 3대 세습을 가장 격렬하게 비난할 또다른 그룹인 개신교 역시도 세습에
대해선 할말이 없는 집단이다. 대한민국 대형교회들 치고 이미 담임목사의 사유물이
아닌게 없고 또 대부분 그 목사의 아들에게 세습이 되고 있다는 현실을 생각하면 이건
정말 똥 묻은 개가 뭐 묻은 개 보고 짖는 격이다.

  

 물론 김정은의 3대세습을 남한의 이러한 모습을 들어 역성들거나 비호할 의사는 없다.

개인적으로 김정은 세습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저들 정권이 지게 될 것이므로 우리는 지켜보면 그뿐이니깐.

 

서로 미워하면서 닮는다더니,
남과 북은 이런 모습에서 묘한 동질감을 확인하게 되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역시 피는 물보다 진한 것인가...아니면 세상의 흐름이 늘 이런식으로 가게 마련이었던가....

 

 북한사회가 김정은 세습한다고 당장 망할것처럼 호들갑을 떤다면

그건 북한이 남한에서 진행되고 있는 계급세습과 기업세습을 이유로

조만간 붕괴할 것이라고 떠들어대는 것 못지 않게 웃기는 짓이 아닐지?

 

 우리가 누구를 비판하거나 비난할때 반드시 수반되어야 하는 것은 논리적 일관성과

재는 잣대의 공정성이다. 내가 하면 로맨스고 미운 딴놈이 하면 스캔들이 되는 식의

고무줄식 이중잣대를 들이대면 그때부턴 웃기는 코미디가 되고 만다.

 

 김정은의 삼대 세습을 거품물며 비난하고 조롱하는 한국사회여,

니들이 조롱하는 북한의 그 모습이 이미 수십년전부터 진행되어왔던 우리의 실체라는 점은

생각이나 해봤는지 반문하고 싶다.

 

 남과 북, 그런 차원에서 어쩌면 한국전쟁때부터 지금까지 달라지는게 없냐?

 

유치하고 쪼잔하고 한심하다...

 

애초부터 중도파가 몰락할때 예견된 비극이긴 했으나, 이건 점점 아니다 싶다.

 

몽양과 우사 두분이 그리워진다.

 

댓글목록

profile_image

강산님의 댓글

강산 작성일

우리 모두가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귀한 글이로군요.

감사합니다.


서비스이용약관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 상단으로


Copyright © 2010 - 2023 www.hanseattle1.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