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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억원 까먹는 ‘빚의 리조트’ 알펜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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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제이엘
댓글 1건 조회 1,759회 작성일 10-10-19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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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 역사상 최대 사업, 공사비 1조6836억원을 투입한 대관령의 알펜시아리조트가 빚으로 이자 빚을 갚는 부실덩어리로 전락했다. 공들인 사업이 왜 하루에 2억원씩 까먹게 되었나?


아시아의 알프스가 되겠다며 등장한 알펜시아(Alpensia). 강원도는 2004년부터 백두대간의 명당인 평창 대관령에 아시아 최대·최고·최상의 리조트를 짓겠다며 의욕적으로 나섰다. 대관령 일대 4.91km²(약 148만 평)에 공사비 1조6836억원을 퍼부었다. 지방자치단체 역사상 단일 규모로는 최대 사업이었다.

알펜시아는 최고급 리조트를 지향했다. 안내 책자에는 ‘세계적’ ‘명품’이라는 단어가 반복된다. 세계적인 호텔 그룹 인터컨티넨탈호텔과 홀리데이인리조트가 참여했고, 회원제 골프 코스 운영은 골프 매니지먼트회사 트룬골프가 맡았다. 퍼블릭(대중) 골프 코스인 알펜시아700 골프장은 전 세계 유명 코스를 본떠서 만들었다. 2540명을 수용하는 컨벤션센터, 630석 콘서트홀, 3200명 수용 규모의 워터파크 운영은 커닝햄그룹의 조언을 받아 이뤄진다. 커닝햄은 드림웍스,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워너브러더스 테마파크 등을 만든 회사다.

 
     
 

또 동계올림픽 유치에 대비해 스키점프 경기장과 크로스컨트리 및 바이애슬론 경기장 등을 최신 시설로 지었다. 한 시공사 관계자는 “개발 경험이 없는 공무원들이 투자 회수는 생각하지 않고 비싸게 짓는 것만 고집했다. 민간 회사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라고 말했다.

속 빈 강정, 겉은 번지르르했지만 속은 형편없었다. 10월4일 오후,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에서는 여행객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영화 <국가대표> 촬영지로, 알펜시아 최고 볼거리로 떠오른 스키점프장에도 관광객이 단 한 명도 없었다. 대규모 관광객이 방문하기에 그리 좋은 조건이 아닌 탓이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실내 물놀이 공원도 썰렁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호텔 주변에서는 한 외제 차 회사가 주최한 프로모션에 참가한 사람들만 드문드문 눈에 띄었다. 알펜시아리조트의 한 관계자는 “평일에는 관광객이 드물고 주말에 사람들이 좀 있다. 아무래도 겨울 스키 시즌이 돼야 사람이 북적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물놀이장은 대명에, 스키장은 주변의 용평·보광 같은 리조트에 밀리는 게 현실이다. 대신 우리 리조트는 더 고급이다”라고 말했다.


공사비 1조6836억원 중 90%가 빚

강원도는 1년 예산(약 2조원)에 가까운 돈을 온전히 리조트 짓는 데 사용했다. 공사비 1조6836억원 가운데 강원도가 현물 출자한 금액은 1472억원뿐이다. 전체 공사비의 10분의 9 가까이가 빚인 셈이다. 리조트 시행사인 강원도개발공사(강원도가 지역개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설립한 공기업)의 부채는 2005년 649억원이었다. 그런데 2006년에 그 부채가 2837억원으로 뛰었고, 지난해에는 1조488억원으로 늘어났다. 곽영승 강원도 도의원(한나라당)은 “알펜시아리조트로 인한 빚이 9000억원가량이고, 1년 이자만 411억원에 이른다. 골프 빌리지를 분양해서 빚을 갚아야 하는데 분양이 막혀 이자만 늘고 있다”라고 말했다.

고급 빌라를 분양해 리조트 공사비를 마련하겠다는 강원도의 계산은 애초부터 환상에 가까웠다. 골프 빌리지는 271m²(82평형)~552m² (167평형) 규모로 한 채에 19억~37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골프 회원권 비용 2억4000만∼4억원을 더 지불해야 한다. 대관령 산골짜기에 20억~40억원을 주고 다닥다닥 붙어 있는 별장을 살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더구나 동계올림픽 유치 실패와 부동산 경기 침체가 맞물리면서 분양은 2년 가까이 제자리걸음이다. 분양률은 10~20% 수준에 머물러 있는 형편이다.


영업할수록 빚 늘어나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다른 리조트·스포츠 시설의 공사비를 빌라 분양가에 합하다보니 가격이 계속 올라갔다. 수요자는 상관하지 않고 평당 2000만~3000만원 수준으로 만들라는 게 공무원들의 지시였다”라고 말했다. 김미영 도의원(민주당)은 “도에서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골프 빌리지 268채 가운데 50채 정도만 분양한 것으로 안다. 알펜시아리조트는 100% 분양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3000억원 가까이 적자가 발생할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시사IN 조남진
알펜시아리조트 전경. 정면에 대규모 미분양된 골프장과 고급 빌라들이 보인다.

더 심각한 문제는 알펜시아리조트에 정상화를 위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알펜시아리조트는 올해 거의 모든 시설물의 문을 열었는데 그 뒤 오히려 문제가 더 커졌다. 늘어나는 영업 적자 때문이다. 알펜시아리조트가 지난 8월까지 올린 매출액은 105억원. 하지만 지출한 비용이 163억원에 달해 58억원이 넘는 적자가 생겼다. 여름 휴가철이 끝나고 비수기로 접어든 점을 감안하면, 올해 적자가 100억원이 넘을 것이라고 알펜시아리조트 관계자들은 추산한다. 이자와 운영 적자를 합할 경우 연간 600억원 가까운 손실이 예산된다. 지자체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꿈의 리조트’가 하루 평균 2억원가량을 까먹는 ‘빚의 리조트’로 전락한 것이다.

빚에 몰린 강원도개발공사 측은 스키점프대 등 동계올림픽 시설을 제외한 호텔과 콘도, 스키장 등을 일부 또는 일괄 매각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사겠다고 나서는 기업은 없는 형편이다. 강원도개발공사 한 관계자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적극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인 것을 말할 수 없지만 구매자가 나서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다른 대안을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김진선 전 지사, 무리하게 밀어붙여

사태가 이 지경인데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반성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가장 큰 책임은 김진선 전 강원도지사(한나라당)에게 있다. 김 전 지사는 동계올림픽 유치를 명목으로 리조트 설립을 무리하게 추진했다. 당시 주변의 반대가 컸다. 민주당은 물론 한나라당 의원들의 비판 수위도 높았다. 하지만 알펜시아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김 전 지사는 “어려움을 느끼는 것은 사실이지만 워낙 뛰어난 상품이고 브랜드와 환경이 좋은 만큼 투자가치가 충분히 있을 것이니 선택의 기회를 놓치지 말라”라고 말했다. 2008년 10월 국감장에서 김 전 지사는 “분양률은 당초 계획과 다소 차이가 생겨 차질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분양 전략상 공개하기 어렵다. 사업이 잘못됐을 경우의 책임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분양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적절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지난 6월 김 전 지사는 3선 임기를 마치고 도지사에서 물러났다. 알펜시아리조트를 직접 추진한 박세훈 강원도개발공사 사장은 사표를 내고 강원발전연구원으로 옮겼다. 도지사를 견제해야 했던 도의회는 전혀 제 기능을 못했다. 김미영 도의원은 “도지사와 도개발공사 사장의 잘못된 정책 판단으로 도민들이 엄청난 빚을 지게 됐다. 그런데 아무도 도지사를 막지 못했다. 지난 7대 도의회 도의원 40명 가운데 36명이 한나라당 소속 의원이었다”라고 말했다(현재 강원도의회는 한나라당 22명, 민주당 14명, 무소속 6명의 도의원으로 구성돼 있다). 정창수 좋은예산센터 부소장은 “지자체 장을 의회에서 1차적으로 견제해야 한다. 그런데 같은 당 소속이라는 이유로 거수기로 전락하고 말았다”라고 말했다.

    
ⓒ뉴시스
2007년 동계올림픽 실사단을 환영 나온 평창군민들.

강원도민은 동계올림픽 유치가 알펜시아 사업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입을 모은다(38쪽 상자 기사 참조). 내년 7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올림픽 유치가 확정되면 알펜시아의 투자 가치도 되살아날 것이라고 기대한다. 강원도는 다시 올림픽 유치에 올인하고 있다. 김진선 전 지사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는 지역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세 번이고 몇 번이고 도전하는 것이 당연하다”라고 말했다.

이광재 현 지사 해법 찾고 있지만…

김미영 도의원은 “개발에 한이 맺힌 강원도민에게 동계올림픽 유치는 꿈이다. 올림픽 때문에 중앙에서 이만큼 돈이 내려오고 발전됐다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곽영승 도의원은 “올림픽이 모든 걸 해결할 수 없다는 걸 안다. 하지만 여기서 그만두면 당장 알펜시아만도 수천억원의 손실을 입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동계올림픽 유치가 돌파구가 될 수 없다는 비관적 전망이 만만치 않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한 자치단체장은 “강원도는 지금 상태를 정확히 파악해 혼수상태에서 빠져나오는 게 급선무다. 올림픽 유치가 결코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리조트를 짓는 것과 도민 생활 향상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차라리 150만 강원도민에게 한 사람당 100만원씩 나눠주는 게 훨씬 현명하다”라고 말했다. 한 중견 건설회사 사장은 “올림픽을 유치한다고 알펜시아의 가치가 그리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이미 알펜시아는 강원도민의 것이 되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접어들었다”라고 말했다.

알펜시아리조트 문제는 강원도의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사안이 되었다. 지난 6월 도지사 선거 당시 이광재 후보는 알펜시아로 파탄난 재정을 살리겠다고 역설했다. 강원도민도 알펜시아를 살릴 적임자로 그를 선택했다. 이광재 신임 강원도지사는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뾰족한 수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 9월1일 강원도개발공사는 행정안전부로부터 1500억원의 지방공사채 발행을 승인받아 유동성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이 돈은 공사 지연과 물가 상승으로 인한 공사대금을 갚는 데 사용할 예정이어서 빚을 내서 빚을 갚는 악순환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는 알펜시아리조트 활성화 대책위원회를 꾸려, 10월1일 첫 회의를 열었다. 이광재 지사는 “지금까지 알펜시아 문제를 대부분 비공개로 다뤄왔지만 앞으로는 위원회에서 공개할 것은 공개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출처: 시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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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님의 댓글

강산 작성일

에구.......한나라가 벌이는 일마다 나중에 뒤치닥거리를 해야 하겠군요..

휴...알펜시아가 저 정도인데 4대강 사업의 후유증은 도대체 얼마나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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