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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서민 비웃는 MB의 "믿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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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제이엘
댓글 0건 조회 1,444회 작성일 10-10-29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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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당원 동지여러분 제가 하는 말을 믿습니까? 믿습니까? 믿습니까? 믿습니까? 믿습니까? 우리 모두 믿습니까?”

이명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선후보로 결정되기 이전인 2007년 7월 3일 한나라당 인천 당원교육 현장에서 한 발언은 YTN '돌발영상‘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을 둘러싼 BBK 문제, 도덕성 논란 등 각종 의혹에 대해 결백을 주장하며 청중들이 모여 있는 곳곳을 향해 “믿습니까?”라고 물었고, 청중 쪽에서는 어김없이 “예”라는 응답이 나왔다.

이명박 대통령의 “믿습니까?” 연설은 7월 4일 울산 당원 교육에서도 "여러분 저를 믿어주시겠어요?"라는 물음으로 이어졌고, 7월7일 경남 당원교육에서도 "여러분 저를 믿어주시겠습니까?"라는 물음으로 이어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그때나 지금이나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강조한다. ‘언어 정치’를 효과적으로 활용한다. ‘친서민 정부’ ‘공정한 사회’ 등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에게 약속하고 다짐한 내용은 반대하기 쉽지 않은 주제이다.

     
  ▲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007년 8월14일 오전 여의도캠프에서 김덕룡 공동경선대책위원장과 검찰의 도곡동 땅 차명의혹 검찰 수사발표 대책을 논의하면서 어이없는 듯 고개를 뒤로 젖히고 웃고 있다. ⓒ연합뉴스  


국가 지도자에게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다. 실천이다. 진정성을 담아 실천에 옮긴다면 애써서 “믿어주시겠습니까?”라는 되물음을 하지 않아도 믿음을 보내지 않겠는가.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언어정치’로 쏠쏠한 효과를 봤지만, 정작 말을 실천에 옮기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공정사회 약속은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공정사회인지 의문을 던져줬다. 공정사회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법과 원칙을 지키고 존중하는 사회라면 대통령 주변 권력층부터 모범을 보여야 할 텐데 현실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운 천신일 세중나모여행사 회장의 비리 의혹에 대해 검찰 수사는 의지를 의심하게 할 만큼 논란의 대상이다. 28일 오전 뒤늦게 세종나모여행사 압수수색에 나섰지만, 수사하는 시늉만 한다는 비판은 여전하다. 천신일 회장은 이미 한국에 없다.

이명박 정부 권력형 비리 의혹의 열쇠를 쥔 한상률 전 국세청장은 역시 한국에 없으며, 언제 귀국할 것인지도 알 수 없다. 아니 검찰이 수사할 의지가 있는지도 의문스럽다. 대통령 권력 주변부의 민감한 부문은 건들지 않은 채 ‘죽은 권력’ 뒤지기에 앞장서는 검찰의 모습은 공정사회의 방향과 내용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친서민 정책을 둘러싼 논란도 주목할 대목이다. 최근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개혁적 중도 보수 정당으로 가겠다는 약속을 했다. 또 다른 의미의 ‘언어정치’다. 한나라당이 부자정당, 기득권 옹호 정당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게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 조선일보 10월 28일자 1면.  


이명박 대통령의 친서민 행보 약속과 맥을 같이 하는 내용이다. 역시 문제는 실천이다. 정두언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밝혀 언론의 눈길을 끌었다. 한나라당이 ‘부자감세’를 철회한다는 내용이다.

언론과 야당은 시선을 집중시켰다. 드디어 이명박 정부가 ‘친서민 행보’의 구체적인 실행에 들어간 것일까. 혹시나 하는 마음이 역시나로 바뀌기 까지는 채 하루가 걸리지 않았다. 10월 28일 오전 ‘부자감세 철회’ 움직임은 이날 오후 ‘없었던 일’로 되면서 원점으로 돌아갔다.

참 쑥스럽고 난감한 상황이다. 오죽하면 조선일보가 10월 28일자 1면에 <한나라당 감세정책 ‘우왕좌왕’>이라는 기사를 실었겠는가.

안상수 대표는 엉뚱하게 언론 전달 과정에 탓을 돌렸다. 그는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두언 최고위원의 (부자감세 철회) 제의에 대한 단순한 검토지시가 어떻게 이를 마치 수용하는 듯이 언론에 전달될 수 있는지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부자감세는 이명박 정부의 친서민 행보가 ‘모순’이라는 것을 드러내는 대표 사례이다. 부자감세라는 지적을 받지 않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친서민 행보의 진정성을 인정받지 않겠는가.

부자들에게 세금을 깎아주고 서민들은 팍팍한 삶을 사는 현실에서 ‘친서민 행보’는 참으로 어색한 약속 아닌가. 혹시나가 역시나로 바뀐 사례는 또 있다. 강만수 대통령 경제특보도 입을 열었다.

그는 28일자 1면에 실린 헤럴드경제와 전화 통화에서 부자감세 철회 문제와 관련해 “쉽게 바뀔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대통령의 공약(감세)는 국민과의 약속”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일각의 부자감세 철회 움직임에 제동을 걸겠다는 청와대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이런 논쟁을 지켜보는 국민은 참으로 난감하지 않겠는가. 약속을 처음부터 하지 말던가. 약속을 했으면 지키던가. 말로만 “믿습니까?” “믿어주시겠습니까?”를 외칠 게 아니라 실천으로 옮겨야 하지 않겠는가. 부자감세에 앞장서는 친서민 정부는 가당키나 한 말인가.

“친서민 정부, 공정사회 실현 약속을 믿습니까? 믿습니까? 믿습니까? 믿습니까? 믿습니까? 우리 모두 믿습니까?”

 

출처: 미디어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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