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대기근과 식량무기화에 나선 강대국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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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고속도로는 오랫만에 출근하는 자동차들로 가득 찼습니다. 레이버데이 연휴를 마치고 나서 첫 출근하는 차량들, 그리고 개강한 학교들의 학생들을 실은 차들로 프리웨이는 혼잡을 이루고, 저도 거의 지각할 뻔 했으나 어떻게 시간에 잘 대어 출근을 할 수 있었습니다.
시애틀의 가을의 본격적인 시작이기도 한 듯 합니다. 이미 어젯밤에 내린 비로 촉촉히 젖어 버렸던 드라이브웨이에서부터, 저는 가을의 향기를 맡기 시작했으니까요. 비에 젖은 잔디밭과 화단에서는 송로버섯의 향과 비에 젖은 흙내음, 그리고 검불딸기의 내음이 흘렀습니다. 그렇게 가을은 우리 옆으로 찾아오고 있었습니다. 조금 있으면, 대기에 짭조름한 바다의 향기도 흐를 것입니다. 그렇다면 계절은 가속도를 붙이면서 변화해 갈 것이고, 그러다가 우리도 모르게 겨울이 찾아올 것입니다.
이렇게 평화로운데도, 세계는 지금 뭔가 전운이 감도는 듯한 그런 분위기입니다. 그것은 올해 라 니냐 등 이상기후 현상으로 인해 러시아 등 식량 수출국들이 식량 수출을 전면 중단해 버리고, 식량위기가 현실로 나타날 것이란 전망 때문입니다. 과거 이집트에서 밀 수출을 전면중단해버렸을 때 그것이 전쟁으로 번져 버린 것처럼, 그런 뭔가 우울하고 불길한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는 것도 어쩌면 그 심각성이 예상외로 크기 때문일 것입니다. 물론 식량 수출 대국인 미국이나 프랑스 같은 경우엔 이같은 상황을 즐기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대 기근과 대 홍수 등으로 인해 직접 피해를 입고 있는 많은 이들의 목숨은 그런 숫자놀음과는 상관 없이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는 셈입니다. 당장 쇠고기의 가격이 뛰는 것이 눈으로 보이고, 커피 가격도 오르고 있고, 곡물을 원래 무기로 삼고 있었던 나라에서는 이 기회에 한몫 잡겠다고 벼르는 것까지도 보입니다. 시카고의 곡물시장에서 흘러나오는 뉴스들도 심상치 않습니다.
여기에 들려오는 우리나라의 소식도 썩 좋지는 않은 듯 합니다. 엥겔지수의 급작스런 상승, 즉, 식비가 생활비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크게 올랐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물론 저처럼 와인을 마시며 먹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이야 원래 식비의 비중이 큰 법이지만, 농산물의 수확 감소와 국제 시장의 교란으로 인해 농산물 가공품의 가격도 크게 뛰고 있고, 당장 추석을 앞두고 제수 마련을 해야 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이래저래 신경쓰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는 상황들이 도래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 이 상황은 직접적인 빈부의 격차가 얼마나 커졌는지를 상대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기에, 지금 상황의 심각성은 결코 작다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먹을거리를 세계단위로 구획화해 생산하고 이를 수출이라는 수단을 통해서 소화해 내어 식량을 효율적으로 생산하고 분배한다는 것은 이론적으로는 그럴듯하게 들릴 지 모르지만 고픈 배를 채울 수 있는 작물 대신 커피와 파인애플만을 생산하는 나라들이 지구상엔 많습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달러를 벌 수 있는 작물이 아니라 그들의 배고픔을 채워줄 수 있는 먹을거리일 것입니다. 이래저래 지금 강요되고 있는 이 불평등한 1세계 국가, 대자본들의 논리 아래서의 먹을거리 수급이란 결국 '돈의 문제'로밖에 전락하지 않는가 하는 염려가 안 들수 없습니다. 식량 생산이 저조한 국가들의 해외 식량 의존도가 높아가면 높아갈수록, 그런 나라들의 자주적인 권리 역시 그만큼 쇠락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역사는 증명하고 있습니다. 하물며, 지금은 그런 것들을 조작하는 것이 국가가 아닌, 철저히 사영화된 '기업', 즉 대자본들의 힘이기에, 지금의 이 상황은 더욱 염려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시애틀에서...
시애틀의 가을의 본격적인 시작이기도 한 듯 합니다. 이미 어젯밤에 내린 비로 촉촉히 젖어 버렸던 드라이브웨이에서부터, 저는 가을의 향기를 맡기 시작했으니까요. 비에 젖은 잔디밭과 화단에서는 송로버섯의 향과 비에 젖은 흙내음, 그리고 검불딸기의 내음이 흘렀습니다. 그렇게 가을은 우리 옆으로 찾아오고 있었습니다. 조금 있으면, 대기에 짭조름한 바다의 향기도 흐를 것입니다. 그렇다면 계절은 가속도를 붙이면서 변화해 갈 것이고, 그러다가 우리도 모르게 겨울이 찾아올 것입니다.
이렇게 평화로운데도, 세계는 지금 뭔가 전운이 감도는 듯한 그런 분위기입니다. 그것은 올해 라 니냐 등 이상기후 현상으로 인해 러시아 등 식량 수출국들이 식량 수출을 전면 중단해 버리고, 식량위기가 현실로 나타날 것이란 전망 때문입니다. 과거 이집트에서 밀 수출을 전면중단해버렸을 때 그것이 전쟁으로 번져 버린 것처럼, 그런 뭔가 우울하고 불길한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는 것도 어쩌면 그 심각성이 예상외로 크기 때문일 것입니다. 물론 식량 수출 대국인 미국이나 프랑스 같은 경우엔 이같은 상황을 즐기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대 기근과 대 홍수 등으로 인해 직접 피해를 입고 있는 많은 이들의 목숨은 그런 숫자놀음과는 상관 없이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는 셈입니다. 당장 쇠고기의 가격이 뛰는 것이 눈으로 보이고, 커피 가격도 오르고 있고, 곡물을 원래 무기로 삼고 있었던 나라에서는 이 기회에 한몫 잡겠다고 벼르는 것까지도 보입니다. 시카고의 곡물시장에서 흘러나오는 뉴스들도 심상치 않습니다.
여기에 들려오는 우리나라의 소식도 썩 좋지는 않은 듯 합니다. 엥겔지수의 급작스런 상승, 즉, 식비가 생활비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크게 올랐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물론 저처럼 와인을 마시며 먹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이야 원래 식비의 비중이 큰 법이지만, 농산물의 수확 감소와 국제 시장의 교란으로 인해 농산물 가공품의 가격도 크게 뛰고 있고, 당장 추석을 앞두고 제수 마련을 해야 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이래저래 신경쓰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는 상황들이 도래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 이 상황은 직접적인 빈부의 격차가 얼마나 커졌는지를 상대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기에, 지금 상황의 심각성은 결코 작다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먹을거리를 세계단위로 구획화해 생산하고 이를 수출이라는 수단을 통해서 소화해 내어 식량을 효율적으로 생산하고 분배한다는 것은 이론적으로는 그럴듯하게 들릴 지 모르지만 고픈 배를 채울 수 있는 작물 대신 커피와 파인애플만을 생산하는 나라들이 지구상엔 많습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달러를 벌 수 있는 작물이 아니라 그들의 배고픔을 채워줄 수 있는 먹을거리일 것입니다. 이래저래 지금 강요되고 있는 이 불평등한 1세계 국가, 대자본들의 논리 아래서의 먹을거리 수급이란 결국 '돈의 문제'로밖에 전락하지 않는가 하는 염려가 안 들수 없습니다. 식량 생산이 저조한 국가들의 해외 식량 의존도가 높아가면 높아갈수록, 그런 나라들의 자주적인 권리 역시 그만큼 쇠락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역사는 증명하고 있습니다. 하물며, 지금은 그런 것들을 조작하는 것이 국가가 아닌, 철저히 사영화된 '기업', 즉 대자본들의 힘이기에, 지금의 이 상황은 더욱 염려스럽기 그지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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