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 저항은 '강철' 유신정권도 쓰러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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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스칼럼> "자신들은 펑펑 쓰면서 왜 우리 주머니를 터는가"
1979년 부마사태 당시의 '부가가치세'
"(광복동 일대의 상인중에서) 무거운 세금에 불만을 갖지 않은 상인은 아무도 없었다. 그 불만은 부가가치세 실시 뒤에 더욱 높아졌다. 이곳에서 자리를 뜨는 상인들의 거의 전부가 무거운 세금에 견딜 수 없어서라고 푸념했다. 부마사태가 터진 날, 이곳 상인들은 9일 앞으로 다가온 부가세 확정 신고일을 놓고 더욱 불평불만에 차 있었다. 제2차 석유파동에 기인한 1979년의 경기 침체는 이들의 조세저항 심리를 부채질하고 있었다."
유신정권을 붕괴시킨 부마사태가 터진 1979년 10월16일, 조갑제 당시 <국제신보> 기자가 훗날 <유고>라는 저서에 기록한 현장 분위기 중 한 토막이다.
그는 부마사태가 터진 다음날인 10월17일 상황을 이렇게 기록했다.
"광복동·남포동의 상가가 거의 셔터를 내리고 장사를 포기했으나 국제시장의 영세상인들은 점포문을 활짝 열어두고 피신해 들어오는 데모 대원들을 받아주었다. 밀가루골목·먹자골목·포목상골목·청바지골목의 영세상인들은 계산에 빠른 광복동 상인들과는 달리 우직한 정의감으로 데모 군중을 도왔다. 진열품을 와르르 무너뜨리며 학생들이 피해 들어와도, 먹자판을 뒤집어엎으며 데모 군중이 달아나도 그들은 '잘한다'고 소리치고 있었다...경찰은 국제시장의 미로 속으로 병력을 들여보내는 것은 늪에 빠지는 것을 뜻한다는 것을 알았다."
'부가가치세'와 '유신정권 붕괴'의 상관성을 기록한 글이다.
전두환 "부가세 만든 놈들 잡아들여"
유신정권 말기인 1977년 7월7일, 부가가치세가 시행됐다. 부가세란 최종 소비자와 최종 판매자에게 세금을 부담시키는 대표적 간접세다. 간접세는 당국이 세금을 거두는 데는 더없이 편리한 수단이다.
직접세는 '있는이'들에게서 거둬야 하는 세금이다. '있는이'들은 돈만 있는 게 아니다. 돈이 있으면 권력도 생기고 언론을 통한 발언권도 세다. 그러다보니 '있는이'들에게 세금을 더 거둔다는 것은 여간 골머리 아픈 일이 아니다.
반면에 간접세는 '국민'에게서 거두는 세금이다. '있는이'나 '없는이'나 똑같이 내는 세금이다. 1천원짜리 빵을 먹으면 똑같이 100원을 세금으로 낸다. 재벌총수도 100원 내고, 쪽방촌 빈민도 100원 내기란 마찬가지다. '조세정의'에 어긋나나, 세금을 거두는 데는 이보다 편한 게 없다. '없는이'들은 발언권도 약하니 며칠 시끄럽다가 조용해진다. 그러다보니 위정자나 당국은 간접세를 선호한다. 그러나 '없는이'들이 참고 참다가 터지는 것이 바로 부마사태와 같은 '조세저항'이다.
70년대말 부가세 도입 당시, 김종인 당시 서강대 교수가 거의 유일하게 당시의 경제적 위기 상황 등을 이유로 시기상조라며 강력 반대했다. 하지만 재정난에 직면한 유신정권은 이를 강행했고 결국 부마사태의 결정적 계기를 제공했다.
김종인 전 수석 증언에 따르면, 신군부의 전두환은 쿠데타후 유신정권을 붕괴시킨 부마사태의 결정적 원인 중 하나가 부가세라는 사실을 보고받았다. "부가세를 어떤 놈들이 만들었어? 당장 잡아들여"라는 특명을 내렸다. 주변의 만류로 부가세 도입을 주도한 관료 등은 옷을 벗는 선에서 그쳤지만, 신군부조차 '조세저항'이 얼마나 무서운 건가를 체감했음을 보여주는 일화다.
"자신들은 펑펑 쓰면서 왜 우리 주머니를 터는가"
이명박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통일세(稅)' 신설 의지를 분명히 했다. 청와대는 화두를 던진 수준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나, 이 대통령 특유의 국정스타일을 볼 때, 밀어붙일 게 명약관화하다.
또한 재계 경제연구소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통일세'는 법인세·소득세 같은 직접세에 과세했던 독일과는 달리, 부가가치세를 높이거나 방위세를 부활시키는 방식의 간접세 방식이 돼야 한다는 주장까지 흘리고 있다. 재계나 '있는이'가 아닌 일부 국민들이 떠맡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남북경색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아 조성해놓은 남북협력기금조차 거의 사용치 않고 있는 시점에 이 대통령이 뜬금없이 던진 '통일세 신설' 주장에 대한 반응은 보수신문조차 냉랭하다.
"통일에 대비하자는 논리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세금 부담이 문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부는 각종 감세(減稅)정책을 동원하고, 세종시·4대강사업 등으로 막대한 재정적자를 내고 있다. 통일세를 꺼내기엔 부담스러운 환경이다. '자신들은 펑펑 쓰면서 왜 우리 주머니를 터는가'라는 국민적 반감(反感)으로 번지기 십상이다."(<중앙일보> 16일자 사설)
"통일세 신설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새로운 세목을 만드는 것은 기존 세금의 세율을 올리는 것보다 통상 조세 저항이 더 크다. 목적세는 일방적으로 국민에게 부담을 떠넘긴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 남북관계가 극도로 경색된 상황에서 통일세를 거론하는 것이 옳은지도 따져봐야 한다. 그보다는 정부가 재정 건전성을 높이고, 남북협력기금을 합리적으로 사용하고 축적해 순리적으로 통일에 대비하는 노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통일세 도입은 사회적 합의가 있을 때만 가능하다."(<동아일보> 16일자 사설)
이들 보수지조차 한 목소리로 '조세 저항'을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영원할 것 같던 유신정권마저 한순간에 무너뜨린 '조세 저항의 기억'이 오버랩되기 때문일 지도 모른다.
통일비용은 대북정책에 따라 액수가 크게 달라진다. 고립봉쇄 붕괴 전략으로 일관할 경우 통일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반면에 북한경제의 자족성을 높여주면 그 비용은 크게 줄어든다. 현 정권의 대북정책은 통일비용을 크게 키우는 쪽이다. 그러면서 국민에게 통일세를 내라고 주문하는 건 모순이다. 진정으로 통일비용을 걱정한다면 대북정책의 풍향부터 바꾸라는 게 국민 다수 여론이다.
[출처] : 뷰스앤뉴스 http://www.viewsnnews.com/article/view.jsp?seq=66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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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姐姐님의 댓글
金姐姐 작성일결론 부분에 통일비용은 대북정책에 따라 액수가 크게 달라진다. - 확실히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