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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임덕의 진실…친이계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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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창현 작성일 11-04-13 18:16 조회 1,73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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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계’는 없고 ‘친’자를 떼어낸 ‘이계’만 있다.” “친이계는 없고 ‘비박계’(친박계가 아닌 의원)만 있다.” “친이계는 가고 친이재오계만 남았다.”

요즘 한나라당 안에서 떠도는 말들이다. 한나라당의 계파 지형이 바뀌면서 친이계가 사실상 해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조짐을 보여준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일종의 ‘계파세탁’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3일 저녁, 경기 고양시의 한 음식점에 한나라당 의원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이재오 특임장관과 고흥길, 공성진, 권택기 의원 등 친이재오계 의원 40여명이었다. 명분은 4·27 재보선 지원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지만 재보선 판세와 이후 정국 전망, 내년 총선, 대선에 대한 얘기들도 오갔다고 한다. 모임에 참석한 한 의원은 “이번 말고도 이미 몇차례 모였다. 정국 현안 등 여러 얘기가 오간다”고 말했다.

이른바 ‘친이재오계’의 이날 계파모임은 친이계의 해체, 분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권력의 2인자’로 불리는 이재오 특임장관의 우산 속에서 내년 총선을 맞이하려는 그룹이 이들이다. 수도권 의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또다른 그룹으로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을 중심으로 한 ‘친이상득계’가 있다. 친이재오계와 견줘 상대적으로 박근혜계와 가까운 편이다. 영남 쪽 의원들이 많다. 이도 저도 아닌 친이 중도그룹에 속한 의원들도 많다. 이들은 친이계 색채를 차츰 엷게 하며 운신의 폭을 넓혀나가다 정치적 상황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친이직계인 조해진 의원이 최근 현 정부의 인사시스템을 비판하고 나선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대통령의 임기가 종반으로 치닫는 가운데 총선이 차츰 가까워지면서 친이계들이 각자도생의 길을 걷고 있는 모양새다. 친이계, 즉 ‘내가 이 대통령과 가깝다’는 게 내년 총선의 공천 및 선거 과정에 결코 도움이 안 된다는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이 “내겐 레임덕이 없다”고 거듭 말해 온 것과 다른 흐름이다. 중도그룹의 정두언 최고위원은 “예수님이나 부처님이 대통령 됐더라도 레임덕은 온다”고 말했다.

친이계가 이처럼 집권 3년 만에 분화, 해체의 길로 가고 있는 것은 가치와 철학으로 뭉친 집단이 아니라는 한계 때문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상도동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는 10년 이상 민주화 투쟁을 함께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들은 정치개혁·균형발전 등의 가치로 뭉쳤다. 영남지역 한 초선 의원은 “친이계는 출발부터 엠비의 당선 가능성을 보고 뭉친 세력”이라며 “총선을 앞두고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제 갈 길을 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친이재오계의 미래에 대해선 평가가 엇갈린다. 친이재오계 한 핵심 의원은 “이 대통령을 끝까지 보필하겠다는 사람이 남아 있는 것”이라며 “이재오를 위한 이재오계는 결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친박계로 결코 넘어갈 수 없는 친이계 일부가 마지막까지 똘똘 뭉친 것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수도권 한 초선 의원은 “친이계 소속 의원들이 대부분 ‘몸은 여기 있지만, 마음은 저쪽으로 가 있다”며 “친이재오계는 독자 생존을 모색하는 분들”이라고 했다.

출처: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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