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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지지율 20% 넘으면 박근혜도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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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태견 작성일 10-10-19 20:11 조회 1,52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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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지지율이 정말 14%대까지 올랐나."
<뷰스칼럼> '손학규 쇼크'에 요동치기 시작한 대선판도

여론조사기관 <한길리서치> 조사에서 손학규 민주당 대표 지지율이 14.4%까지 급등하며 박근혜 전 대표 지지율(30.9%)을 거의 절반까지 추적한 것으로 나타난 18일 저녁에 만난 한나라당의 고위관계자가 화들짝 놀라며 한 말이다.

친이 "손학규 지지율 20% 넘어서면 '박근혜 대세론' 흔들릴 것"

"손학규가 대통령에 뜻을 품고 지난 2007년 한나라당 경선에 뛰어든 이래 지지율이 지금까지 한자리 수를 넘은 적이 없다. 그런데 며칠 전에 10%를 넘었는가 싶더니 14%대까지 치고 올라가다니, 간단한 사태가 아니다. 이 추세라면 손학규 지지율은 더 올라 20%선도 돌파할 것 같다."

그는 한번 오르기 시작한 손 대표 지지율에 관성이 붙어 20%대마저 돌파할 경우 야권은 물론, 여권까지 포함하는 전체 대선판도에도 일대 격랑이 일 것으로 전망했다.

"손학규 지지율이 20%를 넘어서 박근혜 지지율하고 격차가 한자릿수로 좁혀지면 그때는 한나라당내 대선 판도도 완전히 바뀌게 될 것이다. 박근혜 지지율은 30%대 마의 벽에 갇혀 있다. 그러면 박근혜로는 안된다는 위기감이 당원들 사이에서 팽배해지고, 그때부터는 '상수'는 여전히 박근혜지만 여러 '변수'들이 등장할 것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손학규 지지율이 박근혜와 해볼만해지면 2002년에도 그랬듯 대선 판도가 크게 출렁일 것이다. 그때부터는 박근혜를 상수로 두고 김문수, 이재오, 홍준표, 오세훈 이런 변수들이 반(反)박근혜 연합을 형성해 대응하게 될 것이다. 어차피 다음 대선은 젊은이 표와 수도권 표를 누가 먹느냐의 싸움이다. 어차피 영남은 한나라당에서 먹을 것이기 때문에 굳이 박근혜 아니더라도 해볼만 하다."

친이가 주축인 한나라당 수뇌부가 최근 급상승세를 탄 손학규 대표 지지율 추이에 왜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가를 엿볼 수 있는 분석이자 심경 토로였다.

친박 "그래도 한나라당엔 박근혜뿐이다"

친박계도 긴장하기란 마찬가지다.

박근혜 전 대표의 최측근인 김재원 전 의원은 18일 평화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손 대표의 지지율 급등과 관련, "우리나라 정치는 워낙 여러 가지 변수가 있고, 그런 변수가 (박근혜 전 대표가) 단순히 지지율 30%에 안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늘 일깨워주는 것"이라고 긴장감을 토로했다.

그는 향후 대선 판도와 관련, "앞으로 상당 기간 동안 국민들은 박근혜 전 대표, 손학규 민주당 대표, 그리고 유시민 국민 참여당의 지도자라고 비춰지는 이런 세 분에 대해서 시선이 고정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며 "결국 박근혜 전 대표가 여당 내의 부동의 차기 후보로 자리매김을 하는 과정에서 야당의 손학규 대표와 유시민 전 장관 사이의 단일화 과정이 어느 정도 국민적인 감동을 주며 국민들로부터 박수를 받느냐에 따라서 큰 변화가 있지 않을까, 그렇게 해서 결국 여당의 후보자 한사람, 야당의 후보자 한사람 '1대 1' 대결 구도로 간다면 결국 마지막까지도 예측불허의 접전이 되지 않을까"라고 전망했다.

김 전 의원의 말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 친박진영은 손 대표 지지율이 급등하더라도 한나라당에서 박 전 대표의 위상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한 친박 의원은 "물론 친이계가 박근혜 전 대표를 거세게 흔들려고 하겠지만 과연 그들에게 박근혜를 대신할 카드가 있나. 김문수, 오세훈, 이재오, 홍준표 등 모두가 알려진 카드 갖고는 박 전 대표를 대체하지 못할 것"이라며 "1대 1, 양강구도가 되면 보수표가 결집하면서 박 전 대표 지지율도 상승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학규 대표가 취임후 '반MB 전선'을 분명히 하면서 야권 지지표를 결집시키기 시작한 데 대해선 긴장감을 숨기지 못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손 대표는 취임후 정부여당이 야권 내부를 분열시킬 수 있다고 자신해온 '권력분산형 개헌'을 MB세력의 정권연장 음모라고 쐐기를 박아 야권을 조용하게 만드는가 하면, '4대강사업 국민투표'라는 승부수로 4대강사업에 반대하는 다수 국민을 결집시키려 하고 있다.

손 대표측은 한걸음 더 나아가 4대강사업에 침묵하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에게 "입장을 밝히라"는 압박까지 가하기 시작했다. 박 전 대표 입장에서 보면 난감한 공세가 아닐 수 없다. 한 친박 의원은 "손학규가 의외로 강적일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고 불안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손학규 "이제 겨우 7부 능선에 올랐을 뿐"

그러나 손 대표가 계속 '박근혜 대항마'로 순항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손 대표 진영 내에서도 자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손 대표의 한 핵심측근은 손 대표가 극적으로 경선에서 승리한 직후 "이제 겨우 7부 능선에 올라섰을 뿐"이라고 말했다. 아직 갈 길이 멀고 험하다는 토로다.

이들은 대선 도전이라는 길고 긴 '정치 마라톤'을 막 시작한 손 대표가 성공적 완주를 하기 위해선 서민·젊은 층의 신뢰를 쟁취하는 동시에, 정계 개편에 버금가는 범야권 통합을 성공시켜야 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차기 총선을 앞두고 국민적 인지도와 신망도가 높은 인사들을 대거 영입, 대선 전초전인 총선에서 압승을 거둬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럴 경우 한나라당은 총선 참패의 책임을 묻는 자중지란에 빠져들고, 이 과정에 한나라당 차기 대권 주자도 큰 상처를 입게 될 게 분명하다.

한 정치원로는 "지금 젊은 세대의 좌절감이 워낙 크고 현정부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해 있는 만큼 6.2지방선거 때와 마찬가지로 이들이 대선때 투표장에 몰려들면 한나라당은 누가 대선후보가 되든 크게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러나 DJ와 노무현이 모두 수십만표의 아슬아슬한 표차로 승리할 수 있었던 전례에서도 볼 수 있듯 보수세력의 결집도가 만만치 않은 만큼 야권은 특단의 승부수를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단의 구체적 내용과 관련, "한 예로 대선이 다가오면 다른 지역은 모르겠으나 영·호남은 또다시 지역구도로 쪼개질 가능성이 높다"며 "그럴 때 누가 상대방의 아성을 많이 공략하느냐가 중대변수가 될 것이며, 그런 면에서 지방선거때 야권이 크게 선전한 부산경남(PK)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김두관 경남지사가 야권 대선후보 경선에 뛰어들어 손학규 대표 등과 치열한 경선을 벌인 뒤 경선 결과에 승복하며 야권후보 단일화를 이뤄낸다면 PK 표의 30% 이상은 야권후보 지지 쪽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며 "그럴 경우 한나라당은 정권 재창출의 최대 위기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예기치 못한 경제쇼크' 등 수많은 상황 변수가 출현할 수도 있다. 지난 몇달간 국내에 쏟아져들어와 70조원대 채권·주식을 사들였던 핫머니가 일제히 빠져나갈 경우 주가가 급락하고 시중실세금리가 급등하면서 부동산거품이 본격 파열, 심각한 경제위기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다. 이런 경제위기 재현은 한나라당의 정권 재창출에 불리한 악재일 수밖에 없다. 김종인 전 경제수석 같은 경우는 "다음 선거 최대이슈는 또 경제가 될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한다.

지금 정치권을 강타하기 시작한 '손학규 쇼크'는 그동안 정권 재창출 자신감을 상실했던 야권과 시민사회 등이 자신감을 회복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이 자신감이 극심한 양극화 진행으로 심상찮은 물밑 민심과 결합하면 거대한 폭발력을 갖게 될 개연성이 높다. 그 거대한 드라마가 이제 막 시작된 것인지도 모른다.


박태견 대표 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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