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교육·인사·4대강 MB 정책, 신뢰도 ‘낙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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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제이엘 작성일 10-09-23 23:08 조회 1,969 댓글 2본문
이명박 대통령이 임기 후반의 핵심 화두로 ‘공정한 사회’를 던졌다. ‘공정한 사회=특권과 반칙이 없는 사회=서로 신뢰할 수 있는 사회’를 의미한다. 공정한 사회의 기준이 무엇이냐를 두고 설왕설래하지만, 그 화두 자체는 긍정적이다. ‘공정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데 반대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
문제는 이 화두를 추진해나갈 이명박 대통령과 권력 주체들에게 그만한 국민의 신뢰가 있느냐는 점이다. 추진 주체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추진 정책에 대한 믿음도 커지고, 대통령의 후반기 국정 운영에 동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를 가늠하기 위해 <시사IN>은 이명박 정부의 주요 정책과 행정·입법·사법부의 주요 권력기관에 대한 신뢰도를 조사했다.
ⓒ뉴시스
정권 초기 논란이 된 고소영·강부자 내각부터 김태호 총리 후보자(사진) 등이 줄줄이 낙마한 8·8 개각에 이르기까지, 이명박 대통령의 인사 정책은 문제가 많았다. 그래서일까. 7대 정책 중 인사 정책 신뢰도가 가장 낮았다.
먼저 4대강 사업, 친서민 정책, 대북 정책, 외교 정책, 인사 정책, 부동산 정책, 교육 정책 등 이명박 정부의 7대 주요 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도를 물었다. ‘전혀 신뢰하지 않으면 0점, 보통이면 5점, 매우 신뢰하면 10점’을 기준으로 해서 점수를 매기는 방식이다.
그 결과 대부분의 정책이 ‘보통’ 이하 낙제점을 얻었다. 외교 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평균 5.22점으로 가장 높았고, 교육 정책 4.30점, 대북 정책 4.14점, 4대강 사업 3.92점, 친서민 정책 3.90점, 부동산 정책 3.86점 순으로 뒤를 이었다. 가장 신뢰도가 낮은 정책으로는 인사 정책(3.51점)이 꼽혀, MB 정권의 인사가 망사(亡事)라는 점이 지표로 확인됐다.
불신(0~4점), 보통(5점), 신뢰(6~10점)로 나눠 %를 살펴보면 해당 정책에 대한 국민의 감수성이 좀 더 세밀히 나타난다. 인사 정책은 불신이 51.4%, 신뢰가 13.9%로 정치 성향에 상관없이 절반이 넘는 국민이 비판적 잣대를 들이댔다. 정권 초반부터 불거진 고소영·강부자 정권 논란에서부터 민간인 불법 사찰 배후로 지목되는 ‘영포회’ 논란과 김태호 총리 후보자, 신재민 문화관광부,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의 ‘줄줄이’ 낙마를 초래한 8·8 개각의 후폭풍까지, 역대 ‘최악’으로 불리는 MB 정권의 ‘돌려막기 식’ 인사 정책에 대해 MB 지지층 안에서도 반감이 큰 것으로 보인다.
외교 정책, 유일하게 불신보다 신뢰 많아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도 ‘신뢰한다’는 응답자가 15.3%밖에 안 됐다. MB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집을 가진 사람이나 안 가진 사람 양쪽에서 불만이 크다는 얘기다. 집 가진 사람들의 경우 MB 정부 들어 집값이 떨어지고 부동산 규제가 대폭 완화되지 않는 데 대한 불만이 크고, 정반대로 집 없는 서민의 처지에서는 좀 더 집값이 떨어져야 하는데 정부가 서서히 규제를 풀려고 하는 데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이다. 정부가 8월29일 발표한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정책(실수요자가 투기 지역이 아닌 곳에서
9억원 이하의 주택을 매입할 경우, 금융회사가 내년 3월 말까지 DTI를 자율적으로 심사해 돈을 빌려주도록 규제를 푸는 내용)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집을 가진 쪽에서는 ‘왜 좀 더 적극적인 부양책을 내놓지 않느냐’ ‘강남 3구는 왜 제외하느냐’며 불만을 터뜨리고, 집값이 더 떨어져야 한다고 보는 쪽에서는 ‘부동산 거품을 더 키울 수 있다’ ‘가계부채만 늘리는 처방이다’라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비해 4대강 사업은 신뢰하는 쪽과 불신하는 쪽 모두 수치가 높다. 물론 절대적으로는 불신한다는 비율(50.9%)이 신뢰한다는 비율(26.1%)보다 두 배 가까이 많다. 하지만 신뢰한다는 응답자 비율이 다른 정책에 견주어 상대적으로 높다. 외교 정책에 이어 두 번째다. ‘보통’이라는 중립적 응답이 가장 적다. 그만큼 4대강 정책에 대해서는 보수 대 진보, 찬성 대 반대 진영 간의 긴장 강도가 팽팽하고, 자기 소신이 뚜렷하다는 의미다.
대북 정책과 교육 정책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평가가 후한 편이다. 대북 정책은 ‘불신한다’가 45.8%로 인사-4대강-친서민-부동산 정책보다 낮은 반면, ‘신뢰한다’는 23.8%로 외교-4대강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정권 초부터 강경 일변도의 대북 정책을 펴서 ‘대북 불통(不通)’이라는 악평을 받은 데다, 천안함 사건 이후 각종 음모론이 떠돌고 한반도 긴장이 갈수록 높아진 상황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교육 정책에 대한 신뢰·불신 비율도 이채롭다. 특목고 확대, 입학사정관제 도입 등 MB 정부의 대표적인 교육 정책을 놓고 많은 비판이 제기됐는데도 ‘불신’ 비율이 38.4%였다. 대신 ‘보통’ 비율이 34.7%로 다른 모든 정책에 비해 높았다. 시사평론가 김종배씨는 이를 두고 이렇게 해석했다. “당위 명제로야 진보 진영이 강조하는 평등 교육을 반대할 사람은 없겠지만, 학부모 처지에서는 자율과 경쟁을 기저로 한 MB의 다양화 정책에도 상당 부분 공감하는 측면이 있다는 얘기다.”
중간층이 많은 것을 두고는 MB 교육 정책에 대해 ‘판단을 유보하고 있는 국민이 많다는 뜻’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진보 성향의 교육감이 다수 당선됐기 때문에, 앞으로 이들의 정책과 MB 정부의 교육 기조가 어떻게 충돌하고 융합하는지를 지켜보며 판단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는 것이다.
신뢰도 1위를 차지한 외교 정책에 대해서는 유일하게 신뢰(37%)가 불신(27.1%)보다 높았다. 정부가 대대적인 홍보에 나선 원전 외교, G20 정상회의 유치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수장의 딸 특채 논란은 이번 조사 뒤에 불거져 반영되지 않았다.
7대 정책에 대한 신뢰도 점수를 연령별, 소득 수준별, 지지 정당별로 교차 분석해봐도 유의미한 결과가 나타난다.
7대 정책의 신뢰도를 모두 더해보면 20대(25.29점), 30대(25.87점), 40대(25.82점)가 엇비슷하고, 50대 31.24점, 60세 이상은 37.4점으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신뢰도가 높았다.
소득 수준과 신뢰도 점수는 정확하게 반비례했다. 100만원 이하에서는 34.02점, 101만~200만원은 30.58점 식으로 소득이 올라갈수록 신뢰 점수가 낮아져 501만원 이상에서는 26점대로 떨어졌다. 이 지표만 보면 MB 정부는 명실상부한 친서민 정부인 셈이다.
지지 정당별로 보면, 한나라당 지지층이 총점 37.57점, 미래희망연대 지지층이 32.47점, 민주당 지지층이 26.03점으로 각 정책 평균 3점 이상을 준 데 반해, 자유선진당 지지층(20.74점), 창조한국당 지지층(20.49점), 민노당 지지층(19.75점), 국민참여당 지지층(16.22점), 진보신당 지지층(15.85점)은 평균 2점대의 박한 점수를 주었다. 민주당 지지층의 신뢰도가 자유선진당 지지층의 신뢰도보다 높다는 게 눈에 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한 전략가는 “민주당의 좌표를 보여주는 뼈아픈 대목”이라고 말했다. “정당은 핵심 지지 세력의 이해관계를 대변하기 마련인데, 민주당 지지층의 성향이 이런 식이라면 상대적으로 진보 성향 지지층은 이미 다른 정당으로 이탈했다는 의미이고, 그만큼 민주당은 보수 정당으로 비치고 있다”라는 것이다. 민주당 전당대회에 나선 당권 주자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좌 클릭’을 외치는 데는 이런 ‘정체성’에 대한 근본 고민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청와대제공
주요 권력기관 중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신뢰도가 가장 높았다. 시장 상인에게 시계를 선물하는 MB.
MB 신뢰도가 비교적 높은 까닭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이처럼 바닥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그렇다면 40% 안팎을 넘나드는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 참모들이 올리는 이 국정 지지도를 근거로 자신이 추진하는 정책에 대한 국민의 평가가 결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게 아닐까?
이와 관련해 주목할 만한 조사 결과가 있다. 바로 이명박 대통령과 입법·사법·행정부의 주요 권력기관에 대한 신뢰도 조사다. <표 2>에서 보듯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가 4.97점으로 가장 높았고, 나머지 권력 집단은 그 뒤를 이었다. 국회의원 등 정치인이 2.88점으로 최고 불신받는 집단이라는 오명을 얻었고, 고위 공무원 등 정부 관료가 3.91점으로 그 다음 불신 집단으로 꼽혔다. 정치인의 경우 ‘일은 안 하고 정쟁에만 몰두하는 집단’ ‘각종 이권과 청탁에 연루된 집단’이라는 오래된 인식과 함께, 최근 불거진 헌정회법 개정 논란(연로한 전직 국회의원에게 매달 120만원 이상 지급할 수 있게 관련법을 고친 것이 알려지면서 비판 여론이 급등함)이 결정타가 됐고, 장관 등 공무원 집단의 경우 인사청문회를 통해 불거진 장관 후보자들의 ‘무개념’이나 주요 정책에서 대통령을 제대로 보좌하지 못한 데 대한 비판이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게 전문가들의 풀이다. 정치인 그룹에 대해서는 ‘신뢰한다’는 응답이 겨우 8%인 데 반해 ‘불신한다’는 응답은 67.2%나 됐다.
조사를 진행한 미디어리서치 하동균 수석연구원은 이처럼 공무원 집단이나 정치인 그룹에 대한 불신도가 큰 게 상대적으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 점수가 높게 나오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신뢰도는 이명박 개인에 대한 신뢰도라기보다, 대통령이라는 자리에 대한 신뢰도 성격이 강하다. 그러다보니 대통령 신뢰도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 경향이 있고, 주요 정책이 잘못 가는 데는 공무원의 잘못된 보좌나 정치인의 책임이 더 크다는 평가를 내리곤 한다”라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신뢰를 나타내는 층은 지지층과 거의 겹쳤다. 50대 이상과 대구·경북, 중졸 이하, 가정주부 사이에서 신뢰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반면, 20대와 30대, 호남, 화이트칼라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적었다.
법조인 신뢰도, 국세청보다도 낮아
4대 권력기관으로 불리는 검찰·경찰·국정원·국세청에 대한 신뢰도는 4점대로 엇비슷했다. 그중 검찰에 대한 불신도가 가장 높았고, 국정원-경찰-국세청 순이었다. 비슷한 법을 다루지만 행정부에 속하는 이들과 달리 사법부에 속하는 대법관 등 법조인에 대해서는 4.75점이 나왔다. 법조인에 대한 신뢰가 국세청과 경찰 신뢰도보다 낮다는 점이 이채롭다. 하동균 수석연구원은 “뭔가 큰 사건이 터졌을 때를 제외하고는 4대 권력기관에 대해 일반 국민이 체감할 기회가 거의 없다. 그렇다보니 무난한 수준의 평가를 내리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아닌 게 아니라 이번에도 ‘검찰’을 제외하고는 ‘보통’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2009년 결과와 비교해봐도 그런 추세가 읽힌다. 2009년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4대 권력기관에 대해서만 신뢰도를 물었는데, 그때 점수는 이번보다 모두 낮았다(표 3).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용산 참사 등의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던 터라 검찰·경찰·국세청에 대한 불신도가 더 컸으리라는 분석이다.
한편 신뢰도와 별도로 기본 질문으로 던진 정당 지지도는 한나라당 35.5%, 민주당 23.5%, 민노당 5.6%, 국민참여당 2.3%, 자유선진당과 진보신당 1.6%로 나왔다. 기존 흐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치다. 하지만 정치권에 대한 신뢰도가 그 어느 집단보다 떨어진 상황에서 지지도 몇 %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신뢰를 얻으면 지지는 자연스레 따라온다”라는 전문가들의 충고를 먼저 새겨야 할 때다.
출처: 시사인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8368
댓글목록 2
제이엘님의 댓글
제이엘 작성일
맞아요, 아무리 생쇼를해도 그것을 보는 사람들의 생각은 비슷한것 같습니다.
다음 대통령 선거때는 깨어있는 시민들의 힘이 꼭 다시 나타나기를 간절히 기대해 봅니다.
경계인님의 댓글
경계인 작성일이 대통령이 시장통에 나가서 할머니와 아줌들에게 눈 도장찍고 생 쇼를 할 때마다, 참 비열하고 유치 찬란하다라고 생각했는데 친서민 정책이 3.9점 이라니, 국민들의 생각도 저랑 비슷하다는 것을 이 여론조사에서 다시 확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