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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스칼럼> '레임덕의 바퀴'가 다시 구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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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제이엘 작성일 10-08-27 14:19 조회 1,61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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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신조보다 남한 김신조가 더 나쁘다."

다음 아고라 메인화면에 올라있는 한 네티즌이 올린 글 가운데 한토막이다. 동네 이발소에서 모여 TV로 인사청문회를 보던 손님 7명 가운데 1명이 이런 얘기를 하자 손님들이 박장대소했다고 한다. "청문회 시간에는 애들이 TV를 보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한다.

8.8개각을 바라보는 국민 시선이 어떤가를 보여주는 밑바닥 풍광이다. 태풍에 비유하면 '주의보'를 넘어선 '경보' 단계다.

역사는 되풀이되나? '2년반 전'과 '지금'

아이러니하게도 이 대통령 임기 후반부가 막 시작된 지금 전개되는 상황은 정확히 2년반 전, 이 대통령 취임때 상황과 너무나 흡사하다.

당시 이 대통령은 '530만표 압승'에 고무돼 고대-소망교회-영남을 중시한 세칭 '고소영 개각'을 단행했다. 여론을 도외시한 개각에 국민들은 격분했고, 그로부터 넉달 뒤인 그해 6월 촛불사태때 수백만 국민들은 촛불을 들고 길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촛불사태의 계기가 된 것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었으나, 촛불사태의 뿌리는 '고소영 개각'이었다.

그후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가운데 이 대통령 임기 전반기 2년반이 흘러갔다. 전반기 막판에 이 대통령은 거의 레임덕 상황에 몰렸다. 특히 6.2지방선거에서 참패하면서 권력과 보수진영 내에서조차 이 대통령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봇물터졌다. 그러다가 7.28재보선에서 승리하자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레임덕 위기에 몰렸던 이 대통령은 '친위 내각'의 필요성을 절감했던 것 같다. 그 결과물이 8.8개각이다. '충성도' 높은 인사들을 고르고 골라 채웠다. 청와대 검증과정에 많은 하자가 발견됐지만 '뭐가 문제냐'는 배짱으로 밀어붙였다. 2012년까지는 큰 선거도 없다는 느긋함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을 성 싶다.

그러자 이번엔 '김신조 개각' 파동이 일어났다. '김신조'란 신조어는 다른 곳도 아닌 한나라당 내에서 만들어진 말이다. 한나라당조차 이번 개각의 문제점과 후폭풍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다. 한나라당의 이 신조어는 결국 "북한 김신조보다 남한 김신조가 더 나쁘다"는 세간의 비아냥까지 만들어내기에 이르렀다.

'교자필패(교만한 자는 망한다)'라더니, 꼭 그대로다.

역사법칙 "우연을 매개로 필연은 관철된다"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26일 한나라당 세미나에서 "이번 한 달 동안에 모든 것이 망가졌다"고 지적했다. 7.28 승리에 도취된 이 대통령이 '김신조 개각'으로 모든 걸 망쳐놨다는 의미다. 그는 "청문회 보다가 채널을 돌리는 사람들이 많고, 국민들이 화를 내는 수준"이라고 심상찮은 민심을 전하기도 했다.

김종인 전 경제수석은 "강행을 한다면 그대로 일반 국민은 그대로 일단은 수용할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그것이 나중에 국민들에 의해서 어떻게 반응을 일으킬 것이냐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 아마 스스로 느끼게 되지 않겠나"라고 경고했다. 다음 총선-대선에서 혹독한 심판을 받을 거란 의미다.

그러나 여기서 보다 주목해야 할 대목은 2년반 전에는 '고소영 내각' 파문 몇달 뒤 쌓이고 쌓인 국민 분노가 폭발하면서 '촛불시위'가 발생했었다는 사실이다. 굳이 선거까지 가지 않더라도 민심이 위험 수위를 넘어서면 둑을 무너뜨리고 봇물이 폭발적으로 터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 계기가 무엇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4대강사업이나 미국산 쇠고기 전면개방 같은 굵직한 이슈가 아니라 아주 작고 예기치 못한 사건이 불씨가 될지도 모른다. 본디 "우연을 매개로 필연은 관철된다"는 게 역사법칙이기 때문이다.

"완전 외통수에 걸렸다"

여권의 한 인사는 "완전 외통수에 걸렸다"고 토로했다.

"김태호 총리 내정자 임명을 강행했다가는 민심이 심상치 않을 것 같고, 철회하자니 이 대통령이 상처를 입으면서 레임덕이 시작될 것 같고...출구가 안보인다."

맞다. 분명 외통수에 걸렸다. 한나라당 의원들조차 친이-친박 계파 가릴 것 없이 전체 의원의 70% 가까이가 "김태호 총리 임명을 강행했다간 큰일 날 분위기"라고 우려할 정도로, 지금 민심은 간단치 않다. 보수진영내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대다수 보수원로들이 한 목소리로 이 대통령을 질타하고 있고, 보수지들도 혀를 차고 있다. 7.28재보선후 잠시 멈칫하는가 싶던 레임덕 바퀴가 다시 돌아가기 시작한 양상이다.

김종인 전 수석은 "지금은 직접 대통령을 욕하지 못하나 시간이 더 흐르면 대통령을 직접 비난하기 시작할 거다. 그것도 믿었던 권력내부에서 그런 목소리가 터져나올 거다. 그것이 바로 레임덕"이라며 "레임덕이 얼마나 무서운 건지, 천하의 YS-DJ도 임기를 채우기 위해 눈물을 머금고 아들들까지 제물로 바쳐야 했다"고 말한다.

현재 이 대통령이 전혀 상처를 입지 않고 빠져나갈 해법은 없어 보인다. 상처를 최소화하는 길 뿐이다. 그건 국민 뜻에 따르는 거다. 국민에게 이기려 말고, 깨끗이 지는 거다.

하지만 현재로선 그럴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이 대통령 특유의 오기가 그런 선택을 허용하지 않을 것 같다. 청와대의 강행 처리 지시에 쩔쩔 매는 한나라당 지도부가 한 증거다.

혹시 모른다. 이 대통령의 '정치 동업자'인 이재오 특임장관 정도면 이 대통령에게 직언을 할 수도 있을지. '북한 김신조'와 '남한 김신조'를 비교하는 현 상황을 과연 정권수뇌들이 절체절명의 위기로 받아들이고 있는지 아닌지, 다음 주가 되면 알 수 있을 것 같다.

[출처] : 뷰스앤뉴스 http://www.viewsnnews.com/article/view.jsp?seq=66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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