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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기업들 ‘나선 투자’ 물밀듯…“올해만 3만명 들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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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제이엘
댓글 0건 조회 1,849회 작성일 11-05-03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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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기업들 ‘나선 투자’ 물밀듯…“올해만 3만명 들어가”
북-중경협 급물살
나진항구 물류기지화 “수조원 쏟아도 이익”
중국 주도로 개발…전력공급·투자·운영까지
북도 적극적…김정은 업적 등 이해 맞물려
한겨레 bullet03.gif 박민희 기자기자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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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석탄트럭들, 다리 건너 북으로=지난달 말 찾아간 중국 훈춘의 취안허 세관에서 두만강 너머로 북한 원정리 세관(왼쪽 파란 건물)이 보인다. 오른쪽 다리는 수십년된 낡은 다리였으나 중국이 지난해 대형 석탄 트럭들이 통행할 수 있도록 전면 개보수를 마쳤다. 원정리에서 53㎞를 가면 북한 나선특별시다.
‘북중 국경’ 훈춘 일대 가보니

중국 지린성 훈춘의 취안허와 북한 함경북도 원정리를 가르며 흐르는 두만강 위로 새로 보수된 다리가 튼튼하게 버티고 서 있다. 1938년에 건설된 535m의 낡은 다리를 석탄과 화물을 실은 40t 이상의 트럭들이 통과할 수 있도록 중국이 지난해 개보수 공사를 해 탈바꿈시켰다.

“중국이 북한쪽 원정세관 건물도 다시 지어주기로 했고, 대규모 석탄 수송을 견딜 수 있도록 3년 뒤 교량도 다시 지어주기로 했다”고 <한겨레>와 만난 현지 중국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북한·러시아와 만나는 중국의 국경도시 훈춘은 북한의 나진 항구를 얻어 ‘동북아 물류중심’의 꿈을 실현하게 됐다는 기대감으로 술렁이고 있다. 훈춘의 취안허 국경에서 53㎞만 달리면 도착하는 나진 항구를 중국 동북지역의 물류 창구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투자가 밀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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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북-중 주요 경제협력 일지/북-중 교역액 대비 남북교역액 추이

중국과 북한 중앙정부가 투자 시스템을 마련하면서, 창리, 상디관췬, 이치자동차 등 중국 대기업들이 나선 투자에 나서고 있고, 투자처를 찾고 있는 중국의 막대한 민간자본들도 움직이고 있다. 옌지의 기업 관계자는 “올해에만 중국에서 나선으로 3만명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최근 나선에 다녀온 중국쪽 관계자는 “나진에 가면 호텔에 중국어를 못하는 직원이 없고, 노래방에도 중국 노래가 모두 있다”며 나선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이미 완연하다고 전했다.

나선 개발은 계획부터 인프라와 전력 공급, 투자·운영까지 ‘중국의, 중국에 의한, 중국을 위한’ 개발로 진행되고 있다. 중국이 북한과 공동 작성한 나선시 도시개발계획은 국제화물중개, 수출가공업, 금융지역 지역 등으로 개발하는 계획을 담고 있다.

옌지의 한 정부 관계자는 “북한도 더이상 문을 닫고 있으면 죽는 길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한꺼번에 열면 체제가 불안정해질 것을 우려해 나진을 먼저 ‘실험지역’으로 개발하기로 했다”며 “법제, 세금,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혜택 등을 중국으로부터 배워 중국 모델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예상을 뛰어넘어 양국 경협이 급속도로 진행되는 것은 북한과 중국의 전략이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중국은 국가적으로 추진중인 창지투(창춘-지린-두만강유역) 개발계획의 성공을 위해 나선 개발이 필요하고, 북한은 경제난 해결과 후계 안정화를 위해 중국과의 협력을 결정했다. 나선 개발을 성공시켜 김정은의 업적으로 내세우려 한다는 분석이다.

나선 개발은 아주 구체적이고 깊숙하게 진행되고 있다. 나선에서 대규모 공사를 맡고 있는 한 중국 기업 관계자는 “나선 특구에 중국영사관이 들어서고 북-중 공동위원회가 나선특별시를 모두 운영하게 된다”며 “조선 땅이지만 중국 공업단지로 운영되고, 북한 노동자들을 고용해 (북한에) 외화벌이를 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군부가 운영하는 강성무역과 계약을 맺은 창리그룹은 지난해 나진항 1호 부두 10년 사용권을 확보한 데 이어, 사용기간을 연장하고 다른 부두 사용권도 얻었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지린성 정부에 나진항 4~6호 부두를 개발해 50년 동안 사용할 권리를 줬다.

투자의 큰 걸림돌이었던 나선의 전력 부족 문제도 중국이 해결했다. 훈춘의 소식통은 “훈춘의 화력발전소에서 남는 전력을 나선으로 송전하거나, 나선의 선봉지역에 있는 옛소련의 중유 발전소를 지린성의 한 기업이 석탄 발전소로 개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훈춘에는 현재 33만㎽(메가와트) 화력발전소 2개가 가동되고 있고, 60만㎽ 1기가 건설 중이어서 북한에 공급할 여력은 충분하다.

북한의 적극적인 태도에 중국쪽 관계자들도 놀라고 있다. 옌볜조선족자치주 중심도시 옌지 시내에 문을 연 나진대표부 사무소는 투자 유치에 열심이다. 옌벤의 소식통은 “중국 투자자들이 나선에 들어가 보고 싶어하면 나진대표부에서 초청장을 받아 자기 자동차를 몰고 바로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애초 원정세관 옆에 대형 창고건물을 지어 중국에서 들어온 화물을 검사하고 북한 차량에 환적하게 하려 했으나, 중국이 반대하자 중국 화물이 검사를 받지 않고 그대로 중국 트럭에 실려 나진항으로 갈 수 있도록 동의했다.

북한 원정리와 맞닿은 취안허 국경쪽으로 달려가는 동안 도로 양쪽에는 산더미처럼 석탄을 쌓아놓은 광업회사들이 즐비했다. 훈춘 일대를 비롯해 지린성, 헤이룽장성에는 막대한 석탄과 자원이 매장돼 있지만, 항구가 없어 1000㎞ 넘게 떨어진 다롄항으로 옮겨 수송하거나 철도·도로 수송의 막대한 비용 때문에 경쟁력이 없었다.

이 지역 기업 관계자는 “(중국) 남방의 화력발전소에서 필요한 석탄이 어마어마한데, (물류 문제로) 헤이룽장에서 1년에 생산되는 석탄 8만t 가운데 2만t밖에 못내려가는 상황”이라며 “나진 항구를 통하면 거리와 비용이 3분의 1로 줄기 때문에, 중국이 나선 개발에 몇십억달러를 투자해도 결국은 이익”이라고 말했다. 훈춘·옌지/


글·사진 박민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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