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vs. TPP 갈등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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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제이엘 작성일 12-02-02 18:57 조회 3,395 댓글 0본문
2012년에는 중국과 미국의 FTA-TPP 갈등이 한층 고조될 전망이다. 중국은 2001년 WTO 가입 후 자유무역협정 맺기에 공을 들여왔다. 중-아세안 FTA(2002)에서부터 중-타이완 ECFA(2010)까지 때로는 '통 큰 양보'를 하면서 10건의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했다. 추가로 6건이 협상 중이며 별도 3건이 연구단계에 있다.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자국 중심의 새로운 국제 질서를 구축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중국은 일찌감치 아세안 10개국을 껴안았다. 이어 한국, 중국, 일본 등 3개국을 추가한 '10+3'과 다시 인도, 호주, 뉴질랜드를 추가한 '10+6' 방안을 밝히면서 역내 자유무역협정 경쟁에서 선기(先機)를 잡는 듯 했다.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는 2006년 발효된 뉴질랜드, 싱가포르, 칠레, 브루나이(P4) 등 4개국의 소규모 자유무역협정이었으나 2008년 미국이 참여하면서 그 위상이 달라졌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TPP가 아태지역의 경제통합을 위한 가장 강력한 모델로써,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과 미국을 연결하는 고리라고 평가했다. TPP는 2011년 11월 APEC 정상회의에서 일본이 참여의사를 밝혀 참여국이 10개로 늘었고 역내 다른 국가들도 관심을 표명하면서 세계 최대의 지역무역협정(RTA)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TPP와 중국이 구상하는 FTA는 역내 판세를 볼 때 갈등과 경쟁이 불가피하다. 지금까지 중국이 각종 형태와 각종 수준으로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국가(지역)는 아세안, 파키스탄, 칠레, 뉴질랜드, 싱가포르, 페루, 홍콩, 마타오, 코스타리카, 타이완 등이다. 미국은 캐나다, 멕시코, 호주, 한국, 칠레, 파나마, 페루, 싱가포르, 콜롬비아 등과 자유무역 파트너 관계를 구축했다. 중국이 동남아지역에서, 미국이 동북아 및 미주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전체적으로는 미국이 우위에 있다. 이 상황에서 세계 1위(미국)와 3위(일본) 경제대국이 참여하는 TPP가 결성된다면 미중 양국 관계는 물론 아태지역 전체의 국제정치경제 구도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향후 전개 양상에 따라 3가지 시나리오를 가정해볼 수 있다.
시나리오 1 : 美, 중국 배제한 채 TPP 출범
미국의 TPP 추진 목적은 표면적으로는 아태지역 경제통합이지만 중국견제를 통한 통상 주도권 강화가 숨겨진 의도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2012년 내 TPP 완전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렇게 된다면 아태지역 자유무역 제도경쟁에서 미국은 중국을 저만치 앞서가게 된다. 미국이 TPP 회원국들과는 무역자유화를 실현하고 비회원국인 중국에 대해서는 차별적 조치를 취하게 됨으로써 중국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이 미국의 TPP 카드를 우려하는 이유는 또 있다. 자유무역협정은 통상 국가 간 정치 및 안보적 연계와 밀접한 상관성을 가진다. 일례로 미국이 자유무역협정을 맺고 있는 국가들은 대부분 정치적 혹은 군사적 동맹국들이다. 따라서 자유무역협정의 효과가 단지 무역에서 끝나지 않고 정치 및 안보영역으로 확산된다. TPP 탄생으로 미국과 아태지역 국가들의 관계가 공고해지면 미국의 역내 전략적 존재감이 강화될 것이고 이는 중국의 영향력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다만 미국이 중국 없이 TPP를 출범한다고 해도 중국이 아태지역 경제협력구조에서 실제로 철저하게 배제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중국은 여전히 세계 최대의 생산기지이자 미래 핵심 소비시장이다. 관련국들은 어떤 형태로든 중국과 협력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중국으로서는 대응카드를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보다 많은 국가들과의 양자협상으로 FTA를 체결해 TPP의 충격을 완화하려 할 것이다.
시나리오 2 : 中, TPP 참여
중국이 미국과 갈등국면으로 가지 않고 TPP에 참여하는 경우이다. 미국이 아시아 대부분 국가들의 핵심 수출시장이고 중국은 대미 수출에서 한국, 아세안, 일본 등과 직접경쟁 관계에 있다. 미국과 역내 주요 국가들이 자유무역체제로 묶여질 경우 중국산 제품은 비용 상승으로 인해 경쟁력 하락이 불가피해진다. 중국이 당장 미국과 경쟁하기 어려운 여건임을 감안하면 내키지는 않지만 TPP 참여를 전격 선언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
미국은 TPP 과정에서 중국을 배제한다고 명시적으로 밝힌 적은 없지만 그렇다고 중국이 TPP에 마음대로 들어갈 수 있는 처지도 아니다. TPP의 정부조달, 지재권, 국유기업 관련 조항들은 중국이 앞서 체결한 FTA에 비해 개방수준이 매우 높아서 중국이 선뜻 수용하기 어렵다.
시나리오 3 : 韓, 핵심변수 등장
미국의 의도와는 달리 2012년 TPP 협상이 각국의 견해 차이로 인해 성과가 지지부진하고 중국은 중국대로 FTA 추진에 탄력을 받지 못하게 될 상황이 생길 수 있다. 특히 TPP 조항은 중국뿐 아니라 다른 참여국들에게도 민감한 부분이 많다. 미국에선 자동차 업계가 일본의 TPP 참여를 반대하고 있고 낙농업계는 뉴질랜드 낙농제품의 대량 유입을 우려하고 있다. 일본은 농업 및 서비스업 개방문제의 타결이 쉽지 않다.
이렇게 된다면 미국과 중국은 경쟁적으로 한국에 손을 내밀 것이다. 미국은 한국의 TPP 참여를 요청할 것이고 중국은 한중(또는 한중일) FTA 협상개시 선언을 더욱 강하게 요구할 것이다. 한국의 TPP 참여 또는 한중 FTA 선언은 기술적으로는 복잡한 사안이 아니다. 한국은 TPP 참여 10개국 가운데 7개 국(미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 브루나이, 칠레, 페루)과 FTA를 체결했다. 한중 FTA의 경우 산관학 공동연구를 마친지 오래이며 협상개시 선언은 시기 결정의 문제로 보인다. 경제적 고려보다는 오히려 정치적 결단과 정치적 과정이 더욱 중요한 문제로 부각될 것이다. 세 번째 시나리오에서는 한국의 몸값이 올라가겠지만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득실이 엇갈려 나타날 수 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큰 틀의 접근을 하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된다.
▲ ⓒhudong.com |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는 2006년 발효된 뉴질랜드, 싱가포르, 칠레, 브루나이(P4) 등 4개국의 소규모 자유무역협정이었으나 2008년 미국이 참여하면서 그 위상이 달라졌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TPP가 아태지역의 경제통합을 위한 가장 강력한 모델로써,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과 미국을 연결하는 고리라고 평가했다. TPP는 2011년 11월 APEC 정상회의에서 일본이 참여의사를 밝혀 참여국이 10개로 늘었고 역내 다른 국가들도 관심을 표명하면서 세계 최대의 지역무역협정(RTA)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TPP와 중국이 구상하는 FTA는 역내 판세를 볼 때 갈등과 경쟁이 불가피하다. 지금까지 중국이 각종 형태와 각종 수준으로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국가(지역)는 아세안, 파키스탄, 칠레, 뉴질랜드, 싱가포르, 페루, 홍콩, 마타오, 코스타리카, 타이완 등이다. 미국은 캐나다, 멕시코, 호주, 한국, 칠레, 파나마, 페루, 싱가포르, 콜롬비아 등과 자유무역 파트너 관계를 구축했다. 중국이 동남아지역에서, 미국이 동북아 및 미주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전체적으로는 미국이 우위에 있다. 이 상황에서 세계 1위(미국)와 3위(일본) 경제대국이 참여하는 TPP가 결성된다면 미중 양국 관계는 물론 아태지역 전체의 국제정치경제 구도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향후 전개 양상에 따라 3가지 시나리오를 가정해볼 수 있다.
시나리오 1 : 美, 중국 배제한 채 TPP 출범
미국의 TPP 추진 목적은 표면적으로는 아태지역 경제통합이지만 중국견제를 통한 통상 주도권 강화가 숨겨진 의도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2012년 내 TPP 완전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렇게 된다면 아태지역 자유무역 제도경쟁에서 미국은 중국을 저만치 앞서가게 된다. 미국이 TPP 회원국들과는 무역자유화를 실현하고 비회원국인 중국에 대해서는 차별적 조치를 취하게 됨으로써 중국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이 미국의 TPP 카드를 우려하는 이유는 또 있다. 자유무역협정은 통상 국가 간 정치 및 안보적 연계와 밀접한 상관성을 가진다. 일례로 미국이 자유무역협정을 맺고 있는 국가들은 대부분 정치적 혹은 군사적 동맹국들이다. 따라서 자유무역협정의 효과가 단지 무역에서 끝나지 않고 정치 및 안보영역으로 확산된다. TPP 탄생으로 미국과 아태지역 국가들의 관계가 공고해지면 미국의 역내 전략적 존재감이 강화될 것이고 이는 중국의 영향력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다만 미국이 중국 없이 TPP를 출범한다고 해도 중국이 아태지역 경제협력구조에서 실제로 철저하게 배제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중국은 여전히 세계 최대의 생산기지이자 미래 핵심 소비시장이다. 관련국들은 어떤 형태로든 중국과 협력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중국으로서는 대응카드를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보다 많은 국가들과의 양자협상으로 FTA를 체결해 TPP의 충격을 완화하려 할 것이다.
시나리오 2 : 中, TPP 참여
중국이 미국과 갈등국면으로 가지 않고 TPP에 참여하는 경우이다. 미국이 아시아 대부분 국가들의 핵심 수출시장이고 중국은 대미 수출에서 한국, 아세안, 일본 등과 직접경쟁 관계에 있다. 미국과 역내 주요 국가들이 자유무역체제로 묶여질 경우 중국산 제품은 비용 상승으로 인해 경쟁력 하락이 불가피해진다. 중국이 당장 미국과 경쟁하기 어려운 여건임을 감안하면 내키지는 않지만 TPP 참여를 전격 선언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
미국은 TPP 과정에서 중국을 배제한다고 명시적으로 밝힌 적은 없지만 그렇다고 중국이 TPP에 마음대로 들어갈 수 있는 처지도 아니다. TPP의 정부조달, 지재권, 국유기업 관련 조항들은 중국이 앞서 체결한 FTA에 비해 개방수준이 매우 높아서 중국이 선뜻 수용하기 어렵다.
시나리오 3 : 韓, 핵심변수 등장
미국의 의도와는 달리 2012년 TPP 협상이 각국의 견해 차이로 인해 성과가 지지부진하고 중국은 중국대로 FTA 추진에 탄력을 받지 못하게 될 상황이 생길 수 있다. 특히 TPP 조항은 중국뿐 아니라 다른 참여국들에게도 민감한 부분이 많다. 미국에선 자동차 업계가 일본의 TPP 참여를 반대하고 있고 낙농업계는 뉴질랜드 낙농제품의 대량 유입을 우려하고 있다. 일본은 농업 및 서비스업 개방문제의 타결이 쉽지 않다.
이렇게 된다면 미국과 중국은 경쟁적으로 한국에 손을 내밀 것이다. 미국은 한국의 TPP 참여를 요청할 것이고 중국은 한중(또는 한중일) FTA 협상개시 선언을 더욱 강하게 요구할 것이다. 한국의 TPP 참여 또는 한중 FTA 선언은 기술적으로는 복잡한 사안이 아니다. 한국은 TPP 참여 10개국 가운데 7개 국(미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 브루나이, 칠레, 페루)과 FTA를 체결했다. 한중 FTA의 경우 산관학 공동연구를 마친지 오래이며 협상개시 선언은 시기 결정의 문제로 보인다. 경제적 고려보다는 오히려 정치적 결단과 정치적 과정이 더욱 중요한 문제로 부각될 것이다. 세 번째 시나리오에서는 한국의 몸값이 올라가겠지만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득실이 엇갈려 나타날 수 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큰 틀의 접근을 하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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