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자원 전쟁의 불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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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제이엘 작성일 12-01-11 18:39 조회 3,228 댓글 0본문
미국의 새로운 경제 제재에 맞서 이란이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위협하면서 새해 유가 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서방의 의심이 중동에서 또 한번의 긴장을 부르면서 유가의 장기적 상승에 대한 우려도 커져간다.
서방과 이란의 대결 구도에서 원유가 '인질'이 된 격이지만 에너지 자원의 중요성이 점점 커져가는 상황에서 정반대의 해석도 가능하다. 지난해 군사력을 등에 업고 카다피를 제거한 리비아, 미군이 철수한 이라크 모두 원유에 군침을 흘리는 서방 석유 기업들이 들어선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란의 핵무기 개발에 대한 명확한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이란산 원유 금수에 나선 미국의 의도가 이란의 최대 원유 수출국인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분석도 있다.
국제 안보 및 에너지 전문가인 마이클 클레어 미 햄프셔대 교수는 10일(현지시간) <톰디스패치>에 기고한 칼럼에서 2012년에 부상할 주요 자원 지역에서 불거지는 갈등을 조망했다.
클레어 교수는 올해 주목해야할 잠재적 갈등 지역으로 호르무즈 해협과 남중국해, 카스피해 지역을 꼽았다. 인도양과 동아시아를 잇는 무역로인 남중국해는 아직 개발되지 않는 원유와 천연가스 매장층이 발견되면서 중국과 남아시아 국가 사이의 영유권 갈등을 불러온 상태다. 특히 재작년부터 미국이 남중국해 문제에 개입해 중국과 대결 구도를 조성하면서 강대국간의 충돌 우려까지 더하고 있다.
카스피해 역시 최근 막대한 자원이 새롭게 발견되면서 지리적 중요성이 더해가고 있다. 막대한 자원에 비해 산업 인프라가 취약한 카스피해 인근 국가들은 고질적인 민족 분쟁에 자원 개발을 노리고 러시아, 미국, 중국, 유럽 등이 각각 접근하면서 새로운 갈등을 형성하고 있다.
클레어 교수는 이러한 자원 요충지에서 경우에 따라 군사적 충돌을 부르는 공식을 강대국들이 따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에너지 자원은 점점 줄어들고 수요는 늘어나는 상황에서 강대국들 사이의 긴장도에 따라 시장이 움직일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다음은 이 칼럼의 주요 내용이다. <편집자> (☞원문 보기)
2012년의 자원전쟁
에너지 자원의 요충지에서 발생한 하나의 사건이 지역 분쟁과 유혈 충돌, 유가 폭등을 불러 세계 경제를 위험에 빠트릴 불안한 세계에 온 것을 환영한다. 에너지 수요는 늘어나는 반면 공급은 감소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필수 자원에 대한 분쟁이 세계정세를 잠식하는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2012년 이후 에너지 문제와 국제 갈등은 더 긴밀하게 얽혀가고, 자원이 제약된 세계에서 핵심 자원 지역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져갈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새해 벽두부터 이미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면서 에너지 시장을 흔들고 있다. 페르시아만과 인도양을 잇는 호르무즈 해협은 스페인의 지브롤터 암벽이나 미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 같이 유명한 곳은 아니다. 그러나 에너지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계에서 이 해협은 지구상의 어느 곳보다 더 중요한 전략적 함의를 가질 것이다. 미 에너지부에 따르면 전 세계 하루 원유 공급량의 20%에 달하는 1700만 배럴 가량의 원유가 매일 이 해협을 통과한다.
이 때문이 지난달 이란의 한 고위 관료가 미국의 새로운 이란 제재안에 대한 대응으로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고 위협했을 때 유가는 즉각 상승했다. 미군은 해협이 봉쇄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하지만 안전한 원유 수송에 대한 우려, 또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 사이에서 끝없이 이어지는 위기에 대한 우려로 인해 에너지 전문가들은 몇 달 안에 고유가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세계 경제가 둔화되는 와중에 또 하나의 고민거리를 던져준 것이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만이 에너지 자원과 지정학적 문제가 혼합된 분쟁지대는 아니다. 남중국해와 카스피해 지역, 그리고 빙하가 점점 녹아가는 에너지의 보고(寶庫) 북극해를 보라. 이 모든 곳에서 각 나라들은 에너지 자원의 채굴과 수송 문제를 놓고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며 대립하고 있다.
다가올 몇 년 동안 자원 공급 지역과 수송관, 항구, 해로와 같은 수송로는 전 세계 전략 지형의 핵심이 될 것이다. 페르시아만과 같은 핵심 자원 지역은 위태로우면서도 중요한 곳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과 더불어 인도양과 남중국해 사이에 있는 말라카 해협, 그 밖에 자원 생산 지역과 해외 시장을 잇는 해상 교통로(SLOCs)도 중요해질 것이다. 미국과 러시아, 중국 등 강대국들은 이런 곳들을 무대로 싸우기 위해 군사력을 재배치할 것이다.
이러한 추세는 이미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이 지난 5일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의 유지'(Sustaining U.S. Global Leadership)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새로운 국방전략 지침에서 나타난다. 이번 국방전략 지침은 미 육군 및 해병 전력을 줄이는 반면 공군과 해군 역량을 강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특히 이 지침은 국제 에너지 및 무역망을 보호하고 통제하는 방향으로 짜여졌다. 비록 미국이 유럽과 중동 지역에 대한 역사적인 연계성을 재확인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미국의 군사력이 서태평양과 동아시아부터 인도양과 남아시아까지 확장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새로운 에너지 시대에서 자원의 생산 및 운송의 통제는 되풀이되는 국제 위기의 중심에 놓이게 될 것이다. 올해는 특히 세 곳을 눈여겨보라.
■ 호르무즈 해협
이란과 오만, 아랍에미리트 연합(UAE) 사이를 가르는 이 좁은 해협은 페르시아만의 산유국과 세계를 잇는 유일한 해상 루트다. 이란, 이라크, 쿠웨이트,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UAE가 뽑아내는 원유의 대부분이 유조선에 실려 매일 이 해협을 통과하며, 미 에너지부에 따르면 '석유와 관련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관문(chokepoint)'이다. 몇몇 분석가들은 이 해협을 통한 운송에 어떤 장애라도 발생한다면 세계 유가는 50% 이상 폭등하고 전 지구적 경기 후퇴와 불황을 불러올 것이라고 믿는다.
미국의 지도자들은 이 해협을 어떤 비용을 치러서라도 지켜내야 하는 곳으로 여겨왔다. 이러한 구상은 소련의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해 점령한 직후인 1980년 1월 지미 카터 당시 미 대통령의 연설에서 처음 나왔다. 그는 의회 연설에서 "(소련의 아프간 점령은) 소련 군사력이 인도양에 300마일 이내로 접근하고 호르무즈 해협에 가까워지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 해협은 전 세계 원유의 대부분이 흘러가야 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대응이 명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미국의 필수적인 이해관계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하고 "군사력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격퇴해야 한다"는 것이다.
카터 대통령이 이같은 '카터 독트린'을 발효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방어하기 위해 미 중부군사령부(CENTCOM)를 세운 뒤 걸프 지역에서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미국의 결정은 석유를 제약받지 않고 흐르게 하기 위함은 아니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를 분명히 했는데, 그는 만약 중부군사령부가 이라크에서처럼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철수한다 해도 걸프 지역에 있는 중부군사령부의 공·해군력은 감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이 미국을 시험대에 올릴 것 같다. 지난해 12월 27일 이란의 초대 대통령이었던 모하마드레자 라히미는 "만약 (미국이) 이란의 원유 수출에 제재를 가한다면 한 방울의 원유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다른 이란 고위 관료들도 비슷한 말을 했다. 게다가 이란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 동쪽 입구 인근의 아라비아해에서 해상훈련을 실시했다. 더 많은 군사 작전이 시행될 것이라고 한다. 비슷한 시기 이란군 사령관은 걸프 지역을 막 떠난 미 항모 존스테니스호가 돌아와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불길하게도 "이란은 경고를 반복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이란이 정말 해협을 봉쇄할까? 많은 분석가들은 이란이 유가를 자극해 서방 지도자들을 흔들려고 허풍을 떨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협상이 재개됐을 때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그러나 서방의 추가 제재 이후 이란의 경제적 여건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압박을 받는 이란의 강성 지도자들이 미국의 보복을 부를지라도 강력한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할 가능성은 항상 있다. 어떤 경우든 호르무즈 해협은 2012년 국제적인 관심의 중심으로 남아있을 것이고, 이곳의 긴장이 완화되느냐 여부에 따라 전 세계 석유시장도 따라갈 것이다.
■ 남중국해
남중국해는 북쪽으로는 중국, 서쪽으로는 베트남, 동쪽으로는 필리핀, 남쪽으로는 부르나이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가가 점유한 보르네오 섬으로 둘러싸인 서태평양의 반(半) 폐쇄 지역이다. 이곳에는 또 남사군도와 서사군도라는 두 개의 커다란 무인도가 있다. 오랫동안 중요한 어업지대였던 남중국해는 한편으론 유럽·중동·아프리카와 동아시아 사이의 주요 무역로이기도 하다. 게다가 최근에는 남사군도와 서사군도 주변에 방대한 원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잠재적인 자원의 보고라는 중요성까지 부각됐다.
원유와 천연가스 매장층이 발견되면서 남중국해는 국제적 갈등의 중심이 됐다. 남중국해 인근의 모든 국가가 남중국해에 있는 몇몇 섬들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고 있으며, 중국은 군사력까지 사용할 수 있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자연스럽게 이는 다른 국가와의 갈등을 불러왔다. 이들 국가 중 몇몇은 미국과 밀접한 군사적 관계를 맺고 있다. 그 결과 중국과 다른 아세안(ASEAN) 회원국이 연루된 지역 문제로 시작된 문제가 세계에서 제일가는 두 강대국의 싸움이 되어가고 있다.
부르나이, 말레이시아, 베트남, 필리핀은 자신들의 주장에 힘을 싣기 위해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을 통해 움직이고 있으며, 이러한 다자적 접근이 중국과 일대일로 붙는 것보다 협상력을 키워줄 것이라고 믿는다. 그들은 중국이 모든 분쟁은 쌍무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여긴다. 때문에 다자 협상 테이블에서 그들의 경제력과 군사력이 더 견디기 쉽다고 판단했다. 과거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했던 미국은 이제 중국과 단체로 협상하려는 아세안 회원국들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은 즉시 미국에 개입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그는 미국의 어떤 움직임도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며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 결과 중국과 미국 사이에 설전이 벌어졌다. 2011년 7월 베이징(北京)을 방문한 마이크 멀린 미 합참의장은 군사 행동이 있을 수 있다고 은근히 협박했다. 멀린 의장은 "우리의 우려 중 하나는 계속 진행 중인 이 사건이 계산착오를 불러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을 초해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베트남, 필리핀과 남중국해에서 일련의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중국도 해상훈련으로 대응했다. 바다에서 '사건'이 벌어지는 완벽한 공식을 따르고 있는 것이다.
남중국해는 아시아를 주목하던 이들의 오랜 관심사였지만 국제적인 관심을 끈 것은 지난해 11월 오바마 대통령이 호주를 방문해 아시아·태평양에서 중국에 맞서기 위한 전략을 발표하면서부터다. 그는 호주 의회 연설에서 "우리의 강력한 군사력을 아태 지역에서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자원을 재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의 핵심은 남중국해에서의 '해상 안보' 확보일 것이다.
오바마는 또 호주 북부 다윈에 새로운 미군기지를 세운다고 발표하면서 인도네시아와 필리핀과의 군사적 관계도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5일 오바마가 국방부에서 국방전략 지침을 발표했을 때도 아태 지역의 군사 계획을 특별히 강조했다.
중국 역시 남중국해에서 증대되는 자국의 이해를 보호하기 위해 강경하게 나올 것이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물론 모른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 사태가 지나가면 남중국해는 사소한 실수나 도발이 더 큰 대립을 부르는 요충지가 될 것이다.
■ 카스피해
카스피해는 러시아, 이란, 과거 소련에 속했던 아제르바이잔,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에 의해 둘러싸인 내해(內海)다. 카스피해 가까이에는 과거 소련의 영토였던 아르메니아와 조지아(그루지야),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도 있다. 이 과거 사회주의 국가들은 모두 러시아로부터 자치권을 주장하면서 미국과 유럽연합(EU), 이란, 터키, 그리고 점점 중국과도 유대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이들 국가는 내부 분열이나 국경 분쟁에 연루돼 황폐화된 곳이다. 카스피해 지역이 세계의 가장 개발이 더딘 원유·천연가스 매장지역 중 하나라는 사실이 없더라도 잠재적인 갈등의 온상이 될 것이다.
카스피해가 자원의 보고로, 또 잠재적인 갈등 지역이 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19세기 후반 러시아 제국의 일부였던 바쿠(현재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지역은 석유 자원이 풍부해 전략적으로 중요한 곳이었다. 스탈린도 처음에는 이곳에서 유전 사업을 벌인 군대의 지도자로 악명을 떨쳤다. 독일의 히틀러도 1941년 소련을 침공했을 때 이 곳을 점령했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바쿠 지역의 유전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이 지역은 중요성을 상실했다. 그런데 현재는 카스피해 연안국과 카자흐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새로운 매장층이 발견됐다.
영국의 석유 메이저 회사 BP에 따르면 카스피해의 원유 매장량은 480억 배럴이며 천연가스는 449조 입방피트에 달한다. 천연가스는 북미와 남미의 모든 천연 가스 매장량을 합한 것보다 많으며 원유는 아시아 지역의 총 매장량보다도 많다. 하지만 이 모든 자원을 뽑아내 해외 시장에 파는 것은 엄청난 작업이다. 이 지역의 에너지산업 인프라는 매우 취약하고 다른 바다로 자원을 이동시킬 해상 루트도 없다. 때문에 모든 석유와 가스는 수송관이나 철도를 이용해 운반되어야 한다.
이 지역에 오랫동안 지배력을 행사했던 러시아는 카스피해 원유와 가스의 운송 루트에 대한 통제권을 얻으려 하고 있다. 소련 시절 이 지역 국가들과 러시아를 연결했던 수송관을 보수하거나 새로운 수송관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자원의 판매 독점권을 얻기 위해 '실력행사'(strong-arm tactic)라는 전통적인 외교술을 펼치는 한편, 과거 소련의 관료였던 이 지역 국가 지도자들이 카스피해를 이용해 자원을 러시아로 운송하게 만들기 위해 노골적으로 뇌물 공세를 펴고 있다. 필자의 저서 <부상하는 힘, 침몰하는 지구>(Rising Power, Shrinking Planet)에서 밝혔듯이 미국은 러시아 측 수송관을 대체할 수 있는 수송관 사업에 투자하겠다고 나섬으로써 러시아의 시도를 좌절시키려 하고 있다. 중국도 카스피해와 중국 서부를 연결하는 독자적인 수송관을 건설하고 있다.
이 모든 수송관들은 체첸 반군과 남오세티아 독립 문제같이 다양한 분쟁을 거치는 등 민족 갈등이 심한 국가들을 통과한다. 그 결과 미국과 중국은 자국의 군사력으로 이 수송관들을 보호하려고 한다. 과거 소련의 영토였던 곳에 미군이 들어선다는 공포로 러시아는 자국 군사력을 움직이면서 대응했고, 2008년 조지아에서의 전쟁을 유발했다.
카스피해 원유 및 천연가스의 중요성을 인식한 많은 에너지 기업들은 새로운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예를 들어 EU는 '나부코'(Nabucco)라 불리는 새 가스관을 아제르바이잔에서 터키를 거쳐 오스트리아로 연결시키기를 바라고 있다. 경쟁자인 러시아도 '사우스 스트림'(South Stream)이라 불리는 가스관 사업을 제안했다. 강대국간의 지정학적 이해가 얽힌 이러한 모든 노력들로 인해 카스피해 지역이 잠재적인 국제 위기와 갈등의 진원지로 남을 것임이 확실하다.
새로운 에너지 시대에 호르무즈 해협과 남중국해, 카스피해는 잠재적인 무력 충돌의 도화선이다. 중국과 일본이 해저 천연가스 매장층을 놓고 다투고 있는 동중국해는 또 다른 도화선이며, 대서양에서는 영국과 아르헨티나가 해저 원유 매장층이 발견된 포클랜드 제도를 놓고 자국의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 한 가지는 확실하다. 무력 충돌이 어느 곳에서 벌어지든, 2012년에 있을 위험은 석유 때문이다.
출처: 프레시안
서방과 이란의 대결 구도에서 원유가 '인질'이 된 격이지만 에너지 자원의 중요성이 점점 커져가는 상황에서 정반대의 해석도 가능하다. 지난해 군사력을 등에 업고 카다피를 제거한 리비아, 미군이 철수한 이라크 모두 원유에 군침을 흘리는 서방 석유 기업들이 들어선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란의 핵무기 개발에 대한 명확한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이란산 원유 금수에 나선 미국의 의도가 이란의 최대 원유 수출국인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분석도 있다.
국제 안보 및 에너지 전문가인 마이클 클레어 미 햄프셔대 교수는 10일(현지시간) <톰디스패치>에 기고한 칼럼에서 2012년에 부상할 주요 자원 지역에서 불거지는 갈등을 조망했다.
클레어 교수는 올해 주목해야할 잠재적 갈등 지역으로 호르무즈 해협과 남중국해, 카스피해 지역을 꼽았다. 인도양과 동아시아를 잇는 무역로인 남중국해는 아직 개발되지 않는 원유와 천연가스 매장층이 발견되면서 중국과 남아시아 국가 사이의 영유권 갈등을 불러온 상태다. 특히 재작년부터 미국이 남중국해 문제에 개입해 중국과 대결 구도를 조성하면서 강대국간의 충돌 우려까지 더하고 있다.
카스피해 역시 최근 막대한 자원이 새롭게 발견되면서 지리적 중요성이 더해가고 있다. 막대한 자원에 비해 산업 인프라가 취약한 카스피해 인근 국가들은 고질적인 민족 분쟁에 자원 개발을 노리고 러시아, 미국, 중국, 유럽 등이 각각 접근하면서 새로운 갈등을 형성하고 있다.
클레어 교수는 이러한 자원 요충지에서 경우에 따라 군사적 충돌을 부르는 공식을 강대국들이 따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에너지 자원은 점점 줄어들고 수요는 늘어나는 상황에서 강대국들 사이의 긴장도에 따라 시장이 움직일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다음은 이 칼럼의 주요 내용이다. <편집자> (☞원문 보기)
▲ 국제 우주정거장(ISS)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 ⓒAP=연합뉴스 |
2012년의 자원전쟁
에너지 자원의 요충지에서 발생한 하나의 사건이 지역 분쟁과 유혈 충돌, 유가 폭등을 불러 세계 경제를 위험에 빠트릴 불안한 세계에 온 것을 환영한다. 에너지 수요는 늘어나는 반면 공급은 감소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필수 자원에 대한 분쟁이 세계정세를 잠식하는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2012년 이후 에너지 문제와 국제 갈등은 더 긴밀하게 얽혀가고, 자원이 제약된 세계에서 핵심 자원 지역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져갈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새해 벽두부터 이미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면서 에너지 시장을 흔들고 있다. 페르시아만과 인도양을 잇는 호르무즈 해협은 스페인의 지브롤터 암벽이나 미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 같이 유명한 곳은 아니다. 그러나 에너지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계에서 이 해협은 지구상의 어느 곳보다 더 중요한 전략적 함의를 가질 것이다. 미 에너지부에 따르면 전 세계 하루 원유 공급량의 20%에 달하는 1700만 배럴 가량의 원유가 매일 이 해협을 통과한다.
이 때문이 지난달 이란의 한 고위 관료가 미국의 새로운 이란 제재안에 대한 대응으로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고 위협했을 때 유가는 즉각 상승했다. 미군은 해협이 봉쇄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하지만 안전한 원유 수송에 대한 우려, 또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 사이에서 끝없이 이어지는 위기에 대한 우려로 인해 에너지 전문가들은 몇 달 안에 고유가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세계 경제가 둔화되는 와중에 또 하나의 고민거리를 던져준 것이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만이 에너지 자원과 지정학적 문제가 혼합된 분쟁지대는 아니다. 남중국해와 카스피해 지역, 그리고 빙하가 점점 녹아가는 에너지의 보고(寶庫) 북극해를 보라. 이 모든 곳에서 각 나라들은 에너지 자원의 채굴과 수송 문제를 놓고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며 대립하고 있다.
다가올 몇 년 동안 자원 공급 지역과 수송관, 항구, 해로와 같은 수송로는 전 세계 전략 지형의 핵심이 될 것이다. 페르시아만과 같은 핵심 자원 지역은 위태로우면서도 중요한 곳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과 더불어 인도양과 남중국해 사이에 있는 말라카 해협, 그 밖에 자원 생산 지역과 해외 시장을 잇는 해상 교통로(SLOCs)도 중요해질 것이다. 미국과 러시아, 중국 등 강대국들은 이런 곳들을 무대로 싸우기 위해 군사력을 재배치할 것이다.
이러한 추세는 이미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이 지난 5일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의 유지'(Sustaining U.S. Global Leadership)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새로운 국방전략 지침에서 나타난다. 이번 국방전략 지침은 미 육군 및 해병 전력을 줄이는 반면 공군과 해군 역량을 강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특히 이 지침은 국제 에너지 및 무역망을 보호하고 통제하는 방향으로 짜여졌다. 비록 미국이 유럽과 중동 지역에 대한 역사적인 연계성을 재확인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미국의 군사력이 서태평양과 동아시아부터 인도양과 남아시아까지 확장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새로운 에너지 시대에서 자원의 생산 및 운송의 통제는 되풀이되는 국제 위기의 중심에 놓이게 될 것이다. 올해는 특히 세 곳을 눈여겨보라.
■ 호르무즈 해협
이란과 오만, 아랍에미리트 연합(UAE) 사이를 가르는 이 좁은 해협은 페르시아만의 산유국과 세계를 잇는 유일한 해상 루트다. 이란, 이라크, 쿠웨이트,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UAE가 뽑아내는 원유의 대부분이 유조선에 실려 매일 이 해협을 통과하며, 미 에너지부에 따르면 '석유와 관련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관문(chokepoint)'이다. 몇몇 분석가들은 이 해협을 통한 운송에 어떤 장애라도 발생한다면 세계 유가는 50% 이상 폭등하고 전 지구적 경기 후퇴와 불황을 불러올 것이라고 믿는다.
미국의 지도자들은 이 해협을 어떤 비용을 치러서라도 지켜내야 하는 곳으로 여겨왔다. 이러한 구상은 소련의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해 점령한 직후인 1980년 1월 지미 카터 당시 미 대통령의 연설에서 처음 나왔다. 그는 의회 연설에서 "(소련의 아프간 점령은) 소련 군사력이 인도양에 300마일 이내로 접근하고 호르무즈 해협에 가까워지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 해협은 전 세계 원유의 대부분이 흘러가야 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대응이 명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미국의 필수적인 이해관계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하고 "군사력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격퇴해야 한다"는 것이다.
카터 대통령이 이같은 '카터 독트린'을 발효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방어하기 위해 미 중부군사령부(CENTCOM)를 세운 뒤 걸프 지역에서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미국의 결정은 석유를 제약받지 않고 흐르게 하기 위함은 아니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를 분명히 했는데, 그는 만약 중부군사령부가 이라크에서처럼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철수한다 해도 걸프 지역에 있는 중부군사령부의 공·해군력은 감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이 미국을 시험대에 올릴 것 같다. 지난해 12월 27일 이란의 초대 대통령이었던 모하마드레자 라히미는 "만약 (미국이) 이란의 원유 수출에 제재를 가한다면 한 방울의 원유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다른 이란 고위 관료들도 비슷한 말을 했다. 게다가 이란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 동쪽 입구 인근의 아라비아해에서 해상훈련을 실시했다. 더 많은 군사 작전이 시행될 것이라고 한다. 비슷한 시기 이란군 사령관은 걸프 지역을 막 떠난 미 항모 존스테니스호가 돌아와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불길하게도 "이란은 경고를 반복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이란이 정말 해협을 봉쇄할까? 많은 분석가들은 이란이 유가를 자극해 서방 지도자들을 흔들려고 허풍을 떨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협상이 재개됐을 때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그러나 서방의 추가 제재 이후 이란의 경제적 여건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압박을 받는 이란의 강성 지도자들이 미국의 보복을 부를지라도 강력한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할 가능성은 항상 있다. 어떤 경우든 호르무즈 해협은 2012년 국제적인 관심의 중심으로 남아있을 것이고, 이곳의 긴장이 완화되느냐 여부에 따라 전 세계 석유시장도 따라갈 것이다.
■ 남중국해
남중국해는 북쪽으로는 중국, 서쪽으로는 베트남, 동쪽으로는 필리핀, 남쪽으로는 부르나이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가가 점유한 보르네오 섬으로 둘러싸인 서태평양의 반(半) 폐쇄 지역이다. 이곳에는 또 남사군도와 서사군도라는 두 개의 커다란 무인도가 있다. 오랫동안 중요한 어업지대였던 남중국해는 한편으론 유럽·중동·아프리카와 동아시아 사이의 주요 무역로이기도 하다. 게다가 최근에는 남사군도와 서사군도 주변에 방대한 원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잠재적인 자원의 보고라는 중요성까지 부각됐다.
원유와 천연가스 매장층이 발견되면서 남중국해는 국제적 갈등의 중심이 됐다. 남중국해 인근의 모든 국가가 남중국해에 있는 몇몇 섬들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고 있으며, 중국은 군사력까지 사용할 수 있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자연스럽게 이는 다른 국가와의 갈등을 불러왔다. 이들 국가 중 몇몇은 미국과 밀접한 군사적 관계를 맺고 있다. 그 결과 중국과 다른 아세안(ASEAN) 회원국이 연루된 지역 문제로 시작된 문제가 세계에서 제일가는 두 강대국의 싸움이 되어가고 있다.
부르나이, 말레이시아, 베트남, 필리핀은 자신들의 주장에 힘을 싣기 위해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을 통해 움직이고 있으며, 이러한 다자적 접근이 중국과 일대일로 붙는 것보다 협상력을 키워줄 것이라고 믿는다. 그들은 중국이 모든 분쟁은 쌍무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여긴다. 때문에 다자 협상 테이블에서 그들의 경제력과 군사력이 더 견디기 쉽다고 판단했다. 과거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했던 미국은 이제 중국과 단체로 협상하려는 아세안 회원국들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은 즉시 미국에 개입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그는 미국의 어떤 움직임도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며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 결과 중국과 미국 사이에 설전이 벌어졌다. 2011년 7월 베이징(北京)을 방문한 마이크 멀린 미 합참의장은 군사 행동이 있을 수 있다고 은근히 협박했다. 멀린 의장은 "우리의 우려 중 하나는 계속 진행 중인 이 사건이 계산착오를 불러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을 초해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베트남, 필리핀과 남중국해에서 일련의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중국도 해상훈련으로 대응했다. 바다에서 '사건'이 벌어지는 완벽한 공식을 따르고 있는 것이다.
남중국해는 아시아를 주목하던 이들의 오랜 관심사였지만 국제적인 관심을 끈 것은 지난해 11월 오바마 대통령이 호주를 방문해 아시아·태평양에서 중국에 맞서기 위한 전략을 발표하면서부터다. 그는 호주 의회 연설에서 "우리의 강력한 군사력을 아태 지역에서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자원을 재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의 핵심은 남중국해에서의 '해상 안보' 확보일 것이다.
오바마는 또 호주 북부 다윈에 새로운 미군기지를 세운다고 발표하면서 인도네시아와 필리핀과의 군사적 관계도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5일 오바마가 국방부에서 국방전략 지침을 발표했을 때도 아태 지역의 군사 계획을 특별히 강조했다.
중국 역시 남중국해에서 증대되는 자국의 이해를 보호하기 위해 강경하게 나올 것이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물론 모른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 사태가 지나가면 남중국해는 사소한 실수나 도발이 더 큰 대립을 부르는 요충지가 될 것이다.
■ 카스피해
카스피해는 러시아, 이란, 과거 소련에 속했던 아제르바이잔,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에 의해 둘러싸인 내해(內海)다. 카스피해 가까이에는 과거 소련의 영토였던 아르메니아와 조지아(그루지야),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도 있다. 이 과거 사회주의 국가들은 모두 러시아로부터 자치권을 주장하면서 미국과 유럽연합(EU), 이란, 터키, 그리고 점점 중국과도 유대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이들 국가는 내부 분열이나 국경 분쟁에 연루돼 황폐화된 곳이다. 카스피해 지역이 세계의 가장 개발이 더딘 원유·천연가스 매장지역 중 하나라는 사실이 없더라도 잠재적인 갈등의 온상이 될 것이다.
카스피해가 자원의 보고로, 또 잠재적인 갈등 지역이 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19세기 후반 러시아 제국의 일부였던 바쿠(현재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지역은 석유 자원이 풍부해 전략적으로 중요한 곳이었다. 스탈린도 처음에는 이곳에서 유전 사업을 벌인 군대의 지도자로 악명을 떨쳤다. 독일의 히틀러도 1941년 소련을 침공했을 때 이 곳을 점령했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바쿠 지역의 유전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이 지역은 중요성을 상실했다. 그런데 현재는 카스피해 연안국과 카자흐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새로운 매장층이 발견됐다.
영국의 석유 메이저 회사 BP에 따르면 카스피해의 원유 매장량은 480억 배럴이며 천연가스는 449조 입방피트에 달한다. 천연가스는 북미와 남미의 모든 천연 가스 매장량을 합한 것보다 많으며 원유는 아시아 지역의 총 매장량보다도 많다. 하지만 이 모든 자원을 뽑아내 해외 시장에 파는 것은 엄청난 작업이다. 이 지역의 에너지산업 인프라는 매우 취약하고 다른 바다로 자원을 이동시킬 해상 루트도 없다. 때문에 모든 석유와 가스는 수송관이나 철도를 이용해 운반되어야 한다.
이 지역에 오랫동안 지배력을 행사했던 러시아는 카스피해 원유와 가스의 운송 루트에 대한 통제권을 얻으려 하고 있다. 소련 시절 이 지역 국가들과 러시아를 연결했던 수송관을 보수하거나 새로운 수송관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자원의 판매 독점권을 얻기 위해 '실력행사'(strong-arm tactic)라는 전통적인 외교술을 펼치는 한편, 과거 소련의 관료였던 이 지역 국가 지도자들이 카스피해를 이용해 자원을 러시아로 운송하게 만들기 위해 노골적으로 뇌물 공세를 펴고 있다. 필자의 저서 <부상하는 힘, 침몰하는 지구>(Rising Power, Shrinking Planet)에서 밝혔듯이 미국은 러시아 측 수송관을 대체할 수 있는 수송관 사업에 투자하겠다고 나섬으로써 러시아의 시도를 좌절시키려 하고 있다. 중국도 카스피해와 중국 서부를 연결하는 독자적인 수송관을 건설하고 있다.
이 모든 수송관들은 체첸 반군과 남오세티아 독립 문제같이 다양한 분쟁을 거치는 등 민족 갈등이 심한 국가들을 통과한다. 그 결과 미국과 중국은 자국의 군사력으로 이 수송관들을 보호하려고 한다. 과거 소련의 영토였던 곳에 미군이 들어선다는 공포로 러시아는 자국 군사력을 움직이면서 대응했고, 2008년 조지아에서의 전쟁을 유발했다.
카스피해 원유 및 천연가스의 중요성을 인식한 많은 에너지 기업들은 새로운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예를 들어 EU는 '나부코'(Nabucco)라 불리는 새 가스관을 아제르바이잔에서 터키를 거쳐 오스트리아로 연결시키기를 바라고 있다. 경쟁자인 러시아도 '사우스 스트림'(South Stream)이라 불리는 가스관 사업을 제안했다. 강대국간의 지정학적 이해가 얽힌 이러한 모든 노력들로 인해 카스피해 지역이 잠재적인 국제 위기와 갈등의 진원지로 남을 것임이 확실하다.
새로운 에너지 시대에 호르무즈 해협과 남중국해, 카스피해는 잠재적인 무력 충돌의 도화선이다. 중국과 일본이 해저 천연가스 매장층을 놓고 다투고 있는 동중국해는 또 다른 도화선이며, 대서양에서는 영국과 아르헨티나가 해저 원유 매장층이 발견된 포클랜드 제도를 놓고 자국의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 한 가지는 확실하다. 무력 충돌이 어느 곳에서 벌어지든, 2012년에 있을 위험은 석유 때문이다.
출처: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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