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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헤집어 놓은 미국, 오합지졸에 떠넘기고 발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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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제이엘 작성일 12-01-09 13:48 조회 2,67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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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말까지 아프가니스탄에서 모든 전투 병력을 철수시키겠다는 미국의 계획이 암초를 만났다. 미군 철수 후 아프간의 치안을 담당할 현지 경찰의 능력 때문이다. 미군은 '괜찮다, 맡길 만하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는 반면 영국과 독일 등 주요 동맹국들과 인권단체는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8일(현지시간) 아프간 농촌 지역에서 안보를 책임질 준군사조직 '아프간 지역경찰'(ALP)의 역할을 둘러싸고 미국과 동맹국들 간의 이견이 심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프간 정규군의 회색 유니폼 대신 갈색 유니폼을 입는 ALP는 정규 경찰관 봉급의 60%를 받으며 체포권도 없어서 경찰이라기보다는 경찰 보조원에 가깝다. ALP는 '슈라'라고 불리는 아프간의 지역·부족 공동체에 기반한 조직으로 40시간의 훈련을 받고 임무에 투입된다. 이들은 아프간 전역에 걸쳐 150개 조직으로 편성되며 각 조직 당 10여 명의 미군 특수부대 '그린베레' 요원이나 영국 해병대원들이 교관 역할을 맡고 있다.

미국은 발족한지 1년이 지난 ALP를 2013년 말까지 현재의 9800명에서 3만 명으로 늘려 지역 안보의 일익을 담당케 한다는 계획이다. 경무장 병력인 이들로 하여금 자신의 마을을 경비하게 하며 이로써 탈레반의 준동을 억제한다는 것이 미군의 구상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미군 사령관들은 이를 '출구전략'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존 앨런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 겸 국제안보지원군(ISAF) 사령관은 최근 인터뷰에서 아프간의 격전지 중 하나인 헬만드주(州)의 안보를 유지하는데 ALP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헬만드주에는 현재 2만 명의 미 해병대 병력이 주둔하고 있지만 이 중에서 1만4000명은 올해 중반까지 철수가 예정돼 있다. 충분한 수의 아프간 정규군과 경찰이 파견될 때까지는 6000명의 미 해병대 잔여 병력과 9000명의 영국군, 그루지야군과 덴마크군이 헬만드를 지켜야 한다.

알렌 사령관은 "(헬만드에서) ALP는 중요한 요소가 됐다"면서 "지역 공동체에서 동원된 ALP는 지상을 장악해 안정화시킬 것이며, 이로써 ISAF와 아프간 정규군을 다른 곳에 투입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 수뇌부는 특히 예산이 축소되면서 상대적으로 싼 전력인 ALP를 장기적 안보 자원으로 간주하며 기대를 걸고 있다. 윌리엄 맥레이븐 미군 특수작전사령관(해군 중장)은 2015년 이후까지 ALP를 지속적으로 강화한다는 계획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아프가니스탄 서부 고르주(州)에서 나토의 국제안보지원군(ISAF)로부터 치안권을 이양받는 행사를 치르고 있는 아프간 경찰. 그러나 아프간 대부분 지역은 충분한 경찰 및 군 병력을 배치할 수 없어 안보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AP=연합뉴스

그러나 영국은 불신을 표하고 있다. 영국 정부가 미심쩍어 하는 것은 ALP의 역량이다. 앨런 사령관의 전임자인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미군 사령관마저 ALP에 대해 "AK-47 소총으로 무장한 마을 방범대원들"이라고 혹평한 적도 있다.

영국군 사령관들은 헬만드에 주둔하는 미 해병대 병력의 절반 이상이 철군하는 올 여름이 지나면 더 줄어든 병력으로 같은 넓이의 지역을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일부 영국군 장교들은 자신들이 미군 병력의 공백을 '떠맡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겨우 40시간 훈련을 받은 현지 경찰 보조원들이 탈레반의 역습을 막을 수 있겠느냐고 걱정하기도 한다.

아프간 북부에 주둔하고 있는 ISAF 소속의 독일군 장교들도 ALP에 대한 우려를 숨기지 않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관할구역 내에 있는 ALP 병력들이 지역민들을 약탈하는 군벌 세력과 분간이 안 된다고 불평한다.

한 독일군 장교는 "ALP에 대해 언짢은 심정"이라며 "(ALP는) 반쯤은 공식적이지만 반쯤은 공식적이지 않은 조직이고 통제하기가 쉽지 않다. 우리가 발견한 문제는 안보 영역에 너무 많은 행위자들이 있다는 것이며 이들이 각각의 의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나아가 일부 독일군들은 미군이 떠나면 이들 조직이 통제불능 상태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이들은 ALP가 공식적으로는 아프간 내무부 산하지만 실제로 이들에게 봉급을 주고 통제하는 것은 미군이라면서 미군이 철수하고 나면 ALP는 군벌, 탈레반, 마약상인 등 돈을 지불하는 누구에게라도 투항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인권단체들은 ALP의 인권침해와 부패 등의 행동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ALP의 권한 남용 전력을 지적하면서 오바마 행정부에 ALP 조직 확대 계획을 재고할 것을 촉구했다. 실제로 ISAF도 지난달 ALP의 행동에 대해 조사를 벌인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아프간 정부에 ALP를 없애지 못하도록 압력을 넣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HRW 아시아국장인 브래드 아담스는 "ALP는 미군 철수의 주요 토대"라며 "(이는) 아프간 정규군을 제때 훈련시키고 장비를 갖춰줄 수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아담스 국장은 "미국은 사람들을 훈련도 거의 안 시키고 아프간에서 가장 맹렬한 전투가 일어나는 곳으로 밀어넣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담스는 나아가 ALP가 본래의 성격을 넘어서서 무장 군사조직의 성격을 띠게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ALP는 중화기로 무장할 수 없게 돼있어 군사적 점령 등의 임무를 수행하기에 적합한 조직이 아니다"면서 "그러나 만약 그들이 그런 종류의 임무도 할 수 있는 조직이 된다면 그들은 또 하나의 무장집단이 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철군 시한인 2014년이 다가오면서 논란은 점차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서방의 한 고위 외교관은 신문에 "아프간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이냐 비관적이냐 하는 것은 당신이 ALP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곽재훈

출처: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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