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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철 김포 천안함 강연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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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1,938회 작성일 10-10-11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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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그 소름 끼치는 진실 앞에서
신상철 김포 천안함 강연 후기

(서프라이즈 / 누리아빠 / 2010-10-10)


“이미 정부의 공식발표까지 났는데 웬 강연이에요?”

원마트 앞 사거리에서 천안함 강연 홍보 전단지를 나누어 주는데 한 시민이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어떤 시민은 다가와서 전단지를 보여달라며 오히려 더 관심을 표한다. 정부라는 것은 과연 우리에게 무슨 의미와 권위가 있을까? ‘정부발표’라는 말에 신뢰를 보내는 그 시민 앞에서 ‘깨어있는 시민’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절감하게 된다.

과연 사람들이 얼마나 모일까? 강연회는 다소 지루한 형식이다. 게다가 접경지역인 김포 한복판이다. 천안함이라는 민감한 사안을 갖고 보수적 정서가 강하다는 김포에서 시도하는 강연회에 대한 부담감이 만만치 않았다.

민주당과 참여당 지역위원회가 공동주최하고, 참여정치 아카데미가(이하 참정) 주관하는 행사다. ‘참정’이라는 단체가 시민들에게 생소할지 모르겠다. 얼마 전에 자발적으로 시민들이 모여서 만든 건강한 생활정치 운동을 표방하는 김포지역의 시민정치 운동단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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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7일 오후 7시 30분, 김포시민회관 3층 다목적실.

천안함 희생 장병에 대한 묵념을 한 뒤 신상철 씨의 차분하면서도 확신에 찬 강연이 시작되었다. 네티즌에게는 ‘독고탁’이라는 필명으로 더 유명한 사람이다. 정치분야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독보적 웹진인 서프라이즈의 대표이기도 하다. 해양대학을 졸업했다. 백령도 인근 해역 등에서 해군장교로 복무하기도 했다. 그러기에 대한민국 해군출신이라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가 이번 사건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이러한 경력이 톡톡히 한몫했다.

더구나 전역 후엔 대형 선박사에서 선박건조를 감독관리하는 전문적 업무를 수행한 탓에 군함 등을 비롯한 선박 구조에 일가견이 있다. 천안함 사건 직후 민주당 인사들의 요청으로 사건정황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브리핑하게 된 것이 민주당 추천으로 합동 조사단에 민간위원으로 결합하게 된 인연이 되었다 한다.

이때부터 그의 진실을 향한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그의 천안함 진실게임의 의욕을 부추긴 것은 그 누구도 아닌 합조단으로 대표되는 장부 당국과 군 당국이었다는 것이다. 계속되는 말 번복과 앞뒤가 안 맞는 발표들, 급기야는 전 국민과 세계를 기만하는 허위 앞에서 그냥 주저앉아 버리기엔 내부의 양심이 그를 놔두지 않는듯했다. 더구나 그는 지금 군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고발 기소되어 합의부에 배당된 재판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천안함 사건은 분명 특이한 사건이다. 더구나 서해 백령도 인근 해상이라는 정치 군사적으로 민감한 지역에서 일어난 대형사건이다. 당연히 이 사건에 대한 접근방식은 최대한 냉정하고 과학적으로 접근했어야 했다. 더불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다가서야 했다. ‘북한의 소행’이라는 선험적인 특정 결론을 정해놓고 거기에 유도시키기 위한 접근은 이 사건에 대한 객관적 과학적 규명을 가로막는 최대장애 요인이다. 안타깝게도 군 당국과 합조단은 발생 초기부터 이 사건에 대한 접근방식을 후자 쪽으로 결정해놓고 모든 사실을 거기에 꿰어맞추는 작업을 한듯했다.

사건 직후부터 당국의 발표는 우왕좌왕 횡설수설의 연속이었다. 그러는 사이 일부 언론에서 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발표했던 ‘좌초’이야기는 슬그머니 사라지고 시간이 지나면서 ‘북과의 연관성’으로 초점을 맞추어가는 이야기들이 강조되기 시작하였다. 그 절정의 순간은 파란색 매직으로 쓰인 ‘1번 어뢰’였다.

신상철 씨는 북한산이라 불리는 1번 어뢰의 비접촉 타격에 의한 침몰설을 거의 코미디 수준의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했다. 미국을 비롯한 한두 개 국가만이 가진 것으로 알려진 버불제트를 일으키는 어뢰제작 기술을 북한이 갖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의문이라는 것이다. 거기에다 생존자들이 고막파열 등 당연히 생겨야 할 부상이 없는 점, 1백 미터 이상으로 치솟는 물기둥이 없었던 점, 이 시기 백령도 일대에 집중적으로 출몰하는 까나리들의 어뢰충격으로 인한 집단폐사가 없었다는 점 등 의문이 한둘이 아니다.

반면에 군 당국이 이러한 의문제기에 해명하는 내용들은 궁색하기만 하다. 물기둥에 대한 사례로 유일한 증언인 백령도 초병의 목격담은 사건발생 장소와 방향이 다른 지점이다. 해당 초병은 지금도 그 방향에 대해 증언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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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철 씨는 그간 군 당국의 발표자료와 방송 신문의 보도자료를 꼼꼼히 분석하여서 번복되는 해명, 논리의 일관성이 결여된 틈새를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그리고 내놓은 결론은 작전수행도중 모래톱 좌초 후 이동하다 또 다른 해상물체와 충돌 후 침몰한 1,2차 연속사고를 가설로 내놓았다. 1차 사고인 좌초의 증거로는 배 밑바닥 쓸림 흔적과 스크루의 휘어진 부분을 근거로 내세웠다.

해상물체와의 충돌인 2차사고의 대상으로는 당시 한미 해상 합동군사훈련의 주축인 미군 측 잠수함을 유력하게 거론했다. 사건 직후 스티븐스 주한미국 대사가 백령도 해역을 직접 방문했다. 미 대사가 목적을 비밀에 부친 채 이 지역을 방문한 것은 유례없는 일이다. 당시 미국 공관에 조기가 게양됐다. KBS를 비롯한 방송 3사 뉴스에 보도된 미군헬기의 바닷속 물체 인양 사진도 제시되었다. 당시 미군헬기는 건져 올린 물체를 인근 독도함이나 해군작전본부가 아닌 ‘남쪽 어디론가’ 싣고 갔다고 뉴스는 보도하고 있다.

KBS는 4월 7일 9시 뉴스에서 ‘의문의 제3부표’라는 제목으로 특집방송을 하였고 한국의 몇몇 신문과 잡지에서 또 이 내용을 보도하였던 사실도 거론되었다. 이 사안의 한복판에 해저구조작업 도중 숨진 한주호 준위의 잠수지점이 놓여 있다. 소위 ‘제3의 부표’ 논란을 일으킨 해당 지점은 천안함 함수 함미 각각의 발견지점과 동떨어진 곳으로 해저에 가라앉아 있는 또 다른 선박에 대한 증언이 나왔다 들어가 버렸다.

무엇보다 의문인 것은 천안함 침몰 후 발견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백령도 해역의 수심은 얕은 해저지형이다. 소형어선의 어군탐지기로 인근을 훑으면 천안함 같은 대형물체는 금방 찾을 수 있는 지형이다. 수색군함이 아닌 구조를 돕던 민간 어선이 천안함 함미를 발견했다는 사실은 많은 것을 상징한다. 신상철 씨는 천안함을 발견 못 한 것이 아니라 발견 안 한 것이라고 말한다. 미 해군 등의 사고처리가 끝날 때까지 의도적으로 방치해두었다는 것이다. 마음만 먹으면 민간어선으로도 금방 발견할 수 있는 선체를 한참이 지나서야 호들갑 떨며 인양하면서 국민들의 눈과 귀를 다른 곳으로 돌리려 했다는 것이다.

두 시간을 훌쩍 넘긴 강의를 들으며 실내는 엄청난 사실에 팽팽한 긴장이 감돌았다. 100여 명에 달하는 시민들은 구체적 근거를 제시하며 조목조목 따져 들어가는 신상철 씨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놓치지 않으려는 듯 눈과 귀가 온통 그의 발언에 집중되었다. 긴 시간의 강연이 끝났음에도 질문이 이어졌고 그 열기는 강연자도 동석한 뒤풀이 자리에서 자정 가까이 계속되었다. 인터넷 방송 커널뉴스에서는 현장 생중계도 했다.

현재 신상철 씨는 해군의 명예를 훼손시켰다고 기소된 상태다. 젊은 날 복무하면서 열정을 불태웠던 해군에 대한 그의 자부심은 여전히 대단했다. 그는 해군의 명예를 실추시킨 사람들은 군 수뇌부와 장부 당국이라고 강하게 말했다. 대한민국 해군이 그렇게 한방에 뚫리고 무너져 버릴 정도로 허약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정권의 안보 장사용으로 해군의 명예가 팔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확신이 강하게 뿜어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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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인 사건이다.

러시아는 최종 보고서를 공개할 수 없다면서도 ‘좌초사실’ 등 북한 공격설을 부인하는 이야기들을 흘리면서 외교적 위상 과시에 이 사건을 이용하고 있다. 천안함 사건으로 가장 이득을 본 나라는 미국이다. 오키나와 후텐마 미군기지를 유지했을 뿐 아니라 이 기지의 철거를 추진했던 일본 내각의 교체까지 이끌어냈다. 뿐만 아니라 한국의 대이란 제재 동참을 이끌어내는 외교적 성과까지 챙겨갔다. 한때 위축되는가 싶던 일본 내 우익 강경파들의 입지가 넓어진 것도 주목할 현상이다. 중국은 북한을 더욱 자국 영향권 아래 깊숙이 끌어들이며 미국 못지 않은 위상을 과시하고 있다. 북한 역시 후계구도 강화 등 내부 결속력을 다져야 하는 상황에서 외부적 긴장감이 싫지는 않은 모습이다.

문제는 남한이다. 자국 해군의 허술함을 세계만방에 공식인증 해달라고 호소했다가 유엔을 비롯한 어디에도 공신력 있는 입장표명을 못 끌어낸 외교적 추태는 말할 것도 없다. 대이란 제재에 동참함으로써 초래한 경제적 불이익, 막대한 양의 미국 무기 구매 등을 비롯해 참여정부 당시 다져 놓았던 동북아 균형추 역할의 상실 등 그 후유증이 이만저만 아니다.

하지만 더욱 큰 문제는 국민들이 정부의 발표를 근본에서부터 불신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소가 9월 7일 발표한 ‘2010 통일의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 의 67%가 정부의 천안함 발표를 신뢰 못한다는 내용이 나왔다.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는 러시아의 조사결과가 발표되면 MB 정권에 타격이 예상되며 미국 또한 곤란한 처지에 빠지게 될 것이라는 발언으로 국내외 정가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천안함에 대한 진실규명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신상철 씨는 말했다. 그의 외로운 싸움에 더없는 힘이 되는 것은 정치인도 시민사회 단체도 언론인도 아니다. 바로 네티즌들이다. 정부 발표가 나올 때마다, 혹은 소위 관변 전문가 그룹들이 정부의 발표를 뒷받침하는 발언을 할 때마다 오히려 그 발언을 구체적으로 반박하며 실체적 접근에 대한 자료를 더욱 풍부히 한 우군은 바로 네티즌들이었다. 제3의 부표를 보도한 KBS 뉴스에 대해 방송 심의위가 ‘의견제시’라는 낮은 수위의 결정을 내린 회의록이 최근 공개된 것도 한 네티즌에 의한 것이었다.

“80년 5.18 당시 인터넷이 있었더라면 광주가 그렇게 고립되는 일도 없었을 것이고 양상도 달라졌을 것이다. 지금 우리에겐 인터넷이라는 무기가 있다. 이를 바탕으로 천안함에 관한 모든 의혹이 벗겨지고 진실이 제대로 규명되는 순간까지 우리는 깨어있는 시민의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참여당 지역 위원장 자격으로 강연 시작 전 마이크를 잡고 서두에 했던 인사말이 떠오른다.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는 봉하마을 노무현 묘역의 문구가 눈앞을 스쳐 지나간다.

 

누리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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