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첫 촛불집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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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영남 지방에서 서울로 상경해 대한문 촛불 집회에 참가한 30대 여성입니다.
새벽부터 일어나서 서울에 올라가 개인적으로 몸이 좀 좋지 않아 서울에 있는 병원 진료를 받아서 약 처방을 받고, 그래서 민주당 앞에서 시위하는 분들을 찾아 뵙지 못했어요.
제가 대한문에 도착한 시간이 거의 오후 4시 50분쯤 되더군요.
처음으로 촛불 집회에 참가했는데, 다행히 그날 날씨가 많이 춥지 않고, 바람도 많이 불지 않아서
손전등 대신 촛불을 들고 수개표 요구 집회를 할 수 있었어요.
이번에 부정선거관련 집회에 참여하면서 참 많은 걸 깨달았어요.
역시 직접적인 경험과 참여가 중요하다는 걸 느낍니다.
비록 앞에 나서서 마이크를 잡고 제가 말하고 싶은 걸 말하지 못했지만, 여기 인터넷에 글로 대신합니다.
우선 현장에서 들었던 부정선거 의혹 제가 몰랐던 부분들과 다른 분들이 알고 있는 사항에 대해 알게된 것이 많았습니다.
아고라 여기는 많이 좁다고 홍보가 중요하다고 말씀하신 분의 말이 맞더군요.
저도 나름대로 인터넷에서 정보를 얻고 있지만, 그것도 역시 부족하다는 느낌이었어요.
우선 제가 현장에서 들었던 부정 선거에 대한 말들은 굉장히 치밀하고 광범위했다는 겁니다.
첫째, 방송 3사가 개표한 방송은 생방송이 아니라 녹화방송이라는 것
둘째, 국정원 직원의 선거개입 사건은 박근혜 지지율을 상승시키는 선거조작사건과 연루된 점.
셋째, 조선일보에서도 문재인이 출구조사에서 이겼다고 주장했던 점.
넷째, 서울 시장 선거, 오세훈 vs 한명숙 이때부터 강남을에서 선거조작 사건 (투표함 관리 부실 등등) 이 있었다는 점.
다섯째, 개표소 참관인의 목격자에 따르면, 한 여성가방에서 뭔가를 꺼내는데 주변의 눈치를 살폈고, 휴대폰도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는 사실은 투표를 바꿔치기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많고, 개표수를 조작할 가능성이 농후해 개표소의 현장 감시가 허술하다는 점.
여섯째, 50대-60대가 박근혜를 무조건 찍은게 아니라, 조작된 것이라는 점.
이번 선거에서 50대분들과 노인분들이 더 화가 나있었습니다. 새누리당이 언론을 장악했는데, 저도 처음에는50대분들의 90% 투표율 때문이라는 말을 믿었다가 아차 아니구나 나도 속았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회 참여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의 말들을 들으면서 놀라기도 하고 유머감각있는 분들 덕분에 웃음이 나기도 하고 정말 보람된 시간이었습니다. 중국에서 온 분, 20대 여자 대학생 페미니스트, 최초 여성대통령이 되고 싶어했던 여성, 새누리당사 앞에서 1인 시위하는 춘몽님, 대전에서 온 분, 강원도에서 온 분, 68세 노인분, 한영수 김필원님,이준길 변호사님, 아프리카 방송 운영진님 등등 너무나 다양한 분들이 마이크를 잡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 마음껏 할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수개표를 요구하는 말과 민주당, 새누리당의 대한 비판, 그리고 박근혜에 대한 자질 문제, 이명박 정권의 문제 등등 총체적인 한국 정치와 정치인들, 그리고 선거 체제에 대한 문제가 시민들 사이에서 얘기가 나오면서 이게 진정한 풀뿌리 시민 민주주의의 시작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분들의 얘기를 들으면서 조용히 응원해주고, 귀담아 들어주는 많은 참여자들, 특히 어린이들과 함께 참여한 부모님들을 보면서 참 감동했구요. 계속 2시간 이상 서 있으니까 저도 발이 시렵더군요. 근데 춥다고 힘들어하는 어린이들도 집회에 참여하는데, 저도 추위를 참게 되더라구요. 그리고 집회를 운영해주신 닉네임의 freedom님이 초코파이를 사람들에게 전해주는데, 참 마음까지 따뜻해지더군요. 가을향기님도 오셨더군요.
그리고 아고라 글에서 경찰이 안보였다고 하는데, 저는 경찰들을 봤습니다. 제가 대한문 입구쪽에 서 있었는데, 교통정리 수사대라는 경찰차가 서 있다가 경찰들 몇 명이 교통 정리하는 모습 보였고, 경찰의 보스 포스가 나는 사복을 입은 경찰윗대가리(?) 3-4명과 경찰복을 입은 말단 경찰들이 집회 현장을 둘러보고 지나가는 걸 봤습니다.집회 참여자들이 평화롭게 집회를 하고, 이슈화되기를 꺼려해서 경찰을 많이 풀지 않은 듯 한데, 분명히 경찰들은 경계하는 듯 했습니다. 이런 집회를 계속하면 정치인들도 부담감과 위기감을 분명히 느낄 것입니다. 반드시 계속 집회를 해야합니다.
마지막으로 모순을 느끼는게, 대한문 앞에서는 수개표 요구를 하면서 한국 미래와 정치를 걱정하는 목소리를 높이는데, 반대편 서울 시청 앞에서는 스케이트를 타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버스와 차가 지나가는 도로를 가로질러 서 있는 초고층 빌딩과 서울 시청 앞에서 노는 사람들과 너무나 대조적으로 덕수궁 앞에서 시위하는 쌍용차 노조들의 천막농성과 대한문 열사 추모제, 그리고 수개표 청원 촛불 집회를 보면서 앞으로도 좀더 사회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구요. 이 집회에서 선거인소송단도 모집했어요. 저는 집회를 나오면서 또 인도인이 어린이를 돕는다며 모금 활동하고 있고, 지하철에서는 시각장애인이 모금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또 마음이 울적했습니다. 늦은 밤에 지방으로 내려가는 버스안에서 보고 싶지 않던 KBS 뉴스를 보게 되었는데, 박근혜 인선위가 내일(오늘) 출범한다는 보도를 보면서 마음이 서글펐습니다. SBS에서는 짤막하게 대한문 촛불 시위를 했다는 기사를 인터넷으로 읽었는데, 그래도 언론이 눈을 닫고 있으니 많은 분들이 아직도 부정선거의 심각성을 잘 모르는 듯 합니다. 평일 오후 7시에 민주당사에서 촛불 집회하고 다음 주 토요일 5시에도 대한문 촛불집회를 또 한다고 하니 많은 분들이 참여해줬음 좋겠습니다.
대한문 촛불 집회: 다른 분이 잘 찍었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r-NmU1qVE3I
저도 미흡하지만 짧은 동영상을 몇개 올렸습니다.
2012. 12. 19. Post Election Protest in South Korea
https://www.youtube.com/watch?v=-FUr3Z-mT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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