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바꾼 바다의 싸움(2)// 태평양의 한산도대첩, 미드웨이 해전(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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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VS 실제 2
미드웨이 해전사들은 대개 당시 일본항모의 갑판에 출격을 준비중인 함재기들이 있
었고 폭탄이 떨어지자 함재기에 장착된 어뢰와 폭탄과 연료가 유폭을 일으켜 일본항모
들이 순식간에 불덩어리가 되고 말았다라고 기술하고 있지만 이는 항모의 운영논리와
당시 실제상황 기록들을 제대로 살펴보지 않은 착오이며 후지다 중좌의 다소 낭만적인
윤색을 그대로 차용해 서구 대부분의 학자들이 무턱대고 인용해 생긴 전설에 불과하다.
당시 일본 항모들은 10시 10분에도 요크타운 뇌격대와 전투기를 요격하기 위해 계속
전투기들을 출격시켜야 했고 또 연이어 탄약과 연료가 떨어진 제로전투기를 수용해야만
했다. 통상 대규모 공격대를 출격시키려면 항모갑판의 후부에서부터 차곡차곡 함재기
들을 주기시켜야 하는데, 이럴 경우 직사각형의 비행갑판을 가진 당시 항모(오늘날은
이런 불편을 해소하여 앵글드 데크라는 형태로 전환됨, 현재 미항모들의 모습을 떠올
리시면 됨)에서 착함은 전혀 불가능해진다. 나구모 기동부대는 폭장을 교체한 후, 단
한번도 2차 공격대를 갑판에 올려볼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또한 이 분석은 3척의
항모를 공격했던 미 해군 급강하폭격대원들의 증언과도 일치한다. 급박한 순간이기는
했으나, 공격에 참가했던 파일럿과 후방사수들 중 대규모 공격대가 후부 갑판에 주기
된 채 항행 중이던 일본항모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결론적으로 미 급강하 폭격
기들이 결정적인 맹타를 퍼붓던 운명의 5분당시 일본항모의 갑판에는 사실상 아무것
도 없이 깨끗했었다(소류와 아카기에서는 소수의 CAP전투기가 대기 중이었고 10시 25
분 기함 아카기는 마지막이 될 CAP출격을 진행시켰으나, 갑판 대폭발을 일으킬 엄청난
수의 공격대는 분명 아니었다)
가장 완벽했던 급강하
가가가 폭탄에 피격되던 당시, 소류는 여전히 북서쪽으로 항진 중이었다. 흐트러진
기동부대의 대형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했던 소류의 주변에는 CAP를 맡아줄 제로전투
기가 전혀 없었다. 전투기들의 시선이 온통 요크타운 공격대에 쏠렸기 때문이다.
이런 상태에서 함대를 선도해야 하는 입장이 된 소류의 함교에서는 묘한 불안감이
감돌았다. 당시 일본 항모에는 레이다가 전혀 없었고 대공경계는 오직 함교의 육안
관측과 주변 호위함 혹은 정찰기들의 무선 혹은 발광신호에 의존해야 했다. 가장
요긴한 CAP 전투기 초계를 맡은 제로전투기들과는 사실상 무선통신이 이뤄지지 않
고 있었다. 당시 제로에는 무전기가 달려 있었지만, 출력이 약하고 신뢰도가 떨어지
며 주파수 대역마저 항모와 함선간의 통신주파수와 동일해 비상시에는 아무런 쓸모
가 없었다. 이 때문에 이용하는 파일럿(일본 제로전투기의 파일럿들은 무전기마저 무
겁다고 떼내기 일쑤였다)은 없다시피 했고 이는 항모에서 뭔가를 발견하더라도 적시에
CAP 전투기를 호출할 방법이 전혀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만약 초계를 맡은 제로 전투
기의 시선이 한쪽에 치우치거나 분산 될 경우, 대공방어에 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항모에 설치된 5인치 대공포와 25밀리 기관포 역시도 가파른 예각을 형성하며 공격
해오는 급강하 폭격기를 요격하기에는 사정거리가 부족했고 갑판 주변의 대공포대의
위치마저 급강하폭격에는 사실상 제대로 된 대응이 불가능했었다. 분명 당시 일본항
모들은 급강하 폭격에 취약한 구조적 약점을 안고 있었다.
10시 24분 경, 태양을 등지고 한 대의 SBD 던틀리스 급강하 폭격기가 내려 꽂혔다.
두 번째 SBD가 500m의 간격을 두고 강하를 시작할 때 이미 고도는 약 5,000m에 이르고
있었다. 즉각 소류의 함교에서는 대공경계신호와 함께 대공포 사격을 가했지만, 이미
미 공격기들은 사각을 넘어서고 있었다. 소류의 포술장 카나오 료이치 중좌는 조타수
에게 전속 좌현 전타를 명했지만 4,000m 고도에 이른 미 SBD 던틀리스 급강하 폭격기
들은 완벽한 예각을 이루며 먹잇감을 노리는 독수리처럼 소류를 향해 돌진 했다.
당시 이 장면을 목격했던 요크타운 호위전투기 편대장 지미 타치 소령의 말을 인용
하면 "태양을 등지고 내리꽂히던 급강하 폭격기들은 마치 은빛의 폭포수와도 같았고
내 생애 그보다 더 완벽한 급강하를 본 적이 없었다."
맥스웰 레슬리 소령이 지휘하는 13대의 요크타운 급강하 폭격기들은 실로 완벽한
기동을 선보이며 소류의 갑판을 급습했다. 편대장 레슬리 소령을 포함한 4대의 SBD
가 폭탄투하장치의 고장으로 인해 공격에 참여하지는 못했으나, 13대의 폭격기들은
3발의 500kg 폭탄을 적중시켰고 첫 번째 명중탄은 우현 격납고를 모조리 파괴하고
1,3번 대공포의 화약고에 화재를 일으켰다. 두 번째 500kg 폭탄은 중앙부를 그대로
관통해 상부와 하부의 격납고를 모두 부수고 소류의 하부 갑판에 위치한 보일러를
파괴해버렸다. 세 번째 명중탄은 4번 착함와이어를 부수고 그 아래 위치한 상부격납
고를 날려버렸고 이로 인해 안에 있던 함재기들과 후부 격납고에 화재가 발생했다.
소류의 3,5,6번 보일러가 화염에 휩싸였고 곧 전 함체에 회복불능의 대화재로 번져
갔다.
한방에 끝장난 기함 아카기
불과 몇 분 사이에 나구모 기동부대의 항모 가가와 소류가 순식간에 기능을 잃고
불덩어리로 변해버리고 있을 때, 나구모 기동부대의 기함 아카기를 노리고 있던 미
해군 급강하 폭격기는 B-6 편대장 리처드 베스트 대위와 크로거 중위, 웨버 소위가
몰고 있던 고작 3대. 맥클러스키 폭격대장의 무전신호를 잘 못 듣고 편대기 거개가
엉뚱하게 가가를 향해 돌진했던 때문이었다. 상공에서 가가가 동료들의 집중 폭격
으로 끝장이 나고 있는 것을 확인했던 베스트 편대장은 아직 손상을 입지 않고 있던
또 하나의 대형 항모 아카기를 노리기로 했다. 고작 3대로는 얼마만큼의 전과를 낼
지 확신할 수 없었지만 현재 상태에서 최선을 다해보기로 한 것이다.
급강하 폭격의 정석인 예정된 고도에서 차례차례 편대기들이 급강하하는 대신
3대가 V자 대형을 이루고 잠시 북쪽으로 향하다 급속하게 우선회를 하면서 빠르게
강하해 내려갔다. 베스트 대위가 중앙에서, 두 명의 윙맨들이 약 20-30미터 간격을
두고 뒤를 따랐다. 분명 이들의 급강하각은 소류와 가가를 급습했던 폭격대들만큼
완벽한 각도는 아니었다. 그러나 당시 기함 아카기의 함교에서는 연이어서 맹폭을 당
하며 연기와 화염에 휩싸인 가가와 또 여전히 계속되고 있던 VT-3 요크타운 뇌격대의
어뢰공격(요크타운 뇌격대의 공격은 급강하폭격대의 공격보다 훨씬 더 늦은 10시 40분
에서야 끝났음을 상기하실 것)을 회피하느라 시선을 빼앗겨 정작 자신을 노리고 달려
들고 있는 던틀리스 급강하 폭격기들이 가까이 다가올 때까지도 전혀 눈치를 채지 못
하고 있었다. 10시 25분경 아카기의 갑판에서는 기무라 하사가 조종하는 제로전투기가
막 이륙(이것이 항모 아카기의 생애 마지막 이함이 됨)하고 있었다. 갑자기 고함이 들
렸고 적의 급강하 폭격을 알리는 보고가 함교로 날아들었다. 이제 가가와 소류의 경우
처럼 순식간에 아카기 역시 자체 대공포와 회피기동 외엔 기댈 것이 없는 상황이 된다.
25밀리 기관포가 3대의 급강하 폭격기를 향해 불을 뿜었으나, 좌현에 설치된 4.7인치
대공포(아이러니하게도 기함 아카기에만 5인치 대공포 대신 구형 4.7인치가 그대로 설치
되어 있었음)3문은 이미 사격을 할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아카기의 함장 아오키 대좌는
24노트의 속도로 급속우현 전타를 명했지만, 요크타운 뇌격대의 30노트(55Km)속도의 어뢰
를 피하는 일과 250노트(450Km)의 속도로 다가오는 폭격기를 피하는 일은 전혀 다른 문제
였다. 여태까지 많은 기록들이 아카기에 명중된 폭탄이 3발 혹은 2발 명중, 한발은 지근
탄(근접한 폭발로 이 역시 파편에 의해 피해를 줄 수 있다)으로 서술했지만, 가운데서
편대를 이끌었던 베스트 대위가 투하한 500kg폭탄만이 아카기의 중앙 엘리베이터 좌현
근처에 명중되었을 뿐, 그의 두 윙맨이 투하한 폭탄은 매우 근접하게 V자 대형을 이루면
서 빗나갔다. 특히 선미 좌현에 떨어진 폭탄은 아카기의 현측 그물망을 찢고서 물속에
떨어져 큰 물기둥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베스트 대위의 명중탄 한발은 갑판을 뚫고 들어
가 상층부 격납고에서 폭발, 격납고를 완전히 박살내고 중앙부 엘리베이터의 구조물 자체
를 뒤틀어버렸다. 폭발은 격납고에 있던 함재기들을 죄 뒤집어 엎어버릴 만큼 강력했다.
고작 한발의 명중탄으로 기함 아카기의 운명은 순식간에 암울해져 버렸다. 격납고에 있던
함재기들은 연료를 만재하고 어뢰와 폭탄들을 주렁주렁 달고 있는 상태에서 격납고 안에
폭탄이 터지자 걷잡을 수 없는 유폭을 일으키며 불길이 순식간에 함 전체로 번져버렸다.
고작 한발의 명중탄으로 일본 최초의 정규 항모이자, 연합함대 항공모함의 상징적 존재
였던 제1항공함대의 기함 아카기는 재기불능이 되고 말았다.
이날 실수 연발이었던 TF 16의 맥클러스키 폭격대는 폭격과정과 귀환 중에 16대를 잃기
는 했으나, 가가와 아카기를 무력화시키는 값진 전과를 올렸다. 그러나 첫 항모 대 항모
간 대결에 나섰던 TF 16의 공격 과정은 썩 매끄럽지만은 않았다. 지휘관 맥클러스키 소령
이 엔터프라이스에 착함했을 때, 소령의 SBD에는 고작 2갤런의 연료가 남아 있었을 정도
로 무리한 공격이었다. 소령보다 운이 나빴던 상당수 던틀리스 폭격기들이 귀환 중 연료
가 떨어져 바다에 떨어져야 했고 미드웨이 기지의 비행정에 의해서 구조된 경우도 있었
으나 일부는 끝내 실종되었다. 심지어는 표류 중 일본함대에게 포로로 잡혔다가 패전한
일본군의 분풀이로 돌을 매달고 다시 바다에 던져진 불행한 경우마저 있었다. 호넷 공격
대가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하고 거의 귀환하지도 못했던 것을 감안하면 브라우닝 대령
이 주창한 빠른 일제공격은 다소간 운이 따르지 않았다면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했을
가능성마저 있었다. 그에 비해 산호해해전을 경험했던 TF 17의 공격은 훨씬 더 매끄럽고
조직적으로 이뤄졌다. TF 16공격대보다 훨씬 더 늦게 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요크타운 함
재기들은 더 빨리 목표물을 찾아냈고 더 조직적인 공격을 펼쳤다. 특히 레슬리 소령의 폭
격대는 한 대의 손실도 없이 훌륭히 소류를 파괴하고 귀환했다. 이 모든 과정에서 CAP를
맡고 있던 제로 전투기 9대가 격추되었다. 오전 내내 무적을 자랑했던 제로전투기들 역시
급강하폭격기들의 급습과정에서 적지 않은 피해를 입은 셈이다.
히류(飛龍)
4발의 폭탄을 얻어맞은 가가는 오렌지 빛의 커다란 화염이 치솟는 것을 시작으로
대 여섯 차례의 연이은 내부 폭발이 거대한 함체를 심하게 뒤흔들어버렸고 이를 목격한
히류와 전함 하루나의 함교에서는 가가의 운명이 돌이킬 수 없음을 느꼈다. 소류의 상태
는 더욱 심각했다. 4만톤급 가가보다 작은 중형항모였던 소류(2만톤)는 연이어 번지는
화염과 유폭을 견뎌내지 못하고 피격 후 불과 20분 만에 함장 야나기모토 대좌는 총원
퇴함을 명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부하들의 간청에도 불구하고 정작 야나기모토는
소류의 함교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해군 군령부 2과 과장 재직시, 3국 동맹을 반대했고
해군 내에서 레이다 등의 선진기술 도입에 적극적이었으며, 누구보다 합리적인 사고를
견지했던 야나기모토는 아이러니하게도 상식을 넘어선 대미전쟁의 최선봉에서 섰다가
불타는 소류와 운명을 같이 했다. 이미 야나기모토의 퇴함명령에도 불구하고 함내의
통신이 두절되어 선체 밑바닥 여기저기에 갇혀버린 무수한 그의 부하수병들과 함께.
한편 기함 아카기에 단 한발 떨어진 폭탄으로 인해 선체 전체에 걷잡을 수 없는 화재가
번지는 것을 목격한 나구모 제독은 거의 패닉상태에 빠져 망연자실 할 수밖에 없었다.
10시 40분이 되자, 겨우 3노트의 느릿느릿한 속도로 북쪽을 향하고 있던 기함 아카기의
아오키 함장은 조타장치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음을 발견했다. 키가 우현 30도에서 고정
된 채 말을 듣지 않았다. 아마도 베스트 편대기가 투하한, 그물망을 찢고 빗나갔던 폭탄
의 충격파로 인한 손상인지 그날 오전 내내 어뢰를 피하느라 무리한 기동을 펼친 탓인지
분명하지는 않았으나, 이제 아카기는 출력을 거의 잃고 방향전환마저 불가능해졌다.
아오키 함장은 필사적으로 정비반을 투입시켜 고장을 수리코자 했으나, 이미 함 전체에
유독개스가 퍼져 현장접근조차 여의치 않았다. 격납고에서 번진 화재는 어느덧 갑판 여기
저기를 뚫고 나오기 시작했고 43분이 되자 아오키 함장은 제1항공함대 지휘부에게 기함
을 다른 함선으로 옮기라고 건의했다. 나구모 사령관은 고집스럽게 아직 때가 아니라고
이를 거부했지만, 아오키는 구사카 참모장에게 '배의 함장으로 최선을 다해 아카기를 복
구하겠으니, 어서 지휘부를 다른 배로 옮겨 전투를 계속해 달라'고 부탁했다. 사태의 심
각성을 공감한 구사카 참모장이 나구모 제독을 설득, 지휘부의 기함을 경순양함 나가라
로 옮기기로 한다. 그리고 항모 호위를 맡고 있던 제8 순양함전대의 아베 소장에게 명해
'아카기, 가가, 소류가 미 함재기의 공격으로 큰 화재가 발생했고 남은 히류로 하여금
미 항모를 공격하도록 할 것이며 모든 기동부대의 함선들을 북쪽으로 퇴피시켜 재집결
할 예정'임을 야마모토 연합함대 사령관에게 보고토록 했다. 중순양함 지쿠마에 탑승한
아베제독은 이 비통한 보고를 야마모토의 기함으로 송신했다. 오전 11시 경, 미드웨이
현장에서 960km 서쪽해역을 달리고 있던 연합함대 주력전함대의 기함 야마토의 함교에
서는 비통한 표정을 한 통신장교가 한통의 전문을 야마모토 사령관에게 내밀고 있었다.
전문을 살펴본 야마모토는 큰 충격을 받고 얼굴빛이 무거워진 채 아무 말도 없이 전
문을 다시 되돌려줬다. 여태 낙관적이던 연합함대 지휘부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깊은 절
망과 불길함 예감 속으로 가라앉아 버렸다.
이제 나구모 기동부대에게는 야마구치 소장이 탑승하고 있는 항모 히류가 남았을 뿐.
아베 소장이 중계해준 나구모 사령관의 지시를 10시 50분에 수신한 야마구치 소장은
함대 내에서 가장 정예로 손꼽히는 고바야시 미치오 대위의 급강하 폭격기 18대에게
6대의 호위 전투기를 부쳐서 이일을 맡기기로 했다. 귀환한 도모나가 뇌격대의 재무장
과 정비를 기다릴 틈이 없었기에 우선 먼저 출격해 미 항모들을 공격키로 한 것이다.
도모나가 공격대가 귀환한지는 꽤 시간이 흘렀지만 연이어 계속되는 CAP 제로전투기의
급유와 재무장 작업 때문에 미처 뇌격대의 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었던 때문이다.
미 함재기들의 공습이 끝난 지 18 분 후인 10시 58분이 되어서야 마침내 고바야시 폭격
대는 이함을 개시했다. 고바야시 폭격대가 함을 떠난 후 히류는 더 이상 모함으로 돌아
가지 못하게 된 아카기의 CAP전투기 7대를 수용했다. 11시 32분경이 돼서야 지쿠마의
5호 정찰기가 미 항모의 위치를 보고해 왔다. (일본의 정찰불운은 종일토록 계속되었다.
지쿠마 보다 먼저 미 항모를 발견했던 소류의 정찰기는 통신기 고장으로 기동부대로 돌
아와서야 미항모의 존재를 보고 할 수 있었다) 야마구치 소장의 입장에서는 고바야시
폭격대가 이 보고를 수신했기를 기대(고바야시 폭격대 역시 이를 수신했음)하는 수밖에
없었다. 12시 10분경 고바야시 대위의 지휘기가 아닌 다른 탑승기로부터 '적항모를 공습
중'이라는 짧은 통신을 수신하기는 했으나 그이후의 더 이상 다른 보고는 없었다.
정오를 넘기자, 야마구치 소장에게는 점점 감당하기 어려운 보고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12시 45분을 넘겨서야 고바야시 폭격대로부터 적 항모에 화재가 발생했고 치명타를
입혔다는 보고를 받았으나, 통신기가 고장난 소류의 정찰기와 지쿠마 정찰기의 보고를
종합해보면 미 항모는 1척이 아닌 것이 분명했다. 한시가 되자, 구축함 아라시에서 구
조한 요크타운 뇌격대의 승무원들을 심문한 결과, 미 항모의 수는 엔터프라이스, 호넷,
요크타운까지 무려 3척이나 된다는 급보가 들어왔다. 여태까지 많아야 2척 아니면 1척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던 야마구치제독에게는 실로 벅찬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야마구치 소장은 여태까지의 정황으로 보아 미 항모가 대단히 가까운 거리에 있다고
보고 도모나가 대위의 뇌격대에게도 출격을 명했다. 그러나 도모나가 대위의 함상공격
기는 1차 출격 시 좌측 연료탱크가 피탄되어 남은 우측탱크에만 급유를 해야만 했다.
오후 1시 30분, 돌아올 수 없는 길을 택한 도모나가 탑승기를 포함한 10대의 뇌격기들
이 6대의 전투기 호위를 받으며 히류를 떠났다. 야마구치사령관에게는 총공격 외엔 달리
남은 선택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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