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을사오적은 누구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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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을사5적은 누구인가?
우리는 그동안 방송사의 어린이 프로그램이나 초등학생들의 수업시간에서조차 을사5적이 누구인가를 거듭 거듭 학생들에게 확인시키는 역사교육을 해왔다. "을사5적이 나라를 팔아먹었다!"고도 했다. 한국민들에게 피눈물을 쏟게 하고, 한 세기가 넘도록 아픈 상처를 남게 한 침략의 원흉들은 일본의 신사에서 일본 수상의 추도를 받고 있는 반면, 우리는 몇몇 대신들을 을사5적으로 낙인찍어 속죄양으로 삼아온 셈이다. 그러나 과연 그들에게만 나라를 망친 죄를 뒤집어 씌우면 그 시대 모든 사람들은 면죄부를 받게 되는가? 아니 삼천리 금수강산이 몇몇 정신나간 대신들이 일본에 나라를 판다고 팔릴 나라인가? 서로가 입은 상처에 상처를 더 내는 결과는 아닌지 생각해볼 일이다.
그동안 우리가 을사5적이라 일컬은 인물은 일본의 강요로 을사조약에 서명한 박제순, 이완용, 이지용, 이근택, 권중현 등 5명이다. 그러나 이들은 한국 내부에서만 적을 찾을 때의 얘기다. 진실로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박탈해간 원흉을 논한다면 이토, 카스라, 고무라, 하야시, 하세가와 등 5인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들은 대일본제국을 등에 업고 한국의 황제와 대신들에게 부당한 내용의 조약을 강제한 우두머리들이기 때문이다. 물론 일본의 강요에 굴복한 대한제국의 대신들이 비난받아 마땅함은 재론할 여지가 없다. 목숨을 내놓고 저항해도 부족할 판에 서명까지 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도덕적 차원의 얘기다. 현실적으로 을사5적이라면, 한국 조정을 위압하여 일본의 보호하로 전락시킨 가해자들이지, 저항 능력도 없는 몇몇 정신나간 대신들이 아니다. 우리가 이들만을 을사5적이라 낙인찍어 적대감을 높여왔으니, 아마도 이토, 카스라, 고무라, 하야시, 하세가와 등이 지하에서 고소를 금치 못했을 것이다. 그런 논리라면, 일본의 강요로 황제 자리에서 쫓겨난 고종, 나라를 빼앗긴 순종, 피해자인 한국민은 무엇이 되는가? 뭔가 본말을 잘못 이해하여온 것이다. 오도된 식민사관 때문일까, 아니면 편협한 역사인식 때문일까?
<이성무의 '조선왕조사2' 중에서-p1229>
* 이토, 카스라, 고무라, 하야시, 하세가와의 죄행에 대하여...
··· 이렇게 대외적 방어벽을 구비한 일본은 곧바로 한국을 압박해 들어갔다. 먼저 일본에서는 총리대신 카스라, 외무대신 고무라, 주한 일본공사 하야시가 한국을 '보호국화'하기로 결정하고, 다음달 11월 이토 히로부미(당시 추밀원장)를 특파대사의 자격으로 한국에 파견하였다. ···(중략)··· 그럼에도 대신들이 어전회의에서 일본의 제안을 거부한다는 결정이 내리자, 이토와 주한 일본군 사령관 하세가와(長谷川好道)가 거듭 고종을 찾아가 종용하였다. (후략)
<이성무의 '조선왕조사2' 중에서-p1223>
출처: 미래엔 한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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