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한국 미군기지에 아프칸 난민 수용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뉘 땅인데, 누구 맘대로? > 통일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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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해외 미군기지가 더 이상 아프칸 난민 수용하기엔 역부족이라며 미국 정부가 한국을 비롯한 여타 미군기지에 난민을 수용하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월스트릿 저널 (WSJ)이 지난 21일 보도했다. 어떤 이유건 간에 난민에 대해서는 관대해야 하고, 인도적 지원을 하고, 사랑을 배풀어야 한다는 건 너무도 당연한 인간의 도리다. 우리는 이미 중동 난민들이 유럽으로 쏟아져 들어가면서 지상 최대 난민 재앙을 경험한 바 있다. 난민 문제를 다루려면 반드시 꼭 상기해야 할 중요한 사항 하나가 있다. 그것은 난민 문제 발생 원인이 전쟁 때문이고, 이 전쟁은 미국이 벌인 것이라는 사실 말이다.

뉘 땅인데, 누구 맘대로 주한미군기지에 난민 수용소를 설치하려는 것일까? 미국의 뜻에 절대로 거역하는 법이 없는 터라, 당연히 한국은 미국의 뜻을 거역하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를 내려놨을 것이다. 20년 동안 100 조원이 넘는 돈을 탕진하고 수만 명의 사상자를 내면서도 미국이 세운 아프칸 정권이 주둔 미군 철수와 동시에 괴멸한 것이다. 아프칸 난민 문제도 미국의 책임이고 미국이 풀어야 할 숙제인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엄살을 피우며 이 난제를 우방들이 같이 떠안아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있다. 미국이 돈이 없나, 땅이 없나, 뭐든지 난민 수용에 필요한 건 다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그 넓은 미국땅에 난민을 수용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한국땅에 존재하는 미군기지라고 하지만, 땅주인은 미국이 아니고 한국이다. 한국과 상의하겠다고 하면 이해라도 하련만 제멋대로 검토 중이라는 소리는 실로 불쾌하기 짝이 없다. 미국이 월남전쟁 패배에서 교훈을 얻지 못했기에 도처에서 전쟁을 벌여 난민들이 지구촌을 떠돌며 유랑생활을 이어가고 있지 않은가. 

아프칸에서 알카에다를 제거했고 남의 나라 파키스탄에 숨어들어가 빈 라덴을 사살했으면 손털고 아프칸에서 철수했으면 이런 개망신을 당하진 않았을 게 아닌가. 미국의 지도력과 위신은 땅에 떨어져 만회하기가 쉽지 않게 생겼다. 지금 지구가 사라지는 온갖 자연 재해를 목격하고 있다. 거기에 코로나 펜데믹 까지 겹쳐서 생지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세계적 위기를 앞에 놓고 중국과 신냉전을 벌이면서 자기편에 줄세우느라 여념이 없으니 미국을 제정신을 가진 나라로 평가하는 건 불가능하다. 국제경찰 노릇은 다 틀렸고 더구나 신냉전을 펴는 건 고립을 자초하는 꼴이다. 진정 미국이 거덜난 미국식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려면 세계 평화 번영을 이끌어 가는 데 앞장서는 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