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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미래행 급행렬차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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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2,842회 작성일 21-10-22 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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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 편

7

 

방안에는 광우부국장과 김호성조장만이 남았다. 모임이 끝나 모두들 헤쳐갈 때 김호성이 스스로 떨어진것이였다.

《무슨 토론할 문제가 있소?》 김호성의 별로 심각해진 얼굴색을 일별하며 광우가 물었다.

김호성의 입에서 뜻밖에 나직한 한숨소리가 흘러나왔다.

《부국장동지, 시험정보과가 나오면…》

그는 이상하게 말끝을 흐리였다.

광우는 의아해서 그를 바라보았다.

《왜 그러오?》

《전 아무래도 대학으로 돌아가야 할것 같습니다.》

광우는 그제서야 오늘 별스레 김호성이 편안치 않은 낯색을 짓고 동료들앞에서 별치 않은것을 가지고도 짜증을 내던것이 무엇때문인지 어렴풋이 리해가 되였다.

그는 배신감을 느꼈다. 가장 긴장한 대목에 이르러 조장이란 사람이 시험연구조에서 떨어져나가겠다니 이게 어디 량심있는 소리인가! 광우는 속에서 터져나오려는 험한 욕설을 꾹 참으며 가까스로 목소리를 낮추어 물었다.

《무슨 일이 있은게 아니요?》

《…》

김호성은 고개를 숙이고 말이 없었다. 입을 열 잡도리가 아니였다.

방안에는 한동안 무거운 침묵이 드리웠다.

《안돼!》 광우는 끝내 참고있던 노여움을 터뜨렸다. 《동무도 군사복무를 하면서 입당을 한 제대군인이구 당의 배려로 대학을 나온 지식인이지? 병사가 자기 하나의 발전을 위해 진지를 버리고 돌아가겠다는거요? 더우기 동무는 조장이 아니요. 물론 대학으로 돌아가면 직위도 올라가고 박사학위도 빨리 받을수 있을거요. 그만큼 실력도 있고 사업에서 책임성도 높아 신망을 받는 호성동무니까.》

김호성이 그 소리에 머리를 번쩍 들며 부국장을 쏘아보았다.

《비꼬지 마십시오!》

광우는 증기가마처럼 달아오르는 그를 아연해서 바라보다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비꼬는게 아니요. 사실이 그렇지 않소?》

《이 김호성이라고 뭐 발전하지 말아야 한다는 법이라도 있습니까?》

다시금 침묵이, 오랜 침묵이 흘렀다.

광우는 갑자기 마음이 약해지는 자기를 느꼈다. 그는 성실하고 자기 사업에 열정을 쏟아부을줄 아는 김호성이 거의 완성단계에 이른 박사론문을 서고에 넣어둔채 시험연구조의 일에 동원되면서 반년째 손대지 못하고있다는것을 안다. 이 사람인들 창공이 좁다하게 나래치고싶은 꿈이 왜 없을것인가!

그는 축축히 젖어드는 목소리로 조용히 말했다.

《시험연구조에서 떨어져나갈 생각은 하지 마오. 동문 여기 있으면서 박사도 돼야 해. 그러니 동무사정은 듣지 않겠소. 동무도 량심이 있는 사람이니 어디 생각해보오. 조장이 그렇게 나오면 수레는 누가 끈다는거요?》

《수레를 끌고갈 사람은 있습니다. 량원일선생이 조장일을 맡으면 잘할수 있습니다. 원래는 그 선생이 조장을 했어야 했습니다. 우리 조에서야 그 선생이 실력이 제일 높으니까요. 그리고 장연화책임교학도 있지 않습니까.》

《량원일선생이 조장사업을 할수 있지. 장연화책임교학은 아직 정식으로 우리 사람이 아니요. 하지만 동무말대로 그렇다고 하기요. 그래서 동무는 여기서 떨어져나가 발전을 하고… 발전을 할거요. 그런데 동무의 량심은 어떻게 하겠소?》

김호성은 고개를 숙이였다.

그의 얼굴에는 애달픈 그 무엇이 진하게 어리였다.

광우는 까닭모르게 속이 알알해오는 가운데 점점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이 사람이 정말 갑자기 웬일인가? 전에 없었던 일이 아닌가! 조장일이 힘에 부치거나 자기 발전문제를 생각해서 그러는것 같지 않았다. 그런 인간이 아니였다. 조장으로서 연구사들과의 관계에서 간혹 너그럽지 못하고 성격을 살리는 때가 있군 하지만 알고보면 책임성이 높고 일에서 자기 한몸을 아낄줄 모르는 정열가였다. 이 사람한테 무슨 일이 있는게 아닌가?

광우는 도무지 속을 털어놓을 잡도리가 아닌 김호성의 덤덤해있는 모습을 이윽토록 바라보다가 신경질적으로 고개를 홱 저었다.

《됐소! 그만하기요.》하며 서류가방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대화를 결속하면서 고민거리를 안고있는 김호성에게 마지막으로 한다는 말이 너무도 매정한 소리를 던진것 같은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하여 방에서 나가다말고 문가에 멈춰서며 김호성을 다시 돌아보았다.

《내 바빠서 그러오.》하고 량해조로 말했다.

정말 바쁜 몸이였다. 그는 이제 평양을 떠나 이틀을 기간으로 황해남북도의 몇개 군을 돌아봐야 하는것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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