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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미래행 급행렬차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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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2,953회 작성일 21-10-28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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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 편

14

 

광우는 언젠가 전학선부상이 자기의 수제자에 대해 말하던것이 생각났다.

《그 지석영이 수학적인 두뇌가 비상하오. 대학적으로 실력이 가장 우수한 학생이였으니까. 연구사로 있으면서 외국에도 몇번 나가봤소.

그 사람이 콤퓨터에서는 제노라고 하던 때가 있었소. 생각이 있으면 한번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보오. 유익할는지 알겠소?》

전학선은 그러고나서 잠시 무슨 생각을 하다가 신통치 않은 인상을 지으며 《그런데》 하고 말을 이었다.

《그 사람이 몇해전부터 박사론문을 준비한다던게 아직 소식이 없소. 교무행정사업에 빠져서 그런것 같은데 그 두뇌가 아깝소.》

광우는 ㅎ도로 다시 내려갔다. 지석영을 만나 원격시험에 대한 그의 견해를 들어보고싶었다.

《아니, 전번에 무슨 일때문엔가 내려왔댔다는데 원, 저한테라도 들릴것이지 려관에서 하루밤 쉬고 그냥 올라갔더구만요. 최윤호처장이 말해서야 알았습니다. 집에 오라고 해놓고 기다렸는데 들리지 않았다면서 몹시 섭섭해하던데요. 우리 도가 그렇게 인심이 박하지는 않은데요.》

키가 훤칠하면서도 탄력이 넘쳐나는 단단한 체격에 이마가 넓어 지성미가 있어보이는 지석영이 자기의 사무실에 앉아 전화로 한창 누구와 큰소리로 말하다가 얼굴에 반색의 미소를 듬뿍 실으며 김광우를 맞았다.

《몹시 바쁜게로군요.》광우는 웃으며 말했다.

그 말에 창문옆의 쏘파를 권하며 지석영이 다소 면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늘 이렇게 볶이웁니다. 함께 대학을 졸업한 동창생들은 모두 교수가 된다, 박사가 된다 하는데… 이거 행정사업에서 빨리 벗어나야지 이래가지고서야 친구들 보기가 부끄러워서 어디…》

광우는 한쪽벽을 절반이나 차지한 번쩍이는 책장에 눈길이 갔다. 표지가 화려한 신간도서들, 누렇게 퇴색한 도서들, 여러 나라의 원서들, 과학잡지들이 빼곡이 꽂혀있었다.

《허, 굉장한 책부자로구만요!》

《집에 있는것들을 모두 내다놨지요.》

김광우가 책장에서 눈길을 떼지 못하며 부러워하는것을 보고 지석영이 말했다.

《사무실에 붙어있는 시간에라도 짬이 생기면 공부도 하고 또 박사론문도 다시 손을 대볼가 해서 말입니다. 그런데 마음뿐이지 어디 시간이 납니까. 우리 대학에서만도 30대의 박사들이 줄줄이 나오는 판인데요.》

그렇게 말하는 지석영의 어조에는 애달픈 한숨같은것이 느껴졌다. 광우는 은연중 동정이 갔다.

《허, 스스로 자기를 채찍질하는거야 좋은것이지요. 행정사업에 몸담근 바쁜 겨를에도 이렇게 책들을 내다놓고 공부를 하는 지선생을 보니 저부터가 자극이 되는데요.》

지석영은 그 말에 얼굴이 뻘개지며 손을 홰홰 내저었다.

《어이구, 그러지 마십시오.》

광우는 껄껄 웃었다.

《공부를 하십시오. 듣자니 지선생은 대학때 수재로 꼽혔댔다는데 지식이 로화돼서 밀려나면 안되지요. 박사론문도 빨리 완성하시오.》

《글쎄 그래야겠는데… 그런데 어떻게 또 내려오셨습니까?》

《위원회에서 새로운 시험제도를 내오려 한다는것을 알겠지요?》

지석영의 얼굴에는 한가닥 의혹이 스쳐지나갔다.

《알고있습니다. 콤퓨터에 의한 전국적인 대학입학원격시험에로 넘어가기 위한 준비를 한다지요?》

광우는 빙그레 웃었다.

《예, 대학의 실력가들이 위원회에 올라와 시험문제형식에 대한 연구도 하고 프로그람작업도 하고있지요. 그런데…》

《?》

《문제는 입학생들을 받아야 할 대학들에서 견해를 어떻게 세우는가 하는거지요.》

지석영은 혈색이 좋은 너붓한 얼굴에 호인적인 미소를 실으며 광우를 건너다보았다.

《아니, 무슨 말씀입니까? 우에서 결심하고 내밀면 아래에선 받아물게 되여있는건데요.》

그 말이 귀에 거슬리였다. 우에서야 지시할 권한이 있는데 하라고 하면 그만이지 뭘 그러오 하는 소리가 아닌가. 주인된 립장에서 하는 말이 아니였다.

광우는 그런 내색은 하지 않고 고개를 가볍게 저었다.

《그렇지 않습니다. 대학들에서 견해를 달리한다면 위원회에서 계획하고 내민다고 해도 일이 바로될수 없지요. 그렇지 않소?》

《그거야…》

《여기로 내려오기 전에 제가 여러 대학들에 내려가 일군들의 의견을 들어보았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콤퓨터에 의한 대학입학시험을 국부적으로는 시험삼아 해볼수 있는것이지만 아직 전국적인 대학입학원격시험으로 확대하는 문제는 나라의 교육과 관련되는 일이여서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원격시험에 대한 지방대학일군들의 견해를 들어보자는것입니다. 더우기 지선생이야 콤퓨터에 능하지 않습니까. 듣자니 대학때 전국대학생프로그람경연에 나가 1등을 한적도 있다더구만요.》

《허허, 그게 언제적 일이라구요.》 그는 인차 신중해졌다. 《그걸 하자면 채점프로그람이나 운영프로그람만 완성된다고 해서 되는게 아니지 않습니까. 물리적인 기반이 축성돼야겠지요? 중앙에서야 문제없겠지요. 그러나 여기 실정은 그렇게 못됩니다. 그리고 물질적준비가 이루어진다고 해도…》

광우는 무엇때문인지 약간 주저하는 그를 의아해서 바라보며 끈질기게 물었다.

《또 뭔가요?》

《저의 개인적견해를 그대로 말한다면 콤퓨터가 학생들의 실력평가를 과연 얼마나 정확히 할수 있겠는가 하는것입니다. 콤퓨터가 아무리 지능화되였다고 해도 인간의 두뇌는 아니거던요. 콤퓨터도 사람이 만들었으니까요. 세계적으로 봐도 콤퓨터시험의 문제형식은 Yes, No형식이 80프로이지요. 그 80프로로 인간의 론리적인 사고과정을 어떻게 추적하여 정확한 평가를 하겠습니까. 실례로 수학의 증명문제와 같은… 이거… 제가…》

《아니, 그렇게 솔직히 말해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난 생각을 좀 달리합니다. 바로 콤퓨터를 인간이 만들었기때문에 인간은 그 콤퓨터를 자기의 의도를 실현하는데 활용할수 있는거라고 말이요.》

《글쎄… 어느 외국잡지를 보니 이제 50년후에는 인간이 화성을 정복하게 되고 달에 자원채취를 위한 광산이 생겨나게 된다더구만요. 그때에 가면 창조활동에 필요한 과학지식도 필요한 음료수를 공급하듯이 사람들의 머리속에 넣어줄수 있다던지… 우리들이 어렸을 때 환상동화에서나 보던것이 현실로 된다는것이겠지요. 하지만 지금은 새 세기가 아닙니까. 더구나 리상이 그대로 다 현실로 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허허.》

광우는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

《부학장동무의 그 견해에도 난 반대요. 리상이 있으면 현실은 따라가기마련이지요. 그리고…》

《?》

《인간이 이룩한 과학적토대와 발전의 속도를 놓고 산출해낸 50년후의 미래가 그렇게 희한하다면 우린 남보다 빨리 내달려 그 미래를 30년, 20년, 10년으로 단축해야 합니다. 안 그렇소?》

다소 면구스러워하는 미소가 지석영의 얼굴에 나타났다.

《말씀이 옳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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