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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미래행 급행렬차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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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4,254회 작성일 21-10-17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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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 편

3

 

해볕이 지글거리는 무더운 여름날이였다.

방금 교육위원회청사에서 나온 소형뻐스 한대가 통일거리쪽으로 향했다. 차는 인차 차들의 번잡한 흐름속에 잠겨들었다.

해볕에 한껏 달아오른 아스팔트포장도로에서 확확 풍겨오르는 열기가 차안으로 흘러들었다.

차안에는 박달처럼 단단해보이는 오달진 체구에 진중하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자신감에 넘쳐있는듯 한 50대의 사나이와 그에 비하면 몸이 갈람하고 얼굴이 퍼그나 수척해보이는 한창나이의 젊은이가 타고있었다.

교육위원회 김광우부국장과 대학입학원격시험프로그람개발에 동원된 시험연구조 조장 김호성이였다.

차가 승리거리를 벗어나도록 두사람은 말이 없었다. 그들은 다음해에 1차로 진행하게 될 콤퓨터에 의한 대학입학원격시험준비와 관련하여 진행된 협의회에 참가하고 나온 길이였다.

《허, 벌써 만장에 이른것 같구만! 속도가 빠르기도 하오.》

한창 건설중에 있는 도로옆의 초고층아빠트골조우를 올려다보며 김광우가 누구에게라없이 하는 소리였다.

운전사가 흥에 겨워 벙글거리였다.

《그게 요즘 우리 나라 건설속도지요. 하루밤 자고나면 새 아빠트가 생겨나니까요. 어디서 1년도 안되는 사이에 큰 공장이 현대화되였거나 새로 일떠섰다든지 세상을 놀래우는 기적이 창조되였다든지 하는 소식을 매일과 같이 들을수 있으니까요.》

김광우는 껄껄거리며 그의 말을 중둥무이했다.

《동무말이 맞소. 우리 나라는 그런 나라지. 그런데 정말 저 아빠트는 어느새 저렇게 다 올라갔는지 모르겠다니까!》

건설장에서 경제선동대의 쿵작거리는 흥겨운 취주악소리가 들려왔다.

김광우가 감동되여 말할만도 했다. 그는 이 일대를 자주 지나다니면서 하루가 멀다하게 달라지는 건설장의 면모에 놀라군 했지만 사실 기초공사를 시작한것은 불과 석달전이였다.

《참!》 부국장의 기분상태에는 아랑곳없이 건설장풍경을 묵묵히 내다보고있던 김호성의 입에서 전혀 다른 소리가 튀여나왔다.

《위원장동지두! 지금껏 작성해놓은 시험문제들을 이제 와서 훌떡 뒤집어놓으면 어떻게 합니까! 그렇게 되면 량원일동무가 맡아서 하는 프로그람작성은 어떻게 하구요.》

《위원장동지가 뒤집어놓기는 무얼 뒤집어놓았다고 그러오?》

부국장은 여전히 건설장에 눈길을 보낸채 배포유해서 입을 열었다.

《시험문제작성은 기본적으로 돼가는것이고 거기에 품을 좀더 들이면 되는게지 뭘 그러오. 프로그람도 같소. 더구나 량원일동무야 국가적으로도 꼽히는 프로그람전문가가 아니요.》

그의 얼굴에선 여전히 웃음기가 사라지지 않고있었다.

부국장의 기본관심은 놀라운 속도로 올라가는 건설물에만 가있고 제발등에 떨어진 불이나 같은 협의회에서의 토론내용같은것은 뒤전에 밀어놓으면서 말하는것 같아 김호성은 얼굴에 불만의 기색을 띠웠다. 그러면서도 실은 위원장이 한 말에 부국장자신도 의견이 있으면서 아래사람앞이라 내색하지 않으려고 그러는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상급의 견해가 옳은것이라고 진심으로 생각해서 그런것인지 알수가 없어 김광우의 얼굴표정을 슬그머니 엿보았다.

김광우는 그의 속을 들여다보며 또 빙그레 소리없이 웃었다.

조금전에 협의회를 하면서 위원장이 강조하던 말이 다시금 김광우의 귀전을 울리였다.

《나라의 전반적인 지성도를 높이자고 해도 물론 그러하지만 특히 고등교육의 질을 높여 전민과학기술인재화의 목표를 실현하자면 중등교육단계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실정이 어떠한가? 일부 대학입학시험문제의 수준이 낮아 누구나 쉽게 높은 점수를 받을수 있게 되여있다. 때문에 해마다 진행되는 대학입학시험이 중등교육단계에 있는 학생들에게 공부를 더 직심스럽게 해야겠다는 의욕을 돋구어주는 계기로 잘되지 못하고있다. 이것은 나라의 중등교육을 발전시키는데서 심중한 문제가 아닐수 없다.

위원장은 이런 현상을 극복하자고 해도 우리는 시험방법을 결정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면서 콤퓨터에 의한 시험을 진행한다고 해도 시험문제를 너무 쉽게 내면 새 시험방법을 적용하는 의의가 없게 된다는데로 조용히 이야기의 곬을 잡아나갔다. 그는 여기서 잠시 말을 끊고 생각에 잠기다가 긴장해있는 김호성을 건너다보며 말을 이었다.

《시험연구조에서 현재 자료기지에 넘긴 시험문제들도 전면적으로 다시 검토해보고 수학에서 증명문제나 자연과목의 실험문제와 같이 학생들의 사고과정과 응용능력을 평가할수 있는 문제들부터 더 깊이 연구하면서 수준을 높이는 방향에서 갱신할것은 대담하게 갱신해야겠습니다. 시간상 좀 바쁠수는 있습니다.》

위원장은 바쁠수 있다는 말에 력점을 찍으면서 무슨 의미에선지 입가에 알릴듯말듯 한 미소를 띠웠다.

대담하게 갱신한다! 위원장은 성격이 온화한 오랜 학자출신답게 조용조용 말했지만 실은 그가 제기한 문제가 결코 간단히 받아들일수 있는것은 아니였다.

그것은 우수한 실력가들이 모여앉아 근 1년동안 머리를 쥐여짜면서 만들어놓은 수십만개의 시험문제들을 다시 검토하면서 수정보충해야 한다는것을 의미하는것이였다. 따라서 시험문제들에 대한 채점프로그람과 문제편집프로그람들도 다시 작성해야 하는것이였다.

김호성이 불만을 토로하면서 량원일의 프로그람작업을 꺼든것은 그때문이였다. 위원장이 요구하는대로 하자면 과목별문제작성조와 프로그람개발조만 바쁘게 되는것은 아니였다. 전반적인 망형성을 맡아해야 할 사람들까지도 덩달아 바쁘게 될것이였다.

하여 지금 광우부국장으로서도 사실 속이 편안치는 않았다. 그는 리과대학에 적을 두고있으면서 평양에 올라와 콤퓨터시험문제작성과 프로그람 《미래》개발전투를 긴장하게 벌려오는 연구조성원들에게 일을 처음부터 다시 하다싶이 해야겠다고 말해야겠는데 그게 여간만 미안한 일이 아닐수 없었다.

모두들 집을 떠나있으면서 얼마나 고생들이 많았는가. 다음해에 있게 될 대학입학시험전으로 시험프로그람과 문제자료기지를 완성하자고 긴장한 전투를 벌리느라 입술들이 허옇게 부르트고 얼굴이 모두 꺼칠해진것이였다.

래년 시험철전이라고 하지만 그때까지 시간적여유가 많은것도 아니였다.

그런데다가 연구조를 책임진 김호성의 기분상태가 보매 말이 아니였다. 김호성의 저기압이 연구조의 일을 새로 시작하다싶이 해야 하는 부담때문만이 아닌것 같다. 무엇때문일가?

시간적으로나 덧쌓인 일감으로 보나 가장 바쁜 대목에 이르러 시험연구조를 끌고나갈 조장이란 사람의 기분상태가 저러하니 광우는 불안하기만 했다.

(이 조장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도 장연화책임교학이 빨리 와야겠는데.) 하고 광우는 생각했다.

김광우가 위원회에 제기하여 얼마전부터 시험연구조의 일을 도와주기로 되여있는 장연화는 책임교학으로서의 자기 일때문에 나흘전에 출장을 갔다. 여러 도들을 거쳐 오자면 열흘은 더 있어야 할것이다.

실은 오늘 협의회도 장연화가 참가했어야 하는것이였다. 책임교학이라도 와서 며칠씩 시험연구조에 붙어있으면서 시험문제작성과 프로그람개발사업을 봐주면 조장인 김호성이 이일저일 다 맡아안고 고생하지 않아도 될것이 아닌가.

부서일을 보면서 교육위원회적인 사업으로 전환된 콤퓨터에 의한 원격시험체계개발사업을 책임지고있는 김광우로서는 마음이 무겁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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