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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은심 여사 별세, 황선 시인의 추모시 '당신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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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2,078회 작성일 22-01-09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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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가 9일 오전 향년 82세로 별세하였다.  배은심 여사는 이한열 열사를 잃은 슬픔을 이겨내고 평생 동안 민주화운동에 앞장선 의인이시다.  배은심 여사의 약력과 황선 시인의 추모시 '당신의 기도'를 싣는다. [민족통신 강산 기자]

고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가 9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82세.

배은심 여사는 지난 3일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8일 퇴원했다. 하지만 9일 오전 다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으나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배은심 여사는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유가협) 회원으로 민주화운동에 앞장서 왔다. 특히 1998년부터 422일 동안 국회 앞 천막 농성을 벌여 민주화운동보상법과 의문사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끌어내기도 했다.

최근에도 6월항쟁 이후 민주유공자도 보훈대상자로 예우하라는 ‘민주유공자법 제정’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국회 앞에서 왕성하게 벌였다.


▲ 배은심 여사 생전의 모습. [사진출처- 정종성 페이스북]




아래는 황선 시인의 추모시이다.


< 당신의 기도 >

황선



그 해 겨울이며 여름

향불 하나 피우는 걸로는

미안함을 씻을 수 없어

거리마다 몰려다니던

최루탄 범벅 눈물 범벅

구호가 된 추모사

체육관 안에서만 사육되던 민주주의

광장으로 멱살잡아 끌고 나와

홍안의 영정 앞에 두고

편히 가라고

몸은 가도 쟁취한 직선제와 함께

영원히 부활하는 거라고,

다른 이름 같은 악마들이 비집고 나서는 꼴

당장 볼 줄 모르고

왜 우리는 그토록 떳떳했던가

어느날은 술잔을 기울이며 한탄하고

어느날은 지는 노을에 눈물 흘리고

어느날은 눈 감고 노래하고

어느날엔 촛불 하나 밝히고 자만했는데, 우리는

어머니 당신은 그날 이후

내내 죽음을 사셨죠.

산을 넘은 아들과 늘 어깨동무하고

아들을 살았죠.

속울음 삼키며

어미 품이 필요한 세상의 모든 불쌍한 목숨들에게

가슴을 내어 주셨죠.

웃음을 주셨죠.

아들처럼 문득

경계에서 서성거리면

더 많이 그리울까봐 그렇게 가신 건가요.

우리는 당신의 무덤가에

직선제 쟁취, 그 다음 무엇을 바칠까요.

오래 오래 당신이 아들을 살며 빚으신 기도.

사기 협잡의 범람

툭하면 버릇처럼 빨갱이니 멸공이니

겁박하는 완장놀이 싹 다 걷어 치우고,

동 트는 새벽빛

분계선을 넘는 봄바람

땀 흘려 아름다운 미소

그 해 봄 아들처럼 싱그러운 세상,

그런 세상이요? 어머니?

2022. 1. 9.


▲ 배은심 여사 장례일정. ©



아래는 배은심 여사 약력이다.

1940. 3. 1. (음력 1939. 12. 9.) 전남 순천 생

이병섭 님과 혼인

1966. 8. 29. 넷째로 큰아들 이한열 탄생

1970. 광주 지산동으로 이사

1987. 6. 9. 이한열 최루탄 피격

1987. 7. 5. 이한열 운명

1987. 7. 9. 이한열 장례

1987. 8. 민가협(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사무실 방문, 활동 시작

1997. 11. ~ 2000. 3. 전국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 회장

1998. 11. 4 ~ 1999. 12. 28. ‘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 제정위한 농성 진행

2007. 5~ 2013.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회장

2020. 2.~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명예 회장

2020. 6. 10. 6·10 민주항쟁 33주년 기념식에서 ‘민주주의 발전 유공’으로 국민훈장 모란장 수훈

(자료-이한열기념사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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