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사태 3가지 의혹, 진실은 무엇인가 > 통일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통일게시판

카자흐스탄 사태 3가지 의혹, 진실은 무엇인가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4,736회 작성일 22-01-11 17:37

본문

카자흐스탄의 대규모 시위가 러시아주도 평화유지군 파견으로 신속하게 진압된 가운데 그 이면에서 일어나고 있는 진실은 무엇인가? 미국과 유럽이 카자흐스탄에 색깔혁명을 일으키려다 실패한 것으로 이제 서방세계의 이런 추악한 짓거리는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 아닌가?  자주시보 김민준 기자의 글을 게재한다. [민족통신 편집실]

카자흐스탄 사태 3가지 의혹, 진실은 무엇인가

김민준 기자/ 자주시보

10일만에 끝난 시위의 배경은?


새해 들어 카자흐스탄에 대규모 시위가 발생해 세계 각국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1월 1일 카자흐스탄 정부가 액화석유가스(LPG) 가격상한제를 폐지한 것이다.

다음날인 2일 카스피해 연안 유전지대인 망기스타우의 자나우젠에서 차량용 LPG 가격이 2배로 뛰었고 이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전국 각지에서 발발했다.

특히 대도시에서는 관공서 난입, 방화, 경찰과 무력 충돌 등으로 시위대, 경찰, 군인 사상자가 속출했다.

정부는 2주간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가스값을 리터당 120텡게(330원)에서 50텡게로 낮추겠다고 발표했지만 시위가 진정되지 않아 내각 총사퇴까지 하였다.

그래도 사태가 풀리지 않자 토카예프 대통령은 6일 집단안보조약기구(CSTO)에 병력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러시아 주도 평화유지군 2,500명이 신속하게 카자흐스탄에 진입, 사태는 새로운 국면으로 흘러갔다.

▲ 카자흐스탄에 진입한 러시아군 선발대


러시아군이 시위대를 5,800명 넘게 체포하면서 시위 중심지였던 알마티 상황이 급격히 진정되고 있다고 한다.

새해 벽두부터 들려온 숨가쁜 소식 속에서 카자흐스탄 사태에 몇 가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 가스값 폭등이 사태의 원인인가


여러 언론은 이번 사태에서 가스값 폭등은 계기일 뿐이며 사실은 30년을 집권했던 초대 대통령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종신의장에 대한 반감과 9%에 달하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반발 등 반정부 정서가 진짜 배경이라고 지적한다.

알마티 시위대는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의 정치 개입을 반대하며 “노인은 물러가라”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하였다.

사실 가스값 폭등이 원인이라면 정부가 가스값 인하를 발표했을 때 시위가 진정되었어야 했다.

나자르바예프는 소련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 출신으로 소련 해체로 카자흐스탄이 독립하자 1990년 첫 대통령 선거에 단독 출마, 초대 대통령이 되었다.

나자르바예프는 무려 5선을 하면서 30년을 집권했으며 선거 때마다 81~99%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또한 여당인 누르오탄당도 80%가 넘는 지지를 받으며 국회의석을 석권해왔다.

물론 야당이나 국제사회에서 부정선거 주장도 나왔지만 확인하기는 어렵다.

사실 부정선거 논란은 미국, 한국을 비롯해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선거 때마다 나오는 단골메뉴이기도 하기에 이것만으로 나자르바예프나 여당에 대한 국민의 높은 지지가 허구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2019년 나자르바예프가 사임하면서 후계자로 지목한 토카예프 상원의장이 대선에서 71%로 당선되었다.

2019년 7월 7일 KBS 뉴스 ‘글로벌 돋보기’는 “2000년 이후 불과 10년 만에 천 달러에 불과했던 1인당 국민소득이 만 달러 수준으로 치솟은 카자흐스탄의 발전은 누르술탄 전 대통령의 결단력과 탁월한 외교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라며 “‘독재자’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 그를 다수의 카자흐스탄 국민이 존경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2021년 총선에서도 여당이 70% 가까이 득표해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했다.

나자르바예프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현 정부여당에 대한 지지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만약 이정도 규모의 시위가 벌어질 정도로 정부여당에 대한 반감이 컸다면 전부터 반정부 시위 등 일정한 조짐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불과 반년 전인 작년 8월 16일 문재인 대통령이 카자흐스탄을 방문해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을 성사한 것을 봐도 정치, 사회적으로 상당히 안정된 상태였음을 알 수 있다.

또한 평화유지군이 도착하자마자 시위대가 사라진 것도 일반적인 반정부 정서에 의한 시위와는 차이를 보인다.


2. 정부가 주장하는 ‘색깔혁명’은 근거가 있는가


‘색깔혁명’이란 동유럽, 중앙아시아의 구 소련 국가를 포함한 세계 여러 곳에서 발발한 반정부 시위로 보통 친서방 성격이 강하며 미국, 유럽이 시위의 배후에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는 일련의 사건이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미국과 대립하지는 않았지만 기본적으로 친러시아, 친중국 성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반정부 시위가 혹시 러시아,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사주에 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먼저 토카예프 대통령은 이번 시위를 외국에서 훈련받은 테러분자가 준비해 선동한 무장침략행위로 규정했다.

그들은 주요 건물을 장악하고 무기 창고를 탈취해 무장, 내전 양상으로 번질 기미까지 보였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체포된 시위대 중에는 무기를 소지한 사람, 카자흐어를 모르는 외국인도 대거 끼어있었다며 카자흐스탄 자원 약탈을 위한 외세의 공작이라고 주장했다.

평범한 반정부 시위가 아닌 내란에 가까운 사태로 인식한 것이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7일 토카예프 대통령에게 보낸 구두 메시지에서 “외부 세력이 카자흐의 동요를 조장하고, ‘색깔혁명’을 책동하는 것을 결연히 반대하며 중국-카자흐의 우호를 파괴하고 양국 협력을 방해하려는 기도에 결연히 반대한다”라고 하였다.

미국으로 추정되는 외부 세력이 중국을 고립시키기 위해 카자흐스탄 사태를 일으킨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 대사도 “중앙아시아 국가의 안보와 통합 훼손하려는 외부 세력의 시도”라고 주장했다.

캐나다의 전직 외교관 패트릭 암스트롱도 “카자흐스탄 사태는 이미 서방에서 지시하고 계획한 이른바 ‘색깔혁명’의 전형적인 패턴을 보여준다”라고 하였다.

그는 전형적인 패턴으로 무장단체의 갑작스런 출현, 해외에 있는 시위 지도부, 서방 NGO 행동 등을 거론했다.

이와 관련해 국제비영리법센터(ICNL)는 현재 카자흐스탄에 3만8천개에 가까운 시민사회단체가 있으며 대부분 미국과 유럽의 자금 지원을 받는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전 세계 반미국가에 있는 반정부단체를 지원하는 것으로 악명 높은 전미민주주의기금(NED)은 2020년에 약 100만 달러, 미 국무부는 2021년에 75만 달러를 카자흐스탄 NGO들에 지원했다.



3. 왜 러시아가 개입하는가


이번 시위사태는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평화유지군이 투입되면서 순식간에 해결되었다.

그런데 러시아군이 왜 다른 나라 시위 진압에 투입되는지 의혹의 시선이 많다.

물론 러시아를 주축으로 벨라루스, 아르메니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등 6개국으로 구성된 군사안보동맹인 집단안보조약 제4조에 따라 자국의 국가 안보와 주권이 위협받으면 집단안보조약기구에 파병을 요청할 수 있다.

그런데 시위가 발발하고 파병 요청을 하여 러시아군이 투입되고 진압되기까지 불과 10일 밖에 걸리지 않은 전격적인 모습에 다들 놀라고 있다.

러시아 언론은 러시아군의 전격적인 작전에 미국이 당황하였다며 조롱했다.

러시아 언론은 이번 카자흐스탄 사태의 배후에 미국이 있다고 공공연히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해 1월 10일부터 진행된 미국-러시아 회담, 이후 열릴 나토-러시아 회담을 앞두고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해 카자흐스탄 사태를 일으켰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미국 백악관은 “미친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또 러시아의 카자흐스탄 파병을 두고 미국이 반발하자 러시아가 맞대응하는 등 카자흐스탄 사태가 안 그래도 우크라이나 사태로 신경이 곤두선 두 나라의 대립을 더욱 부추긴 모양새가 됐다.

러시아가 카자흐스탄에 발 빠르게 파병한 이유는 이 지역이 러시아 안보에 매우 중요한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카자흐스탄은 러시아 남서쪽 국경을 마주하고 있으며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면적이 넓은 국가다.



▲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큰 카자흐스탄 ©위키백과


미국과 유럽이 동유럽 국가들을 흡수하면서 서쪽에서부터 러시아를 압박하는 가운데 카자흐스탄까지 포섭한다면 러시아 입장에서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그간 카자흐스탄은 러시아와 우호적 관계를 가져가고 있었다.

나자르바예프는 소련에서 독립한 나라들 대다수를 묶어 독립국가연합(CIS)을 결성하는 데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독립국가연합 결성을 선언한 알마티 조약을 체결한 장소도 카자흐스탄의 최대 도시 알마티다.

그래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3년 11월 방한한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에게 “구소련이 해체되는 혼돈과 격변의 와중에서 ‘독립국가연합’을 출범시키는 데 중심적 역할을 하셨습니다”라고 치하하기도 하였다.

독립국가연합은 소련 해체 이후에도 독립국들이 러시아를 중심으로 움직이며 서방에 흡수되는 것을 견제하는 역할을 했다.

따라서 러시아 입장에서는 나자르바예프가 이끄는 카자흐스탄이 정치적 안정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군사적으로도 카자흐스탄은 러시아에게 매우 중요하다.

일단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은 무려 7,644km에 달하는 세상에서 두 번째로 긴 국경을 마주하고 있다.

만약 카자흐스탄이 친미·반러 국가가 된다면 러시아 입장에서는 매우 곤란할 것이다.

러시아는 드넓은 영토를 지키기 위한 방공망 구축에 오랜 기간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며 다양한 무기를 개발하였다.

그 가운데 영공 방어용 요격기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게 미그-31이다.

실전배치된 전투기 가운데 두 번째로 큰 미그-31은 세계 최초로 위상배열레이더를 장착하고 고성능 데이터 링크 기술을 적용해 4대가 1개 편대를 이루면 조기경보기 역할을 할 수 있으며 S-300 같은 요격미사일 체계와 연결할 수도 있다.

거기다 터보제트 엔진보다 연비와 효율을 높인 터보팬 엔진을 장착, 마하 2.35로 초음속 순항비행이 가능하며 최대 속력 마하 2.83까지도 나온다.

일반적인 초음속 전투기들이 애프터버너를 가동하는 동안만 일시적으로 초음속 비행이 가능한 것에 비하면 상당한 성능이라 할 수 있다.

이런 미그-31을 운용하는 나라는 러시아 외에 카자흐스탄밖에 없다.

▲ 미코얀 미그-31 ©러시아 국방부

물론 카자흐스탄 공군이 운용하지만 러시아 공군과 연계를 맺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며 러시아 서남부 영공 외곽 방어를 담당하는 주요 수단일 것이다.

이처럼 그간 카자흐스탄은 러시아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러시아 안보의 한쪽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러시아-카자흐스탄 관계의 불안 요소도 있었다.

일단 카자흐스탄이 경제 발전을 위해 미국을 비롯한 서방 자본을 대거 유치한 것이다.

일종의 ‘안보는 러시아, 경제는 미국’ 노선인 셈이다.

덕분에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에 유입된 총 금융자금의 70%인 누적 3천억 달러가 넘는 서방 국가 자금을 유치했으며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가 되었다.

그러나 카자흐스탄 경제를 자국에 편입시킨 미국은 안보 영역도 러시아에서 벗어나 미국과 손잡을 것을 요구하였다.

구체적으로는 카자흐스탄에 미군기지를 건설해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려고 하였다.

사실 카자흐스탄에는 이미 미군 기지가 들어선 적이 있다.

2002년 아프가니스탄 전쟁 당시 일시적으로 알마티에 미군기지 사용을 허용했다.

탈레반 정부 붕괴 후 아프가니스탄에 직접 주둔하면서 알마티 기지는 필요가 없어져 미군이 떠나기는 했지만 이번에 시위가 가장 격렬히 진행된 곳이 알마티라는 점이 의미심장하다.

당시에도 러시아는 카자흐스탄에 미군기지가 들어서는 것에 반발했다.

하지만 당시는 워낙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이 기세등등할 때였고 러시아가 미국에 비해 열세였기에 막을 수 없었다.

시간이 흘러 2020년 미국은 탈레반과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기로 합의하였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철수로 중앙아시아에 미군기지가 완전히 사라지는 걸 막기 위해 카자흐스탄에 시급히 미군기지를 세워야 했다.

나자르바예프가 공식적으로 미군기지 건설을 부인했고 카자흐스탄 언론도 “미군기지 건설 주장은 헛소문”이라고 해명하기는 했지만 미국의 요구는 끈질겼고 러시아도 나자르바예프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6월 미국은 잘마이 칼릴자드 아프가니스탄 평화 특사를 카자흐스탄에 파견, 토카예프 대통령과 공식 회담을 갖고 미군기지 설치를 재차 압박했다.

이에 발끈한 러시아는 라브로프 외무장관 인터뷰를 통해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회원국 영토에 미군기지를 세우는 문제는 CSTO의 합의가 필요한 사항이며 새로운 미군기지의 출현은 중앙아시아 안보를 해친다고 주장했다.

당시만 해도 CSTO는 유명무실해진 기구로 치부되었으나 이번 사태를 계기로 부활에 성공한 셈이다.

이처럼 러시아는 자국 안보를 위해 카자흐스탄에 대한 영향력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었고 마침 시위 사태가 터지면서 절호의 기회를 포착, 재빠르고 과감한 작전을 펼친 것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10일 만에 끝난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각국의 시선은 매우 복잡하다.

정말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미국이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해 카자흐스탄이라는 새로운 카드를 꺼내들었다가 오히려 러시아의 적극적인 행보에 본전도 못 건진 꼴이 된 것일까?

과연 이것이 사실이라면 우크라이나 사태의 결말도 이미 정해진 것이 아닐까?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서비스이용약관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 상단으로


Copyright © 2010 - 2023 www.hanseattle1.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