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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언 칼럼] 우크라이나 전쟁, 서방제국이 러시아를 괴롭힌데 대한 댓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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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3,401회 작성일 22-02-26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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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언 칼럼] 우크라이나 전쟁, 서방제국이 러시아를 괴롭힌데 대한 댓가


이채언 (전남대학교 교수)



못된 인간들이 우리 속에 갇혀 평화스럽게 잠들어 있는 곰을 꼬챙이로 쑤셔가며 독한 매연을 품어대니까 어쩔 수 없이 우리를 뛰쳐나와 못 살게 굴던 나쁜 인간들을 추적해대니 못된 인간들은 저 곰이 갑자기 미쳤나? 무슨 의도로 저리 날뛰는가 하고 자기들이 한 짓거리는 생각 않고 어리둥절해 하기만 한다. 그동안 계속 궁지에만 몰려 지내던 곰이 나도 생명체이니 살아야만 하겠다고 발버둥친 것처럼 러시아도 이번에는 더 이상 못 참겠다고 일어섰다. 처음에는 푸틴이 키에프의 지도자만 교체할 생각이었는데 지금은 우크라이나 나라전체가 곧 지도에서 사라질 태세이다. 그뿐인가, 서유럽 전체가 지금은 동요하고 있다. 그들이 오랫동안 꼬챙이로 쑤셔가며 지분거린 짓거리를 무엇으로 정당화할 것이며, 정당화에 실패하면 보상이라도 이제 해야 할 것 아닌가? 유럽전체가 러시아를 못살게 지분거린 것에 대한 모든 잘못과 책임을 어느 한 나라에 뒤집어 씌운다면 영국이냐, 미국이냐로 꽤 한동안 논란이 일 것 같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20년 전 러시아가 자발적으로 NATO가입과 EU가입을 원했던 적 있었다. 러시아의 턱밑에까지 나토가 추격해와서 이웃나라를 집어삼키니 차라리 자발적으로 러시아가 나토와 EU에 가입하여 그 정식일원이 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미국을 위시한 서방세계는 서방세계 공동의 잠재적 적으로 러시아를 남겨둘 필요가 있었다. 그 당시 러시아는 서방세계의 허락이 안 떨어지면 자국의 가스파이프 라인도 건설할 수 없었다. 러시아가 할 수 있었던 것은 서방세계로 공급되는 파이프라인의 꼭지를 잠글 수 있는 정도의 일뿐이었다.

2013년 우크라이나의 자칭 민족주의자들이 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한 뒤 제일 먼저 한 일은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우크라이나 주민들의 이익을 단호하게 거부하는 것이었다. 이에 러시아는 남쪽의 세바스토폴 해군기지를 고수하고 친러시아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무력으로 크림반도를 장악하여 돈바스지역 주민들을 지원하였다. 이에 키에프정부는 주민들의 러시아어 사용을 금하였고 모스크바와의 적대관계를 반대하는 주민들을 경찰력으로 구금하고 기소하였다. 서방세계는 우크라이나의 반러시아 캠페인을 지원하기 위해 러시아에 대한 봉쇄와 제재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갔다. 푸틴은 이 때문에 러시아경제가 많은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서방세계와의 대화를 통한 해결을 위해,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 군사시설만 나토가 배치하지 않으면, 러시아는 돈바스지역 주민들의 자치를 보장받는 것에 대한 대가로 돈바스지역주민들에 대한 러시아의 관여와 지원을 철회할 수 있다는 양보안을 제시했다. 거기에 더하여 주민들의 절대다수가 러시아에로의 병합에 찬성한 크림반도의 주민투표도 재투표하도록 하겠다고 제안했지만 외면받았다.

그러나 러시아가 돈바스지역주민에 대한 지원을 손 떼고 있던 지난 8년간 돈바스지역 주민들은 키에프정부의 군사작전으로 매년 100명 이상의 목숨을 지속적으로 잃어 나갔고, 그러면서도 키에프정부는 "침략자" 러시아에 대항하여 더 큰 규모의 전쟁을 준비하기 위해 서방세계로부터 각종 군사지원과 금융지원을 받았다. 나토에 가입하지도 않은 조건에서도 서방은 러시아를 표적으로 한 미사일을 체르니고브(모스크바로부터 750km 거리)에 배치하였는데 푸틴은 최근 6개월간이나 체르니고브에 배치된 미사일이 러시아를 공격하는 게 아니라는 보증을 서방으로부터 받기 위해 대화노력을 쏟아부었으나 오히려 서방세계는 답답한 쪽에서 힘으로 한번 대처해 보라는 식으로 몰아부쳤다. 이번 군사작전을 개시하기에 앞서 푸틴은 미리 우크라이나의 동포들에게 자신이 그동안 서방과의 대화를 위해 얼마나 굴욕적으로 노력해 왔는지, 옛 소련영토가 어떤 과정으로 축소되어 왔는지, 우크라이나의 현재영토가 어떤 역사적 과정에 의해 지금의 크기로 되었는지를 아주 자세히 설명하였다. 그리고 그는 미국이 이라크를 침략했을 때 그 직후, 세르비아를 공습하고 난 직후, 코소보의 분리독립을 승인하고 난 직후, 나토군대가 러시아의 국경에 바싹 다가서고난 직후, 어느 누구도 그들이 국제법을 위반했다고 비난한 적 없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상기시켰다. 일단 전쟁을 개시하기 전까지는 가타부타 온갖 말이 많아도 전쟁을 일단 시작해서 이기고 나면 그 불똥이 자국에로 튈까 모두가 두려워 하며 입도 벙긋 않는 세태를 비웃은 것이다.

러시아가 2002년에 나토가입을 외면당했을 때 푸틴의 머리에 제일 먼저 떠오른 사람은 국제적 고립과 봉쇄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치고 있는 북조선의 김정일위원장이었다고 한다. 잠시 메데베데프 총리에게 대통령직을 물려준 뒤 그는 바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북조선의 군사적 대비태세를 구경했다. 건국 직후부터 북한이 서방세계를 향해 정상국가로 나아가려 노력했지만 그들은 북조선을 자유세계의 가상적으로 영구히 남겨두려는 의도에서 장기간 코너에 몰아 압박했다. 그 압박을 어떻게 견디고 있었나를 견학한 것이다. 그리고 2년 후 그는 다시 대통령직에 복귀하자마자 조선을 공식방문하여 북조선과의 과학국방기술의 공동발전을 위한 교류협력을 위한 조약을 맺고 국방력을 키웠다. 10년 뒤, 2016년 북조선이 가진 것과 동일한 종류의 갖가지 미사일과 극초음속 전투기들을 선보이며 러시아의 국방력이 세계 최대, 최고임을 공언하였다.

북도 군사기술수준에서는 러시아에 뒤지지 않지만 물량면에서는 러시아에 못 미친다. 김정은위원장이 3년전 "정면돌파를 선언"한 것은 바로 물량면에서도 미국을 능가하겠다는 결심이었다. 대화로 상대하기 힘든 적과는 정면대결로 승부를 보아야 한다는 상식에 눈뜬 것이다. 또 다른 고난의 행군이지만 이제는 외부에서 자진해 도와줄 의무와 책임감을 지닌 나라가 있고 오래지 않아 바로 코앞에 최후의 결전이 기다리고 있으며 그 결전에서는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충만한 고난의 행군이기에 예전에 겪었던 고난의 행군과는 차원이 다르다. 지금 미국과 유엔은 무엇을 할까? 상대방을 오랫동안 꼬챙이로 쑤셔가며 지분거린 짓거리에 대한 대가와 보상을 누구에게 뒤집어 씌울까만 궁리하고 있을 것이다.


민족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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