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의대교수, 오진을 하고 전쟁공포에 떨고 있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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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2/11/22) 오피니언 란에 어느 의과대학 교수가 스스로 국제관계에 대한 오진을 하고 전쟁공포에 질려 떨고 있다는 글이 실려있다. 명색이 대학 강단에서 병고치는 기술을 가르티는 교수가 자신에게 붙어있는 편견과 오해의 질병을 고치는 처방전은 내놓지 못하고 남의 나라가 전쟁으로 삐저들게 됐다며 전쟁 공포증에 부들부를 떨고 있다. 결국 그는 스스로 매를 벌고 있는 셈이다. 바로 이 공포증에 걸린 주인공은 조성내 할컬럼비아 의대 임상 조교수다. 차라리 무식하면 공포증에 떨지 않았을 터인데, 공연히 너무 많이 알아서 (잘못알아) 탈이 난 것이다.
조 교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먹을 계획을 하고 있다"면서 미국과 나토가 이를 막느라 온갖 노력을 다힌다고 한다. 그는 미국과 나토는 선한데, 중러가 분탕질을 하는 악당으로 묘사하고 있다. "중공도 올림픽 직후 대만 침공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한다. 조씨는 중러가 부유하고 큰 땅도 갖고 있는 데 왜 남의 나라를 먹으려는 지 알길이 없다고 반문한다. 그는 지나친 욕심이 문제를 만든다고 결론을 내린다. 과욕이 어디 중러 뿐인가. 조씨가 선량하다는 서구 선진국들이 죄다 약소국을 침략해 식민지를 만들었던 더러운 과거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설명할 셈인가. 멀쩡한 이라크와 리비아를 미국이 침략해서 쑥대밭을 만들었던 게 불과 17년 전 일이다.
푸틴이 우크라이나에 관심을 돌리고 지극히 민감한 이유는 이 나라가 나토와 러시아 사이의 완충지대로 지정학적으로나 안보적 차원에서 러시아가 민감할 수 밖에 없다는 건 누구나 인정하는 바이다. 독일 통일 합의 조건에도 왈소가 해체되는 것과 동시에 나토도 해산하기로 돼있다. '민스크 협정'에도 러시아의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일이 우크라이나에서 있어선 안 된다는 조항이 있지만, 지켜지질 않고 있다. 바이든의 친서방 제렌스키 우크라니아 대통령에게 최신 무기와 경제 원조 (7억 불)를 하면서 나토 가입을 종용한 것이 푸틴을 크게 자극해서 끝내 무력시위로 맞서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과거 60년 대 초 쿠바 미사일 위기를 연상케 한다.
중공이 대만을 먹으려고 한다는 조 교수의 표현 자체가 좀 거슬린다. 냉전 때에는 중공이라고들 했으나 이제는 중국이라고 하는 게 일반적 관행이다.대만은 중국의 일부이고 중국의 것이다. 자기 것을 자기가 먹는 데 무슨 시비가 있겠나. 최근 서울에서 어느 재발인사가 멸공을 외치더니 윤석열 국민의 힘 후보가 이를 요란하게 복창하고 있다. 이런 작태는 냉전의 잔재로 21세기에는 상부상조하는 다극체제 속에서는 설자리가 없다는 걸 왜 모르나.홍콩이 중국의 일부라는 것과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고 하는 것과 별반 차이는 없다고 봐야 한다. 실제로 양안 관계는 친미적인 차이잉원의 등장으로 절반이나 완성됐다고 보는 양안통일이 무너지고 말았지만, 공고하게 경제적 통일이 구축됐다는 점에서 멀지 않아 완전한 통일이 성취될 수 있다고 보는 건 절대 무리가 아니다.
바이든은 취임과 동시에 중러를 요절내겠다면서 신냉전을 펴고 있다. 대만에 금지됐던 최첨단무기를 팔아넘기는 가 하면 미국군대 까지 주둔시키고 양안 관계를 거덜내지 못해 안달이다. 조 교수가 중러를 악마로 보려는 자세는 아마 낡은 냉전사고방식에서 출발된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과거 냉전시대와 달리 어는 특정 강국을 무작정 추종하는 시대는 아니다. 사실 지구상 모든 나라들은 자국의 안보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남한에 주한미군 2만 5천이 상주하고 미생화학무기 전쟁 까지 훈련하고 한미훈련을 시도때도 없이 벌인다. '작계 5015'라는 북침각본에 따라 외국군을 끌어드려 합동훈련을 하고 첨단무기를 배치해놓고 있다. 이에 북한이 안보 위협을 느끼는 건 하나도 이상할 게 없지 않겠는가.
가령 예를 들어 북한에 러시아군이나 중국군 2만 5천 명이 상주한다고 하자. 또, 중러 군대와 북한군이 합동훈련을 서울 코앞에서 뻔질나게 벌인다고 하면 어떻게 우리는 반응할까를 한 번 생각해보자. 그래서 감히 조 교수님에게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문제를 풀어가는 지혜를 발휘하는 자세를 가지라고 당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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