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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 수첩 결방과 미디어법 개정을 막아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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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권종상
댓글 3건 조회 11,401회 작성일 10-08-17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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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 수첩, 아마 정권의 눈으로는 가시중의 가시겠지요. 이른바 '영포회'의 존재도 이 방송을 통해 최초로 알려졌고, 국무총리실과 사실 상관 없는 국무총리실 산하 기관이 민간인에 대한 사찰을 벌이고 있다는 것도 이 방송을 통해 나온 것이죠. 정권 차원에서는 정말 없애버리고 싶은 프로그램이나 다름없을 겁니다.

아마 영포회의 실제 모습을 이번에 결방된 '4대강'에서 다룰 예정이었던 모양입니다. 국토부에서 직접 나서 방송을 막으려 했고, 이는 그 '윗선의 지시'가 아니었나 생각해보게 됩니다. 정말 과거 방송때도 이런 일들이 있었나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원체 이 정권이 출범 이래 과거로 돌아가기로 작정한 정권이긴 하지만, 지난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때 같았으면 이런 일이 있었을까요? 더욱 가관인 것은 정권에서 애써서 심어놓은 낙하산 인사가 제대로 가동됐음을 이번에 다시한번 확인시켜 주는군요. 법원에서 방영중지 가처분 신청조차도 기각했는데, 이를 무시하고 방송국의 임원회의에서 알아서 기는 수준으로 딱 방송을 막아 주었으니, 정권으로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겠지요.

 

문제는 이것을 단순히 방송되어야 할 프로그램이 방송되지 않았다는 것으로만 봐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이번 사태에서도 보여지듯, 왜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수구냉전 언론들이 방송을 장악해서는 안되는가가 바로 이 사태에 집약되어 녹아 있는 것이죠. 모 포털 사이트 접속할 때 대문에 꼭 뜨는 이른바 '뉴데일리 신문'같은 것이 방송을 장악하고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방송 전파를 통해 계속 쏘아댄다고 생각해 봅시다. 결국 우리 스스로가 게이트키퍼가 되지 않는 이상, 그들의 선전 이데올로기를 그대로 흡수하고 그들의 뜻대로 생각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은 자명합니다.

 

진정한 민주사회로 가는 길은 국민과 소통하는 데 있습니다. 이전 정부들이 국민의 정부라는 이름으로, 참여정부라는 이름으로 국민과의 소통을 기치로 내걸었던 것과 비교해 볼 때, 이 정권이 이런 노력을 얼마나 하고 있는지를 생각해보면 다른 것을 볼 이유도 없습니다. 바로 지금, 방송을 장악하고 국민의 알 권리를 박탈하고 있는 이 정권의 모습, 그 바로 있는 그대로가 이 정권과 국민과의 소통 정도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할 것입니다.

국민이 판단할 수 있도록 해당 자료들을 공개하는 정부를 가져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과거 뉴욕타임즈가 베트남전 발발의 원인이 됐던 통킹만 사건이 허위조작임을 밝혀내고 이를 보도했을 때, 펜타곤은 뉴욕타임즈를 국가기밀 누출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그때 대법원은 언론의 자유를 들어 이를 기각했고, 이 사건은 언론자유의 중요성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것이 됐습니다.

지금껏 정부의 잘못과 시정해야 할 점들을 고발하고 꼬집어 왔던 프로그램의 입을 막고 모든 채널을 정부의 홍보용으로 돌리려는 이 정권의 현재 작태는, 이 정권이 왜 반민주적인지를 상징한다 할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1주기를 맞은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맞는 김대중 대통령의 1주기가 이렇게 아프게 다가오는 것도, 아마 우리가 지금 처해 있는 민주주의의 퇴보 현실을 바라보며 느끼는 것들이 많기 때문일 것입니다.


시애틀에서...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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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k0206님의 댓글

eck0206 작성일

정말 구구절절 옳은 말씀이자 중요한 내용이라 생각하며 동의합니다.
이렇듯 암담하게 주어진 이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 나갈까에 대한 뼈아픈 고민들이 모아져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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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엘님의 댓글

제이엘 작성일

미디어법 개정이 우리에게 가져올 해악을 미리 보는것 같아서 섬찟합니다..  그나마 하나 남은 자존심인 MBC의 간판 프로그램도 없어지지 않을까 아슬아슬합니다.  우리 해외 교민들이 한목소리를 내어야하는 이유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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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님의 댓글

강산 작성일

낙하산 인사가 제몫을 다한 결과라는 지적이 정곡을 찌른 말씀입니다.  저런 낙하산을 내어보내는 자들이나 타고 내려와 아부하는 자들은 온 국민이 철저하게 심판하고 다시는 세상을 어지럽히지 못하도록 만들어야 세상이 밝아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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