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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아야 고맙다 (피겨갤러리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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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승냥이
댓글 4건 조회 10,332회 작성일 10-08-25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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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들이 아사다와 트리플악셀에 그토록 집착하는 이유를 아는가. 또 김연아를 못 물어뜯어 안달난 이유를 아는가,

먼저 나는 15년간 피겨의 골수팬이였음을 밝힌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피겨에 무지하다.

김연아 선수가 나오기 전까진피겨가 뭔지도 모르는사람이 부지기수였다. 때문에 김연아선수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차마 헤아리지 못하고
이번 올림픽서 김연아의 금메달의 참의미를 알지못한다.
그저 '여러 난관을 극복하고 끝내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선수' 정도로 밖엔.. 허나 나에겐 김연아 선수가 그렇게 소중하지 않을수없다.. 김연아가 이뤄낸 성과가 어떤것인지 알기에..

또한 해방이후 가장 통쾌하게 왜인들의 완벽에 가까왔던 플랜에 먹칠을 한것이 김연아 선수인것을 알기 때문에 그러하다. 이것이 무슨말이
냐.. 이걸 알기 위해선 보다 거시적이고 복합적으로 피겨를 볼줄알아야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피겨를 단순한 '마이너 스포츠'정도로 인식한다. 사실 맞는 말이다. 단순 피겨팬의 머릿수로 헤아리자면 피겨는 명백한
마이너 스포츠다, 그러나 피겨는 그 종목의 특성과 일본인들의 목적이 어우러져 일본이 오랜기간에 걸쳐 '집중 육성'한 종목임은 모를 것이다.

일본에게 '피겨'는 우리나라로 치면 '양궁','쇼트트랙'과 같은것이다(종목 독점을 목표로한다 /2005 일본빙상협회 인터뷰中). 허나 일본 피
겨육성, 그 속에는 우리의 양궁이나 쇼트트랙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철저한 의도와 계획이 담겨있다.

피겨스케이팅은 그 어느 스포츠보다도 예술적인 요소가 다분하기 때문에 '문화 강국'으로서의 이미지를 고양시키는데 적합하다. 또한 피겨
스케이팅 인프라 구축 자체에 천문학적인 액수가 소요되기에 '경제 강국'으로서의 이미지를 어필하는데 역시 이만한 스포츠가 없다. 먼저 일본 피겨의 역사를 알아본후 일본이 피겨를 집중육성함으로써 얻고자 했던바가 무엇인지 알아보자.

1989년 세계 피겨 선수권 대회에서 일본의 '이토 미도리'가 우승을 차지한다. 아시아 최초의 우승이였다. 전 일본 열도는 열광했다. 서양인들의 전유물이었던 피겨에서 일본인들은 그들의 가능성을 보았다. '아시아속의 유럽'을 외치던 일본은 그 당시 아시아 국가 유일의 G7국가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기에 가장 적합한 이 운동에 일명 '얼음폭풍'프로젝트를 가동시키며 그 일환으로 20조라는 천문학적 액수를 투입해 집중 육성한다. 그결과 2006년 동계올림픽서 아라카와 시즈카가 금메달을 딴다. 허나 이는 일본인으로서는 만족할만한 결과라고 할수가 없었다.            

금메달 후보들의 무더기 실수로 금메달을 딴것이라는 비난을 피할수 없었기 때문이었다.'얼음 폭풍'프로젝트의 효율성을 되물을 시점, 그즈음 나온것이 바로 '아사다 마오'이다.

여성싱글중 유일하게 트리플악셀을 뛰는 그녀는 자칭 '피겨 왕국'인 일본의 '상징'과도 같았기에 일본인들이 '아사다 마오', 또 그녀의 '트리플 악셀'에 거는 기대는 가히 상상 이상이였다. 그녀를 통해 서양의 전유물이였던 피겨에서의 입지를 확고히해 '아시아 속의 유럽'의 이미지를 확고히 하려는게 그들의 계산이였다. 그들의 계획이 순순히 맞아 들어갈때 즈음 혜성처럼 등장한것이 바로 김연아였다.'예술성'이 풍부해 문화선진국으로서의 이미지를 어필하기에 적합한 스케이팅을 구사하는 김연아는, 20조의 예산을 통해 일본이 키워내길 바랬던 그런 선수였다.

김연아는 그이후 일본피겨육성의 '결정체'인 아사다마오를 보란듯이 수차례 압도하더니 끝끝내 2010 벤쿠버 올림픽서 사상 유래가없는 최고의 점수, 전세계로부터의 최고의 찬사를 받으며 금메달을 거머쥔다. 이를 통해 일본이 상처입은것은 크게 두가지이다.

하나는 종목 독점(2005 일본빙상협회 인터뷰中)을 목표로하던 일본의 자존심에 지울수없는 상처가 남았으며, 또 하나는 그들이 피겨를 집중육성함으로서 이루고자 했던 '아시아 속의 유럽' 과시가 불가능해진것이다. 더군다나 그들의 식민지였던 한국에서 난 선수에게 말이다..

김연아! 그녀는 강대국들이 수조,수십조의 예산을 들여가며 자국에 나오길 간절히 바랬지만 허락되지 않았던, 그런 선수다.. 그런선수가 피
겨관련 인프라가 '전무'한 한국에서 나왔다. 이는 말그대로 한국에 떨어진 행운이 아닐 수 없다. 또한 그녀는 해방이후 가장 완벽히, 또 통쾌히 일본의 계획에 '엿먹인' 한국인이기하다. 한국인들이여 김연아를 아끼자, 그렇지 않을꺼라면 최소한 욕하진 말자. 그게 우리에게 행운을 가져다준 이 소녀에 대한 작은 보답이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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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님의 댓글

긍정 작성일

맞는 말씀입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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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연님의 댓글

아연 작성일

귀한 글이로군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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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우님의 댓글

꾸우 작성일

네 특별한 존재임은 틀림 없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생활체육의 저변확대없이 엘리트체육만 육성하는 정책으로는 우리나라도 문화국가를 이루기 힘들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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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Skirts님의 댓글

BlackSkirts 작성일

예전에 읽었던 글인데 지금 또 한번 접하니 새롭네요.  김연아같은 존재는 정말 국가에서 국보급으로 대접해도 모자라요.  정부에서 지원만 제대로 해 주고 키워준다면 전세계에 한국이미지 메이킹용으로 예산 쏟아붓는것 이상으로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다만 정부의 인식이 깝깝하고 한국빙상연맹이 일본지부 역활을 하고 있다는것이 씁쓸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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