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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임을 인정받기 위해 한마디만 해 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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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정희
댓글 14건 조회 33,562회 작성일 10-10-09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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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임을 인정받기 위해 한마디만 해 보라고?
경향신문 9월31일자 사설에 대해

(민주노동당 / 이정희 / 2010-10-08)


진보가 왜 비판하지 않느냐. 제대로 말 못하는 진보는 진보가 아니다. 북의 후계 문제를 둘러싸고 최근 민주노동당에 경향신문이 내세운 논리이다.

이렇게 답한다. 내가 생각하는 진보는, 현실에서 출발해 한 걸음이라도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력이다. 그것을 위해 말을 꾹 누를 수도 있는 판단력을 가진 것이 진보이다. 진보임을 인정받으려는 생각으로 시류에 맞춰 말을 보태기보다, 자신 행동의 일관성을 지키는 것이 진보이다.

현실은 어떤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 악화되고 권력승계가 이루어지는 시기에 급변사태가 올 것이라며 미국과 한국 정부는 작은 군사적 충돌에도 곧장 평양으로 진격해 북의 최고위층을 생포하는 시나리오를 공공연하게 발표하고 올여름 이후 지금까지 서해와 동해에서 끊임없이 군사훈련을 벌이고 있다. 보수정당과 대다수의 언론이 비이성적인 국가라는 여론을 만들어내기 위해 경쟁적으로 비난을 쏟아낸다. 이 시점에서 진보정당까지 북은 비이성적인 행동을 했다는 말을 덧붙여 갈등 상황을 더해야 하나.

몇 년 전 3.1절 행사 때, 북에서 공연단으로 온 젊은 여대생과 한 식탁에서 저녁을 먹었다. 고작 스무 살, 얼마나 많은 것을 알 나이겠는가. “남쪽에 오게 되어 떨리지 않았어요?” 한 분이 물었다. 이 여대생이 그 고운 목소리로, “오기 전에 어머니가, 장군님이 계시다는 것만 생각하면 된다고 하셨단 말입니다”하고 답했다. 아무도 말을 더 잇지 못했고, 굳이 이어가려고 하지도 않았다.

평양에 사는 그 여대생이 선택받은 고위층이니 그렇게 말했을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 시각을 굳이 부인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그 여대생이 보여준 정서가 옳고 그름이나 변화의 조짐이 있는지 없는지를 떠나 아직까지는 북의 사회를 특징짓는 정체성의 하나인 것이 현실인 이상, 북의 권력구조 문제를 언급하기 시작하면 남북관계는 급격히 악화된다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우리가 아무리 북의 권력구조에 대한 입장과 남북관계에 대한 입장은 다른 문제라고 생각하더라도, 북의 권력승계를 왕조세습이라고 비판하더라도 대화는 그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하더라도, 남북관계에서 이 문제는 완전히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그것이 현실이다.

미국과 북한이 오랜 대결 관계에 있다. 미국이 관계 개선의 가능성을 보이는 시도는, 북의 지도자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는 것에서 시작한다.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회담에 동석했던 미국 관리가 왜 “무척 실용적이고 사려 깊으며 유머감각이 출중하다”는 말을 언론에 대서특필되게 했겠는가.

미국 정부가 ‘대결에서 대화로’ 정책을 바꿨기 때문에, 대화의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그러했다. “자기 국민들을 굶기는 사람”이라는 부시 대통령의 말이 나왔을 때 북미관계가 어떠하던가. 갈등을 최고조로 높이는 방법은, 북의 지도자를 날 선 언어로 비판하는 것이다. 이것이 현실이다.

남쪽 관광객들만 가는 금강산을 여행할 때도, 여행객들에게 주의사항이 미리 알려진다. “북의 지도자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마라”는 것이다. 비록 북쪽 사람들은 우리 앞에서 북의 지도자를 칭송하고 찬양하더라도, 우리는 반박하고 싶어도 아예 말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이다. 남북관계를 발전시켜온 오랜 경험에서 생긴 대응방식이다.

이것은 금강산 관광에서뿐만 아니라 정치권과 언론의 대응에서도 지켜져야 한다고 본다. 금강산에서 평범한 여행객들에게도 요구되는 이 대응방식이 이 시점에서 아무런 절제 없이 포기될 뿐 아니라, 특히 민주노동당에 진보정당이라는 이유로 포기할 것이 사실상 강권 되는 것이 정당한가.

나는 국가보안법 법정에 변호인으로 선 일이 있다. 검사의 가장 주된 공격 방법은, “우리 정부를 그렇게 비판하는 피고인이, 진보를 자처하면서 왜 북의 독재를 비판하지 않느냐” “왜 북의 인권침해를 거론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한 마디만 해봐, 그럼 너의 사상이 불온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해 줄 테니, 진보면 그 정도는 해야지”라고 유인한다. 그러나 그 법정에서 피고인이 검사로부터 법원으로부터 진보로 인정받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나는 단 한 번도, 피고인에게 “북에 대해 한마디만 하세요. 그러면 정당성도 인정받으면서 무죄판결 받으실 수 있어요”라고 조언한 적이 없다. 내가 변호하기로 약속한 피고인의 한평생의 노력이 시험에 들었을 때, 피고인의 행동이 그 자체로 공정하게 평가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 나의 임무였다. 피고인에게, 남북의 화해를 갈구하며 그가 쌓아온 내면과 다른 말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안심시키는 것이 나의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

진보임을 인정받기 위해 우리가 남북관계에서 수많은 의견대립과 충돌을 겪으며 끌어낸 대응방식을 포기해야 하나? 남북관계가 평화와 화해로 나아가도록 노력하는 것이 진보정당의 임무이다. 그 대응방식을 어떤 상황에서도 잃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지금 그것은, 금강산에서 그러했듯, 북의 권력구조에 대해 말하지 않아 온 일관성을 지키는 것이라고 본다.

국가보안법 법정 안의 논리가 일부 변형되어 진보언론 안에도 스며들어 온 것이 안타깝다. 말하지 않는 것이 나와 민주노동당의 판단이며 선택이다. 이것 때문에 비난받아야 한다면 받을 것이다. 지금은 진보임을 인정받기 위해 북의 권력승계를 비난하다가, 뒤에 그 후계자와 대화의 상대방으로 마주앉게 되면 “능력 있는 사람”이라며 이전의 비난을 거둬들일 치사를 만들어내야 하는 궁박한 입장에 스스로 빠져 들어갈 생각이 나에게는 전혀 없다.

 

2010. 10. 8
민주노동당 대표 이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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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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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님의 댓글

생각 작성일

우리가 생각해볼 만한 글이군요.  북은 대화해야 할 상대이지 비난하고 차버릴 상대가 아니니까요.  윗글의 마지막 문장을 옮겨봅니다.

//이것 때문에 비난받아야 한다면 받을 것이다. 지금은 진보임을 인정받기 위해 북의 권력승계를 비난하다가, 뒤에 그 후계자와 대화의 상대방으로 마주앉게 되면 “능력 있는 사람”이라며 이전의 비난을 거둬들일 치사를 만들어내야 하는 궁박한 입장에 스스로 빠져 들어갈 생각이 나에게는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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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님의 댓글

돼지 작성일

지금 진보의 방향은 남북한간에 있어서는 평화로운 대화, 평화로운 공존, 평화로운 통일이
대전제가 되야된다고 생각 합니다.  통일을 방해하는 세력이 현존하는 남한에서 이러한 북한의
세습을 진보을 치기위한 역으로 이용할수 있겠죠.

자랑스러운 진보가 왜 왜 지지리도 못난 보수 꼴통들한테 인정을 받아야 하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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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님의 댓글

프레임 작성일

조중동의 프레임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경향, 그리고 일부 자칭 좌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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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저모님의 댓글

이모저모 작성일

진중권 “민노당 李대표 꼼수…北세습은 배신” 논쟁 봇물
 김종목·손봉석 기자 jomo@kyunghyang.com
댓글 2
ㅣ 1 ㅣ 0 입력 : 2010-10-10 15:31:58ㅣ수정 : 2010-10-10 15:47:06 
 
경향신문
10월 1일자 ‘민주노동당은 3대 세습을 인정하겠다는 것인가’라는 사설을 놓고 민주노동당 반박으로 촉발된 북한 세습 비판의 당위를 둘러싼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

특히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가 지난 8일 “(북한 세습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이 나와 민노당의 판단”이라고 입장을 밝힌 이후 대중 지식인과 논객, 유명 블로거들의 지지와 비판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진보진영의 대표 논객 진중권씨는 이정희 대표의 입장에 대해 “외교적 전략으로서 상대 체제를 존중하는 것과 진보전당의 이념적 지향으로서 특정 체제에 대한 견해를 갖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전혀 관계없는 두 사안을 뒤섞어놓는 꼼수를 부리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진씨는 9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이정희 대표의 변명을 읽고’라는 글에서 “외교적 관계를 위해 체제 비판을 삼가자는 것은 오류”라며 “외교는 외교, 비판은 비판, 비판하면서 외교할 수 있다. 더구나 민노당은 외교부나 통일부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진씨는 이 대표의 ‘비판 강요는 국가보안법 법정의 논리’라는 주장에 대해 ““누구도 한 개인에게 자신의 양심을 털어놓으라 강요할 권리는 없다. 모든 개인은 자신의 양심에 대해 침묵할 자유가 있다. 심지어 법정에서도 묵비권을 행사할 권리가 있다”면서 “다만, 공당에게 그런 자유는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공당은 대중에게 자신들의 정치적 목표와 이념적 성향을 분명하게 밝힐 의무가 있다. 왜? 표를 달라고 하니까. 그게 싫으면 정당 하지 말고 그냥 개인으로 남든지... 한 마디로 이 대표의 논리는 허접하다. 아마 본인도 자기 말을 안 믿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역사학자 김기협씨가 인터넷에 올린 칼럼에서 ‘싱가포르의 예를 보더라도 권력세습은 절대악이 아니다’라고 주장한 데 대해 “북한의 3대 세습이 부러워 해야 할 싱가포르식 선진적 정치문화라는 궤변이 등장했다. 민노당 이정희보다 차라리 솔직해서 좋다. 하지만 이 정도면 거의 정상적인 의사소통이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진씨는 “싱가포르에서 우리가 부러워 하는 게 권력세습인가? 아니면 거리에 껌 좀 뱉었다고 태형을 가하는 건가? 자칭 역사학자라는 이가 새나라 유치원 수준의 논리를 폈다”고 밝혔다.

진씨는 또 다른 인너넷 매체에 실린 글에 대해서도 “‘북한, 문제 있다. 하지만 지금 그 문제를 제기하면 안 된다. 언젠가 때가 올 거다.’ 뭐, 이런 논리”라고 소개한 후 “그런데 그 ‘때’가 언제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런 문제에 부닥치면 허탈해지는 것이 그나마 세상을 바꾸겠다고 하는 이들의 상태가 저 정도”라며 “그러니 우리는 누구랑 손발을 맞춰야 하나”라며 진보 지식인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사설을 집필한 경향신문 이대근 논설위원은 민노당의 ‘경향신문 절독 선언’ 입장을 반박한 데 이어 이정희 대표 글에 대해 다시 반론을 내놓았다.

이 위원은 9일 경향신문 홈페이지 ‘오피니언 X’에 올린 ‘이정희 대표에게’라는 제하의 글을 통해 “민노당을 비판하고 지지하는 시민을 (보안법 기소) 검사에 비유한 것은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며 “그런 법정에서는 오로지 민노당만이 진리이고, 민노당 외에는 모두 국가보안법이거나 검사이거나 둘 중의 하나라는 흑백 논리를 제기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경향신문은 민노당의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았다. 사설도 말하지 않았다고 지적한 적이 없다”며 “민노당이 말한 것에 대해 말한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은 “3대 세습 비판이 김정일 정권의 기분을 나쁘게 하는 측면 외에 민노당이 올바른 노선을 견지하고 있다든지, 한국 진보세력의 대표로서 제역할을 다하고 있다든지, 시민들과 공감하는 능력을 과시함으로써 민노당이 더 많은 지지를 받고, 그만큼 정치적 역량이 증대되고, 남북관계에 관한 민노당의 발언권도 제고된다는 측면에서 생각해 보지 않았는가”라고 반문했다.

앞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9월말 김정은 후계가 공식화된 직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북한 당대표자회 3대세습 어떻게 보시나요?”라고 운을 뗀 후 “국가의 운명을 유전자 재조합이라는 생물학적 우연에 맡기는 어리석은 일이라는 게 저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가장 두려운 것은 북이 혼란에 빠지고, 권력의 공백을 친중 정권이 채우는 것일 것”이라며 “북한이 중국의 동북4성 중 하나가 된다면 통일은 더 멀어지게 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유 전 장관은 북한의 정권 세습을 기업세습과 유사하게 보는 시각에 대해선 “국가권력의 세습과 기업의 상속은 좀 다르다”며 “기업은 사적 권력이다. 한 기업이 세습 때문에 망하면 다른 기업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 그런데 국가권력은 대체가 불가능한 공적 권력”이라는 논리로 비판했다.

반면 경향신문 사설을 비판하며 민노당 입장을 지지하는 의견도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역사학자 김기협씨는 인터넷 시사언론 프레시안에 ‘경향신문과 이대근씨! 권력 세습은 절대악이 아니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싱가포르의 예를 들며 “권력 세습 자체가 그렇게 끔찍한 일은 아니다”고 했다.

김씨는 “경향신문 사설은 민주노동당의 입장을 ‘북한을 무조건 감싸주려는 것’이며 ‘냉전 시대의 잔재’라고 몰아붙였다”며 “이해할 수 없는 말이다. ‘북한 문제는 북한이 결정할 문제라고 보는 것’이 어째서 북한을 감싸주는 것인가? 권력 세습이 무슨 천인공노할 절대악이라도 된단 말인가”라고 반박했다.

이어 “권력 세습은 문명 발생 이래 대다수 인류가 역사의 대부분 기간을 통해 겪어 온 일이다. 근대 세계에서 이 제도가 사라진 것은 사회·경제·문화적 조건의 변화에 따른 것”이라며 “특정 사회의 조건에 따라서는 그 존속이 바람직한 것일 수도 있다”고 했다.

김씨는 “북한의 권력 세습은 현대 상황에 바람직하지 않은 정치 행태라고 나도 생각하며 그로부터 벗어나기 바란다”며 “하지만 지금의 북한 사정으로는 적합한 권력 승계 방법일 수도 있는 것이고, 그 자체가 절대악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것을 절대악처럼 내거는 것은 북한 문제를 모두 북한 자체의 책임으로 몰아붙이는 대결주의자들의 프로퍼갠더일 뿐”이라며 “경향신문이 이에 동조하는 까닭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밝혔다.

시사평론가 유창선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경향>의 민노당 비판은 진보판 색깔론’이란 글로 비판했다.

유씨는 “<경향>의 민주노동당 비판은 진보정당의 분열을 낳았던 소모적인 종북주의 논쟁을 재연시키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며 “인터넷과 트위터 상에서는 이를 둘러싼 뜨거운 논쟁이 재연되었고, 논쟁의 구도는 진보정당이 분열될 때의 종북주의 논쟁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경향>은 진보정당의 앞길에 대해, 그리고 남북관계의 앞길에 대해 하나는 생각했지만, 둘은 생각하지 못했다“며 “<경향>에게는 북한의 권력세습을 당장 비판해야 한다는 급한 마음만 있었지, 남북관계의 앞날을 헤아리는 심모원려(深謀遠慮)의 모습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말로 서울광장에서 ‘북한의 3대 세습 규탄 궐기대회’라도 열리고 거기에 진보정당들까지 손잡고 나서는 광경이 보고 싶었던 것일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번 <경향>의 민주노동당 비판은 진보 안에서의 색깔 덧씌우기였다는 점에서 더욱 수치스러운 장면이었다”며 “북한의 권력세습에 대해 민주노동당이 어떤 입장을 취했는지에 대해 아무런 관심조차 없던 사람들도, <경향>의 일련의 보도 이후 민주노동당이 그에 동조했다는 오해를 갖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유씨는 “이제라도 <경향신문>이 사실 왜곡의 기사 제목을 단데 대해 사과하고, 자신의 입장을 강압한데 대해서는 (사과는 안하더라도) 스스로 성찰하는 과정을 갖기를 주문한다”며 “명색이 진보 내부에서 색깔 덧씌우기가 활보하는 것을 두고 보는 일은 너무도 고통스럽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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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sparkling님의 댓글

bsparkling 작성일

정말 마음에 와닿는 글이네요.


"내가 생각하는 진보는, 현실에서 출발해 한 걸음이라도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력이다" -이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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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급좌파님의 댓글

c급좌파 작성일

제 생각은 아주 일반적인 물음에서 시작합니다. 어떤 쟁점에 있어 비판을 하고 안하고는 가치판단의 여부보다는 '직관'이나 '감정'이 우선할 수 있다고 봅니다. 물론 위의 이정희 대표나 민노당의 "그들이 알아서 결정할 내부문제"라는 문제의식은 물론 공당으로서 정치적 판단하에 논평을 내 놓았겠지요. 먼저 그들의 정치적판단이 '향후 남북관계'를 민노당이 주도로 풀어나가는 상황까지 상정했다면 차라리 존경하고 싶군요. 그렇게 깊은듯을 품고 정치하는 당인지는 예전에는 미쳐 몰랐습니다. 하지만 혹여 그것이 핑계가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강하게 듭니다. 제가 말한 '직관과 감정'의 판단에 근거해서요. 차라리 "우린원래 위쪽 일에대해서는 언제나 판단하지 않는다는것이 유일한 판단"이라고 솔직히 말하는게 어떨런지. 오늘 이정희대표의 글은 한 세번은 읽어야 문맥을 이해할 수 있겠더군요. 그 말 하는게 그렇게 긴 문장으로 써야되는 글이었는지...... 저로서는 그것부터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경향과 민노당의 다툼'과 여기에 '민노당의 비판은 또다른 조중동과 정권을 도와주는 길'이라는 이상한 논리는 아이러니하게도 '한반도에서의 진보운동의 특수성'을 다시한번 확인시켜 주는군요. '무오류의 수령'의 혁명의 향도성은 그 무오류의 진실은 차치하고라도 여러사람 머리아프게 해주니 참으로 희한방통한 논리임에는 분명한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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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K0206님의 댓글의 댓글

ECK0206 작성일

그간 남한에서 제대로된 진보적 의견을 표출함은 곧바로 사회적 물리적 죽음을 표현함과 같은 심각함이 있어왔던 것이 사실일 것입니다. 태백산맥을 쓴 작가 조정래씨가 유서를 써놓고 집필을 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그것은 민주정권 10년세월을 보내온 지금에까지도 미치고 있는 남한의 사회적 분위기 입니다.

북한의 세습에 대하여 어떤 인식을 가지느냐는 각 자가 가진 통찰의 스펙트럼에따라 천차만별일 것입니다. 북한을 어떤 역사적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느냐에 따라 그 인식은 많이 달라질 것입니다. 우리가 북한의 근황에 대해 자주 또는 심각히 주제삼는 것은 북한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현재와 다가올 미래의 우리 스스로의 안위와 번영, 그리고 생존을 위함 것임을 먼저 자각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런 견지에서, 북한이 내보이는 여러 행태에 대하여 시비를 거는 일은 현명치 못한 일이 아닌가 합니다. 마치 비지네스 상담에 온 사람이 상대편이 입고온 옷에 대하여 이러쿵저러쿵 험담을 먼저 하는 것과 같은 행태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설령 상대의 옷이 그토록 지적할만한 모양새를 지녔다 하더라도 보다 긍정적인 상담의 결과를 도출하기 위하여 언급을 아예 자제하거나 보다 상대의 기분을 거스르지 않는 방향으로 대화를 끌어나감이 상식이며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실제로 그렇게 해나가고 있습니다.

조금만 차분히 생각해보면 이정희 의원이 가진 생각이 너무나 당연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그토록 광분하는 것을 보면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남한 사람들이 해방이후 짧지않은 기간동안 여러 부문에서 세뇌되어, 보다 상식적 판단을 하는데 장애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저희카페 유수 논객중의 한 분이신 나그네님이 말씀하시듯 남한의 보수 권력층들이 가진 열등감이 일반인들에게 까지도 그대로 전이되었다고나 할까요.

그리고 사실 우선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그간 우리들에게 알려져온 북한에 대한 여러 사료나 자료들이 과연 신빙성이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쉽게말해 우리가 아직도 북한을 잘 모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겸손함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무엇때문에 북한에 대하여 때때로 이런저런 열변을 토해야 하는지 그 근본적 이유를 스스로에게 질문하다보면 보다 객관적인 통찰을 갖는데 일부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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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꿈리님의 댓글의 댓글

불꿈리 작성일

c급좌파/ '좌파'들 특유의 비난을 위한 비난이군요. "그들의 정치적판단이 '향후 남북관계'를 민노당이 주도로 풀어나가는 상황까지 상정했다면 차라리 존경하고 싶군요. 그렇게 깊은듯을 품고 정치하는 당인지는 예전에는 미쳐 몰랐습니다" -- 어느 정당이든 집권을 목표로 합니다. 집권당이 아니더라도 공당으로서 한반도 문제를 능동적으로 대처해갈 역할과 책임은 부여되고 있고요. 진보신당은 들러리만 서기 위해 정치하는 모양이군요.
"우린원래 위쪽 일에대해서는 언제나 판단하지 않는다는것이 유일한 판단"이라고 솔직히 말하는게 어떨런지." -- 백 보 양보해서 c급좌파님의 그 '직관'과 '감정'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이정희 대표가 말한, 남북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북의 체제에 대한 발언을 자제해야 한다는 논리를 전혀 건드리지 못 합니다. 제대로 반박을 하려면 그런 식으로 자신들 편할 때는 논리가 아닌 '직관과 감정'을 신 내린 무당처럼 읊조리시지 말고, 북의 체제에 대한 비판은 남북문제에 해가 되지 않는다는 논리를 발굴하셔야 합니다.
그나저나 '좌파'들은 할 말 다 하고 사셔서 좋겠습니다. 그런데 왜 그 '할 말'이 조중동, 딴나라 등의 극우 세력들에게는 제대로 튀어나오지 않을까요? 김대중, 노무현, 이정희 등 극우와 싸우는 사람들한테는 꼬박꼬박 튀어나오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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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꾼님의 댓글

통일꾼 작성일

ECK 님의 가슴에 와닿는 귀한 글 정말 감사합니다.

북한과는 앞으로 서로 협력하고 함께 발전하고
궁극적으로는 통일을 해야 할 상대입니다.

북의 정치적인 사정과 결정은 미국을 포함한 세계 어느나라의 힘으로도
변화시킬 수 없습니다.  오래 전부터 주체적으로 결정해온 나라이까요.
진보세력이 통일을 꿈꾼다면 당연히 쓸모없는 일에 나서서 서로의 관계를
악화시킬 필요가 없는 것이지요.

그보다는 남한의 진보가 해야 할 태산같은 일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
문제가 있습니다.  왜 한목소리로 사대강이나 천안함에 대하여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인지에 대한 반성은 없는지.  그리고 그런 행동이 없는 자들이 저렇게
극우세력들을 도와서 북을 비판하고 서로 싸우는 모습을 보이는지 참 답답하군요.

남한의 진보 그 어느 누구도 훗날 만일 정권을 잡는다면 북을 따라서 세습할 수도 하려고 들지도 않을 것인데 지금 북의 세습을 문제삼을 이유가 과연 어디에 있을까요?  앞에서 말했듯이 세상의 최 강대국인 미국이나 중국도 북의 세습을 어떻게 할 힘이 없는 이 마당에서요.

남북의 관계는 그저 아무렇게나 함부로 말을 내뱉는 것이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인내심을 갖고 참고 기다리고 서로 협력하는 길 외엔 다른 길이 없는 것이지요.

말 잘하는 진보가 그렇게 말하고 글쓰고 행동하는 일은 힘을 모아 그들이 몸담고 있는 남한의
환경부터 먼저 바꾸는 일입니다.  언론의 자유가 탄압당하는 지금이 얼마나 어려운 상황인지는 잘 아는 사람들이 왜 저 모양일까요? 

현정권에 의하여 코너에 몰려서 맥도 못추는 상황에서 서로 맞장을 뜨자는 것들에게 무슨 미래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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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급좌파님의 댓글

c급좌파 작성일

불꿈리님께

"북의 체제에대한 비판은 남북문제에 해가되지 않는다"는 논리는 적어도 제 논리는 아닌듯 하군요. 제가 개발하고자하는 논리도 아니구요. 그 논리 개발이 지금 상황에대한 전제 내지는 당위가되어야하는 이유를 제게 설득해주시는것이 어떨런지요?

진보신당과는 하등관계가 없는 c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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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꿈리님의 댓글

불꿈리 작성일

c급좌파/ 아니, 그런 논리가 아니라면 도대체 이정희 의원의 주장을 어떻게 논박하겠다는 거죠? 그외는 아무리 뭐라고 하든 곁가지일 뿐 아닌가요? 핵심 포인트가 그것인데 저보고 설득해달라니요? 결국 님은 핵심도 못 잡으면서 '비난을 위한 비난'을 했다는 얘기가 되는데요. 손호철류의 다른 '좌파'들은 허접하게나마 북 세습에 대한 비판과 남북문제는 별개라는 걸 주장하는 게 아니던가요?
그리고 님이 진보신당과 관계 있든 없든, 그 하는 주장과 행태는 비슷해서 덧붙였던 것뿐입니다. 뭐 홍세화는 한걸레를 진보신당 기관지쯤으로 착각하는 사람이기도 하니, 그와 비슷한 주장을 하는 님에 대해 제가 크게 오해한 건 아닐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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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급좌파님의 댓글

c급좌파 작성일

불끔리님

답변 고맙습니다. 하지만 제가 물었던 의도는 그거는 아니었습니다. 남이 벌써 한 얘기를 여기서 글쓴이 이름만 바꿔서 되풀이하려는 답을 님께서도 원하시지는 않으시겠지요. 다만 북의 세습비판이 '남북관계'를 해치는가 아닌가가 왜 중심인지 아직 듣지는 못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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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급좌파님의 댓글

c급좌파 작성일

또하나는 제 질문의 핵심은 '중심'에 있습니다. 세습비판과 남북관계가 아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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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꿈리님의 댓글

불꿈리 작성일

c급좌파/ 이거 거의 실시간 채팅이군요.^^ 이정희 의원의 핵심주장이 '현재 북의 체제를 비판하면 남북문제에 악영향을 끼친다'입니다. 이 주장을 비판하려면 딴걸로 변죽 울리지 말고 (앞날을 내다보는 정당인지 몰랐다느니, '직관'과 '감정'으로 보면 그게 아니라느니 하는) 그 논리를 정면으로 비판하라는 겁니다. 중심은 이미 그렇게 만들어진 형국입니다. 제가 이것이 중심이라고 내세운 게 아니라요. 판이 그렇게 짜였다는 겁니다. 따라서 글쓴이 이름만 바꾸든 말든(그것도 싫으시면 무당 흉내도 내지 마시고요), 이정희 의원의 핵심주장에 대해 논리적으로 비판하라는 겁니다.
남북관계야 어떻게 되든 말든 '진보'의 '선명성'(?)을 주장하시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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