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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복 전원장 죽이려는 보이지 않는 손의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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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양정철
댓글 0건 조회 2,801회 작성일 11-01-17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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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 펌)


김만복 전 원장 죽이려는 보이지 않는 손의 정체는?
(양정철닷컴 / 양정철 / 2011-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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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 본관 앞의 표석에 ‘무명의 헌신’이란 구절이 눈에 들어옵니다. (사진 : 연합뉴스)

김만복 전 국정원장이 16일, 국가정보원 퇴직자 모임(소위 ‘사단법인 양지회’)으로부터 회원자격을 박탈당했습니다.

김 전 원장은 한 일본 잡지에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서해가 ‘전쟁의 바다’로 변하고, 안보에 구멍이 뚫렸다”는 내용의 글을 기고했습니다. 그런데 퇴직자 모임은 이를 문제 삼았습니다. ‘양지회’는 “(김 전 원장이) 천안함 피격과 연평도 사건으로 귀중한 생명과 재산을 잃은 장병 유가족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데 대해 깊이 사죄하고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망언을 더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성토했다고 합니다. 한발 더 나아가 김 전 원장이 직무상 얻은 내용을 누설하지 않았는지 관련 법규를 검토해 처벌하도록 국정원에 촉구했다고 합니다.

이른바 ‘양지회’라는 단체가 김 전 원장 제명 사실을 발표하자 대다수 언론들은 아무 검증이나 확인도 없이 일제히 ‘김만복 퇴출’에만 초점을 맞춰 호들갑을 떨며 나팔 불기에 바빴습니다. 듣도 보도 못한 온갖 수구 매체들은 일제히 붉은 완장을 차고 총동원돼 ‘김만복을 잡아넣으라.’며 호루라기를 불어댔습니다. 어디에 장만 서면 등장하는 극우단체들도 동조하고 나섰습니다.

살다 살다 이런 저급한 3류 코미디는 처음 봅니다. 이런 일을 지켜보노라면, 정말이지 대한민국 국민인 사실이 한심하고 부끄럽습니다.

이 사건의 문제를 나열해 보겠습니다.

첫째, 이건 백주 대낮의 백색테러입니다. 누구를 공격하려면, 공격하는 쪽의 입장과 실체가 분명하게 공개돼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양지회’는 뭐 하는 단체입니까. 여러분은 아십니까? 별생각 없이 받아 쓴 언론은 알까요?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보면 아무 정보도 나오지 않습니다. 책임성이나 성격, 정관, 구성, 목적, 지향, 예산운용, 징계나 기준 등에 대한 아무 정보도 없습니다. 실체를 알 수 없는 특정인들끼리의 비공개 모임입니다.

자기들이 ‘아이리스’도 아니고, 왜 갑자기 ‘짠’하고 나타나 정치적인 쇼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정체가 분명한 사람이나 단체여야만 누구를 당당하고 책임 있게 비판-공격할 때 그에 따른 사회적 책임을 지는 법입니다. 숨어서 누군가를 공격하는 것은 백색테러입니다. 아니면 저격이나 테러, 혹은 ‘뻑치기’에 불과합니다.

둘째, 이른바 ‘양지회’라는 이름은 국정원의 오래된 구호(우리는 음지에서 일하면서 양지를 지향한다!)에서 연유된 걸로 보입니다. 그런데 한번 첩보원은 죽을 때까지 베일 속에 숨어 사는 법입니다. 국정원 직원은 우리 법원에서도 인정받아 신상의 모든 것, 심지어는 급여까지도 대외비를 인정받은 존재들입니다. 모두 다 비밀입니다. 행정적 업무적 대외활동 상 신원 노출이 불가피한 1급 이상 간부를 빼면 그렇습니다.

그런데 ‘양지회’ 멤버들은 뭡니까? 몇 급 이상이 모여 뭔 이유로 무슨 활동을 하는데 실체는 몽땅 다 숨겨 놓고 오로지 단체 이름만 버젓이 알려 누구 죽이는 일을 합니까. 저는 미국의 CIA나 FBI, 러시아의 KGB, 영국의 비밀정보국(SIS), 이스라엘의 모사드, 독일의 연방정보본부(BND) 출신들이 퇴직 후 어떤 친목모임을 만들어 이런 식의 편향적 정치적 활동을 한다는 소식을 대체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본’ 시리즈 등 수 많은 첩보물 스토리의 핵심도 첩보원들의 퇴직 이후 정체 숨기기가 기본 복선에 깔려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 사람들은 뭡니까? 현역 땐 음지에서 일하다가 퇴직하면 정치적 출세를 위해 양지에서 뛰는 게 ‘양지회’입니까, 아니면 정권 구미에 맞는 어떤 일은 음지에서 몰래 하고 입맛에 안 맞는 사람 공격하는 일만 양지에서 하는 게 ‘양지회’입니까.

셋째, 해당 단체가 김 전 원장의 기고내용을 실증적으로 충분히 검토한 후 취한 행동인지에 대해 정확한 게 없습니다. 성명만 보면 유치하기 그지없는 대응입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서해가 ‘전쟁의 바다’로 변하고, 안보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은 이 땅의 보수적인 지식인들조차 수도 없이 해 왔던 비판입니다. 심지어는 한나라당 안에서도 나왔던 발언입니다.

그게 특정모임의 제척사유가 된다면, 그 모임은 모임이 아니라 패거리이고 ‘오야붕’ 눈치만 보는 조폭조직입니다. 국가 최고의 정보기관 출신들 수준이 그 정도밖에 안 된다면 김 전 원장은 참 잘 잘리신 것입니다.

넷째, 그 모임에 정형근 전 차장(전 한나라당 의원, 현재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있습니까, 없습니까. 없다면 차장까지 지낸 사람조차 멤버가 아니니, 대표성도 자격도 없는 특정인들끼리의 임의단체가 과거 자기네 최고 수장을 퇴출시킨 쇼를 한 것입니다. 있다면 그 모임은 정말 조폭 조직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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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추는 게 직업인 국정원의 직업윤리를 7급 공무원도 아는데 퇴직자들은 공개적 모임까지 만들만큼 모른답니까?

왜냐구요. 기억하실 겁니다. 2002년 국정원은, 정말이지 개판이었습니다. 대선을 앞두고 최고급 기밀이 정치권에 마구잡이로 새나갔습니다. 국민의 정부에 반감을 품은 퇴직자들과 그들과 연결된 내부 직원들이 온갖 고급 내부 기밀을 한나라당에 갖다 바쳤습니다. 오죽하면 그들의 명칭은 야당 의원 정형근의 사설정보팀이었습니다.

즉 민주정부로 정권이 교체된 이후 소외된 내부 수구세력들이 정형근 전 의원을 중심으로 정권탈취를 향한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정보를 빼돌리고, 정 전 의원은 연일 내부 정보를 폭로하는 최일선에 섰던 것입니다. 그 소요경비가 한나라당에서 공급됐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당시 폭로극의 한가운데에 있던 정 전 의원은 자료 출처를 묻자 “국정원의 고위 간부가 울분과 정의감에서 전해줬다”며 국정원에서 입수했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또 “정보를 얻기 위해 밤에도 새벽에도 달려갔고, 산이나 들에서도 만났으며, 기차를 타고 가서 접촉하기도 했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습니다. 정보 유출과 줄 서기가 얼마나 심했으면 정 전 의원이 오히려 ‘이젠 그만 와도 된다.’고 만류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묻습니다. 정권을 탈취하기 위해 그렇게 내부 기밀을 빼돌린 정 전 의원이나 누설자들이 퇴출대상입니까, 나라 걱정하는 마음에서 전문가적 차원의 안보적 진단을 한 김 전 원장의 소신이 퇴출대상입니까.

저는 지금껏 정 전 의원이나 연루자들이 당시 일로 어떤 징계를 받았거나, 친정 모임에서 어떤 제재를 받았다는 소식을 접한 적이 없습니다. 그와 그들은 지금 떵떵거리며 살고 있습니다.

이 보도가 나가고 나서 김 전 원장은 “나는 천안함 사태가 북한의 소행이라고 믿는 사람”이라며 “다만 정부의 설명과 대응이 미흡하다고 지적한 것인데 이를 두고 논란을 제기하는 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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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만복 전 국가정보원장 

김만복 전 국가정보원장. 그는 서울대 법대를 나와 중앙정보부에 투신한 정통 정보요원으로, 참여정부 때 KCIA 최초로 내부 공채 출신 가운데 첫 수장에 오른 사람입니다.

저는 그를 잘 압니다. 그는 누구보다 애국심과 국가관이 투철하고, 국정원에 대한 자부심이 철저한 사람입니다. 안보관도 비교적 보수적이고, 대북관 역시 국정원의 시각에서 벗어나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렇지만 국정원이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최일류 정보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소신과 양심에 투철한 사람이어서, 수장에 발탁됐습니다. 그리고 개혁을 해냈습니다.

최근 남북정상회담과 북한 핵 관련 저서를 출간하는 과정에선 ‘원장까지 지낸 사람이 출간 여부는 친정과 상의해야 한다’며 국정원 측에 출간승인을 신청했다가 거절당했습니다. 국정원 측은 “구체적 사유를 밝히기 어렵지만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뻔합니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절차를 지키고 있습니다. 홀로 외롭게 고난받고 핍박받는 그를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안타깝습니다.

드라마 <아이리스>에서 애국심과 국가관에 충실한 주인공 이병헌과 정예 요원들은 정보기관 내부에까지 침투한 반국가적 세력 ‘아이리스’와 목숨을 걸고 헌신적으로 싸웁니다. 그리고 국민의 평화와 기관의 자존심을 끝내 지킵니다. 지금 국정원은 어떻습니까. 그리고 그 퇴직자들은 어떻습니까.

국가 정예 첩보요원과 동네 건달의 차이는 하나입니다. 양복 입고 선글라스 낀다고 다 첩보요원이 아닙니다. 정의감도 없이 권력과 보스 움직이는 대로 우~ 몰려다니고, 행동통일하지 않으면 린치 가하고, 집단 이익에 반한다고 보복 가하면 영락없는 양아치입니다.

반면 양심과 신념, 국민적 대의와 정의감에서 멸사봉공하면, 그게 국정원의 현직이거나 퇴직한 정예 첩보요원의 참다운 길입니다.

정체도 불분명한 이른바 ‘국정원 퇴직 모임’이라는 사람들의 최근 행태는, 철 지난 군복 똑같이 차려입고 가스통 메고 시청 앞에 나와 3류 저질 몸개그나 벌이는 수구세력들의 집단행동과 궤를 같이하면서 결국은 국정원의 명예를 떨어뜨리는 저급한 조폭적 모습입니다.

그걸 아무 생각 없이 받아 적는 언론은 더 말할 나위도 없는 4류 코미디를 벌이고 있는 것이구요.

 

양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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