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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어드는 사회서비스, 감당못할 적자에 시달리는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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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권종상
댓글 1건 조회 2,123회 작성일 11-03-04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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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에서는 매주 금요일 아침이면 '스탠드 업'이란 시간을 갖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조회 같은 거지요. 여기서 주요 변경 사항이나, 우체부들이 주의해야 할 사항 같은 것들을 스테이션 매니저(우체국장)의 발표로 듣게 됩니다. 여기서 궁금한 점이나 불만사항이 있으면 질문과 공방이 오가기도 합니다. 그런데 오늘, 우체국장은 지금까지 말로만 떠돌고 있던 '우체국에서의 대량감원 가능성' 에 대해 공식적인 발표를 했습니다. 공화당 주도의 의회가 적자가 쌓이고 있는 연방우정국에 대해 '리스트럭처링'을 권고했다는 것이지요. 이는 곧 대량해고와 연결되는 것이어서 동료들은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미 여기에 대해서는 대략 우리 동료들도 감을 잡고 있었던 터여서 그것이 특별히 큰 충격은 아니었지만, 직접적으로 발표가 났다는 것은 이게 곧 시행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여서 긴장감은 여전했습니다. 게다가 이미 주 5일제 배달 여부를 놓고 의회가 검토중이라는 이야기도 나왔었기 때문에, 주 5일제 실시와 대량감원은 일란성 쌍둥이처럼 가는 것이어서 곧 이곳도 주 5일제 배달이 실시될 것이라는 전망도 가능했습니다.

 

사실 우체국의 존재 위기라고도 할만한 것이, 인터넷의 발달과 이미 1종 우편물의 감소를 통해 수익이 줄어든 우체국으로는 과거의 비즈니스 모델을 고수해서는 수익성이란 것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제가 보는 문제는, 언제나 강조하는 것이지만 '시각의 문제'입니다. 애초에 우체국이 세워진 이유도 이 사업이 전혀 수익성이 없다는 것을 알기에 정부가 떠 안은 것이고, 주 6일제 배달 역시 연방법으로 고수되어 온 것입니다. 그것은 서비스 차원에서 이뤄진 일이었고,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마련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연방정부 기관들에도 '수익성 모델'이라는 것이 집중적으로 강조되기 시작한 지난 1980년대 이후, 적지 않은 연방정부 산하 서비스 기관들이 민영화되기 시작했고, 미국 역사의 시작부터 나라가 경영했던 전기 사업이나 철도 사업같은 것들이 차례차례 민영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서비스 개념'은 뒷전으로 쳐지고 국민들이 마땅히 세금 내면서 받아야 할 혜택들은 차례차례 뒤로 밀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효율'을 추구하면서 정작 미국이 이렇게 더욱 허덕이는 이유는, 그들의 효율성 추구가 미국 내에서 이윤을 내기 어렵다고 판단한 기업들의 해외 이전 등으로 인해 노동자의 대량해고가 잦아지면서 근본적으로 그들이 만들어내는 재화를 주로 소비하는 계층의 희생 위에 구축되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이들이 때때로 일으켰던 전쟁의 전비가 천문학적으로 늘어났다는 데 있었습니다. 미국이 아이젠하워가 경고했던 대로 군산복합체의 출현과 이들의 실질적 권력 및 이데올로기 장악을 막지 못한 것은 실수였습니다. 제 2차 걸프전 발발 이후 현재 미국의 전비는 대략 흝어봐도 2조 달러가 넘어선 상황입니다. 그리고 매달 적어도 1-2백억달러의 돈이 전비로 투여되고 있습니다. 즉, 아무리 미국내 제조업체들과 기업들이 수익을 내고 세금을 내도 이 쓸데없는 전쟁에 쏟아부어지는 막대한 전비를 메꿀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전쟁으로 인해 직접적으로 이윤을 내는 미국의 군산복합체 기업들은 지금 이 상황이 어쨌든 질질 끌리던 어쨌든간에 수익을 내고 있으므로 이 상황을 그대로 가져가길 바라고 있는 것이지요. 그러나 미국의 상황은 이것 때문에도 그 출혈이 엄청나게 커졌고, 리비아 사태 초기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한 것 역시 이런 맥락에서 봐야 할 것입니다.

 

거두절미하고,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은 계속해서 세금의 감면과 작은 정부를 지향하며 오바마의 세금정책과 의료보험 정책 등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입니다. 솔직히, 미국 기업에 투여되는 자금은 공적 자금 말고는 거의 이른바 유동성 자금으로, 이윤만 생겼다 하면 언제든지 그걸 들고 빠져버릴 수 있는 자금들로서, 그런 이윤을 만들어 자기들의 투자 이윤만을 챙기고 거기에 대해 세금을 매기지 말라고 공화당의 부자들이 나대고 있는 셈인데, 이런 식으로라면 미국의 미래가 있을지, 저는 전혀 그 앞이 보이지 않습니다. 즉, 노동해서 돈 버는 이들은 계속해 허덕거려야 하고(그나마 일자리도 없고), 불로소득으로 돈 버는 이들은 더 늘어나는 재산을 즐기며 히히덕거리는 이 상황이 계속되는 한, 미국은 미래가 없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생산직이라고는 군수와 일부 전자 산업, 정부가 그나마 돈 대주고 다른 나라들에까지 힘으로 위협하며 판로를 열어주어 버티고 있는 자동차 산업 정도가 아니라면 찾아볼수도 없는, 심지어 TV 한 대조차 자국내에서 만들지 않는 미국이 과연 얼마나 이렇게 버틸 수 있을지 궁금하기조차 합니다.

 

이런 와중에서 국민들에 대한 서비스는 효율과 비용이란 미명으로 계속 축소될 것이고, 그것은 미국 국민들의 이중고를 뜻할 것입니다. 경제적 어려움에 사회적 서비스와 보장까지 줄어드는 이 나라가 이제 정말 '강대국'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저는 우리 아이들에게 미안함을 가지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시애틀에서...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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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님의 댓글

돼지 작성일

작금에 우체국의 상태가 심히 우려가 되는군요.
제 아내도 우체국에서 일한지 30년이 되가는데
요새 무척 일하는것이 힘든지 일갔다 집에 돌아오면
피곤함이 옛날같지 않는것 같읍니다.

그 큰 P&DC에서 일하는데 몇년전만 해도 일감이 그런대로
많아서 몇 CREW가 일을 분산해서 하므로 일이 어느정도
수월했는데 요새는 일감이 많이 줄어 들어서 한 CREW만
일을 하는데 작은 mail들은 그리많지않고 bulk mail 과 같은
크고 무거운것들이 많아서 일을 하는데 두배나 더 힘들다고
합니다.  그리고 작년에는 일을 오래 한사람들에게는 돈을
주면서까지 조기 은퇴를 종용하고 내보냈다고 합니다.

역시 인터넷의 발달로 우편물이 많이 줄어든것으로 알고 있는데
오랜 경기 불황도 원인이 될수있고 경쟁적인 회사들의 더좋은 서비스로
인해 우편물의 물량은 적어 질수밖에 없겠군요.

P&DC에서 우편물이 줄어드므로서 각 LOCAL STATION으로 나가는
우편물이 적을수밖에 없을테고 당연히 배달부서로 가는 우편물이
줄어든다는 것이겠지요.

우편물은 줄어드는데 우체국의 덩치는 워낙커서 방만한 운영과 시설때문에
제가알기로는 작년 한해에 80억불이 적자가 났다고 그럽니다.
 매년 적자에 허덕이는 우체국이 국민들을 위한 좋은 서비스가 개선이 될지
의문이 드는게 작금의 현실인것 같읍니다. 
그만큼 타업체에 비해서 사업적인 경쟁력이 떨어질수밖에 없을것 같읍니다.

권종상님께서도 JOB SECURITY에 대해서 걱정을 하시겠지만 제 아내도
말은 안해도 일에 대한 앞으로의 전개에 대해서 마음이 편치가 않은것만은
사실인것 같읍니다.

권종상님 힘내시고 직장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개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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