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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와 메르켈의 '180도 다른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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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태견
댓글 0건 조회 5,961회 작성일 11-03-17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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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17일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를 만나 "일본 원자력발전소는 40~50년 전의 것으로 형이 우리 것과 다르다"며 "우리는 안전기준이 많이 높아졌을 때 설계해서 우리 원자로가 더 안전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 말은 반만 맞고, 반은 틀렸다. 현재 국내에서 가동중인 21기의 원전 가운데 고리 1호기(78년 준공), 고리 2호기(83년), 월성 1호기(83년) 등 9기는 70~80년대에 지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대재앙을 일으킨 후쿠시마 원전은 한국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후쿠시마 원전 1호기는 1971년 3월 가동을 시작해 지난달로 설계수명 40년을 넘겼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앞서 지난 2007년 후쿠시마 원전 1호기의 수명을 10년간 연장하는 것을 허가했다가 이번에 초대형 사고를 일으켰다.

문제는 우리 정부도 후쿠시마 원전의 수명 연장을 보고 그 뒤를 좇아왔다는 사실이다.

한국수력원자력과 정부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 2007년 6월 18일로 설계수명 30년이 끝난 고리원전 1호기의 운전을, 그해 12월에 10년이나 더 연장했다.

2012년 폐쇄 예정인 월성1호기도 2009년부터 압력관 교체 공사가 진행되는 동시에, 한수원과 월성원전은 10년 운전 연장을 건의한 안전성평가보고서를 2009년말에 정부에 제출하는 등 사실상 가동 연장을 위한 수순을 밟고 있으며 정부는 올해 말 수명연장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 고리원전 2호기도 2013년 30년 수명을 다하면 연장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줄줄이 노후 원전의 수명연장을 추진중인 것이다.

정부가 이렇게 하는 이유는 '돈'이다. 원자로를 폐쇄하지 않고 가동 연장을 하게 되면 비용이 새로 원전을 건설하는데 비해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정부는 수명 연장을 해도 안전성에 끄떡없다는 입장이다. 윤철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원장은 16일 "사람으로 치면 장기와 혈관까지 다 교체했기 때문에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과연 그럴까.

그런 면에서 독일은 한국과 큰 대조를 이룬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안전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고려 대상"이라며 1980년 이전에 건설한 원전 7기의 가동을 잠정 중단하고 3개월 동안 안전성을 점검키로 했다. 독일 원전 숫자는 17개. 이 가운데 40%에 달하는 7개를 거침없이 가동중단시킨 것이다.

메르켈 총리는 후쿠시마 사태를 "기술세계사에 새로운 분기점"으로 규정한 뒤, "발전소의 설계가 자연의 힘 앞에서는 충분치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노후 원전 가동을 중단하면 독일은 대체 전력 공급을 위해 추가로 막대한 투자를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독일의 '정통보수'인 메르켈 총리는 그 길을 택하려 하고 있다.

MB정부는 원전을 한국의 신성장 산업으로 설정하고 있다. UAE 원전 수주후 특히 '원전수출 입국'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UAE원전 수주 이후엔 1건도 추가 수주를 하지 못하고 있지만.

MB정부는 국내에도 대규모 원전 추가 건설을 추진중이다. MB정부는 전체 전력의 34.1%를 공급하고 있는 21개의 원전을 오는 2030년까지 9기를 더 건설하여 총 전력생산의 59%까지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의 재앙을 몰고온 후쿠시마 원전 사태는 "원전은 값싼 에너지"라는 그동안의 '원전 신앙'이 얼마나 허구인가를 극명히 보여주고 있다. 정부는 "한국 원전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주장하나, 일본도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세계적 '원전 안전신화'의 주역이었다. "발전소의 설계가 자연의 힘 앞에서는 충분치 않다"는 메르켈 총리의 말을 MB정부는 곱씹어 보아야 할 때다.

[출처] : 뷰스앤뉴스 http://www.viewsnnews.com/article/view.jsp?seq=73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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