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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은 왜 줄을 탓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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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시민
댓글 6건 조회 2,635회 작성일 11-05-05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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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좋은 연구소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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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goodlab.blogspot.com/


유시민은 "왜" 줄을 탔는가.
2011년 5월 5일 오후 9:11
딱 연구하기 좋은 칼럼이 떴다. "유시민, 떠나든가 돌아오든가"라는 제목의 경향신문 이대근 칼럼이다. 칼럼은 그리 길지 않다. 말하고자 하는 바는 더 간단하다.

유시민은, 범야권 대선 후보가 되기 위해, 변덕을 일삼으며 줄타기 정치를 하고 있다.

이 칼럼의 내용은 단 하나의 전제를 제외하고 모두 옳다. 그 전제란, "유시민이 범야권 대선 후보가 되고자 한다"는 것. 그 외 나열된 유시민의 변덕은 모두 사실이다. 그렇다. 유시민은 변덕쟁이다.

누가 됐든 변덕 부리는 모습을 곱게 봐주는 사람은 많지 않다. 변덕을 부리는 모습이 보기 싫다 보니 이유를 "찾기" 시작했는데, 결국 이대근은 그 이유를 다음 대선에서 찾아낸다. 이게 다 어떻게든 대선 후보가 되기 위해 끊임 없이 꼼수를 부리는 것이라고 말이다. 일리 있다.

"변덕" -> "꼼수" -> "야욕"의 연결관계는 직관적이다. 관심 없는 사람들의 눈엔 그게 정확한 사실로 보이기까지 한다. 특히 유시민이 민주당으로 돌아간다면, 돌아"오"는 것이 되는 입장에 있는 사람에게 그 연결관계는 정확한 사실을 넘어 "너무 믿고 싶은 신념"일 수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유시민의 변덕, 그 이면을 보자"고 말하는 것은 부질 없는 짓일 수도 있다. 그래서 강요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잠시나마 한 번 얘기를 들어볼 여유가 있다면, 조금만 들어줬으면 한다. 그가 정치적으로 중요한 결정의 순간마다 변덕을 부렸던 그 "각각의 이유"에 대해서.

아. 그 전에 먼저 묻고 싶다.

노무현은 파병 반대론자일까, 찬성론자일까.

노무현은 대통령 시절 파병을 주동했다. 그는 당과 지지자들에게 파병해야만 하는 상황을 이해해 달라고 누차 부탁했다. 그리고 이는 그의 소극적 지지자들이 대거 그를 외면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된다. 그렇다면 정말 노무현은 파병 찬성론자일까.

답은 아니오다. 노무현은 파병 반대론자다. 노무현에 관한 수많은 기록에 이같은 사실이 직접 언급된다. 우선 이 사실에 대한 공감대가 있어야 유시민에 대해 얘기할 수 있다. 노무현이 파병 찬성론자라는 믿음을 조금도 접을 수 없다면, 이제 나올 얘기들은 아무런 가치가 없다. 어떤 계기로 마음이 조금이라도 열리게 되면 그때 다시 돌아와 주기 바란다.

다시 유시민으로 돌아오자면, 유시민이 정치에 뛰어든 결정적인 이유는, 민주당의 노무현 후보 흔들기 때문이었다. 유시민은 민주당 안에서 노무현을 돕는 게 어렵겠다고 판단, 개혁국민정당을 창당해서 외부에서 사력을 다해 지원했고, 노무현을 당선시킨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첫번째, 그리고 돌아보면 가장 충격적인 변덕을 부린다. 개혁국민정당에서 탈당해 열린우리당을 만든 것이다. 이대근은 굳이 이 부분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유시민은 이 과정에서 1차적으로 소극적 지지자들을 대거 잃었다.

그가 개혁국민정당을 배신?하고 열린우리당을 만든 이유는 간단하다. 노무현의 정치를 돕기 위해서다. 노무현은 대선 전 후보시절에는 물론, 대통령이 된 후에도 끊임없이 사회 기득권층한테 공격을 받았다. 노무현을 공격하는 일에는 민주당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대다수 민주당 인사들은 노무현의 머리 위에 있음을 강조하기 위한 돌발행동을 일삼았고, 이런 상황에 노무현 지지자들과 친노인사들, 그리고 유시민은 큰 위험을 느꼈던 것이다.

노무현과 유시민의 가장 공통된 부분은 민주주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었다. 정당한 절차를 거쳐 당선된 대통령이, 국정과 상관없는, 정당하지 못한 공격을 받게 되는 상황은, 고스란히 민주주의의 위기였다. 유시민은 노무현이 대통령만 되면, 그래도 민주당이 노무현을 지켜 주리라 순진하게 생각했었지만, 현실은 달랐다. 유시민은 개혁당에서 외부 지원만 해가지고는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없다고 판단했고, 백년가는 국민정당을 기치로 내세웠던 개혁당을 버리게 된다.

곧 파병 문제가 터진다. 유시민은 노무현과 같이 처음부터 끝까지 파병 반대론자다. 당시 유시민은 파병반대운동의 선봉에 섰다. 그러나 막상 노무현 대통령이 파병 찬성의 입장을 비치자 유시민도 변덕을 부린다. 찬성으로 돌아선 것. 또 다시 유시민은 노무현과 함께 지지자들을 대거 잃는다. 사실 당시 이 선택은, 성숙하지 못했다. 그는 파병의 열혈 찬성자로 모두를 설득했지만, 그제서야 노무현이 진정 원하는 것이 "국회의 찬성이 아니었음"을 깨닫는다. 다시 변덕을 부린다.

이후 그는 "추가" 파병안에는 반대하고, 파병 "연장"안에는 찬성한다. 그렇다. 이 모든 과정은 언뜻 단순한 찬성/반대의 변덕처럼 보인다. 그러나, 유시민과 노무현이 근본적으로 일관되게 파병 반대론자라는 사실을 잠시라도 인정한 다음 이 사건들을 다시 보자. 처음의 변덕은 노무현과의 소통 실수였다. 하지만 그 이후, "추가"에 반대하고 "연장"에 찬성하는 과정을 보자. 이는 약소국으로서의 대한민국의 입장을, 각각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입장에서, 나름 최대한 고민한 결과다. 두 사람의 지지자들은 계속 떨어져 나갔지만.

대연정에 대한 입장도 마찬가지다. 이대근은 칼럼에서 대연정을 합당과 동일시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당시 한나라당은 노무현에 대해 정말 일초도 쉬지 않고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해대고 있었다. 이로 인해 국정이 도저히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자, 노무현은, 권력을 한나라당에 좀 나눠주면 정상화되지 않겠냐는 의미에서 대연정을 제안한 것이다. 물론, 그 이면엔 이슈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정치적 판단도 있었다. 유시민은 당연히 이를 지지할 수 밖에 없었다. 최선은 아니지만, 국정 운영을 정상화하겠다는 "취지"만큼은 분명 옳은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국정 운영을 돕느니, 그냥 나랏일 좀 망가지더라고 계속 노무현을 괴롭히겠다는 입장을 굳힌다.

유시민의 진보정당에 대한 입장도 마찬가지다. 2004년과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같이 놓고 비교하는가. 당시는 정치권이 여야할 것 없이 합심해서 노무현 흔들기만 하던 시기였다. 유시민의 입장에서는 표를 모아야했는데, 그 표는 한나라당 쪽에서는 절대로 올 수가 없었다. 그러니 진보정당 지지자들에 표를 호소했던 것이다. 지금은 어떤가. 딱 봐도 민주당은 유시민을 열심히 밀어내는 상황이다. 분명히 하자. 유시민은 민주당을 나온 게 아니라, 민주당에서 버려진 것이다. 그놈의 지지율 때문에 질시를 받은 것이다. 김미화가 사의를 표했지만, 그것이 실상은 MBC에서 버려진 것 아닌가. 같은 상황이다. "유시민 되게 하느니 한나라당을 되게 하겠다"는 말까지 나오는 마당에, 야권연대의 틀이 잡힌 상황에서, 유시민은 당연히 진보정당들에 손을 내밀 수 밖에 없다.

특히 칼럼에서 김해을 패배의 책임을 묻는 부분은 가장 틀린 내용이 많다. 우선 여러모로 유리한 상황에서 졌다는 건, 정말 아무 근거가 없는 얘기다. 위키 백과 [김해시의 국회의원]을 한 번 보자. 굳이 더 설명할 필요도 없지만... 주욱 한나라당의 전신당들(삼당합당 이전 포함)이 보이다가, 을구가 생기면서 + 노무현 탄핵 역풍을 타고 처음 열린우리당이 등장한다. 그 후 두번째 선거에서 노무현이 퇴임하고 봉하마을이 인기 절정일 때 한 번 더 민주당이 선택된다. 이 두 번의 결과로 과거의 모든 역사가 지워지고 "쉬운 게임"이 되어 버리는 건가? 더욱이 노무현은 없고, 서거의 충격은 사그러들었으며, 민주당이 대놓고 유시민을 부정하는 이 상황에서? 칼럼은 완전히 근거 없는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칼럼은 마무리 하면서 "한국 정치"를 끌어들인다. 하일라이트다. 내가 생각하는 한국 정치의 가장 큰 문제는, "목적"을 보지 않고 "방법"만 보며 분열을 조장하는, 바로 이대근 같은 사람들의 존재다. 참여정부 시절, 한겨레가 그랬고 경향이 그랬고 오마이가 그랬다. 그들이 한나라당과 함께 노무현을 비난했던 것, 이것은 석고대죄를 해야 할 일이다. 한나라당이 노무현을 비난한 거야 물론 비난 그 자체가 목적이었다. 그러나 소위 진보세력들의 비난은 순전히 "방법"에 대한 질타 뿐이지 않았나.

대표적인 것이 신자유주의 추종자라는 비판이다. 노무현은 신자유주의자인가. 유시민은 신자유주의자인가. 뭐 대충 겉으로는 그렇게 보인다. 인정. 그런데 대충 겉으로 그렇게 보이는 것만 가지고 비판하면 기분 좋은가? 신나는가? 분명히 하자. 노무현과 유시민은 신자유주의자가 아니라, 세계적인 신자유주의 물결에 대처할 우리 국민들의 능력을 다소 과대평가하는 사람들일 뿐이다. 진보정당들은 우리 국민들의 능력을 다소 과소평가하는 사람들이고. 한나라당은 어쨌든 자기네들 배불릴 일이라 신자유주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이걸 분명히 하지 않고 한나라당과 묶어서 노무현과 유시민을 신자유주의자로 분류하는 건,

기만이다.

기만하지 말자. 목적을 보자. 방법은 조금 틀릴 수도 있고, 맞을 수도 있다. 어차피 모두에게 정확히 들어맞는 방법은 정해져 있지 않다. 우리는 모두 직접 실험해 보며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입장이다. 우리가 정치인을 비판할 때 감안해야 하는 것은 하나다.

"이기주의" 여부다.

유시민이 대권 야욕을 실현하기 위한 꼼수로 변덕을 일삼는다는 건, 현상에 감정을 보태 "이기주의"로 포장한 비난에 불과하다. 모든 변덕에는 "나름" 타당한 이유가 있었다. "나름"의 선택은 항상 옳지 않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 이유에 굳이 "이기주의"라는 개념을 끌어 오지 않아도 완벽히 설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런 사람에게는 충분히 기회를 주어야 한다. 유시민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그의 "무이기주의"에 반한 것이다. 그의 방법이 모두 옳아서가 아니다.

우리, 이럴 시간에 주위에 널린 "진정한 이기주의"자들은 타도하는 데 더 힘을 합치자. 시간은 많지 않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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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카게산다님의 댓글

차카게산다 작성일

이런 내용에 동감이 되자면...참으로 평소 공부를 많이해야 한다.
일반 국민들에게 이런 수준의 공부를 요구하는 것은 마치 이명박이
전국민이 유창한 영어를 말해야 한다며 설레발을 치는 것과 자칫 유사한
정황이 되어버릴 수 있다.

보다 간단하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유시민을 지지해야 하는
명쾌한 사유를 한 줄로 요약해서 광고미디어에 내보낼 수 있어야 한다.
유시민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던지어져 있는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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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급좌파님의 댓글

c급좌파 작성일

"노무현은 파병했지만 파병 반대론자였다". 지나가던 x가 웃을 문장입니다(오해하지 마세요. 저는 '문장'에대해 얘기하고 있습니다). 같은 방식의 문장이 뒤에도 나오고 아마 찾다보면 더 나올 수 있겠지요. 마치 " 김아무개씨는 이 아무개양만을 평생 사랑했지만 정 아무개양과 평생 살고 있다"라는 논리와 무엇이 다르지요? 아마 '마음이--이타심 가득한--중요하다'쯤이겠군요. 살다살다 별 휘한한 글 다 봤습니다. 덕택에 좀 웃었습니다. 차라리 '파병은 불가피했다'라고 말했다면 이해라도 하겠습니다. 아마 이 분 '이기주의 타도'에 너무 꽂히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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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급좌파님의 댓글

c급좌파 작성일

불꿈리님

이 글 파병 다음에 신자유주의 보세요. 그게 더 솔직하지 않을까요? 암튼 밤 늦게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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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꿈리님의 댓글의 댓글

불꿈리 작성일

"노무현은 파병했지만 파병 반대론자였다"가 개가 웃을 문장이라면 "파병은 불가피했다"는 소가 웃을 문장일 것 같은데요. 내용적으로 두 가지는 똑같은 말이거든요. 근데 왜 하나는 웃음이 나오고 하나는 이해라도 되는지... '파병문제'는 깐다는 것에 너무 꽂히신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아무개 양 정 아무개 양 비유 덕택에 좀 웃었습니다.

노무현과 유시민을 딴나라당과 묶어 신자유주의자라고 도매금으로 비판하지 말라는 건데, 그게 뭐가 잘못됐나요? 우리 국민의 능력을 과대평가했다는 문장은 저도 완전히 이해가 되진 않습니다만 그게 중요한 건 아닌 것 같고요. 오죽하면 노통이 '좌파 신자유주의'라고 했을까요? 이대근 같은 것들이 정작 신자유주의를 밀어붙이고 있는 수꼴들을 공격이나 하면서 저 GR하면 진정성이라도 있다고 봐줄 수 있지만 그게 전혀 아니라는 게 문제입니다.

그리고 고맙기는요 뭐. 교화가 필요하다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게 제 인생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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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급좌파님의 댓글

c급좌파 작성일

저는 밤늦게 함께 해 주셔서 고맙다고 했습니다. 님의 인생관은 존중하구요. 개인적으로는 경향 글 읽어본적이 없는것 아쉽군요. 저는 도통 이해할 수 없는 사실은 이해하고 싶은 마음이 없는 글을 공부 열심히해서 이해하자고 하시는 분들, 그리고 그 이해를 바라면서 글을 쓴 위 글 원문 지은이, 다들 하나의 현상에대한 깊은 이해를 추구하는것 아닐까요? 그리고 그것은 다름아닌 그 대상에대한 사랑에서 나오는 거겠지요. 저의 경우라면 무관심일테구요.

나름 솔직해지는게 더 낳지 않냐고 생각해 쓴 댓글입니다. 그 기준에서는 '파병'보다는 '신자유주의'가 제게는 더 솔직한 문장으로 와 닿더군요. 물론 '신자유주의'를 '세계와 함께'로만 이해하는데는 박근혜나 위 분들이나 인식의 수준은 비슷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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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꿈리님의 댓글의 댓글

불꿈리 작성일

개향 이대근이의 글도 한번 보고 오시지요. 저도 조만간 거기에 관한 글을 올릴 생각입니다.

그리고 한국의 진보좌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FTA 추진, 통상무역 강조 = 신자유주의, 반대 = 좌파'라는 도그마에서 하루빨리 빠져나오길 바랍니다. 세상살이가 그렇게 단순하지 않거든요. 신자유주의는 반대한답시고 주장하면서 비정규직 노조는 등쳐먹는 귀족노조도 즐비한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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