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성 김 주한미국대사 임명과 관련 부친의 김대중 전 대통령 납치사건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을 언급한 뒤 ““최초 한국계 대사” 운운의 소갈머리없는 보도나 태도는 우리 처지를 초라하게 만들어 버리는 것 같아 부끄럽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양 전 비서관은 5일 홈페이지에 올린 “‘김대중 납치총책’ 아들이 주한 미국대사?”란 제목의 칼럼에서 “막연한 혈연적-감성적 보도는 순진한 접근”이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양 전 비서관은 “그의 부친은 국정원 전신인 중앙정보부 정보요원이었다. 전 주일공사 김재권씨(본명 김기환)”라며 당시 주일공사 직에 있으면서 박정희 정권의 김대중 납치사건의 일본 내 총지휘자로 활약했던 역사적 사실을 짚었다.
양 전 비서관은 “그의 행적은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 회고를 통해 비교적 상세히 남아 있다”며 “주인을 할퀴고 가는 고양이 같은 위인”등 김형욱씨의 혹평을 소개한 뒤 “미국이 납치사실을 알게 된 건 김재권씨의 배신 때문이란 게 김형욱씨 판단”이라고 밝혔다.
양 전 비서관은 “즉 김대중 납치 살해계획이 실패하자 김재권씨는 곧바로 그래그에게 공작 전모를 실토하고선 제 살 길을 찾았다는 것”이라며 “말하자면 납치공작 총책을 맡았던 사람이, 공작이 실패하자 조직을 배신하고 미국에 기대어 탈출구를 마련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 전 비서관은 “김재권씨는 납치사건 총책도 했다가, 작전이 실패하자 조직을 배신하고 미국에 밀고도 했다가, 나중엔 그 공작을 갖고 한국과 거래해 박정희 정권으로부터 대가까지 받아 미국으로 건너갔다는 것”이라며 “김대중 전 대통령 납치사건은, 박정희 군사독재가 반대파 야당 지도자를 제거하기 위해 국가기관을 앞세워 저지른 극악무도한 정치테러”라고 역사적 사실을 지적했다.
양 전 비서관은 “새삼 이 사건을 돌아보는 이유는, 새로 부임하는 주한 미국대사의 가족사를 들춰내 당사자에게 흠집을 내려는 게 아니다”며 “그저 역사의 기이한 인연이 놀랍고 한국의 처지가 왠지 초라해 보여, 이면사를 소개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양 전 비서관은 “감정적으로야 ‘미국이 한국을 뭐로 보고 그런 인사를 보내느냐’고 불편해 하며 우리 정부에 아그레망 거부라도 촉구할 수 있겠지”라며 “만일 과거 미국 대통령 암살을 시도했던 사람의 아들이 한국으로 귀화했다가 주미 한국대사로 부임한다면 아그레망은커녕 미국 입국이나 가능했겠느냐며 불쾌해 할 수도 있겠지”라고 환영할 수 없는 심경을 토로했다.
양 전 비서관은 “그러나 현재 미국 국적의 미국인인 그에게 한국 국적이었던 부친의 과거에 대해 책임을 물을 권리가 우리에겐 없다”며 “더구나 박근혜 의원이,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숱한 살인과 인권 유린에도 불구하고 현재 국민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한국 상황에선 더더욱 그렇다. 과거사를 놓고 어떤 자격, 무슨 낯으로, 누구를 비난할 수 있을까”라고 청산되지 못한 과거사가 초래한 현대사에 쓴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양 전 비서관은 “다만 우리 언론이나 국민들이 성 김 대사의 부임을 보는 시각이 줏대 있고 지혜롭기라도 했으면 좋겠다”며 “그의 부친이 누구든 무슨 일을 했든, 그는 이제 미국인이다. 철저히 미합중국 연방정부 훈령에 따라 오로지 미국의 이익을 위해 일하러 올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과 미국의 이익이 대립될 때 무조건 미국 이익을 위해 일 할 미국 외교관일 뿐”이라며 “외교적 친근감까지는 모르겠으되, 단순히 한국계 출신이라고 반기고 좋아하는 것은 줏대 없는 아전인수나 짝사랑에 불과하다”고 냉정한 시각을 촉구했다.
양 전 비서관은 “우리 현대사의 비극과 그늘이 잔뜩 몰린 한 지점에 그는 서 있다”며 “말하기도 그렇고 그냥 넘어갈려니 찜찜한 문턱에 그가 서 있다”고 무분별한 언론보도를 거듭 비판했다. |
허허허님의 댓글
허허허 작성일돌아가는 판세를 보니 미국도 이제는 남한을 그냥 북한에게 넘겨버리고
한반도 전반적 관계를 북한과 새로이 맺어나가려는듯한 모습을 보이는군요.
물론 '전략적 인내' 에 이은 또다른 새로운 전략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한국계이며 과거가 있는 성 김 같은 이를 주한대사로 앉히려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