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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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어려울 때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게 좋겠지요”
[인터뷰]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이정무 기자 jmlee@vop.co.kr 입력 2011-08-31 00:12:43 / 수정 2011-08-31 00:47:44김어준 씨가 29일 오후 서울 마포 국민참여당 당사에서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에게 화이팅을 보내며 격려하고 있다. ⓒ양지웅 기자
유시민 대표와의 공식 인터뷰는 1년 만이다. 이정희-유시민 대담집 ‘미래의 진보’를 만들면서 여러 차례 대담을 했고, 출판기념 행사장에서도 가끔 만났지만 눈앞의 현안을 가지고 인터뷰를 한 것은 2010년 지방선거 이후 1년만이다. 그 사이 유시민 대표는 ‘친노’ 정당의 유력 정치인에서 ‘진보’ 통합을 추진하는 정당의 대표가 되어 있었다. 인터뷰의 주제는 당연히 ‘난관에 처한 것처럼 보이는 진보통합’ 문제였다. 인터뷰 직전까지 유 대표는 자신이 인터뷰어가 되어서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와 대담을 가졌다. 주제는 ‘문재인 현상’. 그래서 인터뷰의 시작은 문재인이었다.
- 제가 직접 대화를 나눠보지 않아서 잘 모를 수도 있습니다만, 문 이사장이 과연 대통령이 될 ‘의지’가 있느냐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유 대표께서는 자주 보셨을 테니 어떻게 생각하세요?
“권력 의지란 생각하기에 따라 달라요. 노무현 대통령도 그랬고... 우리는 권력 역시 일종의 사회계약으로 봅니다. 일정 기간 동안 국민하고 대통령하고 임시직 계약을 하는 거예요. 기한이 정해져 있는 계약직 공무원. 그 이상으론 별로 생각 안 합니다. 계약이란 건 성립될 만하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아닌 것이지요. 굳이 상대방이 계약할 의사가 없는 데 해야 된다고 우기기는 싫은 거예요. 계약 상대방은 생각도 안 하는데 자기가 나서서 계약하겠다고 우기는 걸(웃음) 보통 권력 의지라고 부르는 것 같은데, 저는 진짜 권력 의지란 서로 맞춰보는 거라고 봐요. 구매자가, 그러니까 국민이 의사가 어느 정도 있다고 싶으면 계약 ‘상담’에 들어가는 것이죠.”
- 계약 이야기가 나와서 곧바로 이어가는 건데, 참여당은 그 동안 진보통합에 합류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왔습니다. 그런데 진보신당은 계속 싫다고 하고 있고요. 서로 맞춰보지 않고 시작한 계약 상담이라서 그럴까요?
“아니죠. 작년부터 이런 저런 만남이 있었어요. ‘무뎃포’로 시작한 게 아니고 이런저런 대화를 해 가는 과정에서 확실하지는 않지만 가능성이 꽤 있다는 판단을 하고 뛰어든 것이었습니다. 기대나 희망, 전망이 현실과 부합했던 면도 있고 또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좀 더 어려운 측면이 있었구나 하는 것을 지금 느끼고 있습니다.”
“서로 의견이 다른데 백날 토론한다고 합의가 되겠어요? 이럴 때 심플하게...”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양지웅 기자
- 어찌되었건 진보신당은 현재 국민참여당의 진보 통합 합류는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 형식 논리상으로는 그야말로 ‘봉쇄’된 상황인데요. 무슨 타개책이 있나요?“무슨 타개책이 있겠어요?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우리의 제안이 진지하게 받아들여지는 데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행위, 또는 요청 받은 것 중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 하는 것이지요. 그래도 안 되면 아직 때가 안 된 것이라 봐야 할 것 같아요. 우리가 공개적으로 또는 비공개적으로 의사전달을 한 것, 그리고 공개적으로 당의 정치 행위를 한 것 말고 그분들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어떤 수단도 없기 때문에 지금은 그냥 지켜보고 있는 거죠. 우리의 소망을 다시 이야기하고 우리도 같이 하고 싶다는 이야기,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게 좋을 것이라는 우리의 판단을 이야기를 한 것 이외에 달리 할 수 있는 정치행위는 없지요.”
- 트위터 같은 데서 보면 진보신당의 ‘비토’에 대해 서운한 감정을 표시하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섭섭하다기보다 안타깝다고 말해야 맞아요. 진보정당을 해 온 분들은 신념이 강한 분들이 많아요. 신념이 있으니까 여러 어려움을 무릅쓰고 해 오신 것이라 생각해요. 그 분들이 신념에 따라 행동하는 것을 존중해야지요. 그렇지만 정치는 나의 작은 행위가 직간접적으로 대중의 삶에 영향을 끼칩니다. 나의 신념보다 나의 신념에 따른 행위가 가져오는 결과에 대해 중압감을 느끼게 되요. 모든 사람들이 다 나와 같은 생각을 갖기를 바랄 수는 없는 것이잖아요. 하지만 신념도 중요하지만 조금 눈높이를 맞춰줬으면 하지요. 국민들의 눈높이랄까 또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 나의 정치행위가 끼치게 될 영향에 대해 좀 더 깊이 생각해 주길 바라지요.”
여기서 유 대표는 베른슈타인을 인용했다. 그가 쓴 책 ‘국가란 무엇인가’에는 베른슈타인의 “사상의 영역에서 다른 사람 묘판의 식물도 기꺼이 껴안을 만큼 가슴이 넓어야 한다”는 말이 인용된다. 베른슈타인은 생전에 마르크스주의 진영에서 수정주의로 비난받았지만 유 대표는 자신의 책에서 ‘졌지만 이긴 정치인’이라고 평했다. 그의 책에서 베른슈타인은 ‘책임윤리’를 가진 정치인으로 부각되지만, 이제 유 대표는 베른슈타인의 ‘가치 상대주의’를 주목하고 싶어 했다.
- 9월 4일의 진보신당 당 대회가 끝나면 양당은 국민참여당 합류 문제를 놓고 ‘진지한 논의’를 하기로 했습니다. 양당에 주문하고 싶은 것이 있을까요?
“양당이 ‘진지한 논의’라는 합의를 할 때 마음속에 무엇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어요. 다만 저는 문제가 아주 어려울 때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게 아주 좋다고 봅니다. 국민참여당은 아예 당원대회를 하도록 못이 박혀 있어서 당원들에게 물어보지 않고는 갈 수가 없지요. 그러나 진보정당들은 대의 기구를 갖고 있고, 당헌 당규 상 꼭 당원들에게 물어보는 게 필요조건은 아니지요. 그러나 대의원은 글자 그대로 대의하는 사람이고 주권은 종국적으로 당원에 있습니다.
대의제를 하더라도 아주 중대한 사안의 경우에 부분적으로 직접민주제를 활용할 수 있게 열어놓고 있잖아요. 민주노동당도 그렇고 진보신당도 그렇고 당원들에게 물어보면 제일 좋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정치를 할 때 나의 신념도 중요하지만 대중의 요구에 대해서도 무게를 실어서 같이 봐야지요. 일반 당원은 가족, 친구, 친지 같은 나라의 주권자들과 가장 밀접하게 일상적으로 접촉하는 분들이거든요.
서로 의견이 다른데 백날 토론한다고 합의가 되겠어요? 이럴 때는 심플하게 모든 것을 대중에게 맡기자고 하는 게 가장 간단한 것 아닌가요? 당원들이 아니라고 하면 ‘우리 연대하고 협력하면서 정도 더 쌓고 공동의 기업도 만들어내고 신뢰도 쌓고 그리고 다음에 다시 논의해보자’ 할 수 있겠죠. 그러나 그냥 상층부에서 논의해서 뚝딱 끝내 버리게 되면 그건 좀 아쉬움이 남을 것 같아요. 물론 우리 생각이 그런 거고 당마다 다른 문화가 있으니까 일률적으로 이게 무조건 맞다고 하긴 그렇지요. 정 투표까지 번거로우면 전수 여론조사를 한다든가하는 것도 방법이고.”
“하나의 조직에 귀속되어서 같이 해보자”
- 민주노동당 당대회를 보면서 든 생각인데, 참여당의 진보통합 합류에 우호적인 민주노동당 당원들도 ‘외연 확장’이라는 표현을 쓰더라고요. 역으로 참여당의 입장에서 보면 주변화되는 느낌을 받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지요. 당 대회니까. 민주노동당에서 나온 회의 자료나 토론 자료를 보면 그런 표현이 있어요. 옛날 도식으로 말하면 부르주아 정당은 견인의 대상이 되고 포섭의 대상이고 하는 그런 류의 이야기들. 뭐 괜찮다고 봐요. 본인들끼리는 무슨 이야기를 해도 괜찮은데 심지어 저랑 대면을 해서도 그렇게 이야기한단 말이예요.(웃음) 그럴 때 저는 이렇게 말을 해요. ‘그런 생각을 하시는 것은 자유다, 그런 생각을 같이 하는 분들이 모여서 그런 논의를 하시라. 그러나 저하고 이야기할 때는 좀 다르게 얘기해줬으면 좋겠다.’”
- 진보신당의 노회찬 고문은 이런 지적도 했습니다. 지금 참여당과 함께 하려는 목적이 뭐냐? 만약 정권교체라면 꼭 합당을 하지 않아도 된다, 참여당과는 아무런 어려움이 없이 단일화를 할 수 있고, 또 함께 선거를 치를 수 있다, 굳이 하나의 당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다만 세 당이 모여서 정권을 잡자는 것이라면 그건 이야기가 된다. 대략 현재까지 두 당이 합당하는 것은 기정사실이 되었으니 이제 참여당이 왜 진보통합을 추구하는가라는 질문을 다시 하게 되네요.
“같이 하나의 조직에 귀속되어서 함께 선(善)을 이루고 싶다. 그거죠. 그렇다면 함께 이루고 싶은 선이 뭐냐? 권력을 바로 세우고 시민들의 삶을 안전하고 자유롭게 만들고, 비록 완벽히 정의롭지는 못하다하더라도 끊임없이 정의로운 상태로 나아갈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것이 우리가 이루고 싶은 선이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는 정권교체를 해야만 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이라는 거대 정당에 이 일을 안심하고 맡길 수 없기 때문에 좀 더 강한 의지를 가진 ‘세력 있는’ 정당을 구축함으로서 장기적으로 사회를 근원적으로 변화시켜 나갈 수 있어야 됩니다. 그런 선을 이루기 위해 힘을 합치자, 하나의 조직에 귀속되어서 같이 해보자! 이거에요.
참여당은 특별히 이념으로 뭉친 당도 아니고, 조직적으로 결합한 당도 아니고, 특정한 계층이나 계급적인 결속력을 가진 당도 아니고, 특정 지역에 기대고 있지도 않아요. 정말 자유로운 영혼들이 위에서 말한 소망을 공통점으로 해서 수평적으로 결합한 정당이거든요. (참여당과 같은) 이런 당도 가능하지만, 지역적인 계급적인 기반을 가지고 있는, 또는 이념적 경향이 강한 분들과도 함께할 수 있다고 믿는 거예요. 우리는. 서로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적어도 공정한 룰, 합리적인 규칙 아래에서, 그 결과 우리가 소수파가 되더라도 그건 감내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우리는 우리 생각이 옳다고 보기 때문에 이 당 속에서 쭉 활동을 하다보면 우리와 비슷한 생각을 하게 되는 사람들이 많아질 거다. 나중에. 이렇게 믿지요.”
- 누구든 그런 믿음을 가져야 정치를 할 수 있지요
“진보통합당을 하려는 진보세력들은 적어도 반칙을 해서, 혹은 뻔뻔하게 나오고 이렇게 하지는 않을 거다, 이렇게 생각을 하는 거예요. 그런 생각으로 지금까지 해 온 거고 다른 복잡한 계산은 많이 해 보지 않았어요. 물론 하는 사람도 있을 수는 있겠지만 전체적으로는 그런 의지를 가지고 해 온 겁니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양지웅 기자
- 조국 교수께서 이런 말씀을 하더라고요. 이론이나 정책도 중요하지만 지도자들 사이에 인간적 신뢰도 매우 중요하다. 옆에서 볼 때 이정희 대표와는 신뢰를 쌓고 있지만, 이 대표와 조 대표라든가 유 대표와 조 대표 사이는 그런 신뢰가 쌓일 기회가 적었던 것 같다.
“그건 인과관계를 거꾸로 본 거죠. 신뢰가 있기 때문에 대화가 잘 되는 것이 아니고 앞으로의 전망, 정치적 방침, 이런 것에 대해 서로 의견접근이 잘 이뤄지다보니까 겉으로 볼 때 신뢰가 많이 쌓인 것처럼 보이는 거죠. 조 대표나 심상정 노회찬 고문에게 특별하게 불신이나 비호감 같은 건 전혀 없어요. 다만 생각이 잘 안 맞는 거예요. 사실 이정희 대표와는 둘이 따로 만난 적도 별로 없어요. 대담하느라고 몇 번 만나기는 했지만, 그런 공식적인 일 속에서 신뢰가 자란거지 특별히 신뢰를 쌓기 위해 프로그램을 한 거는 없거든요. 어찌 보면 진보신당의 지도자들과는 더 많은 시간을 사적으로 보냈던 편인데...”
- 진보신당의 지도자들이 정치경력이 더 기니까 그렇겠지요.
“아니 꼭 이전만이 아니라 근자에 이 문제를 다루기 시작한 이후로도 그랬어요. 어찌 보면 이정희 대표는 제가 좀 어렵거든요. 심 고문이나 조 대표에 비해서 정치 들어오신 지도 얼마 안 되시고 또 여성인데다 민노당 당 대표고... 이래서 제가 이렇게 허물없이 만나서 대화를 나누기가 쉽지 않으신 분이에요. 진보신당 분들한테는 툭툭 농담도 하고 뭐 싫은 소리도 좀 하고 그래도 괜찮은데 이 대표는 좀 어려워요 제가 대하기가.”
- 그런데 왜 그렇게 보일까요?
“이정희 대표는 우리의 대화 과정에서 서로 공감을 이룬 것들이 당에서 실행될 수 있도록 하는데 많은 노력을 했지요. 그 때문이지 인간적인 면에서 완전히 한쪽은 신뢰가 있는 데 한쪽은 없다? 이건 아닌 것 같아요. 밖에서 보면 그렇게 볼 수 있겠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 안하죠.”
“기대를 가지고 9월 4일을 기다리고 있어요”
- 민주노동당 당 대회가 28일 열렸습니다. 진보신당과의 선통합 기조가 확정되었지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이정희 대표와 통화는 하셨는지요?
“아뇨. 굳이 통화를 안 해도 대략 짐작을 할 수 있고, 또 그 결정에 대해 제가 뭐라고 얘기 할지에 대해서도 아마 이 대표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오늘(29일) 최고위에서 민주노동당 당 대회 결정을 100% 존중한다고 말씀을 드렸는데요. 국민참여당은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의사결정과 합의를 최대한 존중하는 입장에서 진보통합에 임해왔어요. 9월 4일 진보신당 당 대회에서 내려지는 결정에 대해서도 100% 존중하는 태도로 임할 겁니다. 적어도 진보대통합과 관련해서는, 그러니까 새로운 대중적진보정당의 건설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파트너가 될 두 당의 결정을 철저히 존중하는 바탕 위에서 의사결정이 이루어질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민주노동당의 당 대회 결정이 어떤 특별한 상황변화로 느껴지지는 않아요.”
- 하지만 상황이 매우 어려워졌다고 보는 시각은 참여당 안에서도 상당한 것 같습니다. 문태룡 최고위원은 당의 입장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하시던데요.
“일반적으로 당원들이 어렵게 됐다고 보죠. 객관적으로 볼 때 그렇다는 거예요. 비토권이 진보신당에 주어졌는데 민노당 대의원들도 그걸 인정한 것으로 보이니까요. 이젠 안 된다고 보는 시각이 있을 수 있겠지요. 그런 기대감이 좌절되면서 나오는 서운함이나 당혹감이 있다고 봐야지요.”
- 그럼 불구하고 유 대표께서는 여전이 가능성이 있다고 보시는 것 같아요. 어떤 차이가 있는 겁니까?
“진보신당이 당 대회를 무사히 2/3로 의결하고 나면 혹시 어떤 변화가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거지요. 물론 가능성이 낮다고 볼 수도 있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잖아요! 진보신당이 지금은 너무 큰 어려움들을 앞에 두고 있기 때문에 생각이 유연해지기 어려운 면이 있을 텐데, 당 대회라는 고비를 넘고 나면, 또 정작 통합당을 해야 되는 상황에서 생각하게 되면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기대를 가지고 9월 4일을 기다리고 있어요.”
- 만약 국민참여당의 합류가 결국 무산된다면 양쪽 모두 상당한 손해를 보게 될 겁니다. 진보는 ‘꽉 막힌 인간들’로 낙인이 찍힐 테고, 참여당이나 유 대표도 ‘안 될 일을 추진한 아마추어’라는 비난을 듣게 될 겁니다.
“그렇겠지요.”
- 만약 그런 상황이 된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그건 능력이 부족한 거니까... 죄송하다고 해야지요. 우리는 좋은 마음으로 했는데 우리들의 자세나 역량이나 노력이 부족했다고 봐야죠. 만약 그렇게 된다면 앞으로 이런 통합이 가능한 조건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되겠지요. 또 통합이 안 되더라도 연대 연합 노선은 유효하기 때문에 그 노선으로 복귀해서 갈 길을 찾아야죠. 일을 도모하다가 성사가 안 된 경우일 텐데, 나쁜 일은 아니니까 다음에 때를 봐서 도모하기로 하고. 일단은 잘 연대연합해서 활동을 해야 향후에 또 그런 것을 해볼 수 있는 기초가 만들어 지겠지요. ‘올 오어 나씽(All or Nothing)’으로 뭘 하는 건 아니니까요.”
유 대표는 시종 담담했다.
- 조국 교수께서 이런 말씀을 하더라고요. 이론이나 정책도 중요하지만 지도자들 사이에 인간적 신뢰도 매우 중요하다. 옆에서 볼 때 이정희 대표와는 신뢰를 쌓고 있지만, 이 대표와 조 대표라든가 유 대표와 조 대표 사이는 그런 신뢰가 쌓일 기회가 적었던 것 같다.
“그건 인과관계를 거꾸로 본 거죠. 신뢰가 있기 때문에 대화가 잘 되는 것이 아니고 앞으로의 전망, 정치적 방침, 이런 것에 대해 서로 의견접근이 잘 이뤄지다보니까 겉으로 볼 때 신뢰가 많이 쌓인 것처럼 보이는 거죠. 조 대표나 심상정 노회찬 고문에게 특별하게 불신이나 비호감 같은 건 전혀 없어요. 다만 생각이 잘 안 맞는 거예요. 사실 이정희 대표와는 둘이 따로 만난 적도 별로 없어요. 대담하느라고 몇 번 만나기는 했지만, 그런 공식적인 일 속에서 신뢰가 자란거지 특별히 신뢰를 쌓기 위해 프로그램을 한 거는 없거든요. 어찌 보면 진보신당의 지도자들과는 더 많은 시간을 사적으로 보냈던 편인데...”
- 진보신당의 지도자들이 정치경력이 더 기니까 그렇겠지요.
“아니 꼭 이전만이 아니라 근자에 이 문제를 다루기 시작한 이후로도 그랬어요. 어찌 보면 이정희 대표는 제가 좀 어렵거든요. 심 고문이나 조 대표에 비해서 정치 들어오신 지도 얼마 안 되시고 또 여성인데다 민노당 당 대표고... 이래서 제가 이렇게 허물없이 만나서 대화를 나누기가 쉽지 않으신 분이에요. 진보신당 분들한테는 툭툭 농담도 하고 뭐 싫은 소리도 좀 하고 그래도 괜찮은데 이 대표는 좀 어려워요 제가 대하기가.”
- 그런데 왜 그렇게 보일까요?
“이정희 대표는 우리의 대화 과정에서 서로 공감을 이룬 것들이 당에서 실행될 수 있도록 하는데 많은 노력을 했지요. 그 때문이지 인간적인 면에서 완전히 한쪽은 신뢰가 있는 데 한쪽은 없다? 이건 아닌 것 같아요. 밖에서 보면 그렇게 볼 수 있겠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 안하죠.”
“기대를 가지고 9월 4일을 기다리고 있어요”
- 민주노동당 당 대회가 28일 열렸습니다. 진보신당과의 선통합 기조가 확정되었지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이정희 대표와 통화는 하셨는지요?
“아뇨. 굳이 통화를 안 해도 대략 짐작을 할 수 있고, 또 그 결정에 대해 제가 뭐라고 얘기 할지에 대해서도 아마 이 대표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오늘(29일) 최고위에서 민주노동당 당 대회 결정을 100% 존중한다고 말씀을 드렸는데요. 국민참여당은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의사결정과 합의를 최대한 존중하는 입장에서 진보통합에 임해왔어요. 9월 4일 진보신당 당 대회에서 내려지는 결정에 대해서도 100% 존중하는 태도로 임할 겁니다. 적어도 진보대통합과 관련해서는, 그러니까 새로운 대중적진보정당의 건설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파트너가 될 두 당의 결정을 철저히 존중하는 바탕 위에서 의사결정이 이루어질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민주노동당의 당 대회 결정이 어떤 특별한 상황변화로 느껴지지는 않아요.”
- 하지만 상황이 매우 어려워졌다고 보는 시각은 참여당 안에서도 상당한 것 같습니다. 문태룡 최고위원은 당의 입장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하시던데요.
“일반적으로 당원들이 어렵게 됐다고 보죠. 객관적으로 볼 때 그렇다는 거예요. 비토권이 진보신당에 주어졌는데 민노당 대의원들도 그걸 인정한 것으로 보이니까요. 이젠 안 된다고 보는 시각이 있을 수 있겠지요. 그런 기대감이 좌절되면서 나오는 서운함이나 당혹감이 있다고 봐야지요.”
- 그럼 불구하고 유 대표께서는 여전이 가능성이 있다고 보시는 것 같아요. 어떤 차이가 있는 겁니까?
“진보신당이 당 대회를 무사히 2/3로 의결하고 나면 혹시 어떤 변화가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거지요. 물론 가능성이 낮다고 볼 수도 있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잖아요! 진보신당이 지금은 너무 큰 어려움들을 앞에 두고 있기 때문에 생각이 유연해지기 어려운 면이 있을 텐데, 당 대회라는 고비를 넘고 나면, 또 정작 통합당을 해야 되는 상황에서 생각하게 되면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기대를 가지고 9월 4일을 기다리고 있어요.”
- 만약 국민참여당의 합류가 결국 무산된다면 양쪽 모두 상당한 손해를 보게 될 겁니다. 진보는 ‘꽉 막힌 인간들’로 낙인이 찍힐 테고, 참여당이나 유 대표도 ‘안 될 일을 추진한 아마추어’라는 비난을 듣게 될 겁니다.
“그렇겠지요.”
- 만약 그런 상황이 된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그건 능력이 부족한 거니까... 죄송하다고 해야지요. 우리는 좋은 마음으로 했는데 우리들의 자세나 역량이나 노력이 부족했다고 봐야죠. 만약 그렇게 된다면 앞으로 이런 통합이 가능한 조건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되겠지요. 또 통합이 안 되더라도 연대 연합 노선은 유효하기 때문에 그 노선으로 복귀해서 갈 길을 찾아야죠. 일을 도모하다가 성사가 안 된 경우일 텐데, 나쁜 일은 아니니까 다음에 때를 봐서 도모하기로 하고. 일단은 잘 연대연합해서 활동을 해야 향후에 또 그런 것을 해볼 수 있는 기초가 만들어 지겠지요. ‘올 오어 나씽(All or Nothing)’으로 뭘 하는 건 아니니까요.”
유 대표는 시종 담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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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야인님의 댓글
야인 작성일멋진 놈, 통큰 놈, 대통 할 놈.
담담님의 댓글
담담 작성일
당연히 시종 담담할 수 밖에 없다.
사실 뭐 별로 아쉬울 것이 없기때문이다.
권력에의 개인적 욕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허둥지둥 이리저리 서두르겠지만
동창회 봉사하듯한 마음으로 담담히 해당사안을 거론하고 있으므로
별로 아쉬울 것이 없다. 동문회장 하지말라면 안하면 되기때문이다.
그의 입장에서는 돈 생기는 일도 아니고 잘해봐야 겨우 욕안듣는 정도의
자리일 뿐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단지 동창회가 엉뚱한 방향으로 굴러갈 것같아 마음이 좀 안타까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