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벽예감 592] 바다로 내리친 붉은 번개 세 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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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바다로 내리친 붉은 번개 세 줄기
한호석 정세연구소 소장
<차례>
1. 개별기동 전투부 개발하는 미사일강국
2. 동해에 형성된 반경 170~200km의 탄착 구역
3. 개별기동 전투부가 하늘에 남긴 비행운
4. 나선형으로 비행하다가 공중에서 폭발한 집속체
5. 미 제국의 생사존망 좌우할 조선의 붉은 번개
1. 개별기동 전투부 개발하는 미사일강국
2024년 6월 26일 조선의 미사일 개발사에 또 하나 굵은 획을 그은 중요기술시험이 진행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런 소식을 들으면, 내가 지금으로부터 11년에 겪은 특별한 체험이 기억 속에 되살아난다. 2013년 6월 5일 나는 평양 만경대구역 청춘거리에 있는 조선인민군 무장장비관을 참관했다. 연건축 면적이 50,000㎢에 이르는 전시관이다. 내 시선을 사로잡은 각종 무장 장비 중에는 ‘화성’이라는 이름으로 개발된 여러 종의 탄도미사일들도 있었다. 개발 시점으로부터 세월이 멀리 흐른 지금 그 탄도미사일들은 전선을 떠나 전시물로 남았지만, 전시물들에는 조선이 50년 전부터 난관을 뚫고 개척해온 미사일 개발 50년 역사가 새겨져 있다. 이 글을 집필하던 중에 나는 11년 전 무장장비관 중무기실을 참관하면서 수첩에 적어놓은 기록을 다시 읽어보았다. “1972년 소련제 미사일 모방해 화성-1 지상 대 지상 전술로케트 개발”이라고 적혀 있었다.
1972년에 소련제 전술미사일을 모방해 화성-1을 만들었던 조선은 50년 만에 미 제국, 로씨야, 중국의 뒤를 이어 세계 4대 미사일강국으로 올라섰다. 다음에 열거한 몇 가지 사실은 조선이 세계 4대 미사일강국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영국은 사거리가 12,000km인 미 제국산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을 수입했고, 프랑스는 사거리가 10,000km인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2종을 보유했는데, 조선은 사거리가 10,000km인 대륙간 탄도미사일 1종, 사거리가 12,000km인 대륙간 탄도미사일 1종, 사거리가 13,000km인 대륙간 탄도미사일 1종, 사거리가 15,000km인 대륙간 탄도미사일 2종을 보유했다. 또한 영국은 프랑스와 공동으로 개발한, 사거리가 560km인 전략 순항미사일을 보유했고, 프랑스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사거리가 1,000km인 전략 순항미사일을 보유했는데, 조선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사거리가 2,000km인 전략 순항미사일을 보유했다. 또한 영국과 프랑스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갖지 못했고, 미 제국은 극초음속 미사일을 아직 개발하는 중인데, 조선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극초음속 미사일을 2종이나 보유했다.
조선은 사거리가 550km인 화성-5 탄도미사일을 1984년에 만들었고, 사거리가 1,000km인 화성-7 탄도미사일을 1990년에 만들었다. 2024년 현재 조선은 사거리가 각각 15,000km인 화성포-17형 대륙간 탄도미사일과 화성포-18형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만들었고, 그 미사일들에 탑재할 개별유도식 재돌입체(multiple independently targetable reentry vehicle)와 후추진체(post-boost vehicle)를 개발하는 중이다. 조선에서는 개별유도식 재돌입체와 후추진체를 합해 개별기동 전투부[탄두]라고 부른다.
개별기동 전투부가 어떤 것인지 좀 더 알아보자. 사거리가 10,000km 이상인 대륙간 탄도미사일 또는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의 전투부에는 덮개(fairing)가 씌워졌다. 덮개 안에 들어있는 것은 재돌입체와 후추진체가 결합된 기동 전투부다. 재돌입체 안에는 핵탄두가 있고, 후추진체에는 추력을 내는 소형 발동기(motor)가 달렸다. 여러 개의 기동 전투부를 하나로 집속시킨 것이 개별기동 전투부다.
개별기동 전투부를 탑재하고 날아가는 대륙간 탄도미사일의 비행 단계를 살펴보자. 지상에서 발사된 대륙간 탄도미사일이 상승비행을 계속해 정점고도에 이르면, 덮개가 먼저 떨어져 나가고 그다음에 모체 전투부(bus)에서 개별기동 전투부들이 동시에 분리된다. 분리된 개별기동 전투부들은 타격 대상들을 향해 극초음속으로 유도 비행을 한다. 개별기동 전투부들이 유도 비행을 하면서 가속도가 붙으면, 지구 대기권에 재돌입할 때는 마하 22의 고극초음속(high-hypersonic speed)으로 돌진 낙하 비행을 하고,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각개 표적들을 향해 날아가 핵탄두로 날려버린다.
그런 개별기동 전투부를 만들려면, 모체 전투부에서 개별기동 전투부들을 동시에, 안정적으로 분리시키는 기술을 개발해야 하고, 분리된 개별기동 전투부들이 각기 정해진 타격 대상을 향해 날아가는 유도 비행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2024년 6월 26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미사일총국이 진행한 중요기술시험은 개별기동 전투부들을 모체 전투부에서 동시에, 안정적으로 분리시키는 시험, 그리고 분리된 개별기동 전투부들이 각기 정해진 타격 대상을 향해 날아가는 유도 비행 시험이었다. 이번에 조선에서 중요기술시험이 진행된 것은 미사일총국가 추진해오는 개별기동 전투부 개발사업이 거의 마감 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을 말해준다. 미사일총국은 언제부터 개별기동 전투부를 개발하기 시작했을까?
김정은 총비서는 2021년 1월 8일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의 전략무기 부문에서 최우선적으로 수행할 5대 과업을 제시하면서, “국방과학 연구 부문에서 다탄두 개별 유도기술을 더욱 완성하기 위한 연구사업을 마감단계에서 진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화성포-14형 대륙간 탄도미사일 제1차 시험발사가 2017년 7월 5일에 진행되었으므로, 그 미사일에 탑재될 개별기동 전투부를 개발하는 연구사업은 2017년경에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김정은 총비서가 2021년 1월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에서 제시한 전략무기 부문 최우선 5대 과업은 다음과 같다.
1) 각종 전술핵탄두 및 초강력 열핵탄두 증산
2) 다탄두 개별 유도기술 완성
3) 극초음속 활공비행 전투부 개발
4)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지상 배치 대륙간 탄도미사일 개발
5) 신형 핵잠수함 건조 및 잠수함 발사 장거리 탄도미사일 개발
위에 열거한 5대 과업 중에서 2024년 6월 현재 아직 완수하지 못한 과업은 다탄두 개별 유도 기술(개별기동 전투부 제작 기술)을 완성하는 과업과 신형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하는 과업이다. 그래서 지금 조선은 개별기동 전투부 개발사업과 핵추진 잠수함 건조사업에 전력하고 있다. 완성 목표 시한은 1년 6개월 남았다.
2. 동해에 형성된 반경 170~200km의 탄착 구역
미사일총국이 이번 중요기술시험을 어떻게 진행했는지 살펴보자.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미사일총국은 “중장거리 고체 탄도미사일 1계단 발동기를 이용하여” 중요기술시험을 진행했다고 한다. 조선의 미사일 분류법에 의하면,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은 대륙간 탄도미사일이다. 미사일총국이 중요기술시험에서 중장거리 고체 탄도미사일 1단계 발동기(대형 엔진)를 이용했다는 말은,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대륙간 탄도미사일 1단 추진체에 개별기동 전투부를 탑재해 쏘아 올렸다는 뜻이다. 조선이 보유한 고체연료 대륙간 탄도미사일은 화성포-18형이고, 다른 대륙간 탄도미사일들은 액체연료를 사용한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이번에 미사일총국이 화성포-18형 대륙간 탄도미사일 1단 추진체에 개별기동 전투부를 탑재해 쏘아 올렸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중요기술시험 현장을 촬영한 사진 3장을 보도했는데, 그중에서 첫 번째 사진이 개별기동 전투부를 탑재한 화성포-18형 1단 추진체가 발사되는 장면이다. 그 사진을 보면, 개별기동 전투부를 탑재한 추진체에서 분사된 화염과 연기가 밑으로 넓게 퍼져나간 것을 알 수 있다. 화염과 연기를 치마 모양으로 넓게 분사하는 것은 고체연료 추진체이고, 화염과 연기를 촛불 모양으로 좁게 분사하는 것은 액체연료 추진체다.
2024년 6월 26일 오전 5시 30분경 평양 인근에서 개별기동 전투부를 탑재한 추진체가 발사되었다. 한국군 합동참모본부는 조선에서 개별기동 전투부를 탑재한 추진체가 발사되었다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 그래서 조선에서 극초음속 미사일을 또다시 발사된 것으로 오인했다. 그런 오인을 불러일으킨 이유는, 개별기동 전투부를 탑재한 추진체가 극초음속 미사일만큼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날아갔기 때문이다. 매우 강한 추력을 내는 대륙간 탄도미사일 1단 추진체를 발사했으니 극초음속 미사일만큼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날아간 것은 당연하다.
개별기동 전투부를 탑재한 추진체는 얼마나 멀리 날아갔을까? 한국군 합동참모본부 소식통은 조선이 쏘아 올린 발사체가 동해 상공으로 약 250km 날아갔다고 말했다. 일본 방위성은 조선이 쏘아 올린 발사체가 최고 고도 약 100km까지 상승했고, 200km 이상 날아갔다고 밝혔다. 미사일총국이 평양 인근에서 쏘아 올린 추진체가 동해 상공으로 약 250km 날아갔다면, 강원도 원산에서 동쪽으로 약 110km 떨어진 동해 상공까지 날아간 것이다.
그런데 미사일총국이 발표한 내용은 전혀 다르다. 미사일총국은 이번 중요기술시험이 “170~200km 반경 범위 내에서 진행”되었다고 발표했다. ‘반경 범위’라는 낯선 용어에 시선이 멎는다. 왜냐하면 신형 미사일을 시험발사하는 경우 ‘반경 범위’라는 용어를 쓰지 않고, 비행거리 또는 사거리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비행거리는 발사점에서 탄착점까지 거리를 가리키는 용어이고, 사거리는 미사일이 비행하는 최장 거리를 가리키는 용어다. 그와 달리, 반경 범위는 탄착점들이 여기저기 형성된 일정한 구역을 가리키는 용어다.
이번에 미사일총국이 반경 범위라는 용어를 쓴 것은 개별기동 전투부들이 반경 170~200km의 범위 안에 여기저기 떨어지면서 동해 해상에 넓은 탄착 구역이 형성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개별기동 전투부를 탑재한 추진체는 평양 인근에서 발사되어 동해 상공으로 약 250km를 날아갔고, 모체 전투부에서 개별기동 전투부들이 분리되었고, 분리된 개별기동 전투부들이 각기 정해진 방향으로 날아가 동해 해상 170~200km의 범위 안에 여기저기 떨어져 탄착 구역이 형성되었던 것이다. 반경 170~200km는 직경 340~400km이므로, 개별기동 전투부들은 200~300km의 거리를 두고 서로 이격해 떨어진 것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일이 벌어졌다. 한국군 탐지레이더는 조선 미사일총국이 쏘아 올린 추진체가 약 250km를 날아간 항적만 포착했을 뿐, 모체 전투부에서 분리된 개별기동 전투부들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날아간 여러 항적은 포착하지 못한 것이다.
추진체가 약 250km를 날아간 항적은 이번 중요기술시험에서 주목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 이번 중요기술시험에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약 250km를 날아간 추진체에서 개별기동 전투부들이 동시에 분리된 것, 그리고 분리된 개별기동 전투부들이 반경 170~200km의 구역 안에 탄착하기까지 진행된 각개 유도 비행이다.
그런데 한국군 탐지레이더는 개별기동 전투부들이 반경 170~200km의 탄착 구역 안에서 날아간 유도 비행 항적을 포착하지 못했다. 그래놓고 한국군 합참본부 대변인은 조선 미사일총국이 진행한 중요기술시험이 실패했다는 헛소리를 늘어놓았다.
한국군 탐지레이더가 개별기동 전투부들의 유도 비행 항적을 포착하지 못한 것은 탐지레이더 성능이 그 정도밖에 되지 않으므로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한국군 합참본부는 조선 미사일총국이 쏘아 올린 추진체의 비행거리가 약 250km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원래 개별기동 전투부를 탑재한 대륙간 탄도미사일은 짧은 거리를 비행하지 않기 때문에 미사일총국이 이번에 진행한 시험은 개별기동 전투부 분리 및 유도조종시험이 아니라는 식으로 우겨댔다. 한국군 합참본부의 강변에 따르면, 조선 미사일총국은 개별기동 전투부를 탑재한 화성포-18형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고각으로 발사해 약 6,500km의 고도까지 상승시키고, 발사점으로부터 1,000km 밖의 동해 해상에 탄착시켰어야 한다는 이상한 결론이 나온다. 2023년 12월 18일 조선 미사일총국 산하 제2붉은기 중대가 진행한 발사훈련에서 화성포-18형은 고도 6,518.2km까지 상승했고 1,002.3km를 비행했다. 당시 미사일총국이 화성포-18형의 정점고도와 비행거리를 소수점 이하까지 정확히 파악한 것은, 화성포-18형의 전투부에 장착된 원격측정장치(telemetry)가 비행 중에 계속 발신하는 전파신호를 지상 통제기지에서 수신해 전투부의 비행고도와 비행거리를 실시간으로 측정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사일총국이 이번에 진행한 중요기술시험은 전투부의 비행고도와 비행거리를 원격측정장치로 측정하는 시험이 아니었다. 이번 중요기술시험의 목적은 개별기동 전투부들이 모체 전투부에서 동시에, 안정적으로 분리되는지를 관측하는 시험이었고, 분리된 개별기동 전투부들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유도 비행을 하는지를 관측하는 시험이었다. 그래서 미사일총국은 이번 중요기술시험에 “반항공목표 발견 탐지기들을 동원했다”라고 밝혔다. “반항공목표 발견 탐지기들을 동원했다”라는 말은 여러 종류의 탐지기들이 동원되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원산 해안지대에 배치된 탐지레이더가 가동되었고, 동해 해상에 배치된 관측 선박에서 영상 촬영 장비를 사용한 것이다. 중요기술시험에 관한 조선의 언론보도 기사에 실린 3장의 현장 사진 중에서 두 번째 사진과 세 번째 사진이 바로 관측 선박에서 영상 촬영 장비로 찍은 것이다.
미사일총국이 이번에 중요기술시험을 진행할 때 해안지대에 배치된 탐지레이더만 동원하지 않고, 영상 촬영 장비를 탑재한 관측 선박까지 동원한 까닭은, 탐지레이더 화면에 개별기동 전투부와 기만체(decoy)가 똑같은 빛점(point of light)으로 나타나 뭐가 뭔지 구분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만체에 관해서는 아래에서 다시 논한다.
동해 해상에 배치된 관측 선박에서 영상촬영장비를 사용해 개별기동 전투부들이 분리되는 장면과 유도 비행을 하는 장면을 촬영하려면, 개별기동 전투부가 탑재된 추진체를 500km 이상 멀리 쏘아 올려서는 안 되고, 관측 선박에서 촬영할 수 있는 범위 안으로 쏘아 올려야 한다. 그래서 미사일총국은 추진체의 비행거리를 약 250km로 한정시켰고, 추진체에서 분리된 개별기동 전투부의 탄착 구역을 반경 170~200km로 한정시켰던 것이다. 이번 중요기술시험이 “개별기동 전투부의 비행 특성 측정에 유리한 170~200km 반경 범위 내에서 진행되였다”라는 미사일총국의 발표는 그런 사정이 있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3. 개별기동 전투부가 하늘에 남긴 비행운
고체연료 대륙간 탄도미사일 화성포-18형은 로씨야가 운용하는 고체연료 대륙간 탄도미사일 토폴(Topol)-M과 유사하다. 미 제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과학, 기술, 국가안보정책 명예교수 시어도어 포스톨(Theodore A. Postol)은 2023년 7월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 기자와 대담하는 중에 화성포-18형과 토폴-M의 외형을 비교하면서 그 두 대륙간 탄도미사일의 추진체 1단, 2단, 3단 비율이 거의 같고, 모체 전투부(bus) 외형도 유사하고, 추진체의 길이와 지름도 거의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토폴-M의 모체 전투부에 3개의 탄두(개별기동 전투부)와 많은 기만체가 들어있다고 말했다.
포스톨 교수는 토폴-M의 모체 전투부에 3개의 개별기동 전투부가 들어있다는 사실은 알면서도, 거기에 얼마나 많은 기만체가 함께 들어있는지는 알지 못했다. 토폴-M의 모체 전투부에는 3개의 개별기동 전투부와 10개의 기만체가 함께 들어있다.
토폴-M과 화성포-18형의 외형적 유사성은 그 두 대륙간 탄도미사일에 탑재되는 개별기동 전투부 개수와 기만체 개수가 동일하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아니나 다를까, 조선 미사일총국은 “분리된 기동 전투부들이 설정된 3개의 목표 좌표점들로 정확히 유도되었다”라고 발표했고, “미사일에서 분리된 기만체의 효과성도 (중략) 검증하였다”라고 발표했다. 이런 사정을 보면, 이번 중요기술시험은 3개의 개별기동 전투부와 10개의 기만체를 각각 분리시킨 시험이었던 것이 분명하다.
미사일총국은 이번 중요기술시험에서 개별기동 전투부가 분리되는 장면, 그리고 기만체가 분리되는 장면을 보여주는 사진을 언론매체를 통해 세상에 공개했다. 그 두 장의 사진을 분석해보자.
조선의 언론보도 사진 3장 중에서 두 번째 사진은 모체 전투부에서 3개의 개별기동 전투부가 분리되는 장면을 촬영한 것이다. 사진에 ‘개별기동 전투부 분리’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사진에 세 줄기의 비행운이 나타났다. 개별기동 전투부가 매우 가늘고 희미한 흰색 연기를 내뿜으며 매우 먼 거리에서 날아간 비행운이 보이고, 다른 개별기동 전투부 한 개가 그보다 좀 더 굵고 선명한 흰색 연기를 내뿜으며 좀 더 가까운 거리에서 날아간 비행운이 보이고, 또 다른 개별기동 전투부가 매우 굵고 아주 선명한 흰색 연기를 내뿜으며 가까운 거리에서 날아간 비행운이 보인다. 이 3개의 비행운은 3개의 개별기동 전투부가 동시에 분리되어 서로 다른 방향으로 멀리 날아가면서 하늘에 남겨놓은 비행운이다. 만일 모체 전투부에서 분리된 3개의 개별기동 전투부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날아가지 않고 한 군데에 탄착했다면, 비슷하게 생긴 3개의 비행운이 나타났을 것이고, 그 사진이 보여주는 것처럼 서로 확연하게 구분되는 3개의 비행운은 나타날 수 없다.
모체 전투부에서 분리되어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날아간 3개의 개별기동 전투부는 평범한 비행을 한 것이 아니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3개의 개별기동 전투부는 미사일총국이 미리 설정해놓은 “3개의 목표 좌표점들로 정확히 유도”되는 특별한 유도비행을 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3개의 개별기동 전투부는 유도비행으로 반경 170~200km의 탄착구역에 날아간 것이다. 그래서 미사일총국은 개별기동 전투부를 분리하는 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고 발표한 것이다.
4. 나선형으로 비행하다가 공중에서 폭발한 집속체
조선의 언론보도 사진 3장 중에서 세 번째 사진은 모체 전투부에서 분리된 기만체가 비행하는 장면을 촬영한 것이다. 그 사진에 ‘기만체 분리’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사진은 모체 전투부에서 분리된 기만체 10개가 날아가는 장면이 아니라 모체 전투부에서 분리된 기만체 한 개가 날아가는 장면을 보여준다. 기만체가 모체 전투부에서 10개 분리되어야 정상인데, 이상하게도 단 한 개만 분리되었다. 그 사진은 기술적 결함에 의한 오작동이 발생하여 10개의 기만체가 들어있는 집속체가 통째로 떨어져 나간 장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기만체들이 분리되지 않은 집속체가 통째로 떨어져 나갔으니, 정상적으로 비행할 수 없다. 조선의 언론보도 사진은 집속체가 일직선으로 날아가지 않고, 달팽이 모양처럼 빙글빙글 나선형으로 돌면서 날아가는 장면을 보여준다. 정상적으로 분리되었다면, 10개의 기만체가 일직선으로 날아가는 장면이 사진에 나타나야 한다.
백령도, 서울 북부, 인천, 수원 등지에서 몇몇 주민들은 집속체가 나선형 비행운을 하늘에 남기며 날아가는 장면을 육안으로 목격했다. 이런 정황은 추진체가 상승비행을 하는 중에 오작동이 일어나 집속체가 떨어져 나갔다는 것을 말해준다. 추진체가 약 250km를 날아갔을 때, 기만체와 개별기동 전투부가 동해 상공에서 동시에 분리되었어야 정상이다.
2024년 6월 28일 한국군 합참본부는 한국군 부대 감시병이 열상감시장비(TOD)로 촬영했다는 흑백 영상자료를 공개했는데, 그 영상자료는 집속체가 공중에서 폭발해 10여 개의 잔해로 흩어지는 장면을 보여준다. 나선형으로 비정상 비행을 하던 집촉체에서 공중 폭발이 일어난 것이다.
© 합동참모본부 |
이번 중요기술시험의 결과를 종합하면, 개별기동 전투부 분리는 성공했지만, 기만체 분리는 실패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미사일총국은 기만체들이 성공적으로 분리되었다고 발표하지 않고, “분리된 기만체의 효과성을 (중량) 검증했다”라고 발표했다. 중요기술시험을 참관한 지도간부들은 “기만체의 효과성을 더욱 높이기 위한 과학기술적 대책을 철저히 세울 데 대하여 언급”했는데, 이것은 기만체 분리 시험에서 실패한 것을 교훈으로 삼아 기만체 분리 기술을 완성하라고 당부한 것이다.
그런데 우스꽝스럽게도, 한국군 합참본부는 조선 미사일총국이 개별기동 전투부 분리 및 유도조종 시험에서 실패한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면서 중요기술시험 전반이 완전히 실패로 끝났다는 거짓말을 늘어놓았다.
미사일총국은 개별기동 전투부 분리 및 유도조종 기술을 더욱 완성하고, 기만체 분리에서 드러난 기술적 결함을 퇴치해 제2차 중요기술시험을 머지않아 실시할 것이다.
5. 미 제국의 생사존망 좌우할 조선의 붉은 번개
개별기동 전투부의 군사전략적 가치는 엄청나다. 왜냐하면 조선에서 개별기동 전투부 분리 및 유도조종 기술이 완성되어 화성포-18형 대륙간 탄도미사일에 개별기동 전투부를 탑재하면, 미사일총국 산하 붉은기 중대들이 미 제국 본토 각지에 있는 타격 대상들을 단 한 차례의 핵타격으로 전부 제거할 수 있는 고도의 핵전투 능력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만일 상황을 오판한 미 제국이 조선을 공격하는 경우, 붉은기 중대들은 즉각 핵반격에 나서게 된다. 조선 미사일총국은 워싱턴 DC를 위시하여 미 제국 본토에 있는 주요 공군기지 8개, 주요 해군기지 5개, 주요 육군기지 4개를 포함하는 총 18개를 제1차 타격 대상으로 선정해놓은 것으로 보인다. 화성포-18형 한 발에 개별기동 전투부가 3개씩 탑재되므로, 붉은기 중대들이 화성포-18형 6발을 동시에 발사하는 핵반격을 가하면 미 제국 본토에 있는 18개 주요 타격 대상을 한꺼번에 제거할 수 있다.
핵반격에 나선 붉은기 중대들이 화성포-18형 6발을 동시에 발사하면, 18개의 핵탄두와 60개의 기만체가 미 제국 본토를 향해 날아가게 된다. 다시 말해서, 조선의 핵반격은 78개의 붉은 번개가 미 제국 본토 각지에 내리치는 핵작전으로 전개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미 제국은 알래스카주 포트 그릴리(Fort Greely) 미사일방어 기지에서 요격체(kill vehicle)를 황급히 발사해 붉은 번개들이 미 제국 본토 상공에 도달하기 전에 요격해야 한다. 포트 그릴리에 배치된 ‘지상기반 중간경로 방어’(Ground-Based Midcourse Defense)’라는 명칭의 미사일방어체계는 미 제국이 조선의 붉은 번개를 외기권(exosphere)에서 요격해 본토를 방어할 수 있는 유일한 미사일방어체계다.
미 제국의 미사일방어체계가 조선에서 대륙간 탄도미사일이 발사된 정황을 인지하려면 약 4분 걸리고, 식별정보가 미 제국 대통령에게 전해지는 시간은 약 5분이고, 미 제국 대통령이 부통령, 국무부장관, 국방부장관, 합참의장, 국가정보실장, 국가안보보좌관에게 긴급히 연락해 요격 문제를 상의, 결정하는 시간은 약 10분이고, 요격체 발사를 준비하는 시간은 약 1분이다. 이런 다급한 사정은 미 제국이 조선의 붉은 번개를 요격하기까지 약 20분 걸린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그런데 조선의 붉은 번개는 발사 시각으로부터 약 25분 만에 중간경로(midcourse)에 도달한다. 조선의 붉은 번개가 중간경로를 벗어나 종말단계로 진입하면, 미 제국은 붉은 번개를 요격할 수 없다. 미 제국에 주어진 최후의 요격공간은 중간경로이고, 미 제국에 주어진 최후의 요격 시간은 약 5분이다. 미 제국의 생사존망은 바로 그 5분 사이에 결정되는 것이다.
그런데 조선의 붉은 번개는 중간경로를 비행할 때 18개의 개별기동 전투부(핵탄두)와 60개의 기만체로 분리된다. 충격적인 것은, 미 제국의 미사일방어체계가 자국 본토를 향해 날아가는 78개의 붉은 번개 중에서 어떤 것이 진짜 핵탄두이고 어떤 것이 가짜 기만체인지 도통 구분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그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포트 그릴리 미사일방어 기지에 배치된 요격체가 44발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조선의 붉은 번개는 78개로 분리되어 날아오는데, 그것을 막아야 할 요격체는 44발밖에 되지 않는 현실은 미 제국의 미사일방어체계가 조선의 붉은 번개를 막지 못하는 절망적 상황을 보여준다.
미 제국의 미사일방어체계가 조선의 붉은 번개를 막지 못하면 어떻게 되나? 두말할 나위도 없이, 미 제국 본토에 있는 18개 주요 전략거점은 붉은기 중대의 핵타격을 받고 지도 위에서 영원히 사라지게 된다. 그렇게 되면 미 제국은 완전히 멸망하지는 않겠지만 삼류 국가로 전락할 것이고, 미 제국이 세계 곳곳에서 전횡과 폭거를 자행해온 제국주의 지배체제는 여지없이 붕괴될 것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미사일총국이 화성포-18형에 개별기동 전투부를 탑재하는 것이야말로 미 제국에 파멸적 재앙으로 된다는 사실이 자명해진다.
그렇다고 해서 미 제국이 파멸적 재앙을 피할 수 있는 길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유일한 방도는 미 제국이 그 어떤 경우에도 조선을 공격하지 않고 자숙하는 것이다. 이것은 조선이 미 제국의 공격력을 원천적으로, 완전히 봉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조선의 전쟁억제력이 100% 완벽한 상태로 증강되는 것이다.
조선이 완벽한 전쟁억제력으로 미 제국의 공격력을 봉쇄하면 어떤 놀라운 일이 일어나게 될까? 한국군이 심리전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것이 발화점으로 되어 발생한 우발적 무력 충돌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때, 조선인민군이 전술핵무기를 사용해 한국을 ‘정벌’해도, 미 제국은 조선을 공격하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게 된다. 다시 말해서, 미 제국은 한국 방어를 포기하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사정을 보면, 조선의 개별기동 전투부 개발을 두려워해야 할 당사자가 미 제국과 윤석열 종미우익 정권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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