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의 출마선언, 그리고 민주당이 진실로 두려워해야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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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강용석이 자기가 국회의원직을 그만 두겠다고 할 때부터 생각했던 거긴 합니다만, 역시 그들의 '꼼수'는 알아줘야 하는 거구나... 하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습니다.
현재 강용석은 국회의원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국회 본회의가 열리지 않았다는 것. 국회의원의 사표는 반드시 국회 본회의에서만 처리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는 모양이네요. 저는 알지 못했던 것이라 조금은 신기하게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꼼수는... 지금 어차피 임기가 한 달 남짓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사실 임기가 몇 년 남았다면 이런 식으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이라도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면, 지금까지의 한나라당(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의 전례들을 봤을 때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지요.
이런 가운데에서 최근 한겨레에서 여론조사를 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적어도 대답을 한 사람들의 의견으로만 보면 민주통합당보다는 새누리당을 더 신뢰한다는 결과가 발표되고 있습니다. 뭐, 사실 놀라운 일이라고 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민주당이 보여준 힘없는 모습, 마치 그들이 여당인 것 같은 모습은 이미 투쟁성을 보여주지 못한 지 오래인데다가 , 그나마 지난번 국민경선을 통해 국민들의 관심을 받고 정말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았으면, 바로 그 사랑을 보여준 국민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제대로 갈 길을 잡아야 하는 것이 정당의 존재 이유이거늘, 이를 무시한 엉뚱한 일이 계속되니 결국 국민들이 '민주당은 단지 그들의 아류인가' 하는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것이지요.
통합진보당이 대중적인 인기를 누릴 수 있기엔, 오랫동안 반공 수구적 교육을 받고 그 이데올로기의 돌짝 아래 참 오랫동안 눌려 살아왔던 우리 국민들이, 그래도 비교적 예전보다는 조금 더 생각이 자유로워졌다 하더라도 그 정치적 수준이 그만큼까지 완전히 오르지 못한 현실을 감안한다면, 이 민주당을 정신차리게 하는 것이야말로 지금 저 새누리당을 확실하게 무릎꿇리고 민주적인 세력이 다시 집권하고 대형 정당이 되어 적어도 저들 수구꼴통들과의 균형을 이룰 수 있는 기초를 분명히 세워주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민주당을 바라보며 부글부글 끓는 속을 어떻게든 달래려 하는 것은 제 마음 뿐만은 아닐 것입니다.
우리에게 그 어느때보다도 가장 큰 희망이 주어져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 변혁의 기초는 민주당이 닦은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아이러니컬하게도 '가카 헌정 방송'이 나오게 만든 원인이 되어 주신 바로 그 분, '가카' 덕분인 것입니다. 민주당이 지금처럼 자기들이 노력해 그게 만들어진 것처럼 착각하고 있다면 다시 훅 가는 건 일도 아닙니다.
처음에 이야기했던 강용석이 부활을 꿈꿀 수 있도록 하는데는 저들 수구꼴통들의 적극적인 커넥션이 있습니다. 처음 박원순 시장 아들의 공개 MRI 검사가 있고, 사진바꿔치기 의혹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정됐을 때 모든 수구 언론들이 일제히 자기들은 강용석과는 마치 관계가 없었다는 것처럼 논조를 확 바꿔버리고 납작 엎드렸습니다. 그러다가 수구 언론의 대표적 이데올로그 조갑제 선생께서는 강용석의 '즉각적 사퇴' 성명을 두고 "지금까지 누가 이렇게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고 받아들인 적이 있느냐"며 지원사격을 해 주십니다. 아, 문제는 단 한달 남은 임기, 그리고 할려면 '불출마선언'을 했어야 한다는 지적들이 날아오는 걸 쉴드쳐 주신 거죠. 그리고 며칠 후, 강용석은 '저격수다'라는 이상한 팟캐스트에 나와 '박원순을 참을 수 없다'면서 출마를 공식 선언합니다. 우리는 이런 적극적인 커넥션 하나라도 있습니까?
우리는 아직 우리의 제대로 된 커넥션 하나 제대로 못 만들어놓은 상태입니다. 이 상태에서 마치 우리가 기득권인것처럼 구는 것, 참 어리석은 일일 수 밖에 없습니다. 비록 바람을 일으켜 놓은 것이 우리더라도, 그 바람을 계속해 저들의 역풍에 맞서서 불 수 있도록 하는 것 역시 정당의 몫입니다. 지금 민주당은 그런 것들을 다 놓고 있습니다. 그런 안이한 상태로는 또다시 죽도 밥도 되지 못하는 상태가 됩니다. 주위의 의견들에 대해 지금부터라도 귀기울이고 제대로 실천하는 민주통합당이 되길 바랍니다. 그렇지 않다면 앞으로, 특히 4월 이후에 만일 당신들이 제대로 하지 못해 의회에서 과반을 놓치게 된다면, 그때부터는 굳이 이렇게 당신들에게 질책할 일 조차도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민주당, 당신들이 두려워해야 하는 건 바로 당신들에게 희망을 가졌었을 사람들의 무관심입니다.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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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행운님의 댓글
행운 작성일
그간의 연혁으로 보아 민주당이란 자체가 바로 기득세력의 일부이다.
그러다보니 자신들 나름으로는 한다고 했지만 개혁세력의 눈높이에
맞출래야 맞추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는 상황일 것이다.
전략적/효과적으로 일을 도모함에 있어서 당연히 기존의 민주당을
업고서 나가야함이 당위성 있는 일종의 상식이지만 현실적으로는
뜻대로 되기가 이렇듯 어려워진다.
새로운 세상을 만든다는 것이 절대 절대..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지금 당장 현장의 피흘림없이 이전에 흘린 피만으로써
이루어 내기에는... 정말 엄청난 행운이 따라주어야 한다.
Grace님의 댓글
Grace 작성일
박노해씨 시가 생각납니다
누가 끝낸다고 끝낼수가 없고 정의는 있지만 기득권들이 말하는 정의는 아니고 오직 힘없고 양심인들만이 가진 진주와 같은 정의요 정의를 외친다고 시원하게 이루워 지는것도 아닙니다
과거에도 현재도 미래에도 정의는 있지만 어디에서도 원하는 정의는 이룩하기가 없다고 하신것으로 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