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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에서 오토바이까지…미, 전방위 개방압력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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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시민
댓글 0건 조회 1,649회 작성일 12-04-15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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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미 FTA 발효 이후


방송 쿼터·정부조달 등


모든 분야 빗장 열 태세

'한국이 고속도로에서 오토바이 운전을 금지하는 것을 철폐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지난달 15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미국이 자국 기업의 이익에 반하는 우리나라 정책을 바꾸는 동시에 우리나라 시장을 더 개방하라고 거세게 몰아붙이고 있다. 15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펴낸 '2012년 나라별 무역장벽 보고서'의 한국편을 보면, 미국은 의약품, 정부조달, 공정거래, 산업보조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나라 정책에 우려를 표시하면서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박주선 의원(무소속)의 의뢰로 국회도서관이 번역했다.

미국은 우선, 우리나라의 의약품 가격인하 정책에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해 11월 보건복지부가 복제약 등의 가격을 낮추는 의약품 가격 인하 계획을 새로 발표했는데, 미국의 제약업계가 이에 우려를 표시했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도 한국이 이해관계자의 우려를 진지하게 고려하고 의약품 가격결정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지도록 촉구했다. 보고서는 "한국 복지부가 일부 제약업계의 의견을 고려한다는 뜻을 밝혔고, 미국 정부도 계속해서 이러한 상황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보면, 의약품의 가격을 결정할 때는 의견 수렴을 위해 미리 공개하도록 돼 있다.

보고서는 한국의 정부조달 정책이 미국의 개입으로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2010년 12월 지식경제부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새 정부조달 기준을 제정했는데, 당시 미국 업계가 한국의 중소기업을 우대하는 것으로 보이는 평가기준이 있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미국 정부도 세계무역기구(WTO)의 정부조달협정(GPA)을 준수하는 게 중요하다는 뜻을 전했다. 보고서는 "미국이 개입하고 나서, 지경부는 정부 조달에서 국내 기업을 우대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 지침을 공표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또 한국산업은행의 민영화로 우리나라의 산업 보조금 정책이 변경될 것으로 기대했다. 보고서는 "정부 소유 기관인 산업은행은 산업 우대를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정부의 대출원 중 하나"라고 설명한 뒤, "이명박 정부는 산업은행을 비롯해 많은 국영 기업을 민영화할 계획이다. 미국 정부는 정부 소유 또는 계열사 금융기관의 대출 정책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간 최소 73일간 한국영화를 상영할 것을 요구하는 스크린 쿼터, 외국 영화의 방송시간을 75%로 제한하는 방송 쿼터와 관련해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한국 콘텐츠의 양이 늘어나지 않도록 보호하고, 온라인 비디오와 같은 새로운 플랫폼이 이러한 제약에 구속되지 않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정 분야의 시장을 한번 개방하면 되돌아갈 수 없도록 하는 역진 방지, 새로운 분야에 대해서는 개방을 전제로 하는 네거티브 리스트 방식을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따라 미국 기업은 협정 발효 2년 이내에 한국 통신사업자의 지분을 100%까지 소유할 수 있게 됐고, 공정거래위원회도 조사 대상 기업과 합의할 권한을 갖는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미국 업계는 공정위와 합의할 기회가 부족하다고 줄곧 문제제기를 해왔다.

통상교섭본부 관계자는 "미국 쪽이 2012년 보고서를 통해 제기한 우리나라 관련 사안 중 국제 규범 및 관행에 맞지 않는 사안에 대해서는 앞으로 충분한 검토를 거쳐 양국간의 협의를 통해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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