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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야전렬차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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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1,561회 작성일 22-12-10 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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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4 회


24

 

신록이 짙어가는 계절이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찌물쿠는 무더운 날씨에 평양남새과학연구소와 화초연구소를 돌아보시였고 태양열온실을 잘 짓도록 구체적인 가르침을 주시고 늦은 저녁에 당중앙위원회청사로 돌아오시였다. 어쩌다 집무실에서 문건을 보실 시간을 내시였다.

례년에 없이 일찍 들이닥친 열파로 하여 밖에 나서면 뜨거운 열기가 훅훅 끼치는 이 한달동안에도 그이께서는 강행군현지지도길을 쉬임없이 이어나가시였다.

멀리 철령아래 고산과수농장을 찾아가시였고 물고기훈제품생산문제를 푸시기 위해 양어연구소에 가서 많은 시간을 보내시였다. 인민군부대지휘관들의 안해들이 섭섭해할가봐 밤늦도록 경연에 참가한 군인가족예술소조공연을 빠짐없이 보아주시였다. 동평양지구에 창광원식목욕탕과 인민야외빙상장을 건설하는 문제, 대동강과수종합농장과수밭확장공사, 대동강그물공장과 자라양식장건설, 유기외장재생산문제에 이르기까지 그이의 관심속에 벌어지지 않는 일이 없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외무성에서 올린 문건을 펼치시였다.

미국이 뉴욕접촉통로를 통하여 7월 중순에 6자회담 북남단장회담을 하고 련이어 뉴욕조미고위급회담을 하자고 제안한 내용이였다. 얼마전에 미국은 유엔안전보장리사회회의에서 김빠진 대조선제재위원회전문가그루빠가 제출한 보고서를 리사회공식문건으로 채택하려고 애썼으나 중국의 반대로 실패하였다. 유엔주재 중국대표는 보고서가 유엔안전보장리사회의 립장이나 해당 제재위원회의 공식립장을 대변하지 않으며 따라서 출처불명의 보고서내용은 론의할 가치도 없다, 중국은 하루속히 6자회담을 재개하고 6자회담틀거리내에서 조선반도문제를 토의해결해야 한다는 일관한 립장이라고 주장하였다.

우리 나라를 방문하고 공민 전용수를 데리고 돌아간 미국무성 인도주의협조문제담당특사인 로버트 킹은 미국회하원청문회에 출두하였다. 그는 청문회에서 미국은 정치적고려없이 북조선에 식량을 제공할것이며 남조선이 반대해도 미국은 자체판단에 기초하여 결심할것이라고 하면서 국회의원들에게 30만톤의 조속한 식량제공결정을 요구하였다.

결국 유엔의 간판을 악용하여 우리의 우라니움농축을 문제시하면서 평화적핵활동권리를 빼앗아보려던 적들의 모든 시도는 저지파탄되였다. 세계언론들은 북조선의 막강한 군사력, 우라니움농축개발, 초강경맞받아치기전술, 조중관계의 공고한 다짐이 오바마행정부로 하여금 《전략적인내》정책의 방향타를 접촉과 대화에로 돌리게 만들었다, 조선의 강경립장에 미국이 굴복한것은 김정일국방위원장의 능숙한 정치외교령도술의 커다란 승리인 동시에 미국외교의 한계점을 보여주는 수치스러운 인상을 국제사회에 남겼다고 평하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외무성문건을 밀어놓고 당중앙위원회 비서에게 전화를 거시였다.

《외무성이 미국과의 외교전을 잘하였습니다. 그러나 미국이 우리한테 굽어들어 회담을 제안했다고 해서 쾌재를 부르기는 이룹니다. 외교에서 한차례 승리는 다음외교전의 전제로 되고 경험으로 될뿐입니다. 미국과 상반년 전반전시합은 이겼지만 하반년 후반전시합은 이제 시작종이 울린셈입니다. 조미대결은 력사적이고 장기적인 대결입니다. 미국이 대조선적대시정책을 버리고 완전넘어뜨리기를 당할 때까지 시합은 완강하고 끈기있게 진행될것입니다. 미국이 어쩔수없이 회담탁에 얼굴을 내밀었지만 뒤에서는 백악관 정책작성자들이 여전히 우리의 평화적핵활동의 권리를 빼앗으려는 야망을 버리지 않고있을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장군님. 적들은 조선의 우라니움농축이 전기생산을 위한 평화적핵활동이 아니라 군수용이며 민수용인 경우에도 군수용으로 쉽게 빨리 전환시킬수 있다고 주장하고있습니다.》

《한계훈1부상동무가 뉴욕조미회담 참가준비를 잘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미국이 회담탁에서 우리를 어째보려고 할수 있는데 당당한 핵보유국의 지위와 존엄을 가지고 미국을 눌러놓고 양보를 받아내야 하겠습니다. 우리의 선군정치의 위력, 총대의 강력한 위력은 외교전의 승리를 담보해줄것입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송수화기를 내려놓으시고 다른 문건을 펼치시였다.

해임된 천연흑연제작소소장 최성숙에 대한 료해자료였다.

수출가공부문을 담당한 부부장은 흑연제작소가 속해있는 기업소 당조직과 흑연광산, 전기공학연구소에 나가 객관적으로 료해를 심도있게 하였다고 밝혔다. 최성숙은 당의 배려로 흑연공업이 발전한 유럽나라들에까지 다녀오고 흑연제작소 소장직무를 맡았으면 겸손하고 성근한 자세로 일을 잘해야겠는데 그렇지 못하고 너무도 탈선하였다. 괴벽하고 안하무인인데다가 조직관념이 없고 과학행정실무도 부족한 복잡한 녀자라는것이 최성숙소장에 대한 쥐여짠 본질적결함이였다. 흑연점결제를 연구한걸 가지고 자기를 세상에 없는 흑연대가처럼 여기면서 녀자가 사람들을 깔보고 오만하게 처신하였다. 당조직과 상부에서 선발한 대학졸업생들을 끝내 흑연제작소에 받아주지 않아 그들이 몇달째 미배치로 있게 하였으며 인조흑연전문가들을 감정적으로 배척하였다. 흑연광산에 나가서는 상부의 지시를 거역하고 광산경영관리와 판매사업에 간섭하면서 복잡성을 조성하였다. 흑연제작소의 기구편제를 부정하면서 흑연생산도 연구도 대외사업도 다 자기가 보면 되는데 무슨 부소장직무가 필요하며 제작소성원을 늘이겠는가, 불필요한 사람들이 많다면서 독선을 부리고 다른 사람들을 경시하였다. 최성숙은 파악없는 도이췰란드 흑연전문가와 서신거래를 하였다. 전기공학연구소의 박사원장은 지금 세계적추세는 인조흑연솔을 쓰는 방향이며 천연흑연솔은 투자가 많이 들고 실리가 인정되지 않고있다고 주장하였으며 이 분야의 전문가들과 일군들이 최성숙의 공명심에 뜬 천연흑연솔방향으로 나가다가는 세계전기기계공업분야에서 거래가 단절되고 고립될수 있다고 한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문건을 한켠에 밀어놓으시고 생각에 잠기시였다. 료해자료는 최성숙소장의 해임리유를 설명할뿐아니라 우리 나라에 흔한 천연흑연으로 새로운 흑연공업을 일떠세울수 없다는것을 말하고있었다.

인조흑연솔이 수백년의 력사를 가지고있다고 해서 도저히 깨뜨릴수 없는 세계적추세로 된단 말인가. 조선의 천연흑연솔이 기존의 인조흑연솔을 밀어내고 세계적패권을 쥘수 없는가. 조선의 과학자가 연구한것이 세계적판도에서 인정되고 실용이 검증되면 결국 조선의 추세가 세계적추세로 될것이 아닌가. 조선사람이라고 과학의 굳건한 세계적장벽을 무너뜨릴수 없겠는가. 기존의 그 어떤 과학적성과도 보통사람의 창조들이며 거목도 본래는 애어린 싹에서부터 자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료해자료의 내용을 부정할수 없으셨지만 그렇다고 최성숙의 결함을 그대로 인정하고싶지는 않으시였다. 결함의 덩어리가 크다고 하더라도 그이의 기억속에 새겨져있는 흑연과학자녀성의 탐구의 곡절과 헌신성은 부정되지 않으시였다. 세계적추세가 어떻든간에 제 나라에 흔한 천연흑연으로 솔을 만들지 않고 숱한 외화를 들여 다른 나라 인조흑연제품을 사다 써야 한다는것은 도대체 애국이 아닌것이다. 그런 각도에서 본다면 최성숙이 가지고있는 결함은 많은 경우에 성격과 수양측면에 국한될수 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전화상으로는 곤난할것 같아 부부장을 집무실에 부르시였다.

《부부장동무, 평양시내 공장, 기업소 전기설비들에 시험설치한 천연흑연솔의 반영이 나오지 않았소?》

《아직 두어달 더 지내보아야 합니다.》

《농촌 양수장전동기들에도 설치했다지?》

《그렇습니다. 흑연솔은 최소한 6개월정도는 써봐야 합니다.》

《그러니까 부부장동무는 최성숙소장에 대한 이 결함자료를 그대로 시인한다는거겠소?》

김정일동지께서는 료해문건을 다시 펼치시였다.

《결함이 많은 녀자라고 해도 해임을 너무 서둘렀다고 생각되지 않소?》

《기업소초급당비서의 의견을 중시하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성격이 괴벽하고 간과할수 없는 결함투성이녀자라고 해도 그가 진행하고있는 연구사업은 별개의 문제가 아닐가. 천연흑연솔이 인조흑연솔보다 품질이 우수하다는것이 증명된다면 모름지기 흑연분야에서 세계적인 과학기술발명으로 될텐데… 그래 우리가 결함이 많다고 해서 과학자를 떼버리고 배척한다면 스스로 나라에 줄 막대한 리익을 줴버리는걸로 되지 않겠소. 어떻소 부부장동무, 국가를 위하는 과학적발명이 중하오, 그 사람의 결함이 중하오?》

김정일동지께서는 부부장이 대답을 못하고 서있자 다시금 물으시였다.

《동무는 최성숙의 결함자료가 일부 사람들의 편협성과 시기심에 바탕을 두었다고 생각되진 않소?》

《문건은 기업소초급당에서 자료를 안받침해서 제기한것입니다.》

《어떻든 나는 흑연제작소 소장이 아무리 결함이 많은 녀자라고 해도 그가 벌리고있는 흑연연구사업의 애국적가치에는 비할바가 못된다고 봅니다. 우리 나라에 무진장한 천연흑연자원을 눅거리로 팔지 않고 흑연가공품을 만들겠다는 그 애국정신이 어디요. 흑연부문에 그런 주체적관점이 선 사람이 또 누가 있습니까. 천연흑연솔, 흑연제품제작에 성공만 한다면 금속공업과 전기공업을 비롯해서 전국적으로 전기설비, 륜전기재들에 쓰이는 수백만개의 솔들을 비싸게 사오지 않고 자체로 만들어쓸수 있소. 앞으로 공업이 발전할수록 흑연솔, 흑연판, 흑연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것이요. 강성국가건설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이런 문제를 차요시하고 관료적인 관점으로 흑연제작소사업을 대하는걸 보면 기업소초급당비서가 일처리를 바로 한다고 말할수 없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불만스럽고 안타까우시였다.

《과학자, 기술자들이 연구사업을 하는 과정에 제기되는 의견상이와 복잡한 문제들은 공정하고 객관적인 과학심의를 잘하여 해결해야지 성격이 괴벽하오, 당생활을 잘못하오, 당조직에 맞서오, 안하무인이요 하는 식으로 사상적결함보따리를 만들고 압력을 가하여 떼버릴내기를 하면 어떻게 새로운 발명이 나올수 있겠습니까. 그렇게 하면 나중에는 과학자가 일생동안 공들여 탐구한것이 물거품이 될수 있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료해문건을 집어 부부장에게 돌려주시였다.

《천연흑연제작소사업실태를 다시 료해해야겠습니다. 초급당비서의 말만 듣지 맡고 제작소로동자들과 최성숙당사자도 만나보시오. 인조흑연이 옳은지, 천연흑연이 옳겠는지 하는건 오직 실천만이 증명해줄것입니다. 보아하니 부부장동무는 최성숙소장에 대한 감정이 썩 좋은것같지 않은데… 대학졸업생들을 선발해서 흑연제작소에 내려보낸건 동무겠지?》

《기업소초급당비서와 토론하고 선발했습니다.》

《최성숙소장이 그들을 흑연제작소에 받지 않는 리유는 뭐요?》

《외국어실력이 낮고 수물계통지식도 빈약하다는겁니다. 초급당비서는 앞으로 일하면서 배우면 되지 않는가고 량해를 구했지만 소장의 옹고집을 꺾을수 없었습니다.》

《통털어 실력이 낮아 받지 않겠다니… 흑연제작소를 책임진 소장으로서 리유는 부당하지 않구만. 최성숙이 초급당비서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건 결국 부부장의 지시를 거부한거나 같은데 동무로서는 대단히 기분나쁘고 자존심이 상하겠지.》

김정일동지께서는 어딘가 무안쩍어하는 부부장을 유심히 지켜보시였다.

《그렇다고 감정을 앞세우지는 마시오. 검은먼지 난다고 사람들이 만지기조차 꺼려하는 흑연을 최성숙동무가 녀성의 몸으로 혼자 수십년동안 연구하지 않았소. 그 과정에 무슨 곡절인들 없었겠소. 사람들한테 몰리해를 당하고 배척까지 받으니 괴벽하지 않을수 있겠소. 안하무인도 됐음직하오. 발전했다고 코대를 세우는 서방의 인조흑연회사들과 과학자, 기술자들을 눌러버리겠다는 녀자이고 〈천사〉도 못 만든다는 세계적인 천연흑연제품을 개발하는 녀자인데 당비서나 부부장 당신한테 고분고분할리 있겠소. 권한을 쓸데 써야지. 당조직은 그 동무의 흑연연구를 도와주어야지 사람을 쥐고 흔들고 권세를 써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어떤 경우에든지 나라를 부강하게 하고 인민을 잘살게 하는 일이라면 설사 보잘것없이 작은 창조물이라도 그것을 만들어낸 사람이 누구건 머리숙이고 존대해야 합니다. 나는 바로 그래서 비싼 콕스를 쓰지 않고 우리 나라 무연탄으로 마그네샤크링카를 구워낸 대흥광산의 로동계급한테 머리를 숙여 경의를 표시한겁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료해문건을 손에 들고 자책감에 싸여 엉거주춤 서있는 부부장에게 물으시였다.

《납득이 갑니까?》

《장군님, 제가 편협하구 경솔했던것 같습니다.》

《다시 잘 료해해가지고 나를 찾아오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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