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의 건강을 챙기듯, 사회의 건강을 챙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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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동안 인터넷을 통해서 추적자 몰아 봤더니, 어쩔 수 없이 취침 시간이 늦어졌고, 그렇다고 해서 출근시간이 늦어지는 것은 절대로 아니니 꽤 고생을 했습니다. 그저께 밤까지 몰아서 다 시청하고, 어제 일할 때는 다리가 무거워서 계단을 올라가는 데 고생을 했습니다. 그래도 일 마치고 나서 이 악물고 다시 운동을 하러 갔습니다. 정말 악으로 깡으로 근육운동을 하고, 그리고 나서 노르딕 스키 운동을 하고 났더니 다리는 조금 풀리는 듯 했고, 가벼운 저녁을 먹고 씻고 밤 열시가 되기 전에 쓰러져 잠이 들었습니다.
몸이 피곤하긴 피곤했던 모양입니다. 새벽에 눈을 떴더니 다섯시 반. 평소보다 한 시간은 늦게 일어난 셈입니다. 그래도 몸은 가뿐했습니다. 아침을 거르진 않는데, 오늘은 그냥 커피 한 잔만 마시고 싶었고, 그렇게 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그리고 지금 점심 먹으러 카페에 들어와 있습니다.
정상적인 패턴을 되찾고 나니, 몸이 가뿐합니다. 일단 다리가 가볍다는 게 참 좋습니다. 짐들을 들고 계단을 씩씩하게 뛰어올라가 소포를 배달하는 게 즐겁습니다. 역시 잠은 푹 자줘야 합니다.
제때 잠을 자고, 제때 먹고, 제때 운동하고, 그리고 열심히 주어진 삶을 사는 것, 이것만 제대로 하더라도 몸은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나이가 조금 먹었다는 건지, 관리를 할 때 제대로 하지 않으면 몸이 바로 무겁습니다. 그럴 때면, 이상하게 더 배가 고파지고 탐식하게 되는 체질이라, 어제도 군것질이 당겨 혼났지만 어떻게 억지로 참았었습니다. 오늘, 푹 자고 난 지금은 전혀 배고프거나 피곤하지 않습니다.
이건 몸의 항상성 유지에 관한 문제인 듯 합니다. 다행히 내 몸은 아직은 어떤 '항상성'을 가지고 있고, 운동과 관리를 꾸준히 해 주면 그 항상성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그리고 그 항상성은 '건강한 방향'으로 저절로 이끌어지는 것이 당연한 일인 것 같습니다.
비단 이게 사람의 몸만의 문제일까요. 사회도 마찬가지입니다. 끊임없이 고민하고, 생각하고, 그렇게 사회를 올바로 만들어 나가려고 노력하는 것은 일종의 운동이고 관리에 비유할 수 있을 겁니다. 그것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사회도 바로 동력이 떨어져 버립니다. 좋은 음식을 골고루 먹고 영양소를 제대로 섭취하는 것은 아마 사회 구성원들이 골고루 직장에서 일하고, 소득을 만들고, 그걸로 소비를 하고 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지 않을까요?
반면, 재벌 위주의 '눈에 보이는 숫자만의 경제', 그리고 금융 위주의 경제를 운용한다는 것, 그래서 수치만으로는 마치 건강한 듯 하지만 실제로 많은 사회 구성원들이 허덕이는 사회. 그것은 마치 단 것만 잔뜩 먹고 입으로는 즐겁지만, 속은 썩어가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요?
몸이 이런 식의 불규칙하고 편중된 식사를 하고, 운동과 같은 관리가 없으면 쉬이 망가지는 것처럼, 사회도 이런 구조를 바꾸지 않는다면 결국 그 사회가 건강한 사회가 될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할 겁니다. 그러나 몸이 심하게 망가지고 살이 찌고 건강을 해친 사람들이라도, 큰 맘 먹고 운동을 하게 되면 처음엔 고통이 따르지만 서서히 몸이 만들어지기 시작하고, 궁극적으로는 건강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제 개인적인 경험이기도 하고, 마찬가지로 유기체인 사회 역시 늘 함께 건강한 고민을 하고, 실제로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정책들을 만들어 이를 실천해 나간다면 처음엔 사회적으로 고통이 따를수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모두 함께 행복을 누리는 사회가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민주주의의 궁극적 달성을 위해서는 민주주의 유지를 위한 고민을 시민들이 늘 함께 해야 합니다. 그것은 마치 우리의 몸이 운동과 충분한 휴식, 고른 영양소를 섭취하는 것과 마찬가지라 할 것입니다. 사회의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선 함께 고민하고 '식단'을 바꿔야 합니다. 꾸준한 '운동' 역시 필요합니다. 그런 항상성이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그래서 더 많은 시민들이 함께 고민하고 행동해야 하는, 그런 시간을 지금 우리가 살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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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유님의 댓글
비유 작성일
참으로 좋은 비유라 생각됩니다.
권종상님은 늘 새롭고 창의적인 비유를 온전히 만들어내 주시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