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하게 달성된 빈곤의 세계화-시칠리의 구걸하는 아이들 (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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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간 격차가 큰 이탈리아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은 아무래도 남부 시칠리아섬입니다. 아직도 영화 대부와 마피아의 이미지가 강한 곳이기도 하죠. 정작 현지에선 그런 느낌은 전혀 찾아볼수도 없었지만...
물론 전세계 어디를 가도 심지어 잘산다는 선진국에도 거지와 홈리스들은 존재합니다. 복지가 비교적 잘 된다는 캐나다의 비씨주 밴쿠버도 겨울만 되면 전캐나다의 거지들이 총집결하죠...
하지만 시칠리 섬 팔레르모 역앞에 관광객이 내리면 손을 내미는 어린아이들의 모습은 참으로 오래간만에 보는 모습입니다. 아이들의 손에는 조잡한 기념품이 들려져 있지만 그 모습은 분명 앵벌이의 전형입니다.
물론 우리네 60,70년대에도 저런 모습은 존재했고 아마 80년대말까지도 분명 있었다고 기억합니다. 하지만 통합된 유럽에서 비교적 산다는 축에 드는 나라 이탈리아 남부에서 이 모습을 다시 보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앵벌이는 먹고 살 길이 막막한 어린아이들이 독자적으로 행하는 생존자구책이 전혀 아니며, 이미 이러한 시스템은 이러한 아이들을 착취하는 구조의 형성과 폭력과 협박이 수반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 모습으로 신자유주의와 자본은 한가지 목표는 확실하게 달성한 것 같습니다. 빈곤의 세계화! 정말 장하십니다요~~~~ ㅗ ㅗ
지금도 인류는 과거 백범이 나의 소원에서 말하던 시절의 몇천 배의 재화와 서비스를 해마다 창출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선진국이라는 유럽의 구석진 한구석에서는 19세기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는 어린애들을 내세운 앵벌이 구걸이 횡행하고 있습니다.
요컨대 문제의 핵심은 생산력의 증대나 매출의 향상이 아니라는 소립니다. 결국 지금 우리 세상의 문제는 그 확대된 부의 편중과 정체를 풀고 헤쳐서 그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게 하는 분배와 복지의 문제라는 것을요.
빈곤문제라는 말부터 바꿔야 할 까 봅니다. 빈곤이 아니라 분배! 지금 세상의 문제는 바로 나뉘지 않고 한쪽으로 쌓이는 부와 재화의 편중입니다. 분배의 정의와 최소한의 인간다움과 품위를 유지하게 하는 인본주의가 절실합니다.
시칠리 아이들의 처량한 눈빛이 이대로 세상에 그냥 놔둔다면 우리 후세아이들의 보편적인 모습이 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요?
늘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의 신봉자들은 말해왔습니다. 사회가 빈곤과 불평들을 다 책임져줄수는 없다고...
그러나 이런 약한부분이 결국 전체시스템을 붕괴시키는 균열의 시작이라는 것을 저들은 지난 2백년간의 근현대 역사에서 제대로 배우지 않았나 봅니다. 인류는 지난 백년의 기간중 전체 역사기간중 그 어떤 규모보다 더한 큰전쟁을 여러차례 치렀고 그 희생과 피해는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저들은 역사에서 도대체 뭘 배우고 기억하고 있는 것일까요?
시칠리아의 암소보다 더 무서운 빈곤과 불평등이 우리의 외곽 구석진 곳에서 어느새 스멀스멀 되살아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은 여행자에겐 아픈 성찰이자 쓰린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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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칠리아의 암소:고대 시칠리에서 행해진 처형도구로 구리로 만든 소에 사람을 넣고 장작불로 암소를 달궈 죽이는 잔인한 기구로 희생자의 고통스런 절규와 비명이 구리로 만든 암소의 외부로 들려 나올때에는 암소가 짖는 소리와 동일하게 만들어졌다고 한다. 기요탱의 경우처럼 이것을 최초로 만든 사람이 가장 먼저 이 암소에 넣어졌다고 하는 전설이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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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님의 댓글
구도 작성일세상이 결국 다시 돌고 돌아 가진자와 가지지 못한자의 대결 구도가 되어가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