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동절, 레이버데이에 생각해보는 신자유주의 극복을 위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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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노동절인 레이버 데이의 아침.
느지막히 일어났습니다. 계속된 오버타임과 거기에 굴하지 않고 열심히 했던 운동. 이런 것들은 내 몸 안에서 사실은 과로라는 현상을 만들어 냈던 모양입니다. 어제 야외미사가 있었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누웠는데 저녁에 일어났고, 다시 이 닦고 또 누웠고, 잠깐 글 하나 써서 올리고 나서 또 잠이 와서 누웠고... 결국 오늘 새벽에 일어났으나 다시 눕고... 이제사 몸을 추스리고 있습니다.
매년 레이버데이가 되면 생각나는 건 전세계가 노동절로 지키고 있는 5월 1일, '메이데이'의 근원이 미국에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1884년 5월, 노동절은 이른바 '헤이마켓 노동자대회'에서 경찰의 폭력에 의해 숨져간 노동자들과 민중들을 기념하고자 제정된 것이었습니다.
당시 노동자들이 요구했던 것은 지금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8시간 노동제, 그리고 휴식과 교육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에게 돌아온 것은 총탄의 세례. 민중은 분노했습니다. 며칠 후인 5월 4일부터는 전국적 단위로 이 파업과 행진이 번지게 됩니다. 시카고에서는 헤이마켓 광장에서 30만명이 넘어가는 숫자의 노동자 군중이 집결해 경찰의 손에 의해 저질러진 학살을 규탄하는 시위가 시작됐죠.
그리고 오거스트 스파이스 등 노동운동 지도자들은 이런 상황에서도 평화집회가 유지돼야 한다고 사람들을 설득합니다. 마치 해방 광주가 연상되는 그런 부분들이기도 합니다. 심지어는 시카고의 시장까지도 이 시위가 별 큰 문제 없이 끝날 거라는 예상을 했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러다가 시위 마지막에 폭탄이 터집니다. 경찰 7명이 즉사하고 이에 흥분한 경찰이 비무장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 발포를 하고, 시위노동자들의 시신이 거리에 쌓였습니다. 시카고 데일리 등 당시 우익 신문들은 '헤이마켓 폭동'으로 이를 대서특필하죠. 이래서 노동운동 지도자들이 체포당하고, 사형선고를 받은 후 이듬해 4명에게 형이 집행되고 1명은 감옥 안에서 자살합니다.
그 이후에, 이들이 부당하게 사형선고를 받고 살해당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이 밝혀집니다. 폭탄 사건이 경찰의 자작극이었던 것이 밝혀진 것이죠. 너무나 억울하게 숨져간 그들과, 헤이마켓 사건으로 숨져간 사람들, 그리고 당연한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요구하던 사람들을 추모하기 위해, 전 세계가 5월 1일을 노동절로서 기념하게 됐지만, 미국은 여기에 색깔론을 입히고 자기들만의 노동절을 따로 마련하게 됩니다. 이게 지금 미국 레이버데이의 근원이 된 거죠. 사실은 부끄러운 자기들의 과거를 감추고자 시도한 거라고 할 수 있겠지요.
어쨌든, 전 그래서 매년 9월 첫 월요일을 '레이버 데이'로 축하하는 이 관습 덕에 '페이드 홀리데이' 하루를 더 받습니다. 일은 안 해도 임금은 지급되는 휴일이죠. 가을의 길목, 9월입니다. 그러나 올해는 미국에 대선이 있는 해. 밋 롬니가 혹시 집권한다면 이른바 '신자유주의'는 더욱 공고화될 것입니다. 롬님의 러닝메이트인 폴 라이언은 항상 작은 정부를 주창해 왔고, 이를 통해 강한 미국을 만들겠다고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그것은 결국 복지 혜택의 축소라는 귀결로 이어질 것입니다. 그들은 이미 웰페어와 메디케어 혜택의 축소를 언급한 바 있습니다. 연방정부의 재정적자를 줄인다는 이유로 복지를 삭감하는 경우, 그것은 미국의 서민들에겐 다시 재앙이 될 것입니다.
프랭클린 루즈벨트는 과거 '위대한 미국'의 발판을 마련하는 첫 단추로서 최상위 부자들에 대한 과감한 증세를 택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낸 세금을 골고루 뿌렸습니다. 그 결과 미국의 경제 전반에 현대 미국의 바탕이 되고 있는 대량 소비가 가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으며, 사회 저변의 소비확대는 결국 생산 전반을 자극하여 미국이 세계 최대의 공업국이 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그렇게 꽉 짜여진 사회 시스템을 통해, 미국은 강대국이 됐습니다. 절대로 자유주의에 기반한 기업우선주의 정책 때문에 미국이 강국이 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지금 신자유주의의 시대, 기업들에게 막대한 권력을 넘겨주자 어떤 일이 발생하고 있는지를 되새겨보면, 우리가 이 자유주의, 그리고 여기에 금융권력을 키워 버린 신자유주의의 패러다임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망가뜨리고 있는지가 명확해집니다. 지금이야말로, 제대로 된 복지의 패러다임을 키우고 기업들과 부자들에게 과감히 세금을 부과하고 이를 통해 민중들의 삶을 낫게 해 줄 수 있다는 가치관을 가진 정치 지도자들이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왜 우리에게 '노동절'이라는 기념일이 생기고, 과연 우리의 삶의 가치란 것이 무엇이어야 하는가를 생각하면, 아마 투표를 잘못하거나 안 하는 일도 없을 겁니다.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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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계몽님의 댓글
계몽 작성일
이런 좋은 글들을 통하여 더 많은 수의 사람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계몽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리라 믿습니다.
정신님의 댓글
정신 작성일
부자감세와 작은 정부가 무엇을 뜻하는지도 모르고
투표 잘못하는 사람이 없도록 모두 정신 똑바로 차리는 것이
살아 남는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