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집중통로’와 ‘불침번 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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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집중통로’와 ‘불침번 폭풍’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미국 육군성이 발표한 변경조치
2. 미국 국방부의 음흉한 꿍꿍이속
3. ‘집중통로’는 ‘집중포로’로 끝나게 될 것이다
4. ‘작전계획 5015’ 수정작업과 ‘불침번 폭풍’
1. 미국 육군성이 발표한 변경조치
2022년 6월 30일 미국 육군성(United States Department of the Army)은 중대한 변경조치를 발표했다. 2015년 이후 지금까지 주한미국군기지에 9개월 주기로 계속 순환배치하던 기갑려단을 철수하고, 2022년 가을부터 스트라이커려단을 9개월 주기로 순환배치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그런 변경조치에 따라 2022년 10월 8일 제2스트라이커려단 전투단(2nd Stryker Brigade Combat Team)에 배속된 경장갑차들이 경기도 평택항에 도착, 하역되었다.
제2스트라이커려단 전투단은 제1기갑려단 전투단(1st Armored Brigade Combat Team)을 대체하여 평택미국군기지(Camp Humphreys)에 배치된다. 이번에 9개월 순환배치임무를 마친 제1기갑려단 전투단은 미국 본토로 돌아가 본대로 복귀한다.
이번에 평택미국군기지에 순환배치되는 제2스트라이커려단은 미국 본토 서북단 워싱턴주에 있는 루이스-맥코드 통합기지(Joint Base Lewis-McChord)에 주둔하는 제2보병사단 산하 부대이고, 미국 본토로 복귀하는 제1기갑려단은 미국 서남부 텍사스주에 있는 포드 블리스(Fort Bliss) 육군기지에 주둔하는 제1기갑사단 산하 부대다.
일반적으로 미국 육군 여단에는 4,420명의 전투병력이 배속되는데, 기갑려단은 전차, 보병전투차량, 자주포로 중무장한 전투부대이고, 스트라이커려단은 전차를 제외하고 경장갑차와 자주포로 경무장한 전투부대다. 기갑려단의 무장 상태와 스트라이커려단의 무장 상태가 어떻게 다른지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미국 육군 기갑려단 2개 기갑대대 (2개 전차중대, 1개 기계화보병중대) 1개 기계화보병대대 (1개 전차중대, 2개 기계화보병중대) 1개 기병중대 (1개 전차중대, 3개 수색대) 1개 포병대대 (3개 155mm 자주포중대) 1개 공병대대 (2개 공병중대, 1개 정찰대, 1개 통신대) 1개 지원대대 |
미국 육군 스트라이커려단 3개 보병대대 (3개 보병중대, 1개 수색대) 1개 기병대대 (2개 장갑차중대, 1개 수색대) 1개 포병대대 (2개 105mm 자주포중대, 1개 155mm 자주포중대) 1개 공병대대 (2개 공병중대, 1개 정찰대, 1개 통신대) 1개 지원대대 |
주목되는 것은, 미국 국방부가 중무장한 기갑려단을 철수하는 대신 경무장한 스트라이커려단을 주한미국군기지에 순환배치한다는 사실이다. 2003년부터 2017년까지 기간에 미국 국방부는 한미련합군 북침 전쟁연습에 스트라이커려단 산하 전투부대 일부를 일시적으로 참가시킨 적은 있지만, 스트라이커려단 전체를 주한미국군기지에 순환배치한 적은 없다. 미국 국방부는 이번에 스트라이커려단을 사상 처음으로 주한미국군기지에 순환배치했으며, 그로써 주한미국군기지는 아시아 각지에 산재하는 미국군기지들 중에서 스트라이커려단이 유일하게 배치된 군사기지로 전변되었다. 이런 전변 현상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스트라이커려단의 특징은 경무장과 신속기동이다. 출동 명령을 받은 스트라이커려단은 스트라이커라고 불리는 4축8륜 경장갑차를 C-130 허큘리스 수송기에 싣고 나흘 만에 전선에 출동할 수 있다. 신속기동부대가 경량화된 무장 장비를 갖추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라크전쟁 경험과 아프가니스탄전쟁 경험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경무장한 스트라이커려단은 시가전, 대테러전, 수색전 같은 저강도 작전(counterinsurgency operation)에 참가할 수 있지만, 전투기와 공격헬기, 미사일과 방사포, 전차와 대구경 야포 같은 강력한 타격전이 벌어지는 대화력전에는 머리를 내밀지 못한다. 만일 경무장한 스트라이커려단이 중무장한 기동군단과 맞붙으면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패할 것이다.
2. 미국 국방부의 음흉한 꿍꿍이속
누구나 감지하는 것처럼, 2022년 10월 현재 우리나라 군사 상황은 전쟁위험에 처했다. 이처럼 엄중한 군사 상황에서 우발적인 무력 충돌이 일어나면, 조선인민군 전선대련합부대들은 전투기, 습격기, 공격헬기, 전차, 장갑차, 미사일, 방사포, 대구경 야포 같은 강력한 무장장비들을 대거 동원하는 대화력전으로 한미련합군 방어선을 돌파하고 고속으로 남진할 것이며, 특수작전군은 후방 각지에 침투하여 기습작전과 포위 작전을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쐐기전법, 입체전법, 측면돌파전법, 고속기동전법, 전후방동시공격전법 등을 예상할 수 있다. 이런 전쟁씨나리오를 예상하면, 미국 국방부는 조선인민군 전선대련합부대들의 대화력전과 고속기동전을 저지하고 특수작전군의 후방공격전을 저지하기 위해 중무장한 기갑려단을 주한미국군기지에 더 증강 배치해야 마땅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미국 국방부는 주한미국군기지에 순환배치된 중무장한 기갑려단을 철수하는 대신 경무장한 스트라이커려단을 순환배치했다. 이해하기 힘든 현상이다. 일촉즉발 전쟁위험이 조성된 상황에서, 미국 국방부가 중무장한 기갑려단을 철수하고 경무장한 스트라이커려단을 배치한 꿍꿍이속은 무엇일까?
미국 국방부는 자기의 음흉한 꿍꿍이속을 외부에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기갑려단을 철수하고 스트라이커려단을 배치한 꿍꿍이속이 무엇인지 알기 힘들지만, 다행히 남측 언론보도가 저들의 꿍꿍이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주었다. 윤석열 정부 소식통들의 발언을 인용한 2022년 10월 26일 <중앙일보> 보도에 의하면, 미국 육군성은 주한미국군기지에 순환배치하는 전투부대를 기갑려단에서 스트라이커려단으로 교체한다고 발표하기 이전에, 다시 말해서 2022년 6월 30일 이전에 기갑려단을 스트라이커려단으로 교체하는 이유를 남측 국방부에 귀띔해주었다고 한다. 미국 육군성이 남측 국방부에 귀띔해준 바에 의하면, 주한미국군기지에 배치된 스트라이커려단은 전시에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작전에 투입된다는 것이다.
1) 북측 후방에 침투하여 핵무기와 다량살상무기(WMD)를 제거하는 작전
2) 미국군 증원부대들이 전선에 시차별로 대거 투입되는 전시증원(RSOI)
3) 남측에 체류하는 미국 국적 민간인들을 해외로 대피시키는 비전투원 소개작전(NEO)
미국 육군성은 기갑려단을 스트라이커려단으로 대체하는 목적을 남측 국방부에 정식으로 통보해준 것이 아니라, 아리송한 어법으로 귀띔해준 것이다. 그래서 위에 열거한 세 가지 내용을 읽어보면, 기갑려단을 스트라이커려단으로 대체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기 힘들다. 위에 열거한 내용을 분석적으로 고찰하여야 기갑려단이 스트라이커려단으로 대체되는 이유를 파악할 수 있다.
첫째, 북측 후방에 침투하여 핵무기와 다량살상무기를 제거하는 것은 북침 전쟁계획인 ‘작전계획 5015’의 핵심 내용인데, 후방 침투 작전에 동원되는 전투부대는 스트라이커려단이 아니라 공수특전단(특수작전부대)이다. 스트라이커려단과 공수특전단은 모두 미국 육군 산하 전투부대들인데, 후방 침투 능력을 갖지 못한 스트라이커려단은 북측 후방에 침투하지도 못하고 핵무기와 다량살상무기를 제거하지도 못한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미국 육군성이 핵무기와 다량살상무기를 제거하는 후방 침투 작전에 스트라이커려단을 투입할 것처럼 남측 국방부에 귀띔해준 것은 사실 왜곡이다.
둘째, 전선에 시차별로 대거 투입되는 전시증원(RSOI)에는 미국군 증원부대들이 동원된다. 미국 국방부가 1994년부터 2007년까지 해마다 감행해온 전시증원연습(북침전쟁연습)에 스트라이커려단도 참가했었지만, 전시증원연습에 참가한 주력부대는 스트라이커려단이 아니라 육군 기갑사단, 해군 항모전투단, 해병대 원정군이었다. 한미련합군의 전시증원연습은 조선인민군이 핵무력을 완성한 것으로 하여 근본적으로 변화된 군사정세에 부응하지 못하기 때문에 전시증원을 기본으로 하는 ‘작전계획 5027’은 ‘작전계획 5015’로 대체되었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미국 육군성이 스트라이커려단을 전시증원에 투입할 것처럼 남측 국방부에 귀띔해준 것은 사실 왜곡이다.
위에 서술한 두 가지 내용을 이해하면, 이번에 미국 국방부가 기갑려단 순환배치를 스트라이커려단 순환배치로 변경한 이유가 남측에 체류하는 미국 국적자들을 해외로 대피시키는 소개작전에 스트라이커려단을 동원하려고 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3. ‘집중통로’는 ‘집중포로’로 끝나게 될 것이다
남측에 체류하는 미국 국적자들을 해외로 대피시키는 비전투원 소개작전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설명할 필요가 있다. 2018년 4월 18일 미국 언론매체 <월스트릿저널> 보도에 의하면, 미국은 남측에 체류하는 미국 국적자 23만 명을 전시에 긴급히 대피시키는 ‘집중통로(Focused Passage)’라는 작전명의 비전투원 소개작전을 해마다 정기적으로 연습해왔다고 한다. 23만 명을 대피시키는 대규모 연습이 아니라, 200~200명을 대피시키는 축소된 연습이었다.
2018년 4월 9일 <문화일보> 보도에 의하면, 남측에 체류하는 미국 국적자 23만 명 중에서 1순위 대피자들은 남측에 체류하는 미국 정부 관리들, 주한미국군 배우자 및 직계가족, 군무원들인데, 이들은 약 37,000명이라고 한다. 1순위 대피자들은 평택미국군기지에 집결하여 공군 수송기를 타고 미국 본토로 직행한다. 2순위 대피자들은 남측에 체류하는 미국 국적자들이고, 3순위 대피자들은 미국 국적자의 직계가족이다. 전시에 2순위 대피자들과 3순위 대피자들은 평택미국군기지에 집결하고, 거기서 C-130 수송기를 타고 일본 도꾜 인근에 있는 요꼬다공군기지나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 인근에 있는 엘먼도프-리처드슨 통합기지로 후송된 뒤, 거기서 다시 C-5M 전략수송기나 C-17 전략수송기로 옮겨 타고 미국 본토로 후송된다.
그런데 비전투원 소개작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울에 체류하는 약 15만 명으로 추산되는 미국 국적자들이 전시상황에서 어떻게 서울을 탈출하여 평택미국군기지로 집결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다. 미국이 2021년 8월 15일부터 8월 30일까지 겪었던 아프가니스탄전쟁 패전 경험을 보면, 미국군은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미국 국적자 약 6,000명을 미국 공군 수송기에 태워 미국 본토로 대피시켰음을 알 수 있다. 당시 미국은 미국 국적자 이외에 아프가니스탄 피란민도 함께 대피시켰는데, 미국이 대피시킨 총인원은 약 57,000명이었다.
대피훈련을 전혀 받지 못한 57,000명을 대피시켰으니 오죽 혼란스러웠을까. 2021년 9월 3일 <뉴욕타임스> 보도에 의하면,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실행한 비전투원 대피 작전은 “대혼란”이었다고 한다. 탈레반 전투원들이 카불공항을 포위, 공격했기 때문에 비전투원 대피 작전이 대혼란에 빠진 것이 아니라, 미국으로 대피하려는 미국 국적자들과 아프가니스탄 피란민이 한꺼번에 카불공항으로 몰려들어 혼란을 불러일으키는 바람에 아비규환에 빠진 것이다.
2021년 8월 아프가니스탄에서 대혼란을 경험한 미국 국방부는 서울에 체류하는 미국 국적자들이 대혼란에 빠지지 않고 해외로 대피할 수 있는 새로운 비전투원 소개작전을 준비할 필요를 느꼈고, 그런 필요에 따라 스트라이커려단을 평택미국군기지에 순환배치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평택미국군기지에 배치되는 스트라이커려단은 비전투원 소개작전에 동원될 전투부대인 것이다.
미국 국방부가 전시상황 중에 서울에 체류하는 미국 국적자 약 15만 명을 해외로 대피시키기 위한 소개작전을 준비하기 위해 평택미국군기지에 스트라이커려단을 순환배치한 것은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1) 미국 국방부가 남측에서 비전투원 소개작전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는 것은 전쟁이 임박하였음을 보여주는 징후다. 다시 말해서, ‘남조선해방전쟁’ 준비를 완료한 조선인민군이 임의의 시각에 총공격을 개시할 것으로 우려한 미국 국방부는 ‘남조선해방전쟁’에 대처하기 위한 비전투원 소개작전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한 것이다.
2) 예상되는 전쟁 씨나리오에 의하면, 전시에 대화력전으로 한미련합군 방어선을 돌파한 조선인민군 기동군단들은 서울을 완전히 포위할 것이고, 고강도 전투훈련으로 단련된 조선인민군 특수작전군은 서울로 진입하여 전략거점들을 점령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상황에서 미국 국적자 약 15만 명이 아비규환에 빠진 서울을 탈출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따라서 그들은 조선인민군 특수작전군 전투원들에게 전원 생포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인민군 특수작전군 전투원들은 서울에 체류하는 미국 국적자 약 15만 명을 생포할 때 사용하기 위해 “손 들엇” 같은 간단한 영어회화문장 100개를 암기했다. 더욱이 전시에 조선인민군 기동군단들과 특수작전군은 평택미국군기지와 오산미공군기지도 포위할 것이므로, 미국 공군 수송기들이 미국 국적자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그 기지들에서 이착륙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이런 긴박한 상황을 예상하면, 미국 국방부가 스트라이커려단을 배치하면서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한 비전투원 소개작전 ‘집중통로’는 ‘집중포로’로 끝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4. ‘작전계획 5015’ 수정작업과 ‘불침번 폭풍’
비전투원 소개작전은 한미련합군 북침 전쟁계획인 ‘작전계획 5015’의 일부이므로, 비전투원 소개작전과 ‘작전계획 5015’를 서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2022년 10월 현재 미국 인디아양-태평양사령부 작전국은 ‘작전계획 5015’를 수정하는 작업을 진행하는 중인데, 그들은 전술핵타격개념을 추가하는 식으로 ‘작전계획 5015’를 수정할 것이 확실하다. 그렇게 보는 까닭은 최근 미국 국방부가 확장억제 실행력을 강화한다는 말을 자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말하는 확장억제 실행력이라는 개념은 전시에 전술핵무기를 사용한다는 뜻이므로, 전술핵타격개념을 추가하는 식으로 ‘작전계획 5015’가 수정될 것으로 예견할 수 있다.
2022년 9월 8일 조선에서는 전시에 전술핵무기를 사용한다는 것을 천명한 핵무력정책법을 채택하였다. 핵무력정책법 채택은 전시에 전술핵무기를 사용하는 확장억제 실행력이라는 개념을 공식화하고, 그 개념을 북침 전쟁계획인 ‘작전계획 5015’에 보충하는 미국의 새로운 핵공격전략에 맞서는 대응핵전략의 법적 조치다.
비전투원 소개작전과 전술핵타격작전이 확장억제전략 안에서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었기 때문에 미국은 비전투원 소개작전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는 동시에 전술핵타격작전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미국이 본격적으로 준비하는 전술핵타격작전에 관한 중요한 정보는 미국 국방부가 최근에 발표한 ‘2022 핵태세검토(Nuclear Posture Review)’라는 문서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22년 10월 27일 미국국방부는 ‘2022 국가방위전략(National Defense Strategy)’, ‘2022 핵태세검토’, ‘2022 미사일방어검토(Missile Defense Review)’를 한꺼번에 발표했는데, 그중에서 이 글의 논제에 직결되는 것은 ‘2022 핵태세검토’라는 문서다. ‘2022 핵태세검토’에서 주목되는 것은, 바이든 행정부가 올해 수정 보충한 핵무력정책을 서술한 내용이다. 핵무력에 관한 정보는 최고 국가기밀이어서 외부에 공개되지 않으므로, ‘2022 핵태세검토’에 들어있는 중요한 정보는 모호한 표현으로 서술되었고, 외부에 공개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정보 사항에 한정되었다.
하지만 ‘2022 핵태세검토’를 분석적으로 고찰하면, 모호한 표현 속에 은폐된 중요한 정보를 읽을 수 있다. 그 문서에 서술된 다음과 같은 내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1) 미국의 핵무력은 적국의 핵공격을 억제하는 것만이 아니라 적국의 재래식 공격도 억제한다. 다시 말해서, 적국이 재래식 무기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미국은 핵무기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미국이 핵무기를 보유한 목적이 적국을 핵무기로 공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적국이 핵무기를 사용하지 못하게 억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이른바 단일목적핵정책(sole-purpose nuclear policy)이 폐기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그것은 적국으로부터 핵공격을 받기 전에는 적국을 핵무기로 먼저 공격하지 않는다는 이른바 선제핵타격배제정책(no-first-use nuclear policy)도 폐기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미국이 전시에 전술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은 기정사실로 확정된 것이다.
2) 적국이 재래식 무기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미국이 핵무기를 사용한다는 것은 전술핵무기와 다량살상무기를 동시에 사용한다(synchronize)는 뜻이다. 이것은 미국이 파괴력과 정밀타격 능력이 향상된 신형 다량살상무기를 개발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전술핵무기와 다량살상무기를 동시에 사용하는 새로운 전쟁계획을 수립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지금 미국 인디아양-태평양사령부 작전국이 수정하고 있는 북침 전쟁계획인 ‘작전계획 5015’는 전술핵무기와 다량살상무기를 동시에 사용하는 내용으로 수정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2023년 봄에 실전배치하려고 하였던 B61-12 전술핵폭탄을 2022년 12월로 앞당겨 실전배치하기로 하였다. 미국은 전술핵타격준비를 서두르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B61-12 전술핵폭탄은 F-35 스텔스전투기에 장착되는 핵무기다.
미국은 2022년 10월 31일부터 11월 4일까지 남측 전역에서 한미련합공군북침연습인 ‘불침번 폭풍(Vigilant Storm)’을 실시하는데, 여기에는 남측 공군 소속 F-35 스텔스전투기와 주일미국군 소속 F-35 스텔스전투기가 대거 동원된다.
미국이 F-35 스텔스전투기에 장착되는 B61-12 전술핵폭탄을 2022년 12월에 실전배치하고, ‘불침번 폭풍’이라는 작전 명칭을 내걸고 전술핵폭탄을 사용하는 공중핵타격을 본격적으로 연습하기 시작한 것은 이미 악화일로에 있는 군사 상황을 극도로 악화시키는 핵제국의 광란이다. 이런 긴박한 상황에서 조선은 전술핵타격 야욕에 사로잡힌 핵제국의 광란을 절대 방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촉즉발 전쟁위험은 문학적 표현이 아니라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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