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결과 바꿔친 채널A의 ‘초대형 방송 조작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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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편성채널 채널A의 시사프로그램인 <이언경의 세상만사>가 전문가를 불러 대선정국을 전망하며 여론조사 결과를 정반대로 제시하며 버젓이 대담을 진행하는 ‘초대형 방송 조작 사고’를 저질렀다. 11일자 <이언경의 세상만사>는 정연정 배재대 공공행정학과 교수화 함께 ‘여의도 나우’라는 대담 코너를 진행했다. 대선 여론조사 결과를 바꿔친 방송 조작 사고는 새누리당이 중앙선대위 인선을 발표하고 문재인-안철수 후보 간에 ‘무소속 대통령론’으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던 상황을 전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인선 결과로 시작된 대담은 4분여가 지난 시점에 사회자가 정 교수에게 “추석이 지나고 민심들의 윤곽이 드러난 것 같다.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 화면을 보고 말하자”며 박근혜-안철수, 박근혜-문재인 후보의 양자 대결 구도 지지율 변화 추이 화면으로 넘어갔다. 그러나 정작 이 화면의 지지율 추이가 이상했다. 채널A는 ‘리얼미터와 JTBC가 조사’한 것이라는 설명이 붙어있는 그래픽을 사용했는데, 시기별로 총 3개의 변곡점을 갖는 그래프였다. 각각 박근혜 후보의 사과 회견이 있던 9월 24일(박근혜 50.9%, 안철수 40.9%), 안대희 위원장 기자회견이 있던 10월 5일(박근혜 48.2%, 안철수 44.4%), 안대희 위원장이 복귀한 10월 10일(박근혜 49%, 안철수 43.2%)의 여론조사 결과가 그래프로 제시됐다.
채널A의 화면은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긴 했지만 내내 박근혜 후보가 앞서는 결과였다. 하지만 실제,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는 전혀 달랐다. <리얼미터>의 양자대결 여론조사 결과는 채널A의 그래프와 정확히 정반대이다. 안철수 후보가 내내 앞섰고, 박근혜 후보가 계속 뒤졌다. 채널A가 지지율 그래프에 당사자의 이름을 거꾸로 쓰는 지지율 바꿔치기를 한 것이다. 채널A의 지지율 바꿔치기는 박근혜-문재인 후보의 양자대결에서도 똑같이 재현됐다. 실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내내 이기는 결과가 이어졌지만, 채널A에는 정반대로 표기됐다.
지지율 바꿔치기를 단순한 실수라고 보기 어려운 것은 이 프로그램이 대담 프로그램이었단 점에 있다. 사회자는 그래프의 수치를 그대로 읽으며 박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고 있다”고 강조했고, 이 설명을 받아 정연정 교수는 그래프의 추세를 분석하며 “박근혜 후보가 하락하긴 했지만 문재인 후보 역시 크게 급등하거나 올라간 측면이 아닌 꾸준함”이라고 평했다. 또 “문 후보는 지지율이 빠지거나 오를 이슈가 없었지만, 박 후보는 지지율 변동을 가할 이슈나 사건들이 있었다”는 것을 두 후보간의 지지율 격차가 줄어든 요인으로 꼽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 결과에선 이미 9월 24일 부터 문 후보가 박 후보와의 양자대결 지지율을 역전했던 상황임을 감안하면, 이 설명은 전혀 성립되지 않는 엉뚱한 분석이다. 정 교수는 이어 “박근혜 지지율이 확 오르지 않고 있는데, 중도층의 변화를 끌어낼 정확한 이슈 생성이 안 되다”며 “선거캠프를 정리한 분위기가 투영돼 변동폭이 생길지는 모르겠다”고 답해, 박 후보 지지율 추세가 이미 양자대결에서 '안-문 후보' 모두에게 역전당하는 바닥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과는 상관 없이 박 후보의 추가 상승 여력에 관한 동문서답식 답변을 내놓았다. 특히, 사회자는 “박 후보가 중도 외연확대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지만 반면 굴곡있는 인생을 살아 위기 대응에 강하다”며 “평온할 때보다 위기에 잘 대응한다”는 말로 박 후보가 여전히 야권후보를 앞서고 있는 상황이 박 후보의 역량에 기인한 것이라는 취지의 평가를 하기도 했다. 결국, 채널A는 양자대결의 지지율 추세를 뒤바꾼 그래프를 제시하고 이를 토대로 대선정국을 전망하는 어처구니없는 짓을 한 셈이다. 여론조사 결과를 전하는 리포트로 제작된 뉴스였다면 치명적이긴 하지만 화면 실수라고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대담 프로그램에서 이런 상황이 발생하고 거기에 맞춰 사회자가 거듭 수치를 강조하고, 전문 패널이 분석까지 한 상황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이에 대해 <리얼미터>의 한 관계자는 “채널A가 제시한 지지율 추이는 정확히 정반대”라며 “왜 이런 상황이 발생했는지는 알 수 없다. 경위를 알아보겠다”고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채널A의 연출진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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