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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당파 '선거부정'으로 줄구속, 이래도 '뺑소니'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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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중
댓글 0건 조회 1,637회 작성일 12-11-08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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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당파 '선거부정'으로 줄구속, 이래도 '뺑소니'가 아닌가?

'조준호 진상조사위' 알고보니 부정 소굴…이제 진보정의당이 답할 차례

문형구 기자 munhyungu@daum.net

입력 2012-11-07 22:52:15 l 수정 2012-11-08 14:03:57


통합진보당 당내 경선부정에 대한 검찰의 수사망이 진보정의당을 비롯한 탈당파 인사들을 향하고 있다. 

검찰은 4.11 총선 비례후보 경선 당시 대리투표를 한 혐의로 오옥만 전 국민참여당 최고위원과 오 씨의 측근인 고영삼 전 진상조사위원을 7일 구속했다. 또한 이영희 전 비례대표 후보와 이경훈 전 현대차노조 위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통합진보당을 탈당한 '신당권파' 인사들로, 앞서 구속된 이 모 조직국장을 비롯해 신당권파의 일부는 진보정의당을 창당했고 일부는 문재인, 안철수 후보 캠프 등으로 흩어졌다. 

선거부정의 '진범'이라 할 수 있는 오 씨 등의 구속기소는, 통합진보당 사태의 감춰진 내막을 조금이나마 드러낸다. 

이날 구속된 오 씨의 측근 고영삼 씨는 조직적 부정선거를 주모한 뒤에 해당 선거에 대한 1차 진상조사위원회(조준호 진상조사위원회)에 참여했고, 이른바 '구당권파'를 부정선거의 주범인양 몰아세우는 데 일조했다. 

오옥만 후보측이 벌인 부정선거는, 통합진보당 경선 당시 온라인 투표에서 발생한 유일한 조직적 부정선거 사례다. 오옥만 후보측은 제주시의 상가건물에 불법 사무실(M건설)을 만들어 오 후보에게 270표의 몰표를 만들어냈다. 

통합진보당 당내 경선의 로그기록을 분석했던 한양대 김인성 교수팀에 의하면, M건설에서의 투표행태는 정상적인 투표에서 나타날 수 없는 기계적인 패턴과 비정상적으로 빠른 속도를 보였는데, 이는 전문적인 ‘오퍼레이터’(기계류 조작자)들이 개입했음을 보여준다. 이 M건설의 이사가 바로 오옥만 후보와 함께 구속된 고영삼 씨다. 

구속된 고영삼 전 진상조사위원이 조직적 대리투표를 진행한 M건설 사무실

구속된 고영삼 전 진상조사위원이 조직적 대리투표를 진행한 M건설 사무실


그러나, 조준호 진상조사위는 이 M건설 부정선거를 은폐했을 뿐 아니라, 2차 진상조사위 역시 탈당파들이 주도하게 되면서 이 M건설 부정선거를 적시한 김인성 교수팀의 ‘보고서’를 폐기해버렸다. 

그간 통합진보당 내에서는 유 전 대표가 M건설 사건을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돼 왔는데, 오 씨의 구속으로 인해 논란의 확대가 불가피해 보인다. '진보정의당'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 전 대표는 이날 오 씨의 구속과 관련해 "경선후보 대부분의 대리투표 정황은 조준호 진상조사위 보고서에 나온 내용"이며 "그래서 당의 책임을 인정하고 후보 전원사퇴하자고 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만일 유 전 대표가 M건설 사건을 사전인지하고 있었다면, '측근'의 선거부정을 은폐하고 구당권파에게 책임을 뒤짚어 씌우기 위해 '조준호 보고서'를 발표했다는 비난이 나올 만한 대목이다. 지난 5월초에 발표되어 통합진보당 사태를 촉발시킨 '조준호 보고서'의 내용, 즉 '소스코드 조작' '뭉텅이 투표' 등은 모두 허위사실로 드러난 바 있다. 

조준호, 심상정, 유시민…부정선거 '뺑소니' 사건에 책임 없나?

검찰수사로 탈당파 인사들이 줄줄이 구속되면서, '통합진보당 사태'의 시발점이 된 '조준호 진상조사위원회'의 원천적인 결함도 드러나게 됐다. 

이 진상조사위엔 오옥만 후보측의 선거부정을 지휘한 고영삼을 포함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영희 후보가 추천한 엄 모씨, 또다른 부정선거 의혹이 있는 윤금순 후보측이 참여시킨 선지연 씨 등이 조사위원으로 참여한 바 있다. 이영희 후보와 윤금순 후보 역시 '신당권파'의 대표적인 인사들이다. 

즉, 경선부정 혐의자들이 '진상조사위원회'를 만들어 자신들의 경쟁상대였던 이석기, 김재연 의원에게 도리어 후보사퇴를 요구했던 셈이다. 

이들 신당권파 인사들은, 이후 김인성 교수팀에 의해 신당권파의 선거부정이 드러나고, 이석기·김재연 의원 제명에 실패하면서 통합진보당을 잇달아 탈당하게 된다. 

탈당 인사 대부분은 현재 심상정 의원이 대선 후보가 된 진보정의당으로 갔지만,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 대선후보 캠프로 결합한 이들도 있다. 이날 구속영장이 청구된 인사들 가운데 이경훈 전 위원장은 문재인 선대위에 결합했었으며, 이영희 전 위원장은 안철수 선대위의 노동연대센터 상임위원이다. 

검찰의 초헌법적 수사…불러들인 것도, 걸려든 것도 '탈당파'

김인성 한양대 교수는 통합진보당 사태를 두고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뀐 뺑소니 사건(김인성 교수)"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검찰 수사에서도 이같은 가해자들의 '뺑소니' 행태가 드러나면서, 이제 공은 진보정의당에 넘어가게 됐다. 

진보정의당 공동대표인 조준호 전 위원장은, 구속된 고영삼 씨를 비롯한 선거부정 당사자들로 구성된 진상조사위를 이끌며 자파의 선거부정을 은폐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또한 진보정의당 대선후보인 심상정 의원과 유시민 전 대표는 통합진보당 사태 당시 1차 진상조사위의 조사활동과 결과 발표를 지휘한 바 있어 도의적 책임론이 불가피해 보인다. 

현재 탈당파 인사들을 향하고 있는 검찰의 칼날이, 야권 전체에 대한 흠집내기용이란 점은 분명해 보인다. 선거법이 적용되지 않는 당내 경선에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라는 무리한 법적용을 하는 것도 그렇고, 이를 위해 검찰이 통합진보당 당원명부를 탈취해 간 것 자체가 헌법과 정당법을 침해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애초에 통합진보당을 ‘총체적 부실, 부정’ 정당으로 낙인찍어 검찰의 초헌법적인 수사에 '길'을 연 것이 현재의 탈당파 인사들이란 점에선, 화를 자초했다는 냉소를 받을 만하다. 이미 이석기 의원 등 '구당권파' 인사들에 대한 먼지털이 수사에도 불구하고 '국고사기'도 '대리투표'도 건져올리지 못한 검찰의 수사망에, 결국 구당권파를 '무고(誣告)'했던 탈당파 인사들만 걸려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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