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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후보 5촌 조카 살인사건의 새로운 의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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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시민
댓글 0건 조회 4,552회 작성일 12-11-30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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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6일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의 5촌간에 살인 사건이 벌어졌다. 살해된 박용철씨(당시 49세)와 박용철씨를 살해하고 자살한 박용수씨(당시 51세)는 사촌 간이었다. 둘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둘째 형인 박무희씨의 두 아들 박재석씨(국제전기기업 회장)와 박재호씨(동양육운 회장)의 아들들이었다.
 
살해된 박용철씨는 박 후보의 동생인 박지만 EG 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던 인물이었다. 육영재단의 간부를 지내기도 했다. 그는 박 후보의 동생인 박근령·박지만 남매와 관계된 사건에 꾸준히 이름이 오르내린 ‘박씨 가문 송사의 핵심’이었다. 그러나 살해당할 당시 박지만씨와의 관계가 틀어져 있었다. 박용철씨는 한 재판에 증인으로 설 예정이었다. 박근령씨의 남편 신동욱씨가 "박지만 회장이 나를 청부살인하려 했다"고 주장했다가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한 법정이었다. 
 
  

지난해 9월6일 새벽, 서울 북한산국립공원 사무소 근처에서 박용철씨가 숨진채 발견되었다.

 

박용철씨가 의문의 죽음을 당해 증언은 무산된다. 더불어 박지만씨의 청부살인 의혹도 밝히기 어려워졌다. 박용철씨가 죽은 당시, 신동욱씨 변호를 맡은 조성래 변호사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9월27일 박용철씨를 증인으로 신청해놨는데, 그 전에 죽었다. 그의 죽음으로 누가 반사 이익을 볼지 생각해봐라. 석연찮은 죽음이다”라고 말했다. 
 
유력 대선 주자의 ‘집안 살인사건’에 여론이 집중되었지만 경찰은 ‘원한에 의한 사촌 간 살인 사건’으로 종결했다. 그러나 박용철씨와 박용수씨는 사이가 좋았다. 채무 관계도 없었다. 사고 당일에도 별 일이 없었다고 술자리 동석자는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 수사는 서두른 기색이 역력했다. 필수적으로 수사해야했던 핸드폰 통화 내역 조사와 필적 감정 등에서 허점을 보였다. 
 
이 사건을 계속해서 취재해 온 <시사IN>은 죽은 박용수씨의 유서와 박용철·박용수씨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감정서, 그리고 사건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했다. 이 자료는 두 사람의 죽음에 더 의문을 가지게 한다. 부검감정서에 따르면, 박용수씨의 사인은 자살이 아닐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들 몸에 남겨진 흔적

두 사람은 사건 당일 저녁 함께 술을 마셨다. 1차에 이어 2차까지 이어진 술자리에서 박용철씨는 만취 상태였지만 박용수씨는 술을 거의 마시지 않았다. 피살된 박용철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196%, 자살한 박용수씨는 0.01% 미만이다. 그런데 이들의 체내에서 수면제 성분이 검출되었다. 박용철씨는 졸피뎀 0.52mg/L, 디아제팜 0.25mg/L로 다량이 검출됐다. 박용수씨는 졸피뎀 0.01mg/L, 디아제팜은 정량 한계 이하였다. 두 성분은 모두 의사의 처방전이 있어야 살 수 있는 향정신성의약품이다. 경찰 수사에 따르면, 두 사람은 모두 졸피뎀과 디아제팜을 처방받은 사실이 없다. 누군가 술이나 음식에 약을 탔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자살한 박용수씨 위에서는 녹지 않은 알약 1정이 발견됐다. 박용수씨 자살현장에서 발견된 가방에서 정장제(설사약) 약병이 발견된 바 있다. 한 약사는 “건강한 남성의 경우, 대부분의 정장제 알약은 30분 이내 녹는다. 정장제가 아닌 보통 알약은 10분 이내 녹고, 혈압약·심장약·수면제는 투입 즉시 녹는다”라고 말했다. 잔인하게 사촌을 난자하고 자살을 앞둔 사람이 소화를 위해 설사약을 먹은 셈이다. 한 베테랑 강력반 형사는 “목을 매 숨진 사람은 대부분 사정을 하고 용변을 본다. 누군가 자살로 보이게 하기 위해서 설사약을 먹였다는 추리는 지나친 비약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자살한 박용수씨의 목과 팔·손가락·무릎 곳곳에 긁힌 상처가 나 있었다. 목을 맨 것과는 전혀 다른 성질의 상처였다. 누군가와 몸싸움을 벌인 흔적으로 보인다. 이 상처가 박용철씨를 죽이는 과정에서 생긴 것인지, 죽기 전에 누군가에 의해 끌려간 것인지 현재로서는 확인할 길이 없다. 다만 박용철씨는 만취 상태에서 약물에까지 취해 있었다. 저항은 거의 불가능한 상태였다.
 
  

박용수씨 바지 뒷주머니에서 발견된 유서와 박씨의 입주등록신청서. 국과수는 두 글씨체가 대조할 문자가 적어 비교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유서 속 글씨는?
 
경찰은 자살한 박용수씨 뒷주머니에서 종이 한 장을 발견했다. 유서라고 적혀 있었다. ‘유서 화장해서 바다에 뿌려주세요. 절대 땅에 묻지 마세요. 매형(○○○) XXX-XXXX-XXXX.’ 경찰은 유서가 쓰인 종이를 자살의 근거로 들었다. 강북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박용수씨가 자신이 묵던 여관방에서 발견된 노트에 유서를 적고 찢은 흔적이 있다. 같은 노트에 대고 쓰면 눌러서 뒤에 남는 게 있는데 그 노트가 여관에 있었다”라고 밝혔다. 당시 필적 조회를 해봤느냐는 기자의 물음에는 “현재 남아있는 필적이 거의 없어서 감정불가인데, 어차피 그 여관방에서 노트가 발견되었고 여관주인 말에 의하면 찾아오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누가 와서 쓴 거라고 볼 수 없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사IN>이 입수한 국과수 법의학부 문서영상과의 감정서를 보면, ‘매형(○○○) XXX-XXXX-XXXX’ 부분에는 필압이 확인되지 않았다. 
 
<시사IN>은 박용수씨가 쓴 한 오피스텔 입주등록신청서에 대한 국과수 필적감정서도 입수했다. 이 또한 “서로 비교 대조할 수 있는 동일내용의 문자도 구성이 단순한 아라비아 숫자를 제외하고는 전혀 없으므로 이들 필적에 대한 특이한 부분과 공통된 부분의 특징을 구분할 수 없다”라는 결과를 받았다. 강북경찰서의 한 담당 경찰은 “유서에 대부분 미안하다거나 원망하는 내용을 쓴다. ‘절대 땅에 묻지 마세요’라고 쓴 것은 이 사건에서 가장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었다”라고 말했다. 
 
  

박용수씨 위에서 발견된 약(오른쪽), 박용수씨 가방에서 발견되었지만 박용수씨 지문이 없는 칼(왼쪽 아래), 박용철씨 혈흔이 묻어 있지만 박용수씨 지문이 없는 칼(왼쪽 위).

 

■사라진 증거, 의문의 증거
 
경찰이 박용철씨 피살을 ‘박용수씨의 원한에 의한 계획범죄’라고 결론 내리면서 든 근거 중 하나가 두 달 전 미리 사 놓은 흉기였다. 강북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지난 2월 기자와 만나 “(박용수씨가) 범행 두 달 전에 시장에 가서 칼을 사고, 자기 숙소에서 테이프를 감고 준비를 했다. 칼에 감긴 것과 동일한 테이프가 여관방에 남아 있었다. 우리가 보기에는 오래 전부터 원한이 있었고 실행을 두 달 후에 한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박씨 가방에서 회칼이 나왔다. 그런데 정작 그 칼에서는 박용수씨의 지문이나 DNA가 검출되지 않았다. 사용되지 않은 채 가방에 그대로 남겨져 있었다. 숨진 박용철씨의 혈흔이 나온 다른 한 칼은 범행 장소에서 60m 떨어진 개천에서 발견됐지만 역시 박용수씨 지문은 없었다.
 
박용철씨의 휴대전화기도 사라졌다. 박씨는 일반 전화와 태블릿 PC를 휴대전화로 썼다. 일반 휴대전화의 행방은 묘연하다. 없어진 박씨의 휴대전화에 관심이 모이는 까닭은 박씨의 발언 때문이다. 박씨는 2010년 9월1일 재판에서 자신의 휴대전화에 사건 관련 녹음파일이 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자세한 내용은 12월1일 발행되는 <시사IN> 273호에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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