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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의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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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중
댓글 0건 조회 1,663회 작성일 12-12-24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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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의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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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전날 밤. 어릴 때는 늘 능금 한 알 먹으며 밤 늦도록 텔레비젼에서 하는 그렇고 그런 영화를 보며 이 시간을 보냈지. 새벽에는 언제 산타 할아버지가 오시나 뒤척이고 뒤척이며 머리맡을 더듬었지. 

아버지가 두부공장 일 나가시느라 아버지 어머니가 새벽에 일어나는 시간 뒤에야 선물이 머리맡에 놓인다는 걸 알게 된 건 한참 뒤. 

그 선물이 왜 늘 포장지가 아닌 신문지에 싸여있는지, 왜 늘 값나가는 한 두 가지 물건이 아닌 다음 학기에 필요한 문구류 여러 가지들인지, 왜 꼭 담배가 한 갑씩 오빠와 내 선물에 들어있어서 새벽 일 마치고 돌아와 아침 드시는 아버지께 산타 할아버지 선물이라고 드려야하는지 알게 된 건 다 자란 뒤였지.

내일, 아버지 어머니 뵈러 간다. 빈 반찬통이며 김치통 챙기는 것이 선물 챙기는 것보다 먼저인 딸, 딸 치고는 너무 무심한 딸. 늘 걱정 많으시지만 내색하지 않으시는 아버지 어머니. 어릴 적 생각이 자꾸 나네. 이 밤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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