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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야전렬차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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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4,051회 작성일 22-12-09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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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3 회

23

 

국경도시 신의주역을 떠난 렬차는 쾌속으로 달렸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마중나오신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김정은동지와 렬차집무탁을 사이에 두고 앉으시였다.

차창으로는 모내기가 끝난 연록색으로 펼쳐진 논벌과 산기슭에 아담하니 줄지어 늘어선 농촌문화주택들이 연방 흘러지나고있었다.

뛰노는 새끼양들마냥 하얀 송이구름이 점점이 널린 푸른 하늘에서는 제비들이 날아예고 벌판 저쪽 운무에 싸인 산들이 물러가기 아쉬운듯 원을 그렸다.

《조국이 그리웠소. 인민들이 보구싶었구…》

김정일동지께서는 감회에 젖으시여 정든 산천이 흘러가는 차창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시였다.

《중국에 가있는 7일간, 내 마음속에는 언제나 우리 인민들과 군인들이 있었소. 조국을 생각하고 인민을 생각하면 피로가 가셔지고 힘이 나서 방문로정을 치렀지만 그대신 조국이 그립고 인민이 너무 보고싶어 7일간이 70일맞잡이로 길었소.》

《인민군군인들과 인민들은 장군님께서 력사적인 중국방문에서 성과를 거두시고 무사히 돌아오신것을 축하하고있으며 더없이 기뻐하고있습니다.》

김정은동지께서는 만시름이 놓이여 조용히 말씀하시였다.

《저는 장군님께서 밤에는 수천키로메터씩 렬차강행군을 하시면서 방문로정을 긴장하게 다니신다는걸 알고 걱정이 컸습니다. 1만 5천리장정의 전기간 맘을 놓지 못했습니다.》

《내 건강을 념려해서 대장이 수시로 전화를 걸어왔다는걸 들었소. 그 덕분에 이렇게 아무 탈없이 조국에 돌아오지 않았소.》

김정일동지께서는 미소를 지으시며 대장동지를 건너다보시였다.

《그새 수고가 많았겠소. 대장이 밤잠을 잊다싶이하고 일에 묻혀있었다고 하더구만.》

《장군님, 한주일동안에 조국인민들은 많은 일을 했습니다. 농촌에서는 농장원들과 지원자들이 총동원되여 모내기를 끝내고 강냉이밭 애벌김매기가 한창입니다. 며칠전에 만수대지구건설 착공식이 있었습니다. 내각과 성, 중앙기관, 평양시건설자들 수만명이 참가했는데 기세가 대단합니다. 만수대지구에 현대적인 살림집들과 봉사망, 기념비적인 건축물들을 빠른 시일에 일떠세워 장군님의 수도건설구상을 관철하려는 결의에 넘쳐있습니다. 전당, 전국, 전민이 총동원되여 만수대지구건설을 로력적으로, 물질적으로 지원하도록 조직정치사업을 하였습니다.》

《잘했습니다.》

《경제사업전반이 장군님께서 계실 때처럼 활력있게 전진하고있습니다. 총리동지는 장군님께서 늘 관심하시는 경제의 4대선행부문인 석탄과 전력, 금속공업과 철도운수부문에 내각이 힘을 집중하고있다고 했습니다. 성과가 큽니다. 4대선행부문의 많은 공장, 기업소들이 1. 4분기계획을 완수한데 이어 2. 4분기에도 매일 실적을 올리고있습니다.》

《경제건설이 수나롭게 진행된다는 말만 들어도 기쁩니다. 올해에 식량문제를 해결하고 인민소비품생산에서 계속 혁신을 일으키자면 4대선행부문이 경제의 기관차역할을 해나가야 합니다. 함경남도에서는 어떤지 모르겠구만, 대고조진군속도가 떠지지 않는지…》

《도별로 보면 역시 함경남도가 패기있게 앞장에서 나가고있습니다. 고원-함흥사이도로포장공사를 완전히 끝냈고 북청, 덕성지구에서는 수천정보의 과수원을 건설하는 투쟁이 한창입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함경남도소식은 작은것이라도 들으면 기쁘고 관심이 가시였다. 비날론, 비료, 마그네샤크링카, 사과… 인민생활향상을 위해 함경남도가 맡아 떠메고나가는 그 모든 생산물들은 자신께서 밤잠을 잊으며 구상하고 발이 닳도록 다니며 펼치신 결과물이다. 온 나라에 변혁의 소문을 내고 전개한 그 현대적인 사업들이 통장훈을 부르는 날까지 잘 진행되여야 그 본보기로 전국을 더욱 거센 힘으로 일떠세울수 있는것이다.

정이 푹 든 함경남도에 또다시 가보고싶은 마음이 끓어오르셨지만 래일 당장 희천발전소건설장에 가보아야 하셨고 조선을 사과산지로 만들려는 구상의 일환으로 고산과수농장도 돌아보셔야 했다. 2년전에 고산땅에 가시여 둘레가 100키로메터도 넘는 청춘과원을 건설하도록 618건설돌격대에 과업을 주시였다. 지난날 땅이 질어 진고산, 바람세차 풍고산으로 불리우면서 사람 못살 고장으로 소문이 났던 고산땅을 사회주의무릉도원으로 만들자면 아직 많은 걸음을 해야 할것 같으시였다.

《장군님, 지금 세계언론들이 장군님의 중국방문에 대해 대서특필하고있습니다. 언론들은 장군님께서 단행하신 1만 5천리장정은 조중친선을 혈맹관계로 끌어올리고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 번영에 기여한 대장정이라고 일치하게 보도하고있습니다. 사실 중미대결은 미국이 저들의 〈아시아복귀〉정책실현에 남조선과 일본을 끌어들이는것으로 해서 구도가 복잡해졌습니다. 일본반동들은 미국의 힘을 빌어 조어도문제를 가지고 복잡성을 조성하는가 하면 미국과 〈중국위협론〉을 맞장구치고 국내에서 반중국깜빠니야를 벌리면서 정세를 격화시켰습니다. 하지만 장군님께서 이번에 중국 당과 정부와 인민을 강력하게 지지해주시고 조중우호, 협조 및 호상원조관계를 50년전의 조약체결 당시에 못지 않게 공고히 하신것으로 해서 조선반도는 물론 동북아시아지역의 전략적균형을 잡아놓으셨습니다. 지금 우리 나라를 방문하고있는 로버트 킹은 미국무성의 신호가 있었는지 아주 유화적으로 처신을 점잖게 하고있습니다.

북조선인권문제담당 특사이지만 종래 미행정부가 하던것처럼 우리의 인권상황을 걸고들거나 시비할 태도를 보이지 않습니다. 미국이 지원하는 식량분배감시조건을 론의하는것도 그닥 까다롭게 굴지 않았습니다.》

《미국공민 전용수 석방문제는 어떻게 됐소?》

《그 문젠데… 로버트 킹은 〈미국정부를 대표하여 사건발생에 유감을 표시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할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외무성 1부상동무는 랭담한 립장입니다. 미국은 지난주에 우리의 우라니움농축에 관한 대조선제재위원회 전문가그루빠가 작성한 보고서를 끝내 유엔안전보장리사회공식문건으로 제출했습니다. 우리의 농축문제를 〈비법화〉해보려는 미국의 대조선고립압살책동의 산물입니다.》

《미국이 또 늘 하는 수법대로 감람나무가지와 화살을 꺼내들었구만. 식량지원과 제재보고서라… 1부상동무로서는 미국의 집요하고도 엉큼한 외교술책에 분개할만도 히지. 그러나 외무성에서 불안해할건 없습니다. 미국은 대조선제재위원회 전문가그루빠의 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할거요. 유엔무대에서 체면을 잃지 않으려고 그 김빠진 보고서를 제출했을겁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차창밖에 시선을 돌렸다가 말씀을 이으시였다.

《우리 조선은 미국보다 도량이 큰 나라입니다. 우리는 지금껏 미국공민문제를 인도주의적견지에서 다뤄왔지 미국처럼 정치적리용물로 삼거나 쌀과 바꾸는것과 같은 흥정물로 삼지 않았습니다. 미국이 유엔무대에서 우리를 반대하는 악랄한 책동을 일삼고있지만 미국공민을 석방합시다. 전용수가 조선에 와서 저지른 범죄행위에 대해 마땅히 공화국법에 해당한 형벌을 받아야 하지만 관대하게 용서해주어 처와 자식들이 기다리고있는 미국에 보내줍시다. 〈엘더즈〉대표단을 이끌고 우리 나라를 방문했던 이전 미국대통령 카터도 전용수공민을 용서해달라고 간절히 요청하였는데 우리가 이번에 그 점도 고려해서 인도주의적견지에서 석방한다는것을 통신에 밝히는것이 좋을것입니다.》

《저는 관용과 선의를 우선시하는 장군님의 담대하신 립장에 찬성입니다. 장군님께서 이번 전략적대장정으로 강성국가건설에 유리한 국제적환경을 마련하시고 미국과 그 공조세력들의 반공화국압살책동에 커다란 파렬구를 내신것으로 해서 적들은 당황해서 어쩔바를 모르고있습니다. 미국은 어차피 늦게나마 대화방향으로 나오리라고 생각합니다.》

차창으로 흘러가는 드넓은 열두삼천리벌우로 학들이 무리지어 날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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